경제의 새 동력은 '공유'…갈수록 사유 개념 사라져
3D프린팅 기술 확산으로 국제교역 감소 수출국 비상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공유경제는 미래의 경제시스템일까? 최근까지 공유경제가 기존 경제산업 구조를 파괴할 것이라는 사실에 주목하는 사람들은 별로 없었다.
1997년 외환위기 때 우리는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550억 달러를 빌려쓰면서 이를 극복하는 노력으로 금 모으기 운동과 아바나다 운동을 전개했다. 아바나다(아껴쓰고 바꿔쓰고 나눠쓰고 다시 쓰자)운동은 인천의 가톨릭환경연구소가 ‘아바나다 가정 만들기’라는 표어를 내걸고 인천지역 110가구 주민을 대상으로 아바나다운동 발대식을 하고 소비절약운동을 펼친 것이 시초로 알려져 있다. 우리는 이때 이미 오늘날 경제시스템의 큰 트렌드로 인식되는 공유경제의 첫발을 내디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오늘날 세계 최대의 호텔 체인은 힐튼호텔이 아닌 에어비엔비(Airbnb)이고, 세계 최대의 자동차회사는 도요타가 아닌 우버(uver.com)나 집카(Zip car)라고 하는 이야기가 있다. 이는 인터넷이 미래의 경제시스템을 바꾸고 있음을 알리는 징후다.
최근 많은 경제학자들은 자본주의가 수명을 다해가고 있다고 말한다. 산업시대에 만들어진 자본주의가 수명을 다하는 이유는 다른 모든 것이 바뀌었기 때문에 경제시스템도 바뀔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공산주의, 사회주의, 자본주의 그 다음은 무소유 즉 공유경제시대가 도래한다고 한다. 미국 국가정보위원회(NIC)가 발표한 미래보고서인 글로벌트렌드 2025(2008.11)는 “현재의 국제 경제 질서와 시스템은 2025년이면 거의 그 흔적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변해있을 것이다”라고 하여 미래 경제시스템의 큰 변화를 예측했다.
공유경제란 용어는 2008년 미국발 경제 위기의 충격 이후 새롭게 탄생한 개념으로 로렌스 레식 하버드대 법대 교수가 처음 만들어냈다. 대량생산과 대량소비가 특징인 20세기 자본주의 경제에 대비해 생겨난 개념이다. 미국 시사 주간지 타임은 2011년 ‘세상을 바꿀 수 있는 10가지 아이디어’ 중 하나로 공유경제를 꼽기도 했다. 공유경제라는 어휘에 관해서 많은 논란이 있지만 영어로는 무소유 경제(non-ownership economy) 또는 공유경제(sharing-economy) 라고 한다.
공유경제란 사람들이 소유하지 않고 빌려서 쓰는 개념이다. 가장 큰 공유경제 시장은 주택, 사무실, 호텔 등이며 그 다음은 자동차, 자전거, 공구, 옷, 액세서리, 구두 등 다양한 것들을 개개인이 사지 않고 빌려서 쓰는 개념이다. 월정액제 등으로 월 얼마씩 내고 그 가게에 있는 다양한 구두를 빌려서 사용하는 것이다. 공유경제가 급격히 부상하고 있다. 공유경제가 퍼지면 현재의 경제구도도 바뀐다.
하지만 공유경제로 간다고 자본주의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내 재산, 내 자동차, 내 집은 나의 것이지만 세상 사람들과 공유하는 기회가 점점 더 많아지고 넓어진다는 것이다. 무소유 즉 공유라는 것은 함께 사용하며 공유하는 공공의 물건이나 재산이면서 그 재산에 서로가 보탬이 되는 일을 하는 것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공유경제 사례를 보면 에어비엔비, 우버, 집카 등이 있다. 에어비앤비(Airbnb)는 2008년 8월 시작된 세계 최대의 숙박 공유 서비스이다. 자신의 방이나 집, 별장 등 사람이 지낼 수 있는 모든 공간을 임대할 수 있다. 2013년 기준 192개국 3만4800여개 장소에 대한 숙박을 중개하고 있으며 2초당 한 건씩 예약이 이뤄지고 있다.
우버(Uber)는 미국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를 기반으로 한 운송 네트워크 회사로 실질적인 우버 서비스의 시작은 2010년부터이다. 이 기업은 고용되거나 공유된 차량의 운전기사와 승객을 모바일 앱을 통해 중계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현재 전 세계 많은 도시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014년 6월 기준 100개 도시 이상에서 서비스 중이다. 그리고 차량의 예약은 텍스트 메시지나 모바일 앱을 통해 진행되며 모바일 앱에서는 예약된 차량의 위치가 승객에게 실시간으로 제공된다. 최초에는 링컨 타운 카, 캐딜락, BMW 7시리즈, 메르세데스-벤츠 S550 세단 등을 차량으로 제공했다. 우버는 2012년 택시가 아닌 차량을 통한 공유 운송의 기능을 추가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2014년 기준 우버의 기업가치는 18조 원이 넘어 에어비엔비와 샤오미를 제쳤다. 2014년 6월 현재 우버는 여러 국가에서 불법 택시 운영이라는 이유로 많은 고발을 받고 있기도 하다.
집카는 자동차 공유 서비스 업체로 회원제 렌터카 공유 회사이다. 회원은 일 단위, 시 단위로 자동차를 빌릴 수 있다. 1999년 미국 케임브리지 매사추세츠에서 창립자인 로빈 체이스, 안체 다니엘슨이 설립했고, 2007년 10월 31일 경쟁 업체였던 플렉스카를 합병했다.
집카(Zipcar)는 렌트카 시장의 판도를 바꿔 놓았으며, 나중에 에이비스 버젯 그룹에 5억 달러에 회사를 매각했다.
공유경제가 2015년부터 급속히 다가오고 있다. 사지 않고 빌려쓰는 사회가 오면 제조업이 급추락하며 가장 민감한 산업은 자동차가 될 것이다. 자동차산업 시장은 2030년이면 80% 소멸한다고 한다.
그 원인은 미래 주역인 Y세대와 밀레니엄세대의 관념의 변화에서 알 수 있다. Y세대(1981년~2001년생)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사회 경제적 변화는 협업소비와 공동소비가 최근 몇 년 동안 제조와 서비스업에 큰 영향을 미쳤다. 더욱 더 큰 메가트렌드가 될 것이며 미래주역들인 Y세대들의 가치 변화, 국제사회와의 연결 감각 등은 그들의 부모들과 달라 부모들은 각자 자신이 원하는 물건을 사서 소유하고 모든 것에서 독립을 원하는 욕망을 가졌지만 이 세대들은 그런 욕망을 가지지 않는다.
또한 밀레니엄 세대(2001년 이후 태생)는 더 이상 물질 소유를 원치 않는다. 자신의 부모세대들과는 달리 차를 자기 표현 즉 부나 재산, 풍요, 독립의 표현이라고 보지 않는다. 그들은 차를 공유하고, CD를 사는 것이 아니라 음악을 산다. 그래서 물건을 소유하지 않고 음악을 다운받아 듣는다. 그들은 더 이상 기념품을 집에 가져다 놓기를 원치 않고 경험을 원하고 연결을 원한다.
닐슨보고서(2014.6)는 ‘집안에 있는 아주 가끔 이용하는 전자제품이나 스포츠 용품, 전동공구 등으로 돈을 벌 수 있다면 어떨까?’라는 조사보고서를 발표했다. 실제로 전 세계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가진 유무형의 자산을 다른 사람들에게 공유함으로써 경제적 이익을 얻고 있으며 한 전문가는 이러한 ‘공유경제’ 트렌드가 250억 달러에 해당하는 가치가 있다고 추산하고 있기도 한다. 제품이나 서비스를 여러 사람이 공유해 자원 활용을 극대화하는 소비 경제를 지칭하는 공유경제는 자신이 사용하지 않는 물건이나 서비스를 다른 사람에게 제공함으로써 이익을 얻는 것이다. 경기 침체의 시기에 인터넷의 발전 및 보급과 맞물려 개인의 추가적인 이익을 낼 수 있는 방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전 세계 공유경제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을 알아보기 위해 닐슨은 전 세계 60개국의 3만명 이상 온라인 패널들을 대상으로 누가 공유경제에 참여하고 있으며 어떤 물건과 서비스를 활용하고자 하는지 조사했다. 그 결과 68%에 해당하는 글로벌 응답자들이 자신의 물건을 경제적 이득을 위해 공유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으며 66%가 공유경제를 통해 타인의 물건과 서비스를 대여하고 싶다고 대답했다.
지역별로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공유경제를 통해 물건이나 서비스를 공유 또는 대여하고자 하는 의향이 81%로 공유경제에 대한 참여 의지가 가장 높은 지역으로 드러났다. ‘무엇을 공유할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전 세계 응답자들의 28%가 전자제품을 대여료를 받고 공유하겠다고 밝혔으며 26%의 응답자들이 자신들의 지적 능력을 활용한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응답했다. 그외 전 세계 응답자들이 꼽은 아이템으로는 전동공구(23%), 자전거(22%), 의류(22%), 생활용품(22%), 스포츠 용품(22%), 자동차(21%), 캠핑용품(18%), 가구(17%), 집(15%), 오토바이(13%) 등이 있다.
세계적인 미래학자 제롬 글렌 밀레니엄프로젝트(유엔미래포럼) 회장이 그려본 미래 시나리오에는 “앞으로 5년 뒤인 2018년을 예상해 보면, 사람들은 일자리를 구하러 돌아다니기보다 인터넷을 통해 자신의 능력을 팔 수 있는 새로운 시장을 찾고, 가축을 잡지 않아도 육류를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이 실현되며, 원격으로 특정 상품의 생산이 가능한 ‘3D 프린팅’ 기술의 확산으로 국제 교역이 줄어들어 수출국들은 비상이 걸린다”라고 했다.
제롬 글렌 회장은 앞으로 5년 안에 이 같은 일들이 일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또 앞으로 ‘공유(non-ownership)’가 확산돼 경제의 새로운 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터넷처럼 누구도 사유할 수 없는 것들이 새로운 가능성을 만든다는 뜻이다.
제롬 글렌 회장은 지난 1997년부터 매년 새로운 미래 예측을 담은 ‘유엔미래보고서’를 출간하는 밀레니엄프로젝트(유엔미래포럼 한국 대표 박영숙)의 수장이다. 그는 지난 40여 년간 세계 각국 정부와 국제기구에서 미래 연구 활동을 해왔으며 미래를 전망하는 100편 이상의 논문을 낸 미국의 대표적인 미래학자다.
그는 박영숙 대표와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다가올 향후 5년간 주목할 만한 변화는 무엇이 있겠는가? 라는 질문에서, ▶‘공유’가 확산될 것이다. 자본주의는 생산수단의 사유화를 강조하고, 공산주의는 생산수단의 국유화를 강조한다. 공유의 확산은 경제의 동력이 될 것이다. 누가 인터넷을 소유할 수 있겠는가.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는 누구든 무료로 다운로드할 수 있다. 따라서 구체적인 ‘욕구(needs)’에 부합해야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다. 마케팅은 점차 집단이 아니라 개인을 대상으로 이루어질 것이다. 정보 전달과 광고는 점차 하나로 합쳐질 것이라고 하며 공유경제가 트렌드로 크게 다가올 것임을 예측했다.
공유경제 개념이 다보스포럼에서 모든 사람들이 알아듣게 된 것은 2015년이었다. 사람들은 대부분 이 용어에 익숙했으며, 심지어 많은 경제 서비스를 설명하는 데 이 용어를 사용했다. ‘파괴적 혁신’으로 공유경제와 공유에 대한 논의는 잠재적이고 긍정적인 혜택에 초점을 맞추었다. 그들은 다가올 도전과 미지를 무시하지만 변화를 이야기하지 않고 좋은 점을 나열했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곧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것을 인정했다. 이러한 서비스 변화에 두려움을 느끼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그런 변화를 수용했다. 사실 많은 사람들은 오히려 이 새로운 플랫폼과 서비스에 대해 반대하기보다는 참여하는 방법을 알고 싶어했다.
이제 공유경제는 세상을 바꿀 것이며 비즈니스 형태를 바꿀 것이다. 공유경제는 이제 멈출 수 없는 큰 파도처럼 우리에게 밀려오고 있다.
한편 공유경제는 지속가능성과 폐기물 제로를 위해 중요한 개념이다. 공유 경제의 큰 변화는 앞으로는 점점 더 강력한 개념이 될 것이며 이렇게 공유하고 순환시키면 사실 쓰레기 제로의 사회가 될 수도 있다.
우리는 쾌적한 삶을 꾸리기 위해서 어느 정도의 물품을 소유하는 데 익숙해져 있다. 그러나 공유경제가 다가오면 우리는 물품을 덜 소유하고 덜 사용한다. 누구의 제품이든 함께 나누며 임대하거나 소비자들이 직접 사지 않고 공유기업에서 가장 질기고 오래 사용할 수 있는 물건을 사서 임대를 한다. 제품을 제조하지 않고 제품을 빌려서 사업을 꾸리는 벤처들이 수없이 생기고 있다. 이제 새로운 세계 즉 ‘공유경제’가 전 세계에 걸쳐 꽃을 피우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공유는 좋은 것이다’(2013)의 저자인 벅친스키(Buczynski)는 공동·공유현상을 조사했고, 앞으로 몇 년 동안 이 공유경제가 크게 부상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공유경제의 수많은 서비스는 모든 면에서 적은 돈을 지출하고 물질적인 풍요를 가져다주지만 원자재를 덜 사용하면서 의식주를 더 편안하고 값싸게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소비자에게 제공한다. 모든 소비자들에게 큰 승리를 가져다주면 특히 환경보전에 많은 장점을 제공한다. 많은 소비자들이 제품을 공유하게 되면 물건을 더 적게 만들고 광산의 원료를 덜 필요로 하게 되며, 신제품을 만드는 데 에너지 원을 적게 사용하여 지구온난화와 쓰레기 감소를 가져와 결국 지속가능한 지구를 건설하는 데 기여하게 될 것이다.
공유경제가 올 수밖에 없는 사회구조는, 정부나 기업에서 똑똑한 개개인에게 권력이 넘어간다는 미래예측이 있다. 자본주의나 사회주의가 완전히 소멸되는 것은 아니지만 여기에 실망한 사람들, 즉 똑똑한 개개인들이 공유를 거세게 요구할 것이다. 요즘 인터넷에 있는 것들을 거의 무료로 사용하고 이를 당연하다고 여기는 것은 이런 흐름의 한 부분이다. 이러한 생각이 더욱 발전해서 다음 세대는 무료에 대한 개념을 더욱 확대하려 할 것이다.
지구촌에 있는 것들은 대부분 무료이며 또 나눠 써야 한다는 개념이 확산되고 있다. 기업은 이제 이윤추구가 목적이 아니라 사회공헌과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하며, 기업인이 많아야 국민을 먹여 살리게 된다.
글 : 박경식 미래전략정책연구원 원장
기사원문: 글로벌이코노믹(2015.5.27)
http://www.g-enews.com/ko-kr/view.php?ud=201505270740373077739_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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