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사랑 공모전 이야기부문 수상작 … ⑦ 우수상 - 5 ‘인생이모작지원센터 덕분에 살 맛 난다’--퇴직 후 만난 제일 좋은 친구!

2013. 12. 31. 14:39경제/대안사회경제, 협동조합

 

 

퇴직 후 만난 제일 좋은 친구!

서울사랑 공모전 이야기부문 수상작 … ⑦ 우수상 - 5 ‘인생이모작지원센터 덕분에 살 맛 난다’

류시호 |

서울시이모작지원센터의 인생설계아카데미 연수

서울형 기초보장제도, 인생이모작지원센터, 올빼미버스 등 시민 말씀대로 탄생한 10가지 정책을 직접 경험한 체험담, 영상, 그리고 웹툰을 공모하는 <제7회 서울사랑공모전>이 지난 10월에 있었다. 서울톡톡에서는 그 중 이야기부문에 선정된 13편을 매일 한 편씩 소개한다.

[서울톡톡] 작년에 교육공무원으로 퇴직 후, 박물관과 평생학습관, 문화원 등의 인문학강좌를 들으면서 보람된 일을 찾다가 TV와 버스, 지하철의 광고방송에서 '서울시이모작지원센터'를 알게 되어 방문했다. 그곳에서 5060 베이비부머 세대 시니어들을 위한 다양한 교육과 사회적응 훈련 프로그램을 보고 감동받아 '인생설계 아카데미' 연수를 신청하게 되었다.

서울시이모작지원센터가 주관하는 인생설계아카데미 연수는 요즘처럼 장수시대에 행복한 노후설계를 위해 서울시가 시니어들을 위하여 만든 프로그램이다. 2010년부터 베이비부머 세대가 매년 66만 명~86만 명씩 퇴직을 하고 있으며, 많은 분들이 앞으로 20~30년 이상 시니어 생활을 즐겁게 보내며 사회와 나누는 방법을 배우려고 지원했다.

연수 프로그램은 나처럼 퇴직 준비에 고민이 많은 시니어들에게 즐겁게 사는 방법을 전달하려고 훌륭한 강사 분들이 열과 성의를 다했다. 나, 너, 우리의 공통분모를 찾아 마음을 열고 서로를 이해하는 자리도 만들었으며 제2의 삶을 위한 설계에 도움이 되는 내용이 많았다.

함께 연수받은 분들을 보면 여러 가지 직장에서 근무했고, 새로운 인생을 열고 싶어 하는 열의가 가득했다. 공무원, 신문사, 대기업, 은행원, 중소기업, 학원, 여행사, 종합상사, 자영업, 여성단체의 시민활동가, 직업상담사, 전업주부, 종합병원에 미용봉사 하시는 분, 나처럼 교사 등 직업의 종류가 다양했다. 함께 공부한 연수생들은 이모작센터 덕분에 자신의 남은 인생 중 가장 즐거운 인생설계 동창회가 될 것 같다고 말들을 했다.

인생설계 연수 중 문래동 철공소 골목 내에 있는 창작촌을 방문하였다. 싼 임대료의 열악한 환경에서 벽화, 공작물, 독립영화제작, 사진가, 작가, 화가 등 200여 명이 자신의 예술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았다. 문래창작촌 사람들을 접하고 보니 이곳에도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음을 깨달았다. 이곳 창작촌에는 나처럼 시니어들도 있지만 젊은 분들이 열심히 활동을 하며 새로운 미래를 위해 열정적으로 사는 모습도 보았다.

인생설계 연수 중 방문한 문래창작촌(문래예술공장)

퇴직 후 30년 동안 활동해야하는 8만~10만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 누구나 제2의 인생에 대한 고민이 많을 것이다. 인생이모작 선배의 체험담 이야기도 듣고, NPO(비영리민간단체)와 NGO(비정부기구)가 하는 일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세금, 웰빙 건강법, 나눔과 행복 등의 강좌들은 앞으로 삶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이번 연수를 통하여 직장에서 알지 못하는 여러 가지 정보도 얻고 앞으로 해야 할 일에 대한 도움도 많이 되었다. 한편 '노인 한 분이 숨을 거두는 것은 도서관 하나가 불타는 것과 같다'고 한 명언이 생각난다. 지혜는 하루아침에 생기는 것이 아니며 경험이 선생인데 주변의 많은 분들이 시니어들의 경륜과 축척된 경험을 잘 활용하길 고대해본다.

나는 이모작센터의 연수를 통하여 취미와 경험을 최대한 활용하고, 재능 나눔, 봉사활동, 문화활동 등에 참여할 수 있는 자신감을 얻게 되었다. 이제는 옛날의 명예, 지위를 반납하고 한없이 낮추며 살아야겠다. 또한 고통스러운 일이 생겼을 때 "그거 잘 됐네", "그거 참 다행이다" 라며 긍정적인 생각을 하는 게 행복해질 수 있다는 말에도 공감을 했다. 연수를 마치면서 그동안의 경험과 전문적인 능력을 지역사회에 공헌하면서 살아야겠고 다짐하면서 수료를 했다.

이모작지원센터는 창업지원, 사회공헌교육, 전문자원봉사, 일감뱅크 등의 조직을 통하여 시니어들의 사회참여활동에 도움을 준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또한 어울림 마당, 커뮤니티 룸, 북 카페 등을 운영하여 아름다운 만남, 소통 공간제공, 착한문화 장소도 제공하고 있었다. 연수 중 옆 강의실을 보니 시니어기자단교육, 인형극교육 등 다양한 직업교육을 하고 있었다. 이 센터의 일감뱅크팀 직원을 소개받아 1.3세대 공감프로그램 '도담도담교실'에 참여하였다. 교사로 퇴직한 나에게 가르칠 수 있는 일자리를 다시 얻게 되어 기쁘기 그지없다.

최근에는 서울인생이모작지원센터와 가족세대통합연구소 '서로이음'이 공동으로 베이비부머 세대의 사회 활동을 돕기 위한 '마들장인(이야기 채록가)' 양성과정을 개설했기에 참여하여 연수를 받는 중이다. 마들장인은 마음을 다해 들어주고 기록하는 장인을 일컫는 말로 노인들의 입을 통해 서술되는 개인 생애사 및 지역사회의 역사를 듣고 기록하고 글로 남기는 이야기 채록가를 의미한다. 이야기 채록가는 개인의 역사를 사회적으로 의미 있게 승화시켜주는 역할을 하고 작업에 참여하는 노인들과 함께 사회공헌을 하는 의미 있는 경험을 하게 된다.

지방 일간신문이나 교육부 '교육마당21', 서울시 '서울사랑' 등 관공서 월간지, 좋은생각, 샘터, 월간 에세이 등 문학잡지에 가끔씩 산문을 기고하는 나에게, 채록가 연수의 스토리텔링에 대한 교육은 글쓰기에도 도움이 된다. 이 과정을 이수하면 서울시 '휴먼라이브러리' 만들기와 관련된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도 주어지고, 아이들 글짓기지도와 나의 글쓰기 특기를 계속 활용할 수 있으니 이모작센터에 감사드린다.

제2의 인생은 지역사회에서 봉사와 재능기부를 하기로 했다. 어린이집과 마을학교에서 수업을 하면서 구청회의에 참석해보니 그곳에도 젊은 사람들이 많이 참여하고 있고 비정규직과 88세대 등이 가까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낮은 곳에서 열심히 일하는 분들을 보니 고개가 숙여진다.

독일의 시인 괴테는 '기쁨에는 괴로움이, 괴로움에는 기쁨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인생의 기쁨은 다른 사람들이 할 수 없는 일을 하는데 있다고 하는데, 잠시 숨을 돌리고 우리가 어디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지 뒤돌아보자. 우리 시니어들은 자기반성과 자기 발견을 통하여 돈의 미련은 버리고, 재능기부, 봉사, 친절, 배려, 나눔 등의 좋은 일로 행복을 찾아야겠다.

세계 40대 부자도 아프리카 케냐의 맨발로 초원에서 사는 마사이족의 행복과 비슷하다고 한다. 세상을 살면서 만족하지 못하는 것 이상으로 불행한 것은 없으며, 욕심에서 벗어난 사람이 행복해진다는 중국의 사상가 노자의 말이 생각난다. 인간은 만족한 만큼 부족을 느끼며 작은 것에 만족할 줄 모르는 사람은 어떤 것에도 만족할 줄 모르게 된다. 나는 이모작센터의 사회공헌, 자원봉사, 일감뱅크 등의 도움을 받아 요즘 적극적으로 활동 중이며, 정보를 잘 모르는 5060 베이비부머 시니어들이 이모작센터를 활용하여 삶의 활력소를 찾기를 제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