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세계농업유산등록 -- - 청산도 구들장논과 제주밭담 이 지정

2015. 10. 23. 12:16도시와 혁신/농업도 혁신해야 산다

 

 

 

세계농업유산의 이해


세계농업유산은 2002년 유엔식량기구(UN FAO)에서부터 시작되었다. 물론 현재에도 FAO에서 운영하고 있다. 역시나 타이틀 따기를 좋아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런 기회를 놓칠 리가 없다. 20144, 드디어 2(청산도의 구들장 논, 제도도의 밭담 농업)의 세계농업유산 등재를 이뤄내고야 만다. 우리는 확실히 이런 경쟁을 즐긴다. 그렇지만 과연 우리가 세계농업유산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걸까라는 의문이 드는 것은 왜 일까? 함 알아보자.

세계농업유산(GIAHS)는 어떻게 지속가능한 발전을 도모할 것인가라는 고민 속에서 이 프로그램은 시작되었다. 남들이 인정을 해 줌으로써 과거의 시스템이 미래에도 지속가능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여기에는 약간의 딜레마가 있다. 그 지속가능성이라는 것이 누구의 관점이냐는 것이다. 나 역시 과거의 지식과 모습, 문화들이 사라져가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 많은 사람이다. 최백호의 낭만에 대하여를 들으며 아련한 추억을 회상하기를 즐기기를 좋아한다. 그렇지만 세상의 변화라는 게 시골스런 다방의 존재를 용납하기 어렵다는 것은 누구나가 알고 있다. 그냥 내버려두면 점차로 사라질 수밖에 없다.

중국 윈난의 계단식 논(Honghe Hani Rice Terraces)  

- Wikipedia에서 가져옴(원이미지는 Jialiang Gao, www.peace-on-earth.org)

Global Partnership Initiative

세계농업유산은 2002년 남아프리카 요하네스버그에서 개최된 지속가능개발을 위한 세계정상회의 동안 제기된 가족농과 전통농업체계에 대한 조사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FAO세계적으로 중요한 농업유산시스템의 보존과 관리에 관한 ‘Global Partnership Initiative’를 발족하면서 시작되었다.

세계농업유산의 발굴과 보존이 궁극적인 목적으로 이와 연계된 경관, 농업생물다양성과 지식체계를 장기적인 프로그램을 구성하여 보존하는 것을 지원하고, “동적보존(Dynamic Conservation)” - 글로벌, 국가, 지역 단위에서 이익이 발생하는 것 - 을 통해 지속적인 관리와 생존가능성을 담보하고 있다.

그럼 왜 동적보존이 필요할까? 전통농업은 오늘날에도 20억 명의 사람들에게 식량을 제공하고 있다. 이런 전통농업은 생물다양성, 생계, 실용적인 지식과 문화를 유지하는 기반이 된다. 이런 농업유산은 세계적인 인정과 지원을 통해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독려해야 한다. 이를 통해서 현재뿐만 아니라 미래세대에도 농촌사회를 위해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할 수 있기 때문이다.


FAO가 생각하는 세계농업유산

FAO에서 세계농업유산에 대해 소개하고 있는 글을 좀 살펴보자. 전문 번역가는 아니니 좀 어색함은 어쩔 수 없다. 유엔에서 쓰는 표현들은 일반적으로 이해하기는 좀 어렵다. 쉬운 말을 어렵게 쓰는 경향이 매우 강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최대한 쉽게 번역했다.

세계농업유산(GIAHS)는 기존의 유산(Heritage) 사이트나 보호지역/경관에 비해 더 독창적이고 더 복합적이다. 세계농업유산은 사람들이 살고 있고 성장해가는 지역으로 지역적으로, 문화적으로 또는 농촌경관과 생태적으로 광범위한 사회적환경이 복잡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사람들의 생계활동은 지속적으로 환경의 잠재성과 제약에 적응해나가면 또한 다른 차원의 경관과 생물학적 환경을 형성해나간다. 이러한 것들이 세대를 거쳐 경험이 축적되고, 그 지식체계의 범위가 확산되고 깊이가 깊어지며, 꼭 그렇지는 않지만 일반적으로, 복잡하고 다양한 범위의 일상 활동이 밀접하게 통합되어 일어난다.

많은 세계농업유산 지역의 회복력(resilience)은 기후의 다양성과 변화에 대처하면서 적응해 왔다. 즉 자연재해, 신기술, 사회적 변화와 정치적 상황에 대처하면서 위험을 낮추고 먹거리와 삶을 지켜왔다. 다이나믹한 보존전략과 프로세스들이 생물다양성과 생태계의 본질을 유지하게 했다. 여기에는 지속적인 혁신, 세대 간 지식전수와 다른 커뮤니티와 생태계 간 상호교류가 큰 역할을 했다. 이러한 자원을 관리하고 사용하는 데 필요한 축적된 지식의 풍부함과 그 폭은 세계적으로 가치있는 보물로서 격려되고 보호되어야하는 동시에 새롭게 진화해야 한다.”

최대한 원문을 손상하지 않는 선에서 번역을 했지만 역시 바로 이해하기는 어렵다. 그렇지만 한 가지는 확실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세계농업유산이 되려면 독창적이면서 복합적이어야 하고, 자연의 제약조건을 이겨낸 인류의 지식과 경험이 다양한 세대에 걸쳐 축적되어 있어야 하고, 생물다양성과 경관이 뛰어나야하고, 또한 (필수는 아니지만) 독창적인 지역커뮤니티가 존재해 지속가능한 발전이 담보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모로코 아틀라스 산지의 오아시스 농업시스템 

(c)FAO/Jean Bedel. Photo credit must be given.

가능성과 한계

세계농업유산이 되면 구체적으로 어떤 혜택이 돌아가는지는 밝혀진바가 없다. FAO가 발행하는 인증서가 다인 것 같다. 그렇지만 이런 농업시스템이 우리 인류의 역사를 만들어 오는데 역할을 했다는 것을 밝히는데는 중요하다. 극한 환경에서 어떻게 생존을 해올 수 있었는지, 그 지혜를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공유한다는 점에서는 의미 있다.

그렇지만 미국과 유럽 같은 선진국에서 적극적인 참여가 없는 것 같아 조금은 실망이다. 좀 더 적극적으로 소개하고 많은 사람들이 찾을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그런 노력들이 인류의 함께해온 농업역사를 보존하고 가꿔나가는데 기여하는 일이다.

세계경제가 통합되면서 과거의 소규모 농업시스템들은 빠르게 자취를 감추고 있다. 경쟁에서 살아 남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과거의 지혜와 경험도 함께 사라진다. 독창적인 농업시스템과 함께 해왔던 생물다양성도 사라진다. 이는 매우 큰 손실이다. 앞으로의 세계가 어떻게 변해갈지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만약 이런 다양성들이 사라진다면 인류는 기후변화와 같은 환경변화에 더욱 더 취약해질 수 밖에 없다.  

세계농업유산을 지정하고 보존하는 노력을 통해  인류의 지혜와 경험이 보존되고 전승될 수 있다면 그건 분명 의미있는 일이다. 그렇지만 그렇게 하는데는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희생이 필요하다. 그들은 어려운 자연환경 속에서 힘들게 살았고 앞으로도 그래야 할지도 모른다. 이게 과연 지속가능할지는 많은 세대가 지난 후까지 기다릴 필요는 없을 것이다. 많은 관심만이 이 프로그램을 의미 있게 지속하게 할 것이다.

기회가 된다면 이런 세계적인 농업유산을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인류가 지나온 과거의 지식을 한번 정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그 비용을 감당할 수 있다면......


등재된 세계농업유산의 지역별 분포 (2014년 8월 기준)

그러면 지금까지 어떤 나라들이 무었을 등록했는지 함 살펴보자. 아프라카는 10개소, 북아메리카는 1개소(후보), 중앙 및 남아메리카(5개소, 3개소는 후보), 남동아시아(32개소), 유럽(5개소)이다. 중국이 11개소 가장 많이 등록했고 인도가 그 뒤를 이어 10개소를 등록했다. 반면에 북미 1개소(후보), 유럽은 고작 6개소를 등록했다. 일본은 5개소, 한국은 2개소를 등록했다. 나쁘지 않은 수준이다.

아직 등록하지 않는 나라들에서 체계적으로 등록하고 다시금 재조명 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우리 인류가 걸어온 농업의 역사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그 효용성을 떠나서 농업계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그 장엄한 발자취를 거슬러 올라가는데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아프리카(10개소)

  • Ghout System, Algeria

  • Oldonyonokie/Olkeri Maasai Pastoral Heritage Site

  • Oases System in Atlas Mountains, Morocco

  • Engaresero Maasai Pastoralist Heritage Area, Tanzania

  • Gafsa Oases, Tunisia

  • Shimbwe Juu Kihamba Agro-forestry Heritage Site, Tanzania

  • Tapade Cultivation System, Guinea

  • Mananara Rice Terraces and Agroforestry, Madagascar

  • West African Sahelian floodplain recession agriculture, Mali

  • Limpopo Sorghum - Pearl Millet Cultivation Systems, South Africa


북아메리카(1 후보지)

  • Little Colorado River Watershed, Arizona, U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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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및 남아메리카(2개소, 3개 후보지)

  • Chiloé Agriculture, Chile

  • Andean Agriculture, Peru

  • Terra Preta Amazonian Dark Earths, Brazil

  • Agrarian System of the Wayana, French Guyana

  • Chinampa Agricultural System, Mexico

  • Milpa Solar System, Mexi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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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및 중앙아시아(5개소)

  • Estahbanat Rainfed Fig System, Iran

  • Qanat irrigation systems and homegardens, Iran

  • Qashqai nomadic pastoralism, Iran

  • Marsh Arabs and Marshland Agriculture, Iraq

  • Udege Forest Management, Kamtchatka Russ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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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동아시아(32개소)

  • Aohan Dryland Farming System, CHINA

  • Dong's Rice Fish Duck System, CHINA

  • Hani Rice Terraces, China

  • Pu’er Traditional Tea Agrosystem, CHINA

  • Rice-fish Culture, China

  • Wannian Traditional Rice Culture, CHINA

  • Kuaijishan Ancient Chinese Torreya, China

  • Xuanhua Traditional Vineyards System, China

  • Alder based Rotation and Intercropping, Yunnan China

  • Jasmine and Tea Culture System of Fuzhou City, China

  • Jiaxian Traditional Chinese Date Gardens, China

  • Traditional Agriculture Systems, Koraput, INDIA

  • Saffron Heritage of Kashmir, India

  • Kuttanad Below Sea Level Farming System, India

  • Tribal Agricultural Heritage Systems, India

  • Traditional Ladakh Agriculture, Northern India

  • Raika Pastoralists of the Thur Desert, Rajasthan India

  • Sikkim Himalaya-Agriculture, Sikkim State-India

  • Catamaran Fishing, Tamil Nadu India

  • Korangadu Silvo-Pastoral Management System, Tamil Nadu India

  • Soppina Bettas Systems, Western GhatsIndia

  • Noto's Satoyama and Satoumi, Japan

  • Sado's satoyama in harmony with crested ibis, Japan

  • Managing Aso Grasslands for Sustainable Agriculture, Japan

  • Traditional tea-grass integrated system in Shizuoka (Local name:Chagusaba), Japan

  • Kunisaki Peninsula Usa Integrated Forestry, Agriculture and Fisheries System, Japan

  • Ifugao Rice Terraces, Philippines

  • Tank System, Sri Lanka

  • Wewe Irrigation System, Sri Lanka

  • Pacific Islands Taro Based Homegardens, Vanuatu

  • Jeju Batdam Agricultural System, Korea- 한국

  • Traditional Irrigation Management System of Gudeuljangnon      

  •   Terraced Rice Paddies, Korea--한국


유럽(5개소)

  • Traditional Agro-Ecosystems in the Carpathians Region

  • Lemon Gardens, Southern Italy

  • Dutch Polder Systems, The Netherlands

  • Mobile Pastoral Systems, Romania

  • Traditional Reindeer Herding in the Arctic Region, Siberia Russia


인용 : 여기에 사용된 자료들은 "http://www.fao.org/giahs"에 있는 내용을 바탕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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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인정 받은 청산도 구들장논


유엔식량농업기구(UN FAO)201441<청산도 구들장 논><제주 밭담 농업시스템>을 세계중요농업유산(GIAHS, Globally Important Agricultural Heritage Systems)에 등재했다. 세계중요농업유산 지정은 2002년부터 세계적으로 독창적인 농업시스템, 생물다양성과 전통농업지식 등을 보전하기 위해 FAOGIAHS 집행위원회에서 자격 요건의 심사를 거쳐 등재하게 된다이는 청산도의 구들장 논과 제주도의 돌담 밭이 척박한 자연환경을 극복하며 오랜 기간 일구어온 우리나라의 농업유산에 대해 보전해야할 가치가 있는 지식으로 인정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오늘은 그에 대해서 소개를 좀 하고자 한다.


구들장 논은 1720세기 중반 사이에 조성되었다. 돌이 많은 땅에 석축을 쌓아 농경지를 만들었는데, 돌을 쌓는 형태가 전통 난방시스템인 온돌 사용되는 구들장과 닮았다고 하여 구들장논이라 부른다.

<청산도 전경>


청산도 구들장 논은 우리나라 전통의 구들장 방식을 논에 활용했다는 점에서 독특하다. 매우 창의적으로 자연을 극복했다. 사실 섬 지방에서 쌀 구경하기란 쉬운 게 아니다. 섬에서 쌀밥을 가끔이라도 먹을 수 있다는 것은 전혀 다른 삶을 의미 했다. 예전에 부모님들이 하신말씀을 들으면, 섬에서 처자가 시집갈때 까지 먹은 쌀이 한말을 넘지 못했다고 한다. 쌀은 그만큼 섬사람들에게는 귀한 식품이었다. 


<구들장 논의 구조>


필요하다고 해서 척박한 산에 논을 만들 수는 없었다. 그래서 그들은 전혀 다른 방법으로 이 난관을 극복 했다. 방에 구들을 깔 듯이 산에 돌을 쌓아 구들을 만들어 논을 조성한 것이다. 섬이라는 고립된 환경과 쌀에 대한 집념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구들장 논 관개처리 방법>


구들장 논은 큰 돌과 작은 돌을 이용해 석축을 쌓고널찍한 구들을 놓아 관개시설인 통수로를 조성그 위에 혼합토층(밑복글)을 다져 물을 잡은 후 표토층(윗복글)을 덮어서 조성하였다


<실제 구들장 논의 모습>


산의 경사지에 돌을 쌓아 논을 만들어 가용면적을 넓이고, 경작조건에 따라 물대기 방법을 조절하여 논/밭 겸용으로 활용할 수 있게 입체적인 토지활용 체계를 만들었다. 좁은 농경지를 최대한 이용할 수 있게한 것이다. 또한 상류지역의 수원에서 흐르는 물이 윗배미에서 아랫배미로 지나는 물길을 따라 구들장논을 조성하여 물길이 구들장 논을 따라 연속적으로 흐르도록 만들었다. 


<구들장논의 생물다양성>


구들장 논은 주변산림과 논을 연결하는 에코 코리더(Eco-corrider)로서 다양한 생물종 서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준다. 계단식 구조는 단조로운 지형을 층층이 구조화하여 생물서식처를 제공한다. 물이 부족한 섬에서 인공습지로서의 역할도 매우 중요하다.


<구들장 논을 활용한 입체적인 토지이용>


구들장논은 지형적으로 산간지역에 고루 분포하고 있다. 대체로 부흥리, 상서리, 양지리에 집중하여 분포하는데 면적은 5.0 ha 이다. 그리 넓은 면적은 아니지만 섬 사람들이 쌀 밥을 맛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제공했다. 이 쌀밥이 육지로부터 고립된 느낌을 조금은 줄여 주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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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들장논 분포도>


청산도의 구들장논은 자연환경에 적응해 온 주민 삶의 양식을 반영하하고 있다. 척박한 환경에서 쌀문화를 이어갈 수 있는 방법을 제공했다. 또한 우리나라 논생태계가 가지는 생물환경을 갖춤으로서 생물종다양성에 기여하는 것은 물론 다양한 농경방식과 문화가 발달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하고 있다. 

사실 청산도는 슬로우시티로 이미 이름이 높다. 섬에 들어가려면 줄을 서야할 정도로 에코투어리즘의 대표적인 장소로 명성이 높다.  세계중요농업유산 등재를 계기로 청산도 사람들의 자연을 대하는 창의성과 척박한 환경에서 살아남은 지혜가 널리 알려졌으면 좋겠다. 청산도에서 논을 마주치게 된다면 섬 사람들의 염원을 보게 될 것이다. 청산도의 논은 그냥 또 하나의 논이 아니다. 생태계의 보고이자 그곳을 살아가는 사람들만의 고유한 문화이다.

* 이 블로그의 내용은 농식품부의 보도자료(2014. 4. 3)의 자료를 토대로 재구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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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밭담 '세계중요농업유산' 지정 등재  

제주밭담 '세계중요농업유산' 지정 등재
세계식량농업기구 등재 확정… 유네스코 3관왕 이은 쾌거

 

 

'제주밭담'이 세계농업유산의 반열에 올랐다. 자연과학분야 3관왕에 이어 제주인의 삶이 녹아있는 제주밭담이 세계농업유산에 등재됨으로써 제주가 세계의 보물섬임을 다시한번 입증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제주농업의 역사이자 농업인들의 지혜이며, 농촌지역 공동체요람인 '제주밭담'이 지난 1일 세계중요농업유산(GIAHS : Globally Important Agricultural Heritage Systems)으로 지정 등재됐다고 3일 밝혔다. 제주는 4일 농림축산식품부에서 FAO(국제연합 식량농업기구)로부터 세계중요농업유산 지정서를 받는다.

 '제주밭담'의 세계중요농업유산 등재는 지난해 1월 '국가중요농업유산'으로 지정된 이래 1년여에 걸친 노력 끝에 이루어낸 성과다. FAO가 제주밭담 농업시스템이 세계적으로 독특하고 보존·활용가치가 높다는 점을 인정한 것으로 평가된다. 우리나라에서는 제주밭담과 더불어 완도군 청산도의 구들장 논도 세계농업유산으로 등재됐다.
 

 

 청산리 구들장 논 전경



 세계의 유산제도는 ▷유네스코의 세계유산(자연, 문화, 복합) ▷습지보호를 위한 람사협약 ▷국제식량농업기구(FAO)의 세계중요농업유산 등 크게 세분류가 있다. 세계중요농업유산은 농업인이 지역환경에 적응하면서 100년 이상 오랜 기간에 걸쳐 형성된 것으로 농업적 토지이용, 전통적인 농업과 관련되고 육성된 문화, 경관, 생물다양성 등이 보전·유지 및 전승할 만한 가치가 있는 전통적 농업활동 시스템과 이의 결과물(농어업유산지정관리기준 제2조)을 지칭한다.

 '제주밭담'이 세계농업유산 등재는 지난 2002년 생물권보전지역 등재, 2007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등재, 2010년 세계지질공원 인증 등 유네스코 자연과학분야 3관왕을 달성과 2011년 세계7대자연경관지역 선정에 이어 제주도의 브랜드가치를 가일층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동안 제주자치도는 '제주밭담'이 FAO 세계중요농업유산 등재를 위해 제주발전연구원과 함께 TF팀을 구성해 일본, 태국 등 국제행사 참여와 한중일 워크숍 제주유치 등을 통해 제주밭담의 농업유산 가치와 보존, 활용방안을 적극 홍보해 왔다. 또 제주밭담에 대한 자원조사와 도록을 발간하고, 보존관리와 활용을 위한 종합계획을 수립 중에 있다.
 



 제주자치도 관계자는 "앞으로 세계농업유산 '제주밭담'에 대한 원형 보존과 관리방안을 마련해 브랜드가치를 지속적으로 높여 나감은 물론 '제주밭담'이 농촌의 다원적 자원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제주밭담은 1000년이 넘는 장구한 세월동안 제주선인들의 노력에 의해 한 땀 한 땀 쌓아올려진 농업유산이다. 농토의 경계유지는 물론 토양유실을 방지하고 바람을 걸러 농작물을 보호하는 한편 마소의 농경지 침입을 막는 등 제주농업인들이 지혜와 제주농업이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있는 자원이다. 그 길이는 표본 조사 추정한 결과 2만2000㎞ 내외가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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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밭담,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인정 받다.


제주도는 화산섬으로 돌이 많았다.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돌밭은 농업생산성을 떨어 뜨렸다. 그래서 돌을 골라 밭 주변에 쌓았다. 아마도 그 옛날 제주도에 처음 정착한 사람들은 이랬을 것이다. 그러다 사람이 늘어나면서 밭의 경계가 필요했다. 사람들은 주변의 돌들을 이용해 경계를 따라 담을 만들었다. 좋은 땅에서는 그 넓게 쌓았고 척박하고 경사가 진 땅에서는 좁게 경계를 만들었다. 듬성듬성 쌓은 것도 있고 촘촘하게 쌓은 것도 있었다. 주인장의 솜씨에 따라 다르기도 했지만 지형과 바람, 내가 심고 싶은 작물에 따라 담의 모양과 높이는 조금씩 차이가 났다.

돌을 쌓음으로써 많은 것이 달라졌다. 농토는 돌들이 사라져 비옥해졌고 세찬 바람은 돌담에 막혀 작물에 더이상 큰 해를 주지 못했다.주변의 동물들도 밭을 침범해 해를 끼치지 않았다. 그렇게 쌓고 또 쌓은 돌담은 그 길이가 무려 5만 5천리(22,000 km)에 이르렀다. 모두가 사람의 손으로 한땀한땀 쌓아서 만들었다. 

<아름다운 제주도의 밭담>

이 밭담은 바람으로부터 토양이 유실되는 것을 막아 주었고작물이 올곧게 자랄 수 있는 환경을 제공했다이를 통해 제주도는 척박한 환경에서 사람이 살기 좋은 농업지역으로 자리 메김 하였다. 사람들은 제주도를 관광지로 생각하지만 사실 제주도는 우리나라 지방 중에서 농업이 경제에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높은 지역이다. 감귤뿐만 아니라 당근, 양배추, 무는 국내 최대 생산지이고 마늘, 감자, 양파, 콩도 전국에서 순위를 다투고 있는 작물이다. 밭담은 제주를 농업주산지로 만들고 있는 그 근원이다. 

또한 이 밭담은 제주도 고유의 생물종 다양성을 일구어 낸 바탕이었고 제주도의 독특한 농업문화를 만들어낸 근원이었다이 밭담은 그 자체로 빼어난 경관을 제공하고 있다. 1,0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제주 농업을 지켜왔고 앞으로도 제주를 대표하는 경관으로 남을 것이다.

이런 제주도의 밭담농경지가 2014년 4월 1일 FAO로부터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지정 받았다. 청산도의 구들장논과 함께 세계에서 보전할만한 가치가 있는 독톡한 농업유산으로 인정받은 것이다.

<제주도 밭담의 기능>

제주 밭담 농업시스템은 땅을 개간하면서 나온 돌을 이용하여 담을 쌓아, 동물과 바람을 막고 수분을 보호하며 척박한 환경을 극복해 온 특징을 인정받았다

<1. 강한바람을 걸러내는 파풍효과, 2. 바람구멍으로 스며든 따뜻한 바람은 농작물의 생육을 도움, 3. 토양유실 방지, 4. 마소의 농경지 침입 방지, 5. 농경지의 작은 돌들은 따뜻하게 하며 수분 보존, 6. 생물종 다양성 유지>


밭담의 특징은 기공이 많은 현무암을 이용했다는 것과 비교적 둥근돌을 사용함으로 틈새가 많아 강한 바람에도 잘 견뎌낼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다. 제주의 바람은 농업의 가장 큰 제약조건 이었다. 토양의 수분 증발시켜 씨앗 발아를 어렵게 하였고, 강한 바람은 작물을 쓰러뜨렸다. 여름의 집중호우는 토양을 유실시켜 농사를 어렵게 하였다. 제주밭담은 이런 자연적 악조건을 극복하기 위해 만들어진 독특한 농업시스템으로 역경을 이겨내며 옥토를 일구어온 제주 사람들의 지혜와 끈기가 고스란히 담긴 것이다.

제주에서는 바람 때문에 밭을 크게 만들기 어려웠기 때문에 밭의 크기를 줄여 여러개로 만들었다. 오늘날의 밭담은 이런 자연조건에 최적화된 형태인 것이다. 밭담의 높이는 재배할 작물을 선택하는 데 주요한 고려사항이었다. 밭담이 낮은 곳에는 감자, 당근과 같은 키 작은 작물을 심고 높은 밭에는 조, 보리 등키가 큰 작물을 재배했다. 

밭담이 천년동안 제주도를 지켜왔다. 앞으로의 제주 역시 이 밭담이 지켜갈 것이다. 농업적 가치뿐만 아니라 제주의 미학을 대표하는 빼어난 문화경관으로서 제주를 방문하는 관광객들에게 제주의 상징과도 같은 이미지로 기억될 것이다. 또한 중산간지대의 난개발을 막는데도 밭담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해안가에서부터 중산간까지 제주섬을 띠처럼 두르고 있는 밭담을 보존함으로써 제주도의 생물다양성을 유지하고 문화적 가치를 보존해 나가는 지킴이로서 남을 것이다. 그리고 제주도 관광이 핵심 코드로 가치를 더해 갈 것이다.


세계중요농업유산 제도에 대해

세계중요농업유산은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서 지정하는 인증제도의 하나로 2002년부터 시작되었다. FAO는 전 세계에 산재한 독창적인 농업문화, 인류 진화 시스템 및 생물 다양성을 보전하고, 이를 통해 지속가능한 농업을 달성할 수 있도록 통합적인 농촌개발 방식을 확산하기 위해 이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등재절차는 ① 국가추천을 받아 입후보지 등록신청(FAO 본부하면② 현지답사 및 서류심사 (FAO 본부)를 거쳐③ 인정 (GIAHS 심사여부를 판정한다 등재 요건이 되기 위해서는 식량·생계수단의 확보, 생물다양성 및 생태계의 기능, 전통적 지식·농업기술의 계승, 사회제도·문화습관, 토지이용 또는 특수한 수자원관리로 조성된 수려한 경관 등의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자세한 사항은 이 블로그에 있는 다른 글을 참고하기 바란다.

* GIAHS : Globally Important Agricultural Heritage Systems

* 이 블로그의 내용은 농식품부의 보도자료(2014. 4. 3)의 자료를 토대로 재구성하였습니다

 

 

 

 

청산도 구들장논, 국내 첫 세계농업유산 등재 추진

    • 장봉현 기자
    • | 등록 : 2013-05-30 09:36

     

    완도 청산도 구들장논 구조(사진제공=전남도)

    아주경제 장봉현 기자= 전남도가 국가 중요농업유산 1호로 지정된 완도 청산도 구들장논을 세계중요농업유산(GIAHS) 등재하는 작업을 본격화한다.  

    전남도는 농어촌의 사라져가는 전통 농어업 자원을 발굴, 보존, 전승해 지역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최근 완도 구들장논을 FAO(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에 세계중요농업유산 등재를 신청했다고 30일 밝혔다.  

    세계중요농업유산제도(GIAHS·Globally Important Agriculture Heritage System)는 FAO가 2002년부터 시작한 프로젝트로 차세대에 계승해야 할 중요한 농법이나 생물 다양성 등을 가진 자연·농업 보전지역을 선정하는 제도다. 현재 일본 사도섬 농업 등 11개국 19개소가 지정됐다. 

    농식품부와 전남도는 농업유산등재를 위해 다음 달 4∼5일 이틀간 FAO 관계자를 초청, 완도 구들장논 일대에서 현장답사를 할 예정이다. 

    전남도는 이와 별도로 완도 구들장논의 보전, 생물 다양성 증진, 전통 유산의 품격 향상 등 기반구축을 위해 올해부터 2015년까지 15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이 구들장 논은 전통온돌에 쓰이는 구들장을 논바닥에 깔아 통수로 역할을 하도록 하고 그 위에 진흙으로 틈새를 메워 흙을 덮어 만든 논이다. 청산도 부흥과 양중 마을에 몰려 있으며 총 86ha다. 

    경지면적이 작고 돌이 많아 물 빠짐이 심한 청산도의 열악한 농업환경을 극복하려는 조상의 지혜가 담겼다.  

    한편 전남도는 이와 함께 구들장논을 비롯해 보성 계단식 차밭, 담양 대나무숲, 신안 갯벌 등 도내 대표적 농어업 유산지 10곳을 발굴, 관광소득과 연계 개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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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 밭담 이야기 , 농업유산 등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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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소명 글 / 민들레 그림  / 1판 발행 : 20141020일 / 펴낸곳: 우리아이들(북뱅크)

    장르: 유아~초등 저학년 / 크기: 232 x 262mm  / 쪽수: 40쪽 / 제본형태: 양장 / 12,000

    ISBN 978-89-6635-029-2 77810

     

     

    20144월 유엔 <세계중요농업유산>에 등재된

    자랑스러운 우리 문화유산 제주 밭담’, 그림책 흑룡만리로 태어나다!

     

    밭담과 돌담을 전부 이으면 중국의 만리장성보다도 10배 이상이나 긴 길이이며, 연결된 모습이 살아 움직이는 흑룡 같아서 흑룡만리라 불리기도 하는 제주 밭담. 이에 관한 이야기가 작가의 새로운 상상력에 힘입어 우리나라 처음으로 그림책으로 형상화되었습니다.

    옛이야기 방식을 차용하여 설문대 할망과 흑룡 그리고 지혜로운 소년과 어진 판관 김구를 등장시켜 전개해 간 흑룡만리는 말미에 거대한 용 그림과 함께 한 편의 압축된 시로 마무리하여 웅장하지만 섬세하고, 섬세하면서도 따뜻한 이야기로 완성도를 높였습니다.

    독일의 로렐라이 언덕과 벨기에의 오줌싸개 소년 동상’, 미국 보스톤의 자유의 길에 못지않은 역사성과 희귀성, 스토리와 규모, 아름다운 경관까지 보유하고 있는 제주 밭담은 제주 사람들뿐 아니라 우리 모두가 길이 보존하고 세계에 널리 알려야 할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입니다.

    아이들은 물론 어른에게도 깊은 감동으로 기억하게 할 흑룡만리, 제주 밭담은 현재 11개국 19곳뿐인 세계중요농업유산의 하나로 청산도 구들장논과 함께 우리나라의 가치와 아름다움을 세계적으로 널리 알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책을 읽는 사람의 가슴에 제주 밭담의 아름다움이 새겨지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흑룡만리를 만들었습니다. 흑룡만리가 우리 아이들에게 제주 사랑, 나아가 우리 국토와 자연을 돌아보고 사랑할 수 있는 작은 계기가 되어주리라 생각합니다.

     

    <본문 발췌>

     

    그렇게 타일렀건만 못된 버릇이 나아지지를 않는구나!

    이젠 그냥 넘어갈 수 없다!”

    하늘님은 화가 머리끝까지 났습니다.

    하늘님은 화룡을 제주도 깊은 땅 속에 가두어 버렸습니다.

    그리고 제주에 살고 있는 딸 설문대할망에게 지키도록 했습니다.

    앞으로 천 년 동안 꼼짝 말고 반성하며 지내야 한다.

    잘 지내면 하늘나라로 올려 보내고, 다시 말썽을 부리면 산산조각 내 버리라는

    하늘님의 명령이다.”

    설문대할망은 화룡에게 단단히 일렀습니다. -p.2-3

     

    하늘님 명령을 어기다니! 돌이 되어라!”

    화가 난 설문대할망 목소리는 천둥소리 같았습니다.

    쿵쾅탁탁 탁탁쿵쾅 와르르…….”

    설문대할망은 화룡을 산산조각 내 버렸습니다. -p.10-11

    백범은 소 등 같은 오름으로 올랐습니다.

    높다란 한라산 봉우리와 널따랗게 펼쳐진 산자락을 넋 놓고 바라보았습니다.

    아름다운 한라산과 달리 들판에서는 사람들이 여전히 다투기만 했습니다.

    얘야, 어린 네가 봐도 걱정되지?”

    언제 왔는지 허름한 옷을 입은 아저씨가 말했습니다.

    . 어른들은 왜 이렇게 다투기만 할까요?

    얼마 전 아버지가 싸움을 말리다 크게 다쳐 자리에 누웠어요.”

    저런! 큰일이구나. 이러다 세상이 어떻게 될지…….”

    백범은 아저씨와 한동안 오름에 서 있었습니다.

     

    오르다에서 온 말로서, 제주도 화산활동 후 기생화산들이 많이 생겨났는데

    이러한 산을 뜻하는 제주 사투리이다. 검은오름, 민오름, 물영아리오름과 같이 부른다.

    -p.16-17

     

    그날도 백범은 들판을 걸었습니다.

    사람들은 여전히 자기네 땅이라고 다투고 있었습니다.

    백범은 고개를 저으며 오름으로 올라갔습니다.

    풀 언덕에 앉아 백범은 생각에 잠겼습니다.

    흑룡, 흑룡을 살려라……. 도대체 흑룡이 왜 살려달라고 했을까?’

    그때 웬 나이 많은 할머니가 백범 옆에 앉았습니다.

    얘야, 얼굴이 왜 그리 어두운 게냐?”

    할머니, 흑룡에 대해 아세요?”

    흑룡? 글쎄다.”

    꿈에 불에 탄 괴물이 나타나서 흑룡을 살려달라는 거예요.“

    답은 항상 가까운 곳에 있는 법이지."

    할머니가 중얼거렸습니다.

    가까운 곳이요?"

    소리치던 백범은 깜짝 놀라 벌떡 일어섰습니다.

    방금 옆에 있던 할머니가 커다랗게 변해 한라산으로 성큼 발을 떼는 것이었습니다.

    , 전설로만 듣던 서, 설문대할망? 이거 꿈인가?”

    할머니는 두 번째 걸음으로 훌쩍 한라산을 넘어 백범 앞에서 사라져갔습니다. -p.22-23

     

    백범은 다음 날도, 또 다음 날도 똑같은 일을 했습니다.

    지켜보던 사람들이 비웃었습니다.

    백범이 똑똑한 아이인 줄 알았는데 아닐세.”

    그러게 말이네.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돌멩이를 왜 쌓는지.”

    멍청이가 따로 없구만.”

    그때 고을 판관이 지나가다 이 모습을 보았습니다.

    아니, 너는 오름에서 보았던 그 아이 아니냐.”

    , 그럼 그 아저씨가 판관 어른이셨습니까?”

    그래. 그런데 뭘 하고 있느냐?”

    , 돌이 너무 많아 밭가에 쌓고 있었습니다. 넘어져 걸릴 일도 없고, 밭도 말끔해져서 좋은 것 같아서입니다.”

    백범은 공손하게 사실을 말했습니다.

    오호! 그래? 네가 어른들보다 낫구나.”

    판관의 눈이 반짝이고 있었습니다. -p.26-27

     

    솨르르르르 휘르르르르.”

    그때 무슨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바람소리 같기도 하고, 휘파람 소리 같기도 했습니다.

    와아!”

    두리번거리던 백범이 소리쳤습니다.

    밭담이 스르륵 움직였기 때문입니다.

    곧 이어 밭담에서 흑룡들이 일어났습니다.

    온몸이 매끄럽고 윤기가 자르르 흘렀습니다.

    흑룡들은 하늘로 올라 춤을 추며 날아다녔습니다.

    휘르르르르 휘르르르르…….”

    흑룡들이 백범 주위로 몰려와서 휘돌았습니다.

    백범은 꿈인 듯 흑룡들을 바라보았습니다. -p.34-35

     

    <작가의 말>

       

    제주도가 우리나라라는 게 얼마나 감사한지요. 긴 산자락을 거느린 한라산과 365개가 넘는 오름도 아름답고요. 또 마을마다, 들판마다 쌓아 올린 돌담은 얼마나 정겨운지요. 특히 구불구불한 밭담과 밭담 안에 피어난 노란 유채꽃은 마치 그림 같아요.

    제주 돌담은 오래전부터 좋아했답니다. 볼 적마다 만져도 보고 들어도 보았지요. 돌 밭담 안에 자라고 있는 귤, 당근, , 배추도 구경하면서요. 가끔은 버스를 타고, 가끔은 걷고, 가끔은 바닷가에 하염없이 앉아서 제주와 놀았지요.

    마냥 좋아해서였을까요? 어느 날 문득 이야기가 떠올랐어요. 커다란 용 한 마리가 불을 뿜으며 내 머릿속에서 튀어 나온 거예요. 제주 설화 속 주인공인 설문대 할망도 함께요. 이어서 고려시대에 제주로 온 판관 김구까지요. 이렇게 버무려진 이야기는 거미가 꽁무니에서 실을 뽑듯 술술, 막힘없이 나왔어요. 아마 오래오래 가슴에 품고 있었던 거라 그랬을 거예요.

    흑룡만리를 다 쓰고 나서, 화가가 그림을 그리는 동안 제주 밭담이 유엔 세계중요농업유산에 등재되었다는 반가운 소식을 들었어요. 얼마나 기뻤는지 몰라요. 이 책을 읽는 친구들도 선생님과 함께 기뻐해 주면 좋겠어요. - 박소명

     

    <추천의 말>

     

    제주 평화의 섬의 상징 제주 밭담이야기 흑룡만리

    - 최용복(제주대 교수)

     

    제주는 돌 자체로 이루어진 화산섬으로 오래전부터 돌은 제주인의 일상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맺어 왔습니다. 제주의 돌은 강한 바람을 막아주는 역할은 물론 밭의 경계에 활용되거나 흙이나 씨앗이 날아가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 등, 농경에 필수적인 기능을 해왔기 때문에 제주도민과 함께 생명을 같이 나눠온 상생의 의미도 큽니다.

    우리나라 국가중요농업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는 제주 밭담이 20144월에 유엔 세계중요농업유산에 등재된 것을 통해서도 알 수 있듯, 제주 밭담의 가치와 아름다움은 이제 세계적으로 널리 인정을 받았습니다.

    세계중요농업유산(Globally Important Agricultural Heritage Systems, GIAHS)2002년에 국제연합 식량농업기구(FAO) 주관으로 창설된 제도입니다. 농업인이 오랜 기간 동안 환경에 적응하며 형성한 농업적 토지 이용, 전통적인 농업과 관련된 문화, 경관, 생물 다양성이 풍부한 지역을 후대에 계승하는 것이 그 목적입니다. 보전 유지 및 전승할 가치가 있는 전통적 농업활동 시스템에만 주어지는 이름으로, 현재 세계중요농업유산에 등재된 나라는 11개국 19곳뿐입니다.

    오랜 세월 동안 제주도의 농업을 지켜온 제주 밭담이 지금까지는 그 가치에 비해 낮은 평가를 받아 왔고, 많이 파괴되고 훼손되어 굳건한 밭담의 모습은 찾아보기가 힘든데, 이제야 겨우 제주 밭담 본래의 가치를 찾게 된 것 같습니다.

    독일의 로렐라이 언덕과 벨기에의 오줌싸개 소년 동상’, 미국 보스톤의 자유의 길등은 모두 전설과 노래, 이야기 등 스토리텔링으로 성공하여 널리 알려졌습니다. 그에 못지않은 역사성과 희귀성, 스토리와 규모, 아름다운 경관까지 보유하고 있는 제주 밭담은 길이 보존하고 널리 알려야 할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입니다.

    규모면에서도 밭담과 돌담을 전부 이으면 중국의 만리장성보다도 10배 이상이나 긴 엄청난 길이이며, 연결된 모습이 살아 움직이는 흑룡 같아서 흑룡만리라 불리기도 합니다.

    제주 평화의 섬의 상징으로 제주의 역사를 대변할 수 있고, 화해와 상생의 의미를 가지고 있는 제주 밭담이 세계중요농업유산에 등재된 것을 온 나라 사람들과 함께 축하하며, 때맞춰 우리 아이들이 쉽게 읽을 수 있는 창작 그림책으로 나오게 되어 무척 반갑고, 작가와 출판사에도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작가 소개>

     

    글 박소명

    어린 시절 산과 들을 마음껏 뛰어놀며 자랐습니다. 대학에서 유아교육을 공부했고, 동아일보 및 광주일보 신춘문예에 동화가, 월간문학에 동시가 당선되었습니다. 은하수문학상, 오늘의동시문학상, 황금펜아동문학상을 받았습니다. 현재 열심히 글을 쓰면서 틈틈이 도서관과 학교에서 어린이들을 만나 시와 동화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동시집 산기차 강기차』 『빗방울의 더하기』 『꿀벌우체부와 동화 든든이와 푸름이』 『창창창 창구, 환경 동화 세계를 바꾸는 착한 똥 이야기』 『세계를 바꾸는 착한 마을 이야기등을 썼습니다.

     

    그림 민들레

    대학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했습니다. 지금은 프리랜서로 어린이 책에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한국아이+태국아이=한태』 『내 배꼽이 더 크단 말이야』 『할아버지와 사과나무』 『도깨비와 개암등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그림으로 마음을 전하는 화가가 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