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8. 2. 00:35ㆍ이런저런 이야기/책 속에 길이 있다
세계 최고의 MBA는 무엇을 가르치는가? 자유게시판
사토 지에 지음|황선종 옮김|싱긋|232쪽|1만3800원
최고경영자(CEO)는 곧 기업이다. 이들은 기업의 생(生)과 사(死)를 가른다. 그런 만큼 냉철한 판단력과 과감한 행동력은 필수다.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들어야 하고, 미래를 예측해 조직 구성원들에게 갈 길을 제시해야 한다. 이런 능력이 없다면 수천·수만명의 앞길을 망치는 최악의 리더가 된다.
성공한 CEO가 되기 위해서는 현재를 넘어서기 위한 훈련은 필수다. 작게는 내가 속한 조직과 업계의 미래, 크게는 전 세계와 인류가 어떻게 변할지를 내다볼 수 있어야 한다.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언제나 변화와 혁신을 추구해야 한다.
하지만 문제가 있다. 타고난 천재가 아니고선 혼자 고민하고 훈련한다고 해서 변화와 혁신이 나올리 없다. 삶을 살면서 누구도 겪어보지 못한 엄청난 일을 겪거나 누군가에게 교육을 받지 않고서 CEO의 자질을 갖춘다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이 때문에 CEO를 준비하는 이들은 경영전문대학원(MBA)을 통해 한 단계 더 도약할 준비를 하는 경우가 많다.
이 책은 CEO를 양성하는 경영전문대학원(MBA)의 교육 과정을 소개하고 있다. 하버드, 스탠포드, MIT, 펜실베니아, 콜럼비아, 버클리, 런던 등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13개 경영대학원의 강의 내용을 선보이며 CEO가 되기 위한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특히 수강생의 입장에서 인상 깊었던 강연을 추려 교수진과 학생이 토론을 벌이는 방식으로 책을 서술하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가령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의 경우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수업을 한다. 교수는 학생들에게 ‘자신을 특채한 상사가 거짓데이터를 소비자에게 보내라고 지시한다면’과 같은 난해한 토론 주제를 던져주고, 사회자의 역할만 한다. 학생들은 딜레마 상황에서 한가지 선택을 내려야 한다. 독특한 것은 사례의 실제 주인공이 이 토론장에 동석한다는 것이다.
런던 비즈니스 스쿨은 창의력을 길러주는 수업을 한다. 교수는 ‘버버리는 2003년 당시 어떤 전략을 취해야 했는가’라는 질문을 던져주며 학생들의 다양한 생각을 끌어낸다. 버버리는 2003년 당시 세계 각국으로 라이선싱 사업을 확대하면서 수익이 늘고 있었다. 하지만 라이선싱 사업으로 제품이 대량 판매되면서 세계 어디서든 버버리 체크무늬를 쉽게 볼 수 있게 됐고, 브랜드 가치가 점점 떨어지는 상황이 오게 됐다.
저자는 결국 MBA가 경영자의 자질을 키우는 교육에 국한돼 있기보다 인간으로서의 모든 자질을 발전시키는 교육을 해야 훌륭한 CEO를 양성할 수 있다고 말한다. 회사를 경영하면서 인간이 겪을 수 있는 온갖 상황이 닥칠 수 있기 때문이다.
독자 입장에서는 저자의 말대로 ‘자신이 유학생으로 MBA 강의 현장에 있다면 어떻게 대답할 것인지에 대해 생각’하고 이 책을 읽어도 좋을 듯 하다. CEO의 자질과 조건을 떠나 나름대로 훌륭한 ‘인간의 자질’을 갖췄는지 스스로 물을 수 있는 좋은 기회다.
http://www.seri.org/fr/fPdsV.html?fno=218798&menucode=0499&gubun=19&no=000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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