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해수유통 결단 필요"..'시화호 타산지석' 전문가들 주장

"보 설치해 부분 해수유통을 시키고 배수갑문 늘리는 방안도 검토해야" "담수화 고집으로 매년 9000억 손해..해수유통으로 그 이상 벌 수 있어"뉴스1 | 김춘상 기자 | 입력 2015.07.09. 15:43 | 수정 2015.07.15. 01:09

(전주=뉴스1) 김춘상 기자 = 새만금사업 성공을 위해서는 수질 개선 가능성의 희박한 담수화 고집을 버리고 해수유통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박덕배 (사)한반도수산포럼 회장은 9일 전북대 진수당에서 열린 새만금 정책토론회에서 "새만금사업의 성공은 수질 관리에 달려 있다고 감히 말씀드린다"면서 해수유통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농림수산식품부 제2차관을 지낸 박덕배 회장은 "그간 추진해온 새만금 수질개선대책이 효과를 거두지 못했으며, 유관기관에서 밝힌 조사결과에서도 수질이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농업용수를 전제로 추진해온 담수화는 명분도 없을 뿐 아니라 수질목표 3등급을 달성할 수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만금 방조제의 신시배수갑문 © News1
새만금 방조제의 신시배수갑문 © News1

그는 "새만금보다 더 작은 시화호의 경우에도 수질 관리가 안 돼 2001년 담수화를 포기하고 해수유통으로 바꿔 수질이 개선되고 있다"고 해수유통을 주장하는 근거를 댔다.

박 회장은 "새만금 상류 농업용지 부근에 보를 만들고 하류인 명품도시 쪽만 해수유통을 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면서 "경우에 따라서는 수질 개선을 위해 부안과 군산 쪽 방조제를 터서 해수유통을 강화하는 것도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토론자로 나선 김강주 군산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새만금호의 담수화에 따른 수질 악화는 필연적"이라고 했고, 이상훈 녹색에너지전략연구소 소장도 "해수유통은 현실적인 새만금 수질관리 방안"이라고 했다.

새만금 수질악화는 만경강과 동진강 유역의 비점오염원이 대표적으로 꼽히지만 호소 내측 퇴적물에 있는 유기물이 더 큰 문제라는 지적도 나왔다.

김강주 교수는 "새만금 유역에 쌓이는 퇴적물 내 유기물은 상류에서 흘러나오는 영양물질이 아니라 내부에서 생산되는 조류로 인해 자체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라며 "따라서 상류에서 깨끗한 물을 내려 보내는 것으로는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상류의 비점오염원 저감과 함께 새만금 호소 내부에 대한 수질개선 대책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하지만 호소의 면적이 넓고 퇴적된 유기물을 걷어낼 수 없어 실현가능할지는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새만금호 중간지점 연도별 수질변화 2015.06.16/뉴스1 © News1 박효익 기자
새만금호 중간지점 연도별 수질변화 2015.06.16/뉴스1 © News1 박효익 기자

이날 토론회에서는 해수유통 주장과 함께 조력발전 도입의 필요성도 제시됐다.

이광수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선임연구원은 산업부의 2006년 새만금 조력발전 부존량 조사를 언급하면서 "신시도 부근을 대상으로 하는 소규모 창조발전의 경우 생산 전력이 약 68만7000MWh"이라며 "50만명이 가정에서 이용할 수 있는 전력량으로 경제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광수 연구원은 "새만금 지역이 시화호에 비해 조차가 작지만 조지 면적이 넓고 담수 유입량이 많다"면서 "하지만 조력발전소를 건설한다는 것은 다시 한 번 새로운 환경으로 바뀌는 것이므로 환경영향분석 등 심도 있는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민호 k-water 차장은 "조력발전이 도입된 사화호는 오염물질 유입이 줄어들고 지속적인 해수유통을 통해 해양저서생물이 방조제 건설 이전 수준으로 회복 중"이라고 밝혔다.

유기하 전주MBC국장은 "새만금 수질 문제는 환경이나 수질 전문가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토목과 수리학 전문가 등 다양한 전문가들의 종합적인 토론이 필요한데, 전북도, 새만금개발청, 환경청 모두 제각각"이라며 "지금까지 투입된 천문학적인 새만금 수질 비용에 대해 책임지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정현 전북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새만금 호소의 COD와 T-N 수치가 6급수에 육박한다"면서 "조력발전으로 수질개선과 기수역 복원이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밝혔다.

이정현 사무처장은 "방조제 바깥의 환경변화와 이로 인한 어업 피해도 심각한 상황"이라며 "새만금 해수유통이 사업 중단이나 축소라는 정치적 해석은 새만금 사업의 성공에도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새만금 내부용지 개발계획과 뭍으로 변한 부분 © News1
새만금 내부용지 개발계획과 뭍으로 변한 부분 © News1

올해 새만금 수질 중간평가를 앞두고 마련된 이날 토론회는 환경운동연합과 한국신재생에너지학회가 주최하고, 전북환경운동연합과 녹색에너지전략연구소가 주관했다.

전북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인 오창환 전북대 교수는 "정부는 새만금 수질을 3급수로 잡았는데, 이미 5급수에 가까워져 있고, 일부는 6급수인 실정"이라며 "내부 용지의 경우도 군산 산업단지를 메울 흙조차 구하기 힘든 실정"이라고 말했다.

오 교수는 "새만금 담수화로 인한 피해는 연간 9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가능하지도 않은 담수화를 포기하고 해수유통을 하면 그 이상의 이득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mellotr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