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삶을 위한 식습관의 심리학
먹는 문제는 현대인의 화두 최근 먹는 데 문제가 있는 사람들이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식사장애로 고통받고 있는 사람은 2006년 이후 5년 새 30% 이상 증가했으며(손숙미 한나라당 의원 식사장애 자료 현황 분석, 2011. 7. 20), 청소년 10명 가운데 1명이 심각한 식사장애를 앓고 있는 실정이다 (식약청 보도자료, ‘청소년기 잘못된 비만 인식, 치명적인 식사장애 우려!’, 2010. 3. 4).
‘왜 많이 먹는가’ ‘왜 먹는 것을 꺼리는가’ ‘왜 먹는 것이 부끄러운가’ ‘왜 제대로 먹지 못하는가’ 하는 문제에 답하는 것은 단순한 일이 아니다. 우리가 왜, 무엇을, 얼마나 많이 먹는가는 유전, 호르몬, 뇌화학, 자존감, 관계역학, 습득된 행동, 정서장애, 스트레스, 트라우마 등 수만 가지 요인이 얽혀 있는 복잡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자신이 음식에 대해 어떻게 느끼고, 생각하고, 행동하는지를 먼저 알아야 한다. 그래야 그렇게 된 이유와 갈등을 찾을 수 있고 제대로 먹기 위한 진정한 변화를 실천에 옮길 수 있다.
이 책은 몸의 요구를 이해하고 음식으로부터 편안해질 수 있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식습관은 자신이 믿는 것, 느끼는 것, 행동하는 것과 직결된 문제임을 알기 쉽게 보여주고, 가짜 식욕은 왜 음식으로 충족되지 못하는지, 우리는 왜 음식으로 충족되어야 하는 진짜 식욕은 알아보지 못하는지를 설명하며, 몸의 신호를 읽고 몸을 믿으며 자연스러운 본연의 몸무게에 도달할 수 있는 심리 훈련법을 소개한다.
저자 커렌 케이닉은 10년 동안 폭식과 극단적 다이어트를 반복하며 고통받았던 경험으로 식사장애 전문 심리치료사가 되어 20년째 상담을 해오고 있다.
‘가짜 식욕’은 불편한 감정의 도피처 체중이 얼마가 나가든 몸매가 어떻든 상관없이 누구나 먹는 데 문제를 겪을 수 있다. TV 앞에서 정신없이 아이스크림을 퍼먹다가 커다란 통의 바닥을 긁고 나서야 정신을 차리거나 칼로리?지방 함량을 영양사보다 더 꼼꼼히 확인하며 극도로 엄격한 다이어트를 하거나 눈앞에 있는 음식은 아무리 배가 불러도 남기지 않고 모두 먹어 치워야 한다. 심하면 극단적으로 굶거나, 금식과 폭식을 반복한다.
이런 문제를 겪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음식, 먹는 일, 체중에 관해 파멸적인 믿음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먹으면 바로 뚱뚱해질 것이고 뚱뚱한 사람은 사랑받지 못할 것이고, 음식을 앞에 두고도 먹지 않는 것은 자기통제력이 강하다는 증거이며, 좋은 음식과 나쁜 음식이 있어 좋은 음식만 먹어야 한다는 등의 믿음으로 극단적으로 행동한다는 것이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다이어트다. 그러나 다이어트로 체중을 줄인 사람들 중 98%가 다시 체중이 늘어나고, 그중 대다수의 경우 다이어트 전보다 더 늘어난다. 다이어트를 통해 장기간 칼로리를 제한하게 되면 우리 몸은 그것을 기아로 인식해 신진대사를 급속히 낮추어 에너지 사용을 최대한 줄이기 때문이다. 또한 육체적, 정서적으로 박탈감을 키우고 자기 몸에 대한 불신을 키워 몸이 보내는 신호를 이해할 수 없게 만든다.
이는 삶의 다른 영역에서 겪고 있는 문제를 피하기 위해 먹는 것이나 체중 조절에 집착하는 데서 비롯된 문제다. 그중 가장 큰 문제가 바로 감정의 문제다. 불편한 감정을 느끼는 것이 극도로 두려워 음식으로 감정을 덮어버리고 쇼핑과 요리에 정서적 에너지를 집중하여 자신의 몸을 아무것도, 음식도 감정도 필요 없는 기계로 만들고, 먹는 일과 체중에 집착한다.
판단이 아닌 호기심, ‘진짜 식욕’을 찾는 길 몸이 보내는 신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생겨나는 가짜 식욕에 휘둘리다보면 언제, 무엇에 만족해야 할지 알 수 없게 되어버린다. 이런 가짜 식욕에서 벗어나려면 우선 자신에 대해 ‘판단’하지 말고 ‘호기심’을 가져야 한다. ‘왜 그렇게 해서는 안 되지?’ ‘어째서 그렇게 해야만 하지?’ ‘그래야 한다거나 절대 그래서는 안 된다고 누가 말할 수 있는 거지?’ 이런 물음을 통해 현재 자신이 믿고 있는 것, 느끼고 있는 것과 대면하고 그것에 이르게 한 어린 시절의 정신적 외상, 몸에 대한 뒤틀린 욕구 등과 같은 원인을 이해해야 한다. 먹는 문제는 단순히 음식 섭취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종이를 꺼내 펜을 떼지 말고 먹는 것에 관해 자신이 느끼고 생각하는 것을 모두 적고 그것이 과연 합리적인 것인지 판단한 후 합리적인 것으로 고쳐나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는 고통스럽고 더디고 점진적인 변화의 과정이지만 실현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하면 된다. 어떤 감정이 몰아칠 때, 예를 들어 친한 동료가 더 좋은 일자리를 찾아 회사를 그만두게 되었을 때, 기쁘고 두렵고 씁쓸하고 짜증나는 서로 상반된 감정들이 한꺼번에 밀려올 때 우선 좋은 감정과 나쁜 감정을 나누어 나쁜 감정을 애써 없애려 하지 말자. 그것이 가능해지면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감정을 그대로 놓아둘 수 있다. 그렇게 함으로써 감정을 인정하고 감정이 제공하는 내면세계에 대한 가르침과 정보를 받아들이면 그 감정이 지나가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연습을 통해 몸을 신뢰하고 몸이 보내는 신호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게 되면, 애써 조심하지 않더라도 몸이 필요로 하는 것을 충족하고 나면 숟가락을 놓을 수 있게 될 것이다. 진정으로 음식으로부터 편안해지면 먹는 일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 다른 사람, 세계와 더 건강한 관계를 맺을 수 있다.
목차
들어가며
01 가짜 식욕 진짜 식욕 02 변화는 더디고 불편해야 한다 03 합리적인 믿음 비합리적인 믿음 04 건강한 식습관을 가진 사람들이 믿는 것들 05 건강한 식습관은 인생을 바꾼다 06 내 감정의 주인은 나 07 나는 해냈으니까 다시 할 수 있어! 08 손님을 대접하듯 나를 대접하기 09 두려운 상황에서 편안히 먹는 법 10 내 몸은 있는 그대로 소중하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