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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득환
경동대
교수 |
한국사회가 산업화로 급속한 경제성장을 하는 과정에서 강원도는 지역여건상 많은 부분이 소외되었다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반면 소외되었기 때문에 강원도는 상대적으로 자연환경은 잘
보전하였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전체 면적의 80% 이상이 산림으로 뒤덮여 있는 강원도는 울창한 흑림을 자랑하는 독일의 슈바르츠발트도 부럽지 않다. 그런데 최근 수년 동안 잘 관리되고 보존되어 있는 자연환경도 그것을 개발하는
방식에 따라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는 주장이 전문가들과 환경단체 사이에서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그것은 다름아닌 ‘지속가능한 발전(Sustainable
Development)’이라는 것이다.
학자들마다 다양하게 정의하는 지속가능한 발전이란 대개 ‘미래세대가 그들의 필요를 스스로
충족시킬 수 있는 능력을 손상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현재 세대가 자신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개발’을 일컫는다. 다시말해서 지속가능한 발전은
지역개발을 추진할 때 지구 혹은 지역 환경용량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개발을 해야 한다는 것과, 환경보존이 성장만큼이나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이러한 지속가능한 발전을 구성하는 요소로는 크게 경제, 환경 그리고 복지를 언급하는데 개발은 모름지기 이들 세 요소가 동시에 통합되고 달성해야 하는 것이다. 이것은 경제발전을
포기하지 않으면서 아울러 환경의 질도 높이고 사회복지도 실현하는 개발방식이기에, 강원도로서는 아주 매력적인 개념이 아닐 수
없다.
지속가능한 발전을 인류가 지향해야할 정책이념이자 방향으로 우리가 받아들인다면 이제부터라도 강원도는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개발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우선 각종 개발은 환경과의 조화 속에서 추진되어야 한다. 빈곤은 환경의 악화를 낳고 환경악화는 더 큰 빈곤을 낳는 악순환이 되풀이되는 것이 후진국 모델이다. 따라서 지속가능한 발전 입장에서 보면 경제성장은 불가피하다고 보지만, 이것을 어떻게 인간이 살아가기에
좋은 조건으로 만드느냐가 핵심적이다. 1960~70년대 자동차산업으로 유명했던 미국의 디트로이트시가 오늘날 황폐한 도시로 전락한 모습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따라서 강원도의 환경과 여건에
맞는 개발아이템을 발굴하고 고뇌하는 노력이 무엇보다 긴요하다.
둘째는 성장뿐만 아니라 사회적 형평성도 중요하다. 물론 경제발전과
분배정의를 동시에 이루기에는 여러 가지 어려움이 따른다. 지속가능한 발전은 분배적 형평성을 지향하는데, 이 형평성은 사회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상생할 수 있는 공동체를 만드는 필요조건으로 본다. 모두가 더불어 잘 살 수 있는 복지 강원도가 되기 위해서는 이러한 사회적
형평성도 균형있게 정책에 반영되어야 한다.
셋째는 각종 지역개발은 거버넌스적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강원도는
‘철저한 보전,완벽한 개발’이라는 방향 하에 우수한 생태자원을 보전하고 깨끗하고 맑은 수자원을 관리하며 쾌적한 도심의 대기환경조성과 더불어 도민
소득증대를 높이는 ‘2020 글로벌 수도-강원’을 실천해 가고 있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행정 혼자만의 노력으로는 어렵다.
따라서 행정, 기업, 주민, 시민사회단체간의 상호협력과 공존을 바탕으로 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상호 소통하는 거버넌스 방식이 보다 합리성과 효율성을 증진시킬 수 있다.
결국
강원도에서의 지속가능한 발전은 주어진 자연환경과 산림을 여하히 이용하면서 인간이 추구하는 행복과 조화시킬 수 있느냐의 문제로 귀결된다. 따라서
자연환경의 충격을 줄이는 경제개발,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복지개발, 주민들의 합의를 바탕으로 한 거버넌스형 개발방식이
요청되고 있다. 다시말해 지속가능한 발전은 환경·경제·사회정책이 상호 유기적으로 통합되고 동시에 성장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이것이 가능할 때 비로소 강원도의 발전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