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한국전쟁 이후 정치권력의 폭력성과 보통 사람들의 암울한 삶을 해학적 필치로 그려낸, 소설가 윤흥길의 대표작으로, 권력의 피폐한 모습을 해학과 풍자의 거울로 들여다보았다. 해학성의 두루뭉실한 그릇에 담아 대상을 원천적으로 수용해버리는 웃음의 처리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저자 윤흥길
(서평)================================
[완장]은 1983년 초판이 1993년에는 제 2판이 발행되었다. 이 작품은 출간과 동시에 한국 문단에 큰 반향을 일으켰고, TV 미니시리즈로 제작되어 대중적으로도 성공을 거두었다. 초판 이후 20여년의 세월이 지난 현재는 거의 절판 상태에 놓이게 되었고, 이것은 전적으로 「현대문학」사의 책임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시대를 달리해도 가치를 잃지 않을 작품은 마땅히 있을 자리로 끌어내 다음 세대들의 읽을 권리를 보장해줘야 한다는 뜻에서 복간을 결정하였다.
[완장]은 윤흥길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로, 남도 방언을 빌은 그의 걸죽한 입담과 해학은 이 작품을 단연 돋보이게 만든다. 전통 패관문학이 담고 있었던 해학은 한국 문학의 정체성을 잘 나타내 줄 수 있는 중요한 요소이다. [완장]은 그 요소를 능수능란하게 활용하고 있다는 점에서만도 충분히 평가 가치를 지니는 작품이다.
[완장]은 우리 근대사에서 반드시 한 번은 짚고 넘어가야 할 암울했던 역사를 모티브로 씌어진 역작이다. 한국전쟁 이후 정치권력의 폭력성과 보통 사람들의 암울한 삶을 해학적 필치로 그려낸 이 작품은 한국적 특질을 가장 잘 살린 작품으로 남을 것이다.
평론가 김병익 씨는 [완장]을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처럼 현실의 분명한 알레고리"를 가진 작품이라고 평하면서, "한국 사회에 만연해 있던 정치 상황을 가늠하는 잣대"로 "제식훈련"을 차용했던 작가가 "한국인의 권력의식을 진단하는 도구"로 "완장"을 차용하고 있다고 짚었다. 또한 이 작품은 "권력이란 과연 무엇인가, 그럿은 우리에게 어떤 심리적 반응과 효과를 요구해왔던가 하는 보다 심각하고 진지한 반성들을 이 하작것없는 완장에 얽힌 숱한 사건들을 통해 제기하고" 있으며, 한국 사회가 처해 있는 "권력의식의 상황을 가장 첨예하게 반영"하고 있는 작품이라고 평가하였다.
끝으로 작가 윤흥길의 작품세계를 평론가 황종연 씨는 다음과 같이 집약하고 있다. "윤흥길이 '사랑'이나 '살림'이라는 말로 표현한 유토피아의 원리는 대체로 휴머니즘의 계보에 속한다. 그것은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결정할 자유가 있는 인간 사이의 화해나 제휴를 강조하는 것이다. 이러한 인간에 대한 믿음은 한국문학이 지금까지 가장 줄기차게 그리고 감동적으로 표출한 윤리적 감각임에 틀림없다."
지은이 윤흥길
1942년 전북 정읍 출생, 전주사범학교와 원광대 국문과를 졸업 1968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회색 면류관의 계절>이 당선되어 문단에 나왔다. 한국문락작가상, 현대문학상, 한국일보문학상, 요신문학상 등을 수상했으며, 현재 한서대 문예창작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황혼의 집』『아홉 켤레의 구두로 남은 사내』『장마』『꿈꾸는 자의 나성』등의 소설집과 『묵시의 바다』『에미』『밟아도 아리랑』『낫』『빛 가운데로 걸어가면』등의 장편소설을 출간했다.
완장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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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근담에 이런 글이 있다. 요즘 우리는 완장을 빼앗으려는 사람과 지키려는 사람들의 온갖 추태를 구경한다. 흠해와 흉계가 난무하고 사기와 거짓이 춤을 춘다. 선거라는 방법으로 서로 완장을 차지하려 하기 때문이다. 조선시대 과거시험 한방이면 모든 게 끝이 나던 구습이 아직 남아서일까? 권력의 주변에서 맴돌던 한이 표출 된 걸까? 아니면 한국사회에 뿌리 깊게 박혀있는 감투에 대한 환상일까? 한번 의원이면 죽을 때 까지 의원님으로 호칭되는 이름값에 대한 꿈일까? 하기야, 우리 동네 큰 기와집 어른은 지금도 면장님으로 불리우고, 그 옆집 어른은 퇴직하신지 수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교장선생님으로 호칭된다. 한번 차면 결코 벗기 싫은 완장은 코뚜레처럼 거추장스럽지만 겉으로 보여 지는 마력 때문에 도무지 벗을 수 없다. 남들은 보고 웃을지라도 완장은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권력이란 그래서 오르기는 쉬워도 내려오기는 너무 어렵고 힘이 드나보다. 완장을 한번 차보면 어지간한 경지의 학식과 교양이 쌓인 사람일 지라도 그 마력에 흠씬 빠지고 만다. 모든 사람들이 고개 숙이고, 말씨 또한, 부드럽고 아첨이 뚝뚝 떨어진다. 이것도 역시, 나는 모르고 있는데, 남들은 모두 알고 있는 완장의 속성이다. 그러나 우리사회에 대한 책임과 의무를 숙명으로 알고 희생과 헌신을 도덕성이라는 갑옷으로 무장한 시민운동 조직이나 진보주의자의 정치 행위를, 내가 혹여 완장으로 폄하 하고 있지 않나 우려스럽다. 문론 참된 보수진영의 우국지사에게도 완장이란 딱지는 어울리지 않는다. 그러나 어쩌랴 우리주변의 정치 신인이든 구인물이든 이들의 프로필을 좀 더 가까이서 읽어보면 금방 알 수 있을 게다. 끊임없이 권력의 주변에서 서성이다가 이제 한번 완장을 차보려는지, 아님 세상을 한번 제대로 바꾸고 모든 것을 제자리에 놓으려는 사람인지, 이제 여야 정치권은 세상 민심을 바로보고 원칙과 선명함을 기본으로 하여, 부끄러운 역사를 되풀이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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