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 변화를 보면
희망이 보인다
오늘날 농수산업의 패러다임이 크게 바뀌고 있다. 소규모 가족농이 대규모농업의 소득을 앞서가는 추세고, 증산위주의 농수산업보다 생산, 가공, 유통을 병합시키고 타 자원과 융합시키는 것이 고소득원으로 떠오르고 있다. 시장에선 가격이 경쟁력의 우선 조건이던 것이 맛, 신뢰, 편리성, 멋 등을 수반한 가치가 가격보다 우선 조건이 돼 가고 있고, 도․소매 중심으로 이루어지던 시장에서는 직거래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젠 직거래 쪽에서 유통의 대안을 찾아야 한다. 그렇다고 직거래만 하면 무조건 돈이 되는 것은 아니다. 단발성 거래는 영양가가 높지 않다. 따라서 소비자의 충성도를 높이면서 거래를 지속화 시키는 단골직거래를 지향해야 한다. 단골직거래 소비자는 싼 맛보다는 신뢰와 맛, 멋을 더 중시 여기는 만큼 단발성거래와는 전혀 다른 매력을 지니고 있다.
절망과 희망이
상존하는 북평면
북평면은 지리적으로 매우 독특한 모습을 띠고 있다. 바다는 완도와 사이에 협곡 같은 모양이고, 썰물 땐 80% 이상이 갯벌로 드러난다. 육지는 달마산맥을 등지고 동남쪽으로 칼처럼 길게 늘어져 있다. 전국적으로 이렇게 긴 모양을 띤 면이 또 있을까 싶을 정도다.
이러한 조건 때문에 북평면은 산업화의 영향을 받은 80년대부터 쇠퇴의 길을 걷게 된다. 갯벌로 드러난 바다는 규모화로 치닫는 부유식 김양식을 수용하지 못했고, 좁은 내만어장은 노인들의 소일거리 장일 뿐 젊은이들의 꿈을 싣기엔 역부족이었다. 육지는 땅이 비좁아 대규모 경작은 엄두를 낼 수 없었다. 톤가마에다 수확하는 대규모 뻘땅농사, 초원을 이루는 배추농사나 고구마농사는 그림의 떡이었다. 설상가상 북평면 대부분의 바다와 육지는 수자원보호구역으로 묶여 개발의 꿈도 꿀 수없는 불운(?)의 조건이었다.
하지만 농수산업의 패러다임이 변하는 시대추세에 맞추어 보면 북평면이 이젠 새로운 기회의 땅이 된다는 걸 알 수 있다.
긴 띠를 이룬 갯벌바다는 다양한 제철진미를 건져낼 자원의 보고다. 와룡마을에서 남성마을에 이르는 바다에는 어디에 비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어패류와 해초류가 서식하고 있다. 협곡같은 바다의 빠른 조류가 갯벌을 건강하게 유지시켜 주기 때문에 수산물의 맛과 영양이 더욱 뛰어난 조건이다. 게다가 이곳 바다가 주는 독특한 미관과 다양한 체험거리는 바다자원의 가치를 더해 준다.
육지는 어떤가? 달마산이 북서풍을 막아 따스한데다 모든 농지가 바다의 2km 안에 있어 해풍이 잘 깃들기 때문에 다른 지역에 크게 차별화 되는 조건이다. 이런 조건은 꾸러미농업이나 토종특화농업을 활성화시키기에 안성맞춤이고 소규모 가족농이 알부자를 이루기에 좋은 조건이다. 게다가 지령 15억년의 달마산 화강암에서 내 뿜는 기(氣)도 큰 이점이다.
북평 희망시대를 열
네개의 열쇠
죽을 약 옆에 살 약 있다 듯 북평면에는 절망의 조건과 희망의 조건이 상존하고 있다. 희망의 북평시대를 열기 위해 네 가지 꿈을 제안한다.
첫째, 북평을 실속 있는 알부자 고장으로 만들자.
생산에만 의존해 밭떼기, 차떼기하는 방식은 ‘쭉정이 농사’다. 다양한 가공과 단골직거래를 통해 부가가치를 창출하자. 마을마다 씻고, 자르고, 말리고, 찌는 1차 공동가공시설을 기반으로 향기 나는 농특산품을 개발하자. 마을별로 꾸러미농업공동체를 구성하여 소농의 희망을 일구자.
둘째, 북평을 도농교류와 직거래 메카로 만들자.
남창장을 제철진미장터로 개발해 철따라 맛과 풍류가 있는 명품장터로 발전시키자. 북평의 제철진미자원을 전국으로 입소문 내는 진원지로 삼자. 북평팬 2만명을 만들자. 농어가별, 마을별 고객을 통합관리하고 다면적 직거래를 유도하자. 도시민들과 제2의 고향 맺기 운동을 펼치자.
셋째, 인생후반전이 더 멋있는 고장으로 만들자.
이젠 100세 시대다. 100세 시대엔 전반전 보다 후반전의 삶이 더 중요하다. 따뜻한 일거리와 복지, 문화가 어우러지는 고장. 후반전을 잘 살고자 고민하는 도시민들이 찾아드는 고장을 설계하자. 기후와 자원이 최상조건이기 때문에 중소농의 생산과 가공, 단골직거래를 활성화시키고 귀농․귀촌 유치를 체계화 시키면 큰 성과를 거둘 것이다.
넷째, 북평을 토종이 살아 숨쉬는 고장으로 만들자.
북평 바다는 제철진미의 보고다. 와룡굴, 오산감태, 서홍낙지, 안평오도리, 남전돌김, 남성전복…. 이런 자원에 향기로 옷을 입히고, 가공하여 부가가치를 높이자. 와룡굴처럼 크게 입소문 난 산품들은 미끼상품으로 삼자. 농업은 토종과 해풍 이미지로 통일시키자. 시장 잠재력이 큰 토종품목을 새로운 농업으로 특화시키자. 달마산 기를 받아 해풍 먹은 토종농산물을 미래의 꿈으로 개발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