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뜨는 ‘공유경제’… 새로운 빛과 그림자

경제/공유경제

by 소나무맨 2016. 6. 5. 11:45

본문

 

 

뜨는 ‘공유경제’… 새로운 빛과 그림자

남지원 기자 somnia@kyunghyang.com

 

ㆍ우버 택시 이어 ‘남는 방 사업’ 에어비앤비 폭풍 성장
ㆍ자원 낭비 줄여 환경 파괴 막고 저렴하게 이용 장점
ㆍ“임시직 양산” 비판… 성폭행 등 안전 문제 등도 거론

침실로 개조한 차량을 에어비앤비에 내놓은 미국 코미디언 조너선 풀리가 지난 3일 뉴욕 퀸스에서 쉐보레 밴 자동차 안에 꾸며진 침실을 손질하고 있다.  뉴욕 | AP연합뉴스

침실로 개조한 차량을 에어비앤비에 내놓은 미국 코미디언 조너선 풀리가 지난 3일 뉴욕 퀸스에서 쉐보레 밴 자동차 안에 꾸며진 침실을 손질하고 있다. 뉴욕 | AP연합뉴스

‘남는 방을 여행객에게 빌려주고 돈을 버는 서비스’ 에어비앤비의 성장세가 무섭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에어비앤비를 이용한 중국인 수가 지난해보다 700% 증가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에어비앤비가 중국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고 18일 전했다. 에어비앤비의 기업가치는 255억달러(약 30조1800억원)로 치솟았다. 세계적 호텔 체인 힐튼(276억달러)에 맞먹고 메리어트(209억달러)를 이미 뛰어넘었다.

에어비앤비 같은 공유경제 모델 기업이 새로운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공유경제 모델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경기침체·저성장 국면에서 적은 돈으로 편리를 누리고 싶은 사람들과 자기가 가진 물건이나 여윳돈, 시간을 이용해 수익을 창출하려는 사람들의 요구가 맞아떨어지며 성장했다.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도 공유경제 모델 성장에 기여했다. 2011년 타임은 공유경제를 ‘세상을 바꾼 아이디어 10가지’ 중 하나로 선정했다.

에어비앤비보다 먼저 유명해진 공유경제 기반 기업은 ‘유사택시 서비스’로 잘 알려진 우버다. 우버는 차가 있는 사람들이 택시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자기 차를 운전해서 목적지까지 데려다주고 돈을 받는 서비스다. 2009년 창립됐지만 이미 전 세계 150여개 도시에 진출했다. 미국에서만 20만명이 넘는 기사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기업가치는 500억달러가 넘는다. ‘집카’ 등 자동차를 구입하는 대신 함께 사용하는 차량공유 서비스도 대표적 공유경제 모델이다. 개인 간 대출업체 ‘렌딩클럽’은 남는 돈을 굴려 수익을 얻고 싶은 사람을 돈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연결해준다. 영국 시장조사업체 PwC는 2013년 150억달러 규모였던 세계 공유경제 시장이 2025년 3350억달러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공유경제 모델은 재화나 부동산을 사용하지 않는 동안 낭비되는 가치를 줄이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자는 데서 출발한다. 쓸데없는 생산이 줄어들기 때문에 환경파괴와 자원낭비도 막을 수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너무 비싸서 구입이 불가능한 물건을 사용할 수 있게 해준다는 이점이 있다. 기업들은 구매능력이 없는 소비자들도 고객으로 삼을 수 있다. 기존 대기업들도 공유경제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자동차회사 포드는 자동차를 사용하지 않는 동안 다른 사람들에게 빌려줘 돈을 벌 수 있는 차량공유 서비스를 시작하기로 했다. 윈덤호텔과 하얏트호텔 등은 주택공유 기업 투자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공유경제 모델이 노동자들을 시간 단위로 분절돼 일하는 ‘임시직 노동’으로 내몬다는 비판도 거세다. 우버 운전자는 노동자가 아니라 개인사업자다. 자유롭게 일할 수 있지만 노동자로서 보호받지는 못한다.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 법원은 우버가 업무에 깊이 관여하며 고용주처럼 행동한다면 우버 기사를 노동자로 봐야 한다는 취지의 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미국 민주당 대선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도 “많은 미국인들이 남는 방을 빌려주고 자기 차를 운전해가면서 돈을 더 벌고 있다. 이런 ‘임시직 경제’는 미래의 좋은 일자리를 위협한다”고 비판한 바 있다. 우버와 에어비앤비가 택시산업과 여관업 등 기존 산업 생태계를 파괴해 자영업자들을 위기에 내몬다는 지적도 있다. 프랑스와 이탈리아 등 여러 유럽 국가들은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우버 서비스를 금지하거나 에어비앤비를 규제하고 있다.

안전 문제도 크다. 지난 15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는 에어비앤비를 통해 구한 숙소에 머물던 한 소년이 집주인에게 성폭행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인도에서는 지난해 우버 운전자가 여성 승객을 성폭행해 우버 영업이 전면 금지됐다.

▲ 공유경제

 

2008년 로렌스 레식 하버드대 교수에 의해 만들어진 용어. 한번 생산된 상품을 여럿이 나눠쓰면 해당 상품의 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생각을 바탕으로, 자동차나 집에 남는 방, 책 등을 남들과 나눠쓰는 협업 소비를 기반으로 한 경제활동을 뜻한다. 소유자는 소유한 재화나 부동산의 효율을 높이고, 구매자는 싼값에 이용할 수 있다.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