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 지속가능발전과 젠더혁신

2016. 1. 8. 11:20지속가능발전/지속가능발전, 의제21, 거버넌스

 

UN 지속가능발전과 젠더혁신

17개 SDG 가운데 5번째가 '성평등'

 
 

지난 9월, 유엔은 내년부터 2030년까지 국제사회가 함께 달성해야 할 17개의 인류발전의 목표를 발표했다. 바로 ‘지속가능발전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이다. 국제사회와 각국의 정치, 사회, 경제, 문화에 커다란 방향성을 가져다 줄 것으로 보인다. (관련 링크)

유엔 지속가능발전목표는 모든 국가의 참여와 이행을 요구하고 있다. 이 목표를 보면 어느 때보다 과학기술을 필요로 하는 것이 많다. 17개 목표 가운데 5번째 목표는 바로 ‘성평등’(Gender Equality)이다.

올해 8월 열렸던 ‘아시아태평양 젠더서밋’은 젠더 기반 혁신(Gendered Innovation)이 지속가능발전목표를 달성하는데 새로운 방법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그렇다면 성·젠더 관점을 반영하여 어떻게 지속가능발전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까.

16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는 ‘UN SDGs(지속가능발전목표)와 젠더혁신 컨퍼런스’가 열렸다. 이날 컨퍼런스에는 이혜숙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 소장을 비롯하여 양수길 UN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SDSN) 국제전략 이사 등 관련 전문가가 참여하였다.

 

이혜숙 소장은 그동안 소외되었던 여성까지 생각하는 과학기술을 이용한다면 지속가능발전목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 이슬기 / ScienceTimes

이혜숙 소장은 그동안 소외되었던 여성까지 생각하는 과학기술을 이용한다면 지속가능발전목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 이슬기 / ScienceTimes

 

 

양수길 SDSN 이사는 “지속가능발전이라고 하면 대부분 환경운동만 생각해서 크게 관심을 두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환경 문제를 살펴보면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기후변화’이다. 지속가능발전을 방해하는 가장 큰 장애물이기도 하다.

그는 “이것(환경문제)에 대해 한국 기업은 온실가스 감축으로 인한 산업경쟁력의 약화만 이야기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많은 기업은 적극적으로 이에 대해 협의하고 있지 않다. 하지만 기후변화가 시작되고 지구 생태계 자체가 흔들리면, 현대 문명은 유지될 수가 없다.

이러한 문제가 반복되는 이유는 바로 기후변화의 문제에 대해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양수길 이사는 “여러 사람이 함께 생각을 해야 기후변화로 인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아직까지 이에 대한 관심이 별로 없다고 밝혔다.

얼마 전 소양강이 말랐다는 기사가 나왔지만,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하지만 기후변화로 인한 문제는 가까운 곳에서 언제든지 나타날 수 있다. 지속가능한 발전이 한국사회에서 얼마나 중요한 도전과제인지 인식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양수길 이사는 현대 문명은 지속가능하지 않기 때문에,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속가능발전 협력 체제를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 이슬기 / ScienceTimes

양수길 이사는 현대 문명은 지속가능하지 않기 때문에,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속가능발전 협력 체제를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 이슬기 / ScienceTimes

“현대 문명은 지속가능하지 않다”

양수길 이사는 “현대 문명은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말했다. 수십억 시민이 빈곤 속에 살고 있으며,

국내외적으로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자연재해의 증가와 갈등이 확대되고 있는 것도 위기라고 할 수 있다.

각 나라는 이와 같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는데, 한국은 특히 양성평등 부분에 있어 가장 낮은 순위를 기록했다.

 비단 과학계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 곳곳에서 성평등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의미이다.

이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속가능발전 협력 체제를 정비해야 한다.

 양수길 이사는 “지속가능발전목표의 한국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 나름대로 목표를 보완할 수 있는 세부 목표를 세워야 한다는 의미이다.

 

어류의 성별 비중을 조절하면 생산량이 증대된다. 넙칫과 어류 터봇(turbot)은 암컷이 수컷보다 2배 크다.  ⓒ Luc Viatour / www.Lucnix.be

어류의 성별 비중을 조절하면 생산량이 증대된다. 넙칫과 어류 터봇(turbot)은 암컷이 수컷보다 2배 크다. ⓒ Luc Viatour / www.Lucnix.be

 

 

어류의 성별 비중 조절하면 생산량 증대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성·젠더 관점을 반영하여 어떤 결과물을 얻을 수 있을까.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2030년까지 먹을 수 있는 어류의 공급량 중 3분의 2가 양식업을 통해 생산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이는 미래 식량 공급에 있어 양식업이 기여하는 비중이 커지고 있다는 의미이다. 이때, 성·젠더 관점을 반영하면 보다 많은 생산량을 얻을 수 있다. 왜냐하면 어류는 어느 한쪽 성이 다른 성에 비해 더 빨리 자라거나 성숙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수산양식에서 더 두드러지는데, 이 점을 잘 이용하면 어류 양식에서 성별 비중을 조정하여 생산량을 증대시킬 수 있다. 예를 들면, 유럽에서는 터봇(turbot)이라는 넙칫과 어류를 즐겨 먹는다. 터봇은 암컷이 수컷보다 2배 크다. (관련링크)

반대로 아프리카에서 유명한 틸라피아(Tilapia)는 반대로 수컷이 더 커서 양식할 때 수컷을 더 선호한다. 대구는 암컷이 수컷보다 오래 살고 알을 잘 낳기 때문에, 대구 양식에서는 암컷을 선호한다.

이러한 사실을 통해 성·젠더 관점을 반영하여 인류에게 닥친 식량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다. UN에서는 전 지구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를 함께 해결하고자 노력했지만, 성평등에 대한 것은 지금까지 많은 관심이 없었다.

하지만 이번에 지속가능발전목표의 세 번째로 성평등이 꼽혔다. 이는 앞으로 전 세계 여성인력을 통해 지구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과학계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서 성평등이 이뤄져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