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후인 2035년, 1인 가구의 삶은···
(경향신문 2015.1.30 기사)
1인 가구 비율이 34.3%에 달하는 2035년, 1인 가구의 라이프스타일은 어떻게 변할까. 국제미래학회 소속 학자들이 미래예측 시나리오 기법을 통해 2035년 1인 가구의 삶을 그려봤다
시나리오 구성에는 국제미래학회 안종배 학술위원장,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문영호 부원장, 아스팩미래기술경영연구소 차원용 소장, 미래전략정책연구원 박경식 원장이 참여했다.
미래학자들은 20년 후인 2035년에는 가구마다 대화와 감정교류가 가능한 인지정서로봇이 하나 이상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사진은 인공지능 로봇이 나오는 SF영화 ‘엑스 마키나’의 한 장면.
2035년 5월17일 오전 7시. IT제조업체에서 근무하다가, 유망한 빅데이터 관리자로 직업을 바꾼 37세 윤정훈씨는 종달새가 지저귀고 시냇물이 흐르는 소리와 함께 눈을 떴다. 밤 사이에 커튼을 대신해 빛을 차단한 지능형 윈도우가 투명창으로 바뀌어 있다. 이제는 스마트홈 시스템이 자연스러운 느낌이다. 오늘처럼 잠들기 전 음성으로 세팅하여 놓은 스마트 알람소리는 언제나 그에게 빨리 눈을 뜨고 싶은 욕구를 일으킨다. 스마트 알람에선 그의 건강과 날씨에 맞춰서 기타소곡 알람브라궁전이 흘러나왔다.
출근 준비를 위해 욕실로 향한 그는 양치질을 하는 동안 뇌파를 통해 전기신호를 보내 오늘 자신의 일정과 알고 싶은 각종 정보를 뉴로(neuro·신경) 스마트 거울에 불러온다. 그때 함께 사는 로봇 미미가 예쁜 목소리로 “오늘 기분이 어떠냐?” “몇 시에 돌아올 예정이냐”고 물었다. 윤씨는 “기분은 좋고, 회의만 끝나면 곧 집에 돌아올 예정”이라고 답했다. 대화와 감정교류가 가능한 인지정서로봇 미미는 가사노동을 전담하고 그가 아파 위급할 땐 이미 입력해놓은 병원 응급실에 자동으로 구급 신호를 보낸다. 평소에도 원격진단·진료를 돕는다.
세안을 마친 그는 옷을 입고 손목에 두른 밴드 스마트폰으로 건물 아랫층 공용식당에 마련된 식단을 미리 선택한 후 내려갔다. 윤씨의 집에도 간단한 3D 푸드(FOOD)프린터 조리시설과 냉장고가 비치돼 있지만 그는 대부분 식사를 1인 가구로 구성된 이 셰어아파트 거주민들이 공유하는 식당에서 해결한다. 거주민들은 식당 외에 스파, 피트니스센터 공간도 공용으로 사용하며 서로 교류한다. 그가 사는 20층짜리 이 아파트는 100세대가 전부 5~10평대 초소형으로 설계돼 있다. 스마트 보안장치가 설치돼 있어 누군가 허락없이 침입하면 자동경보가 울리는 동시에 가까운 방범초소에 자동신고가 이뤄져 안전하다. 그가 사는 서울엔 이런 시스템으로 이뤄진 셰어하우스가 즐비하다. 도시 전체가 스마트시티로 구축되어 사물인터넷을 통한 만물과 연결된 네트워크와 지능화된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때문에 윤씨처럼 빅데이트를 관리하고 활용하는 전문가의 수요가 늘어나고 이들의 윤리의식이 매우 중요해졌다. 1인 가구만 사는 곳도 있는가 하면 1~2인 가구와 노인 세대로 이뤄진 셰어하우스도 많다.
그는 장기임대한 무인 스마트자동차를 타고 목적지를 음성으로 전달하여 자동차 인공지능으로 움직여 업무 회의가 이뤄지는 장소로 이동했다. 웬만한 업무처리는 홀로그래피와 화상회의가 탑재된 3차원 스마트 워크시스템이 작동하는 집에서 스마트워크로 처리하지만 오늘처럼 프로젝트 관련 관계자들이 다 같이 만나는 날은 직접 회의 장소에 나가서 의견을 조율한다. 무인 스마트자동차는 직접 운전할 필요가 없어 그는 차 안에서 회의 내용을 다시 한번 숙지한다. 요즘엔 집 없이, 미니가전과 3D프린터가 장착된 모바일하우스 자동차가 이동수단이면서 잠자는 집이자 업무공간으로 활용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그는 잠만은 형태를 갖춘 집에서 자고 싶다. 요즘 소형집들은 로봇들이 레고를 조립하듯 조립하거나 3D 프린팅으로 모듈을 찍어 짓는 인스턴트 하우스도 늘고 있다.
바깥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그는 화상전화와 화상회의, 엔터테인먼트와 컴퓨터 기능을 두루 탑재한 클라우드 TV컴퓨터를 켜고 친구 상민을 불러냈다. 자신이 좋아하는 클래식 음악 온라인 동호회를 통해 만난 새 여자 친구와 이번 주말 디지털프리 빌리지에 가서 데이트를 즐긴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였다. 디지털프리 빌리지는 전자파가 차단되고 디지털기가가 전혀 존재하지 않는 공간으로 요즘 도시민 사이에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친구는 다른 일정으로 바쁜 지, 친구의 3D 감성 아바타가 나타난다. 이 아바타는 자신의 개성을 감성적으로 나타내 주는 것으로 개인마다 서너개씩 갖고 있다. 물론 이 아바타는 클라우드를 통해 아바타 창조라는 앱같은 툴을 구매한 후 본인이 좋아하는 대로 큐레이션을 통해 여러 개로 만들면 된다. 윤씨는 친구의 아바타에게 여자 친구에 대한 이야기와 주말 계획을 설명한다. 그때 갑자기 여자 친구가 TV 화상전화에서 홀로그램으로 나타났다. 그녀는 새로 구입한 의류일체형 웨어러블 컴퓨터 옷을 입은 채 맵씨를 뽑냈다. 나노의복, 나노양말 등 스스로 셀프 클리닝되는 의류에 친숙한 현대인들은 여유로워진 시간 덕분에 다양한 취미생활을 하며 산다. 여자친구는 웨어러블 컴퓨터 옷에 매분매초 기록되는 체지방 등을 바탕으로 다이어트를 했다고 말하면서 살을 뺀 기념으로 3D 피팅 시뮬레이션을 통해 쇼핑을 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내 여자친구의 홀로그램은 사라졌다.
윤씨는 여친과 잘 되더라도 꼭 결혼을 해야 한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일부일처제의 구속과 굴레에 대한 거부감 및 자신의 삶을 향유하고 싶기 때문이다. 하지만 뜻이 맞으면 동거는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서울에는 동거커플, 무자녀가정, 배우나·애인 없이 시험관 시술로 얻은 자녀와 함께 사는 비혼자 등 다양한 형태의 삶이 공존한다. 사람과 똑같은 온기와 반응을 할 줄 아는 섹스돌에 만족하는 이들도 꽤 있다. 하지만 윤씨는 사람과의 교제는, 특히 사랑은 다른 어떤 것으로도 대체할 수 없다고 믿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에서는 1인 가구들의 고독감 해소를 위해 결혼을 장려하면서 또한 1인가구 공동체를 장려하는 1인가구경제(Solo Economy) 시스템 및 공유경제(Sharing Economy) 구축에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친구의 아바타와 홀로그램이 사라진 후 윤씨는 집에서 스마트워크 시스템으로 오늘 업무를 마무리했다. 이후 영상 SNS로 온라인 친구들과 대화한 그는 평소 같은 또래의 싱글들이 많이 모이는 와인식당에 가서 저녁을 먹었다. 그런 다음 공용 피트니스센터에서 운동을 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스마트조명이 그가 잠드는 속도에 맞춰 빛의 밝기를 스스로 조절하더니 이내 꺼졌다.
기사출처: 경양신문(2015.1.30) 글: 박주연 기자 jypark@kyunghyang.com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code=940100&artid=2015013020432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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