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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스스로 '금연구역' 만들어 건강 지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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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스스로 '금연구역' 만들어 건강 지킨다

구로구 ‘잣절마을’ 네트워크

 

경향신문 | 김보미 기자 | 입력 2014.12.14 23:52
서울 구로구 개봉1동 잣절마을 한가운데를 가르는 큰길 바닥과 벽에는 '금연구역' 표지판(사진)이 붙어 있다. 구청이 흡연을 금지한 장소도 아니고, 담배를 피운다고 과태료를 부과하는 곳도 아니지만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거의 없다.

개봉중학교가 인근에 있고, 양쪽에 주택과 빌라가 늘어선 이 길은 이 일대에서 통행이 가장 많은 곳이다. 하지만 성인들은 물론 청소년들도 거리낌 없이 담배를 피워대면서 거주민들의 불만이 컸다. 주민들은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지난해 토론회와 거주자 설문을 실시했고, 이 결과를 토대로 지난 1월 이 일대를 금연권장구역으로 자체 지정했다. 강제력은 없지만 주민 스스로 규칙을 만든 덕분에 이제 누구도 이곳에서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



주민들이 건강을 지키기 위해 구성한 모임이 3년 만에 마을공동체로 진화하고 있다.

잣나무가 많고 절이 있었다는 데서 유래한 잣절마을에는 주민들이 만든 '건강네트워크'가 있다. 2012년 구로보건소가 주민이 필요한 건강사업을 꾸려보자는 취지에서 지역 단체, 동아리를 모았다. 총 20시간의 교육을 받은 건강지도자도 배출했다. 이들은 주민들과 만나 금연구역처럼 실제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듣고 해결책을 모색했다.

건강한 동네를 만들자는 취지로 매달 한 번씩 3년째 모이면서 자연스럽게 마을 현안을 토론하는 자리가 됐다. 노인들의 이용이 많은 마을버스 종점 정류장 의자가 너무 오래돼 불편하다는 이야기가 나오자 정류장을 새로 꾸몄다. 마을 입구이기도 한 낡은 굴다리에는 벽화를 그려 넣었다. 주민들이 원하던 에어로빅과 가족놀이방, 장애인운동교실, EM(발효액)활용 동아리도 생겨났다. EM동아리는 생태공원 수질 개선을 맡고 있다.

<김보미 기자 bomi8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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