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티 다보스 거물들 “1% 사교모임인 다보스포럼 안간다”

2014. 1. 22. 21:48경제/다보스포럼 (세계경제포럼)

안티 다보스 거물들 “1% 사교모임인 다보스포럼 안간다”
버핏·저커버그 등 불참, 잡스도 생전에 참석 안해 미투데이공감페이스북트위터구글
22일부터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일명 다보스포럼)에 각국 정부수반과 중앙은행 총재 등 글로벌 명사들이 참석하는 가운데, 다보스행을 거부하는 ‘안티 다보스’ 거물들이 주목받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의 칼럼니스트 앤드루 로스 소르킨은 20일 칼럼에서 다보스의 초대장을 지속적으로 거절하는 인사들을 소개했다. 세계적 투자가 워런 버핏(83·오른쪽)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은 단 한 번도 다보스포럼에 참석한 적이 없다.

팀 쿡(53) 애플 최고경영자(CEO) 또한 다보스에 가지 않았고, 그의 전임자였던 스티브 잡스(1955∼2011)도 살아 생전에 한 번도 다보스포럼에 참석하지 않았다. 구글의 공동창업자인 래리 페이지(40)와 세르게이 브린(40·왼쪽)도 2년 전부터 참석하지 않고 있으며, 마크 저커버그(29·가운데) 페이스북 CEO도 대리인을 보내는 정도로 대응하고 있다.

이들이 다보스포럼에 참석하지 않는 이유는 다양하다. 우선 VIP만을 특별히 초대하는 ‘벨벳 로프’(velvet rope) 클럽성격 때문이다. NYT에 따르면 다보스포럼 티켓과 연회비는 약 7만 달러(약 7500만 원)에 달한다. 이 때문에 다보스포럼은 종종 ‘1% 가운데 1%’만을 위한 사교모임으로 불리며 부러움과 조롱을 동시에 사왔다. 특히 권위적인 문화와 환경을 꺼리는 정보기술(IT) 업계 인사들은 이런 모임에 대해 호의적이지 않은 편이다.

영국의 보리스 존슨 현 런던시장도 과거 다보스포럼에 참석해 “기라성 같은 존재들이 대거 모여, 서로서로 아첨에 열중하는 곳”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그러나 이들이 다보스에 가지 않는 가장 주요한 이유는 바로 효율성이다. 많은 정치인과 경제인, 전문가 등을 한 번에 만나야 하는 상황에서 회의의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의 채권펀드인 핌코의 엘 에리언(63) CEO는 “(사람들은 대개) 집중적이고 붐비지 않는 회의를 선호하기 마련인데, 시간관리 등 효율성 측면에서 (다보스포럼은) 어려움이 있다”고 지적했다.

3박 4일 동안 만날 수 있는 인사들의 수가 제한되면서, 포럼에 참석해 생기는 실질적 영향과 효과가 미흡하다고 평가하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그저 실질적인 이유로 불참을 결정하기도 한다. 대규모혁신협회 존 카오 대표는 다보스의 위치가 좋지 않아 이동에 시간이 많이 든다는 점과, 날씨가 춥고 사람이 너무 많다는 점을 들어 불참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해당 사안에 대해 큰 영향력을 가진 인물 없이 토론을 진행하는 것은 생산적인 논의로 나아가는 데 장애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다영 기자 dayoung817@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