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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형 경제,’ ‘공유 경제’ 만큼 뜰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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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나무맨 2016. 6. 5.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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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형 경제,’ ‘공유 경제’ 만큼 뜰까?

산업혁명으로 많은 중대형 기업이 탄생했다. 제품을 생산하고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사람들이 모인 조직이다. 좋은 일자리를 가진다는 것은 이런 회사 중 하나에서 일함을 의미했다. 다수가 노조원인 이들 근로자는 비교적 안정된 일자리를 보장받고 의료보험, 휴가, 퇴직연금 등의 혜택을 누렸다.

위계 조직으로 특징지어지는 이런 ‘기업 자본주의(corporate capitalism)’ 시대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시기에 미국에서 절정에 달했다. 대공황과 전쟁의 고통과 혼란을 겪은 후라 모두가 안정을 갈망할 때였다. 하지만 이미 오래전 얘기다. 상대적으로 행동이 굼뜬 중대형 기업들은 급변하는 기술과 시장을 따라잡지도 못했고, 개인들 역시 한 회사에 충성한다고 각종 혜택이 따르는 안정된 일자리를 보장받을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대신에 이젠 이코노미스트지가 최근 기사에서 ‘주문형 경제(On-Demand Economy)’라 칭한 것이 부상하고 있다.

“1970년대 이래 제조업 분야 일자리는 자동화되거나 해외로 아웃소싱됐고 대기업들은 종신고용제를 포기했다. 이미 미국인 근로자 약 5,300만 명이 프리랜서로 일한다.”

유∙무형의 자산을 공유함으로써 경제적 이익을 얻는 공유경제가 뭔가 새로운 것으로 진화하고 있는 셈이다. 유비쿼터스 통신, 프리랜스 인력, 낮은 거래비용을 등에 업고 우버나 에어비앤비의 비즈니스 모델을 확산시키려는 주문형 기업이 부상하고 있다.

두 가지 강력한 힘이 이같은 추세를 가속화하고 경제의 더 많은 부분으로 퍼트려왔다. 하나는 도처에 편재해 있으며 저렴한 컴퓨팅 파워, 발전된 앱,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다. “컴퓨터 프로그래밍이나 법원에 제출할 준비서면 작성처럼 복잡한 과업도 자잘한 부분으로 나눠 전 세계에 흩어져있는 전문가에게 하청을 줄 수 있게 됐다.”

“또 다른 힘은 변화하는 사회습관이다. 칼 마르크스는 세상이 생산수단을 소유한 사람들과 그들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로 나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세상은 점점 더 돈은 있는데 시간이 없는 부류와 시간을 있는데 돈이 없는 부류로 나뉘어 간다. 주문형 경제는 이 두 부류가 서로 가진 것을 맞바꿀 수 있게 해준다.

주문형 경제에 대해 좀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본질이 시간의 흐름과 함께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기업의 본질적인 구조는 오랫동안 연구대상이었다. 영국의 저명한 경제학자이자 노벨상 수상자인 로널드 코스는 1937년 ‘기업의 본질(The Nature of the Firm)’이라는 논문에서 자고로 기업은 효율적이고 개방된 시장에 하청을 줘 가장 저렴하고 생산성 높은 제품과 서비스를 찾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시장은 100% 유동적이지 못하다. 기업 밖에서 재화와 서비스를 획득하는데 따른 거래비용이 발생한다. 이를테면 적임자를 물색하고 계약조건을 협상하고 작업을 조율하고 지적재산을 관리하는데 따른 비용이다. 따라서 기업은 원하는 바를 좀 더 쉽고 좀 더 적은 비용으로 달성하기 위해 생겨났다.

Justin Lane/European Pressphoto Agency
주문형 경제가 직면하게 될 장애물 중 하나는 규제 및 정치 문제다. 사진은 에어비앤비 지지자들이 뉴욕 시청 앞에서 시위하는 모습.

이렇게 하는 편이 시장에서 추가 서비스를 확보하는 것보다 비용 면에서 더 효율적인 한, 기업은 계속해서 사세를 확장하고 근로자를 늘릴 것이다. 하지만 조직 내 생산의 효율성에는 한계가 있다. 몸집을 키우면서 동시에 경쟁력을 유지하는데도 한계가 있다. 이런 식의 성장은 결국 거대하고 층층이 위계를 이룬 조직을 만든다. 그리고 층층이 쌓인 위계 구조는 조직을 관료주의적이 되게 해 시장 상황이 변했을 때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술을 받아들이는 능력을 심각하게 저해한다. 바람직한 기업은 내부적으로 소화할 일과 외부에 맡길 일 사이에 최적의 균형을 도모하는 기업이다.

정보와 통신 기술의 발전은 기업의 구조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근본적인 변화는 기업 구성과 전반적인 재화와 서비스의 흐름에서 나타났다. 이전에 비해 급감한 거래 및 조율 비용 덕분에 기업은 점점 더 세분화돼 1인 기업의 형태까지 나타나고 있다. 이와 동시에 규모의 경제와 네트워크 효과로 기업 합병과 승자 독식주의가 팽배해지고 있다. 세분화와 통합은 상황에 따라 비율을 조정해가며 공존할 것이다.

이런 경제에서 직업의 미래는 어디를 향하고 있을까? “어느 때고 일에 투입될 수 있는 프리랜스 근로자는 기업의 본질과 커리어의 성격을 재편하게 될 것”이라고 이코노미스트지는 밝힌다. “24시간 서로 연결될 수 있고 상대가 어디 있는지 알 수 있고 상대의 소셜네트워크를 파악할 수 있는 컴퓨터를 주머니 속에 넣고 다니는 시대가 온 만큼 적임자를 찾는데 드는 거래비용은 크게 낮아질 수 있다.”

유비쿼터스 통신과 낮은 거래비용 덕분에 새로운 종류의 기업인 주문형 기업이 부상하고 있다. 이런 기업은 확장성 높은 플랫폼과 혁신적인 앱으로 무장한 채 소비자와 재화및 서비스 공급자를 효과적으로 연결해준다. 지난 몇 년 사이 이런 기업이 속속 생겨나 우버와 에어비앤비에 필적하는 성공을 꿈꾼다. 산업경제 시대 기업들과는 달리 이들은 자신들이 선택한 분야에서 신뢰받는 브랜드가 되기 위해 결속하는 한편 전통적인 기업 인력 대신 대규모 프리랜스 인력에 의존한다.

이코노미스트지는 세 가지 어려움을 이유로 이런 주문형 기업들의 미래에 대해 대체적으로 회의적이다.

첫째, 주문형 기업은 가능한 한 비용을 낮추려 하기 때문에 프리랜스 인력을 훈련시키고 관리하고 동기부여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게다가 경기가 회복되면서 인건비는 저렴하면서 노동의 질은 높은 프리랜스 근로자를 확보하기가 더 힘들어질 수 있다.

둘째, 규모가 커지면서 규제 및 정치 문제에 직면할 것이다. 최근 몇 개월 사이 우버는 세계 도처에서 이런 문제로 고통을 겪어왔다.

셋째, 확장성이다. 우버나 에어비앤비, 그와 유사한 기업들의 예에서 볼 수 있듯 주문형 모델에서 네트워크가 미치는 영향은 명백하다. “그럼에도 진입장벽이 낮고 충성심이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 확장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한 중개자에게만 충성하라고 하긴 어렵다. 우버 기사들 다수가 유사 서비스인 리프트 기사로도 일한다. 많은 서비스 사업의 경우 국가나 세계 수준의 규모의 경제는 찾아보기 어렵다.”

이코노미스트지는 “주문형 모델이 창조하게 될 세상은 어떤 것일까?”라고 묻는다.

“반대파들은 우리 모두가 19세기 부두를 메웠던 항만노동자들처럼 새벽부터 나가 누가 불러주길 기다리는 신세가 될 거라고 우려한다. 옹호자들은 모두가 자기 삶을 통제할 수 있고 원하는 때에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는 세상이 올 거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양쪽 진영이 기억할 것은 주문형 경제가 완전고용이라는 에덴동산에 일용노동(임시근로자)이라는 뱀을 풀어놓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주문형 경제는 이미 ‘일용노동자화’된 인력을 이용하고 있을 뿐이다. 어떤 문제는 개선시키고 어떤 문제는 악화시킬 방식으로 말이다.”

“주문형 기업은 교육시킬 자녀와 상환해야 할 주택대출이 있는 중년의 교수처럼 유연성보다 안정성에 가치를 두는 사람들에겐 결코 행복한 경험이 되지 못할 것이다. 반면 아르바이트를 해서 학비에 보태고 싶은 학생, 노동시장을 자유롭게 들락날락할 형편이 되는 진정한 자유인, 시간제 근무와 자녀 양육을 동시에 하고 싶은 젊은 엄마, 자의든 타의든 반퇴자가 된 이들처럼 안정성보다 유연성을 중시하는 사람들에겐 혜택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37년간 IBM에 근무한 뒤 6년간 시티그룹 전략자문으로 일했다. MIT, NYU, 런던 임페리얼칼리지에도 적을 두고 있으며 월스트리트저널(WSJ) CIO저널에 정기적으로 글을 기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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