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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총재’님의 등장--- 운교산방

정치, 정책/미래정책과 정치 전략

by 소나무맨 2013. 11. 21. 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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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총재’님의 등장 (1)


운교산방

민주당은 이미 정치생태계를 복원할 역량을 잃어버린 듯 보인다. 
특히 광주의 집권당, 그것도 장기집권 민주당이 보여준 광주공동체 운영은 이미 그 판명이 끝났다. 
물론 지금도 민주당은 광주 정치지분의 90% 이상을 독점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누려온 호사를 이어갈 가능성은 전혀 없어 보이는 건 분명하다. 

대한민국 민주당은 수명이 더 남아있을지 모르나, 광주 민주당은 이미 뿌리까지 썩어 회생불능 상태다. 

TV 속 민주당도 쪽박 일보 직전이지만, 문제는 더 아래의 현장 즉 기초지자체 속 민주당의 현실이다. 
민주당이 구청장 시의원 구의원을 전부 공천했고, 아시는 바와 같이 전혀 차별화되지 못한 오늘이 그 결말이다. 
이미 광주공동체의 풀뿌리에서 배회하는 민주당은 우리가 바라는 광주공동체의 염원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토호와 착근해서 광주공동체를 병들게 하는 최악의 정치협잡과 탐관수탈 모리배로 전락해버리고 말았다. 

정치적 독점이 심한 지역일수록 삶의 지표, GRDP 등의 통계로 보면 최하위인 법이다. 
일부 민주당 출신 정치인들의 분골쇄신이 있긴 해도, 그건 탁월한 혹은 양심적인 몇몇의 단서에 불과하지 뼛속 깊은 정치생태계는 이미 회생불능의 구조악이 되어 버렸다. 

그렇다고 60년 전통의 오래된 정당의 뿌리가 단 번에 쉽게 송두리째 휘발될리야 만무하다. 
그러나 지금이야말로 민주당에 있는 패권적 족벌과 토호결탁 수구세력, 지방자치 왜곡세력을 발본색원 퇴출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지금까지 민주-반민주 구도에서는 민주당을 호위하고 호명하며 생명연장의 호스피스 역할을 했던 지역이 호남 그리고 광주였지만, 이제는 그 호스피스를 떼고 민주당의 심장에서부터 와해를 주도하는 리셋의 역할을 광주가 자임해야 한다. 최소한 민주당 일당체제를 경쟁체제로라도 변화시켜야 광주공동체가 살아난다. 

또한 그 많은 시도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으로 수혈된 차세대 신진 정치세력과 진보개혁적 노선의 실패는 저 견고한 철옹성, 진보를 가장한 중도와 그 중도로 변장한 수구보수와의 무분별한 동거 탓이었다고 생각한다. 

새누리당에 있어야 마땅한 인사들이 거죽만 둘러쓴 채 속으로는 광주공동체의 가치와 유산을 부정하면서 물리적 세력과 경제적 유인력 그리고 부패한 정치문화로 오늘날까지 동네정치를 타락시키고 마을의 건강한 문화를 유린해 왔다. 물론 그 인맥의 뿌리도 견고하고 이해관계에 기반한 유대도 튼튼하지만, 이번 기회에 작심하고 민주당 속의 보수를 걸러내고 진정한 민주진보세력의 세력적 정책적 기반을 만드는 게 필요하다. 



안철수는 그런 점에서 유효하고 유력한 지각변동의 자산이었다. 그 방법 이외에는 다른 계기를 포착할 수 없음이 현실적 고민이다. 민주당의 변화와 쇄신을 통한 광주정치의 혁신이 가능하다고 믿는다면, 그것은 익숙한 방식의 반복일 뿐이다. 달리 방법이 없다. 

내심 소망하는 바대로  비정치 블록의 선명한 정치진입과 명분있는 정치쇄신이, 집권능력을 갖춘 대중적 진보정당의 건설과 그 영향력의 확대로 이뤄진다면 금상첨화이겠으나, 현실적으로 그 정치방식은 당분간은 비현실적인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현실의 변화를 위한 거점이 필요하고, 광주정치의 진화를 위한 진지의 폭은 그리 넓지 않은 상황에서, 안철수는 진보개혁세력의 공동체정치를 위한 뗏목으로 상당한 가치를 내재하고 있다고 보여졌다. 

일각에서 시민정치운동에 의한 ‘영향력의 정치’를 말한다. 그것은 말 그대로 정치 바깥의 ‘정치운동’이다. 
혹자는 시민사회의 ‘독자적 정치세력화’를 주장한다. 그러나 그런 공식은 간절한 갈망일 뿐 독점을 넘어 공동체정치를 현실로 성공시키는 ‘이기는 정치’를 하는데 있어선 시민사회의 진영과 세력의 규모, 시민적 열망의 수렴을 위한 도덕적 권위를 놓고 보건대 역부족이다.  



그래서였다. 
결단해야 한다고 봤다. 민주당을 포기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다시금 진보개혁노선에 동의하는 사람들의 과거불문 ‘세력적 연합’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정치적 역량이 있는 개인의 개별적인 이합집산이나 선택에 의한 편입이나 투항이 아니라 대규모 촛불시위, 희망버스, 강정투쟁, 쌍용차 투쟁, 용산 투쟁에 마음을 모은 대중과 단호한 재벌규제와 경제민주화, 복지국가 건설에 확고히 동의하는 정치세력이 ‘세력’으로 만나야 하고 공동체정치로 조직돼야 광주의 정치변화가 가능하다. 

과거식의 진보 중도 보수의 구별이 모호해지고 있는 현실에서 정치적 기득권과 관성에 물들지 않고 시대가 요구하는 정치적 상상력과 직접행동 직접민주주의를 지향하는 대중을 집합할 그릇을 만들고 이에 몸을 싣는 문제의식과 현실감각을 발현해야 한다. 

제 아무리 격론을 벌이고 회합을 거듭한다해도 광주정치가 호남정치를 넘어 대한민국 정치를 리셋할 수 있는 현실가능한 정치적 출구는 이 외에 별다른 방법이 없지 않을까. 

물론 안철수 효과에 기반한 안철수 신당을 관찰자적 시각으로 평가하면서 여러 정치공학적 탐색만 하다가는 모두 실패한다. 오히려 안철수 신당을 뗏목삼고 언덕삼아 새로운 진지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과정에서부터 ‘세력’ 차원의 연대와 집단적 개입이 필요했다. 

독자적 진출도 어렵고, 민주당으로의 개별화된 수혈도 진부한 경로라면, 시민정치운동 차원의 외부적 영향력 정치로 한정 짓든지 아니면 개입 관여를 통해 역동적인 정치적 지각변동의 국면을 디딤돌 삼아 세력화의 기반을 닦는 방법이 유일하다. 

그 외에는 지금까지의 방식 그대로 지금보다는 좀 더 나은 혹은 그와 별반 다름없는, 그래서 ‘사람’만 바뀐 민주당의 정치방식을 답습하는 길 밖에 없다는 것이 얼마 전까지 내가 내린, 
거친 결론이었다.  



그런데 이러한 결론이 요즘 흔들린다. 
이른바 뗏목으로 봤던 ‘안철수 현상’을, 결국 내부에서부터 보란 듯이 균열을 내고 있는 안철수 스스로의 함량미달 정치와 그를 ‘총재’로 추종하는 얼치기 정치꾼들 때문이다. 

지금까지 공개된 안철수 세력의 실행위원 명단을 보라. 통탄할 일이다. 
풀뿌리 바닥에서 오랜 세월을 거쳐 시민들과 교분을 쌓고 실력을 검증받아 온 사람은 손에 꼽을 정도다. 

이미 오랫동안 민주당의 단물을 빨아먹었거나 혹은 민주당을 흠모하며 민주당의 호명을 받고자 민망할 정도로 열심히 프로포즈를 해 온 사람들 일색이다. 

그런 이들은 차라리 민주당과 운명을 같이 하는 게 도의상 맞는 일이 아닌가. 그게 정직하다. 
민주당의 개조를 위해 분골쇄신 노력하든지, 아니면 민주당과 함께 지금까지의 실력으로 시민의 온당한 평가를 받아야 한다. 

광주정치 격변과 혁신의 역사적 디딤돌이 될 절호의 기회를 파멸시키지 말라. 

안철수 현상을 통해 민주당의 정치독점에 균열을 내고 정치시장의 균형을 찾기를 열망했던 시민들이 아파하고 있다. 안철수 현상과 안철수 신당을 통해 정치적 옥석을 가리고 분리수거를 원했던 광주정치를 또다시 정치낭인들이 우글대는 잡탕 정치판으로 변질시키고 있으니 어찌 아니 그러겠는가. 
그런 점에서 광주의 안철수 신당은 이미 절반은 실패했다. 실행위원으로 대표되는 안철수 세력을 살펴보면 그 정당의 노선과 실력을 충분히 알 수 있다. 

소신과 철학과 스토리를 가진 정치리더 한 명 제대로 설득하지 못한 정당이 시민들의 열망을 대변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특정 시기에 잠시 신기루처럼 피어오를지는 모르나, 그 결말은 뻔하다. 

안철수 조직들이 사분오열 돼 저마다 ‘총재’님의 비선임을 자처하는 세간의 소문을 들을 땐, 오늘 광주의 정치현실이 자못 두렵기까지 하다. 



정국은 이미 유신의 부활이 명약관화일진대, 그들은 오로지 내년 선거에만 목을 맨다. 그래서 감동이 없다. 
정치적 일관성조차 없고, 철학의 공통분모는 더더욱 없다. 신당을 구성하는 과정까지도 지금까지 정치권의 구태모습과 비교해 전혀 낯설지 않다. 
‘총재’님의 명성에만 기대는 정치는 과거로의 회귀다. 
그것은 유신의 부활보다 더 무서운 반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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