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난 주말(28일), 서울 월드컵경기장 북측광장에는 축구 경기가 있는 날도 아닌 데도 저녁 늦게까지 수많은 사람들로 북적이며 불야성을 이뤘다. 밤 10시까지 ‘모든 것을 사고파는 시민 야시장’이 열린 것. 말 그대로 모든 것을 사고판다는 이곳에 필자가 다녀왔다.
시장이 개장하는 오후 5시. 서울월드컵경기장 북측광장은 개장과 동시에 사람들로 북적이며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행사의 정식명칭인 ‘마켓’에는 왜 ‘ㅌ’ 받침이 붙었을까?
누구나 참여 가능하며 모든 것을 사고 팔 수 있는 시민 야시장이 서울 월드컵경기장 북측광장에 마련됐다.(사진=시민 야시장 공식페이스북) |
이 행사를 주최한 청년 사회적기업 ‘방물단’은 사람이 주인이 되는 시장 본연의 모습을 살리는 의미를 이름에 담았다고 한다. 이처럼 이름에서부터 다른 장터와는 구별되는 이곳은 사전 예약을 마친 사람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불법적인 물품을 제외하면 무엇이든 팔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최근 들어 많은 장터들이 운영되고 있지만, 마켓의 성격에 따라 품목이나 판매자가 제한되는 경우도 있고 혹은 선착순이거나 추점제로 운영되기 때문에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가령 대학로의 ‘마르쉐장터’는 직접 농산물을 재배한 농부들만 참여할 수 있고, 뚝섬의 ‘벼룩장터’는 중고 물품만 판매 가능하다. 이뿐 아니라 다른 장터와는 달리 저녁 10시까지 야시장으로 열리기 때문에 쏠쏠한 재미가 더해진다.
서울월드컵 북측광장에서 열린 시민 야시장이 수많은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다. |
자, 그러면 이제 본격적으로 시장을 둘러볼 시간. 일반적인 장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의류, 신발, 각종 액세서리, 중고물품 등은 물론이고, 농산물, 화초, 아이디어 넘치는 수공예품 등은 이젠 기본 아이템이라고 할 만큼 이곳에는 어느 장터에서도 볼 수 없는 다양한 물건들로 가득했다.
여행지에서 찍은 사진으로 만든 엽서, 리사이클링 제품을 비롯해 핸드폰에 담긴 반려동물의 사진을 이용해 즉석에서 만든 뱃지 등 모든 것을 사고파는 시장답게 정말 다양한 물건들이 이곳을 찾은 사람들에게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었다.
모든 것을 사고파는 시장답게 정말 다양한 물건들이 즐비하다. |
어디 이뿐인가. 셀러들이 자신들의 물건을 팔기 위해 ‘진땀 흘려 정성으로 만든 수제가방’, ‘퀼트 경력 9년차의 100% 수공예 엄마의 솜씨 자랑’, ‘뉴욕 아가씨의 손맛’ 등 기발한 아이디어를 내세운 홍보문구는 보는 이로 하여금 지갑을 열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게다가 동전을 던져 원안에 들어가면 ‘1+1’을 실시하는 등 대형쇼핑몰에서나 등장할 법한 판매 전략을 보인 셀러는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기발한 아이디어로 판매 전략을 선보이고 있는 판매자들. |
도매시장에서 떼온 물품을 판매하고 있는 김명진 씨. (사진 오른쪽) |
넥타이 리사이클 빈티지 의류를 판매하고 있는 강동화(27) 씨는 서울시 청년창업센터에 입주한 기업인이다. 강 씨는 “본격적으로 아이디어를 상품화시키고 6개월 정도 지났지만 판매처가 마땅치 않았다.”며 운을 뗐다. 그러면서 강 씨는 “이런 기회를 통해 제품 홍보도 하고, 또 다른 판로 개척을 할 수 있다. 더불어 고객들에게 직접 제품에 대한 피드백을 받을 수 있어서 일석이조의 장점이 있다.”며 “앞으로 이런 시장이 상설화되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넥타이 리사이클 빈티지 의류를 판매하고 있는 청년창업센터의 강동화(27) 씨. |
한 쪽에 마련된 공간에서는 물풍선 던지기, 탁구 등 다양한 스포츠와 놀이 프로그램도 함께 진행되고 있어 가족, 연인, 친구와 함께 온 사람들은 물건도 사고 즐거운 놀이도 겸할 수 있었다. 이렇듯 마켓은 우리네 옛날 시장이 그랬듯이 시끌벅적한 가운데 흥정이 오가며 사람의 온정이 고스란히 묻어나고 있었다.
휴일을 맞아 데이트를 즐기러 나온 조은아(회사원·33세) 씨는 “페이스북에서 시민 야시장 홍보 사진을 보고 알게 됐다. 막상 와보니 생각보다 장터 규모가 커서 놀랐다.”며 운을 뗐다. 그러면서 조 씨는 “자신을 재능을 보여줄 수 있는 물건들이 많아서 다른 장터와는 달리 무척 신선하게 느껴진다. 특히 직접 만든 음식들이 정말 맛있어서 깜짝 놀랐다.”며 “앞으로 좀 더 활성화돼 현실적으로 금전적 이득을 보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양한 즐길거리들이 즐비한 야시장은 예전 시장의 시끌벅쩍한 열기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했다. |
어느새 밤은 깊어지고 갈수록 사람들이 더 늘어나는 시장에는 불이 환하게 켜졌다. 이젠 어느 정도 배가 출출해질 시간이다. 시장 안에선 다양한 먹거리들을 선보이며 인기를 끌었는데 집에서 사용하는 밥솥을 직접 들고 나와 밥을 해주는 셀러도 있었다. 일본인들이 직접 판매하고 있는 타코야키 역시 인기만점이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미 준비해온 음식은 동이 나기 시작하고 여기저기서는 “떨이요~ 떨이로 팔아요!”라며 준비해온 물건들을 팔기 위한 셀러들의 마지막 필살기가 한창이다. 때마침 준비된 북 공연이 야시장의 흥겨운 분위기에 정점을 찍었다.
밤이 깊어지면서 불을 환하게 밝힌 야시장의 모습이 흥취를 더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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