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미래로 향하는 나침반, 지속가능발전

2016. 1. 8. 11:59지속가능발전/지속가능발전, 의제21, 거버넌스

 

 

 

행복한 미래로 향하는 나침반, 지속가능발전

행복한 미래로 향하는 나침반, 지속가능발전


– 지속가능한 지역발전을 위한 지방정부의 과제 –


희망제작소 연구위원 권기태 kwonkt@makehope.org



요즘 한국사회가 ‘교황앓이’를 하고 있다. 그가 보낸 메시지의 울림이 컸기 때문이다. 때로는 단호한 메시지를 통해 우리사회의 방향을 제시하기도 하였다. ‘올바른 정신적 가치와 문화를 짓누르는 물질주의의 유혹에 맞서 싸우고’, 나아가 ‘새로운 형태의 가난을 만들어내고 노동자들을 소외시키는 비인간적 경제모델을 거부’할 것을 주문했다.


때마침 우리나라는 세월호 참사 이후 경제성장 위주의 개발논리에 빠졌던 사회를 성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위험사회’의 저자이면서 세계적인 석학인 울리히 벡(Ulrich Beck) 교수는 지난 7월 ‘유럽 대도시들은 근대화를 완성하는 데 150년이 걸렸지만, 한국은 불과 50년 만에 이뤄냈다. 그러나 빠른 근대화 과정에서 많은 위험에 노출됐다’고 경고하였다. 세월호 사건은 일반적인 재난 사고였다기보다 그동안 쌓인 한국 사회의 위험 요소가 한번에 터진 참사였다는 지적이다.


그렇다면 무엇을 성찰하고 어떻게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일까? 프란치스코 교황은 쉽고 명확하게 제시하였다. 즉, 발전이라는 이름으로 빈곤을 구조화하고 불평등과 무한경쟁을 부추기는 성장중심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자연과 인간의 공존, 협동과 순환, 공동체적 가치를 추구하는 발전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바로 지속가능발전(Sustainable Development)을 설명하는 말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유엔에서는 1987년에 공식적으로 지속가능발전을 ‘미래세대의 요구를 충족할 수 있는 기반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현세대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발전’이라고 천명하였다. 발전을 하되 경제적 효과성과 사회적 형평성, 환경적 건전성을 동시에 추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수십년간 유엔을 비롯하여 국제사회가 ‘지속가능발전’을 미래사회로 가는 나침반으로 설정하고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는 2012년 유엔정상회의(Rio+20) 합의에 따라 지구촌의 공동의 좌표를 새천년개발목표(MDGs) 종료에 따라 지속가능발전목표(SDGs)를 설정키로 하고 목표를 논의중이다.


우리나라는 지속가능발전을 위하여 2000년부터 10여년간 본격적인 정책을 추진하였다. 비전의 선언, 전략과 이행계획의 수립, 지속가능발전기본법을 제정하는 등 제도와 시스템을 구축하였다. 그러나 저탄소녹색성장기본법의 제정으로 결국 녹색성장이라는 개발 패러다임에 밀려 어려움을 겪었다. 지방의제21 활동 등 각 지역에서 펼쳐진 지속가능발전 실천활동도 위축되었다. 다행히도 현재 국회에서는 2014년 2월부터 지속가능발전특별위원회를 설치하여 지속가능발전기본법을 복원하고 녹색성장법을 정비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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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의 지속가능발전 실태는 어떤가. 결론적으로, 우리나라는 개발행정을 거치면서 30여 년간의 압축 성장으로 경제개발에는 성과를 이루었으나, 도시와 농촌 지역의 지속가능성이 모두 높지 않은 상태다. 도시 지역은 농촌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환경적?사회적 지속가능성이 낮아졌다. 인구밀집, 생활공간의 질 저하, 환경오염과 빈부격차가 심화되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반면 농촌지역은 도시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환경이 양호한 편이지만 인구유출과 고령화로 정주체계가 붕괴되고, 농업경쟁력이 감소하여 경제적?사회적 지속가능성이 낮아졌다.


그렇다면, 지역의 지속가능발전을 위하여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 가장 시급한 것은 토건중심의 개발 패러다임의 극복이다.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개발에 대한 향수가 남아있는 지방에서 토건이 아닌 마을, 공동체 가치를 지향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미래지향적 지역발전의 기본 철학과 방향을 담은 ‘지속가능발전비전’ 선언 등 패러다임 전환을 천명하고 기본전략(또는 이행계획)을 수립 할 필요가 있다.


둘째, 공무원과 시민 등 지역 구성원의 인식 전환과 실천역량 강화를 위해 교육의 내실화, 확대가 필요하다. 교육의 추진에서 NGO의 역할을 확대하여 민주, 인권, 평화, 통일, 환경 등 다양한 시민교육 경험들을 종합하여 사회통합교육으로 확대 발전시켜야 한다.


셋째, 민관 거버넌스의 구축과 증진이다. 지속가능발전은 민관산의 다양한 참여가 필수적이며, 지방정부 안에서도 경제, 사회, 환경부서의 칸막이를 넘어야만 성과를 거두기 때문이다. 따라서 민관의 거버넌스와 관내의 거버넌스 모두 증진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정책통합을 추진하고 정책의 수용력을 높여야 한다.


넷째, 지역에서 지속가능발전을 추진하기 위한 제도적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 전략과 이행계획의 수립을 비롯하여 지표를 운용할 수 있는 근거를 규정하는 조례의 제정과 지속가능발전위원회 등 추진기구의 설치다. 아울러 기획담당부서에서 업무를 추진하도록 체계를 갖춰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섯째, 지역에 적합한 성과지표, 지속가능발전지표를 개발하고 평가체계를 구축한다. 수립한 행정계획과 이행계획의 성과지표를 점검하고, 지역의 특성을 반영한 지표를 개발하여 환류과정을 거치도록 한다. 지속가능성 평가과정에서는 시민의 참여와 역할을 확대함으로써 시민의 관심과 책임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지속가능발전을 지역차원에서 추진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개발이 미덕’이라는 인식이 남아 있는 농어촌지역의 현실에서 전시행정의 유혹을 떨치고 가치행정을 실현한다는 것이 말이다. 4년의 민선 지자체장으로서 수년 혹은 십수년이 지나서야 변화와 성과로 나타나기 때문에 선뜻 시작하기가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충청남도, 서울시, 인천부평구, 수원시를 비롯하여 많은 지자체들이 미래세대를 배려하고 지속가능한 지역발전을 위한 초석을 놓고 있는 점은 고무적인 일이다. 국제사회가 지속가능발전 목표를 설정하는 내년부터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본격적으로 나서야 한다. 거버넌스 구축을 통한 사전준비가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