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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당시 새만금관련 기사들 모음

전북 소식/새만금에 대하여

by 소나무맨 2013. 9. 12.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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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칼럼; 새만금과 환경파괴 : 조선일보 20000113 독자 칼럼

새만금 간척사업은 4만ha의 갯벌과 바다를 막아 갯벌을 영원히 사라지게 하는 사업이다.생태계 내에서 정화작용을 맡는 갯벌을 매립하여 파괴하고, 이로 인하여 썩게 된 물을 인공적으로 정화하기 위하여 또 다시 국민세금을 낭비하게 되는 사업이다.

현재 총리실 산하 수질개선기획단에는 새만금 민관(민관)공동조사단이 만들어져 사업의 백지화를 포함하여 다각도로 재검토하고 있다. 이는 새만금 간척사업의 근본적인 재검토를 위한 것이지, 계속 추진을 전제로 수질오염 대책을 세우자는 뜻은 아니다.

그럼에도 농어촌진흥공사에서 이름을 바꾼 농업기반공사의 문동신 사장은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공동조사단의 공식 조사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새만금 사업의 계속 추진을 공식적으로 표명했다. 조사단의 공정한 조사에 악영향을 미치고, 국민들을 호도하는 일이다.

갯벌의 보전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는 시화호의 사례가 보여주고 있다. 시화호 오염은 갯벌을 파괴한 데 대한 자연의 복수였다. 새만금 사업을 무리하게 계속 추진하는 것은 자연의 순리를 역행한 또 하나의 환경파괴 사례를 역사에 남기게 될 것이다./장지영 환경운동연합 간사

조선일보를 읽고;‘새만금’ 일방적 추진안해 : 조선일보 20000117 독자

◈ 13일자 독자란 ‘새만금과 환경 파괴’를 읽고 : ‘농업기반공사 사장의 환경친화적인 새만금사업 추진 의사 표명은 공정한 민관 공동조사에 악영향을 초래한다’는 내용에 대해 독자들의 올바른 이해를 구하고자 한다.

일부 언론에 보도된 ‘오는 4월 민관 공동조사 결과를 토대로 환경친화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농업기반공사 사장의 인터뷰 내용은 민관 공동조사 결과를 수용하여 새만금사업을 환경친화적으로 추진한다는 취지이다.

민관 공동조사 결과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사업을 추진하려는 의도는 결코 아니다./이원희 48·농업기반공사 대단위사업부장·경기 의왕시

우리의 미래 새만금 갯벌 고스란히 물려주세요 : 문화일보 20000304 외신 기획

“갯벌은 어른들의 것도, 우리들의 것도, 어느 누구의 것도 아닙니다.”

미래세대의 환경권 향유를 주장하며 새만금 간척사업 중단을 요구하는 집단 소송을 국내 최초로 내기로 한 만 18세 미만 청소년 30명의 환경과 생명에 대한 사랑은 새천년 만큼이나 신선함 자체였다.

특히 소송에 참가하기로 한 중·고등학생들은 4일 ‘아이지엘’이라는 자체 환경 모임을 결성하고 본격적인 소송 준비에 나서는 등 이들이 어른들의 손에 이끌려 멋 모르고 일을 저지르는 것이 아님을 보여주었다.‘아이지엘’은 ‘아이들은 지구를 사랑(Love)합니다’의 머릿글자를 따서 만든 말.

‘아이지엘’ 회장을 맡게 된 김지현(여.17·상명사대부고3)양은 “어른들은 간척 사업을 경제적인 이유에서 한다지만 20년,30년 뒤의 일을 어떻게 지금의 시각에서만 판단할 수 있느냐”며 “우리가 어른이 됐을 때는 지금보다 과학이 더 발달했을 것이고 갯벌을 훨씬 더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이지엘에 참여한 청소년들은 각자 학교에서 만나는 친구들에게 소송 참가를 권유하고 있다. 또 인터넷과 PC통신의 동우회 게시판마다 소송을 알리는 글을 올리고 오는 4월23일 지구의 날 행사 때는 대규모 홍보 행사도 열 계획이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어린이들의 새만금 사랑도 언니 오빠들 못지 않다.지난 1월말 변산 해창 갯벌에서 열렸던 새만금 매향제에 다녀왔다는 초등학교 3학년 심수진(여.10)양은 “갯벌에는 우리 바깥 세상과 다른 미지의 세계가 펼쳐져 있었다”고 전했다. 심양은 “어린이가 진정한 미래의 주인공이라면 새만금 같이 큰 공사를 할 때는 우리들에게도 생각할 시간을 줘야하는 것 아니냐”며 “지금이라도 당장 새만금 물막이 공사를 멈추어달라”고 호소했다. 이제 5세가 된 차윤진 어린이도 “새만금을 사랑합니다”라며 또박또박한 목소리로 수진이의 말을 거들었다.

‘새만금 갯벌을 사랑하는 부안사람들’의 대표 신형록(37)씨는 “자라나는 아이들을 보며 내가 뛰놀던 갯벌을 그대로 물려줘야겠다는 결심을 하게됐다”고 말했다. <강대중기자>

환경聯, 새만금간척 즉각중단 요구 : 문화일보 20000308 사회 뉴스

환경부가 새만금 간척사업을 위해 인근 변산 해상 국립공원에 대한 채석을 용인하고,주무부서인 농업기반공사는 새만금 간척사업를 중단할 경우 환경재앙이 우려된다고 청와대에 보고한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환경연합(사무총장 최열)은 8일 이같은 사실을 폭로하고 ▲허위 보고를 한 농업기반공사 사장 경질 ▲새만금 사업에 대한 환경부의 분명한 입장 표명 ▲새만금 간척사업 즉각 중단 등을 요구했다.

환경연합이 이날 공개한 국립공원관리공단의 지난 1월28일자 공문에 따르면 환경부 장관은 “현재 상태에서 채석을 중단시킬 경우 국책사업인 새만금 사업에 지장을 초래하므로 채석량은 기협의 된 사항으로 채석을 계속하되 채석기간과 복구계획 등의 조건을 부여하여 최단시일내에 복구하라”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밝혀졌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지난 98년 5월30일 국립공원내 토석채취 중단을 농림부에 요청했으나 이미 지난 92년부터 토석채취가 진행되고 있다는 이유로 아직까지 결론을 내리지 못한 상태다.

환경연합은 농업기반공사가 새만금 방조제 33㎞ 중 18㎞만 완성하는데만 15t 트럭 130만대 분량의 토석 1947만4000㎥를 채취했으며 이중 변산 해상국립공원 내에 위치한 해창 석산에서 채취한 것만 383만8447㎥에 달한다고 밝혔다.

또 농업기반공사는 지난달 3일 새만금 간척사업을 중단할 경우 방조제 유실로 인근 해역 피해 및 막대한 국고손실과 함께 생태적 재앙 초래,국책사업 중단으로 인한 국민 불신을 초래한다고 청와대에 보고한 것으로 드러났다.<강대중기자>

[취재파일]새만금 반대운동 보도말라? : 한겨레신문 20000318 독자 칼럼

농림부 산하 농업기반공사가 최근 각 언론사에 새만금 간척사업과 관련한 보도를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전북 부안군의원과 현지 주민대표들이 상경해 "지난 89년 5899t이던 조개 생산량이 새만금 간척사업 뒤인 96년 978.4t으로 84.5%나 줄어드는 등 피해를 보고 있다"며 새만금 간척사업 중지를 요구하는 '부안지역 1천인 반대 선언'을 하던 날(15일)이었다.

농업기반공사는 구요한 기반조성사업처장과 이원희 대단위사업부장 명의로 된 이 공문에서 "새만금 사업에 대한 공동조사가 진행되고 있음에도 환경단체들이 지속적으로 반대운동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런 행위는 공동조사의 객관적 결과 도출에 악영향을 줄 수 있고 국가와 국민 모두에 도움이 되지 않는 처사"라고 주장했다. 이어 공동조사가 끝날 때까지는 환경단체의 새만금 사업 반대운동에 관한 보도를 자제해 달라고 주문했다.

매우 이례적인 주문이었고 좀체 보기 힘든 자제 요청이었다. 환경단체나 지역주민들이 공동조사라는 공정한 게임의 룰을 어기는 행동을 하고 있으니 언론이 '주의'하라는 것이니 말이다. 그러나 농업기반공사의 이런 주장에는 자신들을 애써 정당화하려는 아전인수적인 논리가 감춰져 있다. 농업기반공사는 지난 2월3일 문동신 사장이 직접 김유배 청와대 복지노동수석에게 새만금 간척사업 추진현황을 보고하면서 "새만금 간척사업을 지금 중단하면 방조제 유실 등 더 큰 생태계 재앙이 초래되고 막대한 국고낭비와 공약사항 불이행으로 인한 국민불신이 초래된다"고 설명했다.

새만금 사업 공동조사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기 위한 농업기반공사의 행적은 이밖에도 많다. 그리고 그 이유는 '공약사항 불이행에 따른 국민불신' 등이 아니라 간척사업 집행자로서의 직간접적인 이해관계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농업기반공사는 더 이상 언론사에 주의환기라는 훈수를 두려 하지 말고, 새만금 사업으로 직접 피해를 보고 있는 부안군민들의 처지와 환경단체들의 의견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정상영 민권

작년엔 동강...올해는 새만금 살리기다 : 한겨레신문 20000321 뉴스

환경연합, 간척사업반대 힘쏟기로...26일 '장승제'

'갯벌 지킴이 장승을 세워라.'

여의도 면적의 140배에 이르는 1억2천만평(20kmX20km)의 땅을 새로 만들겠다는 새만금간척사업(방조제 길이 33km) 반대운동이 강도를 높여가고 있다.

환경연합은 오는 26일 전북 부안군 변산반도 들머리 해창갯벌에서 '새만금 장승제'를 연다. 지역조직별로 장승을 만들어 모두 70여개의 장승을 새만금 해창갯벌에 세울 계획이다. 지난 1월30일 '매향제'를 치러 "현실의 고통을 잊고 내세의 복을 불러오는" 50년생 향나무 5그루를 해창갯벌에 심은 데 이어, 옛부터 마을지킴이의 상징이던 장승으로 '개발귀신'을 막겠다는 것이다.

지난 12일부터 "새만금간척사업 즉각 중단"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을 하고 있는 환경연합은 26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새만금 물막이공사 반대 농성을 벌인다. 환경연합 양장일 환경조사국장은 "세계 최대 규모라는 새만금 간척사업은 곧 세계 최악의 환경 파괴 행위"라며 "미래세대의 삶터를 빼앗는 간척사업은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환경연합은 지난달 12일 열린 전국대의원총회에서 새만금 갯벌살리기를 올해의 핵심사업으로 삼아 모든 힘을 기울이겠다는 특별결의안을 채택한 바 있다. 이제훈 기자

[설왕설래]'새만금' 논쟁재연 : 세계일보 20000327 독자 칼럼

전북 군산과 부안 사이의 바다와 갯벌을 33㎞ 방조제로 연결하는 새만금간척사업은 1991년 노태우(盧泰愚) 정부때 여의도의 140배에 이르는 농지조성을 명분으로 시작됐다. 그러나 96년 시화호 수질오염이 사회 문제화되자 환경단체들이 담수호로 조성될 새만금호 오염문제를 제기하고 나서면서 여론의 도마에 올랐다.

시화호-새만금호와 같이 지도를 바꿀 만한 대규모 간척사업이 문제되는 것은 객관적인 환경영향평가와 후세에 미칠 영향은 면밀하게 검토하지 않은 채 정치권이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한탕주의 식으로 급조한 사업이라는 데 있다. 새만금호 역시 조성 뒤에도 농업용수로도 쓰기 어렵다는 주장이 그동안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에 따라 정부는 30명으로 구성된 '새만금 환경영향 민-관공동조사단'을 발족시켰다. 이 조사단은 간척사업의 환경영향-경제성-수질보전대책 등을 조사평가한 뒤 1년 동안의 활동결과를 토대로 오는 4월말 정부에 보고서를 제출한다.

그러나 환경단체들은 민-간공동조사단 활동에 대한 모니터링을 하는 동시에 초-중-고교생 100명으로 이루어진 미래세대 소송단 결성과 간척사업 중단을 요구하는 100만명 서명운동을 벌이는 등 반대운동의 강도를 더해가고 있다. 어제 환경단체들이 새만금간척지 내에서 갯벌여장군-새만금대장군 등 여러 장승을 갯벌에 세우는 '장승제'를 지낸 것도 미래세대의 재산인 갯벌지키기 행사의 일환이었다.

이 사업은 막대한 투자규모에 비해 실익이 적다는 이유로 정부내에서도 처음부터 반대의견이 만만치 않았다. 감사원도 특감을 통해 상류지역에서 유입되는 엄청난 생활하수와 축산폐수 등으로 새만금호의 수질오염이 심각할 것임을 경고한 바 있다. 더구나 농업용지 조성용으로 계획된 간척사업은 중간에 산업단지조성계획이 포함되면서 문제가 더욱 복잡하게 확대됐다. 쌀 증산과 2300개의 저수지 건설효과를 가져온다는 관계기관의 설명도 방대한 갯벌 파괴와 수질오염에 대한 근본대책이 분명하지 않는 한 설득력을 얻기 어려울 것이다. 새만금사업의 장래가 어떻게 전개될지 새삼 궁금해진다.

멸종위기 철새 409마리 국내서식 : 세계일보 20000404 사회 뉴스

황새 노랑부리저어새 참수리 등 멸종위기종 철새 8종 409마리가 올해 우리나라에서 서식한 것으로 조사됐으며, 적호갈매기 큰말똥가리 등 13종 116마리의 철새가 올해 처음으로 국내에서 관찰됐다. 또 국내 100여곳의 철새 도래지중 지난 2월 19만3000마리의 철새가 몰려든 만경강-동진강 유역의 새만금지역이 국내최대의 철새도래지로 확인됐고 △해남지역(16만1000마리) △시화호(13만6000마리) △천수만(9만9000마리)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이같은 사실은 환경부가 3일 발표한 '전국 100대 철새도래지 센서스'에서 밝혀졌다.

올해 관찰된 186종 118만 4000마리의 철새 가운데 청둥오리(43만4000마리) 가창오리(21만2000마리) 등 물새류가 전체의 97.6%를 차지했으며, 1990년대 초 동해안 경포-송지호 등지에서 관찰됐던 흑고니 큰고니 등 고니류는 거의 발견되지 않았다. 특히 여름철새인 왜가리 대백로 등 백로류 2400마리가 우리나라에서 월동하는 것으로 확인돼 이들이 '텃새화'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올해 조사에서 멸종위기종의 경우 참수리 1종이 늘었으나 전체 마리수는 두루미 44마리 등 51마리가 줄었으며, 보호종의 경우도 검은머리물떼새 가창오리 등 2만5057마리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동원기자>


국내최대 철새도래지는 새만금,개체수 을숙도보다 많아 : 경향신문 20000404 사회 뉴스

간척사업이 진행중인 새만금지역이 을숙도를 제치고 국내 최대 철새도래지로 떠올랐다. 이같은 사실은 환경부가 대학교수, 민간단체 관계자 등 105명의 전문가들을 동원, 지난달 12일부터 13일까지 이틀간 전국 100개 철새 도래지를 대상으로 동시 조사를 실시한 결과 3일 밝혀졌다.

이번 조사에서는 186종 1백18만1천마리의 철새가 관찰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관찰된 173종 1백6만8천마리 보다 13종 11만3천마리가 늘어난 것이다. 특히 만경강과 동진강을 끼고 있는 새만금지역에서 전체 개체수의 16%에 달하는 19만3천여마리가 관찰돼 국내 최대 철새도래지임이 확인됐다. 또 이번 조사에서 적호갈매기(9.이하 마리), 참수리(2) 등 13종이 새로 발견됐다. 김종훈 기자

새만금 갯벌 철새 도래지로 부상 : 중앙일보 20000404 사회 뉴스

전북 군산-부안의 새만금 갯벌이 국내 최대의 철새 도래지로 떠올랐다.환경부는 철원평야.천수만 등 전국 1백개 주요 철새도래지에서 지난 2월 12-13일 실시한 '철새 동시 관측조사' 결과 새만금 지구에서 가장 많은 19만3천여마리의 철새가 관측됐다고 3일 발표했다. 1997-99년 조사에서는 전남 해남.천수만 지역이 최대 철새도래지로 나타났었다. 이번 조사에서는 두루미.황새를 비롯, 총 1백86종 1백18만4천여마리가 관측됐다.

환경부 임종현(林鍾賢)자연생태과장은 "대규모 갯벌이 발달돼 철새의 서식여건이 우수한 새만금지구에서 청둥오리.민물도요.흰뺨검둥오리 등 38종의 철새가 관측됐다" 며 "남해안의 을숙도나 경남 창원시 주남저수지 등지가 개발로 훼손되면서 서해안으로 철새가 몰린 것으로 판단된다" 고 설명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영산호.영암호 등 전남 해남지역에서 30종 16만1천여마리가▶바닷물 통수(通水)로 수질이 개선된 경기도 안산시 시화호에서 47종 13만6천여마리가 각각 관측된 반면▶주변환경이 악화된 낙동강에서는 50종 3만1천여마리만 관측됐다.

종(種)별로는 청둥오리가 43만4천여마리로 가장 많았고 이어 가창오리. 흰뺨검둥오리. 흰죽지 등 순이었다. 또 멸종위기종인 황새.노랑부리저어새.저어새.흰꼬리수리 11-21마리와 두루미 3백38마리도 함께 관찰됐다. 한편 녹색연합 새만금 특위 최승국(崔乘國)사무국장은 "새만금 갯벌이 철새 이동통로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사실이 정부 조사결과 확인된 만큼 반드시 보전돼야 한다" 고 지적했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갯벌은 살아있다/ 새만금 간척사업 논란 : 경향신문 20000410 특집 기획

새만금 간척사업은 지난해 5월 민.관공동조사단의 사업 재검토 작업이 시작되면서 사실상 공사가 중단됐다.당초 일정은 이달말까지 사업진행 여부에 관한 의견이 담긴 보고서가 나오게 돼 있지만 조사단에 참여한 30명의 전문가들 사이에 견해차가 워낙 커 합의 도출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조사단에 참여하고 있는 한 인사는 "개발과 보존 논리가 팽팽히 맞서 2종류의 보고서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털어놓았다. 아울러 전북도와 중앙정부와의 불협화음, 주먹구구식 예산편성 등으로 사업진행과정에서도 시행착오가 적지 않아 국내 최대의 간척사업이 장기 표류하거나 졸속으로 끝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 정치적인 사업 결정 = 새만금사업은 1986년 전두환정부 때 논의가 시작됐다. 청와대의 지시를 받은 당시 농림수산부는 87년 3월부터 10월까지 불과 8개월 만에 이 사업이 경제성이 있다며 타당성 조사를 끝냈다.

87년 12월 2백억원의 예산이 긴급 편성되고 선거를 불과 며칠 앞두고 정부는 새만금사업을 전격 발표했다. 천문학적 예산이 투입되고 국토의 지도가 바뀌는 대규모 공사치고는 너무나도 쉽게 사업이 결정된 것이다. 노태우 대통령이 당선된 13대 대선을 앞두고 전북도민의 '표'를 얻기 위해 정략적으로 단행된 혐의가 짙다.

새만금사업은 91년 첫 삽을 뜨게 됐다. 그러나 간척지 용도를 둘러싼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간의 마찰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간척지를 농지로 사용하겠다는 중앙정부에 대해 전북도는 공장용지 위주로 개발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이 때문에 새만금 간척지역은 아직까지 구체적인 토지 이용계획조차 수립되지 않은 상태다.

◇ 제2의 시화호 가능성 = 오는 2004년 방조제 공사가 완공되면 새만금호는 강에서 흘러나온 물을 일정기간 동안 가둬놓아야 하기 때문에 오염의 위험성이 크다. 특히 새만금으로 흘러들어 오는 만경강과 동진강의 수질이 좋지 않아 새만금이 제2의 시화호로 전락할 가능성이 우려된다.

사업 주체인 농업기반공사는 새만금호의 경우 시화공단 등 오염원이 집중돼 있는 시화호와 달리 오염원이 산재돼 있고 담수호의 물을 갈아주는 순환주기가 짧으며(2.5개월 대 10개월) 담수호 주변의 유역 면적이 훨씬 넓어(28.2배 대 7.8배) 수질관리가 가능하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환경단체와 학자들은 수질오염에 대한 정확한 환경평가가 지금이라도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부와 전북도는 이에 대해 강의 중.상류 지역에 오폐수처리장 건설을 병행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이 경우 막대한 자금을 추가로 쏟아부어야 한다.

◇부족한 예산=새만금사업은 당초 계획보다 들어가는 돈이 점점 불어 경부고속철도의 닮은꼴이 돼가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총 2조5백10억원의 예산이 책정돼 있지만 이는 방조제 건설과 주민 보상에 한정된다. 문제는 수질 개선, 내부 간척 및 내부 토지 이용계획에 따라 공사비가 천문학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 경비를 10조∼20조원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정부는 공사가 끝나 토지가 개발되면 충분히 '남는 장사'라는 입장이지만 전문가들은 갯벌 손실로 인한 경제적 피해와 환경오염을 감안하면 실제 이득이 발생할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대안은 없나=환경단체들은 지금이라도 당장 공사를 중지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고 경제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투자비가 아까워 계속해서 사업을 진행하는 것은 더욱더 깊은 수렁으로 빠지는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공사로 인한 이 지역의 환경오염은 자연의 치유력으로 수년내 원상회복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환경운동연합 장지영 간사는 "주민에게 지급한 4천억원도 그저 아깝다고만 생각할 게 아니라 보존가치가 높은 갯벌을 국가가 수용하는 기회로 활용하면 된다"며 "새만금 일대를 유럽의 선진국처럼 생태공원으로 만드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오창민 기자

<여의도 140배 면적 토지.담수호 개발> : 새만금간척사업은 전북 앞바다에 거대한 제방을 쌓아 1억2천만평(여의도 면적의 140배)의 갯벌을 토지(8천6백만평)와 담수호(3천6백만평)로 만드는 초대형 국책사업이다. 새만금사업의 백미는 전북 부안군 변산면 대항리에서 옥구군 고군산도를 거쳐 군산시 비응도를 연결하는 33㎞의 방조제. 1991년부터 2004년까지 14년 동안 총 2조2백47억원이 투입될 예정으로 현재까지 1조4백억원이 소요돼 60%의 진척도를 보이고 있다. 방조제에는 초당 1만5천t의 물을 배출하는 배수갑문과 선박이 드나들 수 있는 통선문을 설치해 바다와 담수호를 연결할 계획이다.

그러나 지난해 5월 이후 수질오염 등에 관한 논란으로 공사가 중단된 상태이며 이달말께 개발 계속 여부에 대한 민.관 합동조사단의 최종 연구보고서가 나올 예정이다. 농림부 산하의 농업기반공사(구 농어촌진흥공사)가 주관하고 있으며 전북지역 2시, 1군, 19개 읍.면.동이 사업구역에 속해 있다. 새만금은 '새로운 만경.김제평야'라는 뜻으로 사업 초기부터 이 지역을 가리키는 이름이 됐다.

*'습지 지키기' 외국사례 - 되찾은 '두루미 낙원' 명성

환경문제에 관한 우리나라의 논의는 아직 '개발이냐, 보전이냐'의 수준에 머물러 있다. 하지만 미국.유럽.일본 등에서는 이미 10여년 전부터 개발에 의해 훼손된 자연환경을 복원하는 단계에 이르러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미국 플로리다주의 에버글레이즈 복원운동. 원래 플로리다 반도의 남쪽은 미국 제2의 담수호인 오키초비호에 의해 절반 가량이 물에 잠겨 있는 습지였다. 그러다가 20세기 들어 운하와 제방 등 대규모 토목공사를 벌여 이 지역은 주거지와 농경지 등 '쓸모있는' 땅으로 바뀌었다. 그러나 인간에게 쓸모있는 땅이 야생 생물들에게는 지옥이었다. 수많은 동물들이 멸종됐고 식물들이 자취를 감췄다. 게다가 대규모 오렌지농장에서 무차별 살포되는 농약으로 수질이 악화되는 등 사람들의 건강도 위협을 받게 됐다.

결국 1983년부터 이 지역 주민들을 중심으로 에버글레이즈 습지를 되살리자는 운동이 시작됐고 90년에 복원계획이 확정돼 현재까지 복원작업을 벌이고 있다. 자그마치 15억달러(약 1조7천억원)가 소요되는 이 복원계획에 따라 콘크리트 제방에 갇혀 직선화됐던 키시미강이 꾸불꾸불하고 수초와 갈대가 무성한 원래의 모습을 찾아가고 있으며 일부 야생동물들도 이 지역에 되돌아오고 있다.

일본의 홋카이도의 구시로 지역(사진)은 세계에서 몇 안되는 두루미 서식처. 그러나 습지라는 이유로 쓸모없는 땅으로 인식된 까닭에 60년대말부터 매축공사가 진행됐고 이에 따라 이 지역의 두루미 숫자는 100마리 수준으로 격감했다. 그러나 71년 구시로 습지의 미래에 대한 시민 심포지엄이 열리면서 습지의 과학.환경적 가치가 조금씩 인정받기 시작했다. 시민들이 움직인 결과 시정부는 해안선으로부터 6㎞ 안쪽에서의 개발행위를 금지했다. 그후 시민들은 이 지역을 국립공원 지정에 힘을 쏟아 87년 습지로는 처음으로 일본의 28번째 국립공원이 되었다. 1세기에 걸쳐 자연과의 싸움을 통해 국토를 넓혀 왔던 네덜란드도 일부 농토를 자연으로 돌려보내고 있다.

해수면보다 지나치게 낮은 육지로 끝없이 고여드는 물을 퍼내는 비용이 엄청날 뿐더러 간척농지에 쏟아부은 농약 등에 의한 환경피해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커졌기 때문이다. 90년대 초부터 '자연으로의 회귀' 운동을 펼치고 있는 네덜란드는 전국토의 1.76%에 해당되는 육지 736㎢(2억2천만평)를 자연으로 돌려보내고 있다. 네덜란드인들은 현재의 금싸라기 같은 농토를 포기하는 대신 미래의 귀중한 생물자원을 확보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이밖에 스위스는 1987년 연방헌법에 경관이 특별하거나 국가적으로 중요한 습지와 습지 인근지역을 보호한다고 명시했다. 오스트리아는 개발계획이 습지(인공호수 포함)의 생태계 균형에 피해를 주지 않거나 경관에 영향을 주지 않을 때만 개발을 허가하고 있다. 룩셈부르크는 1982년 발표한 자연보호법을 기준으로 호수.습지.갈대밭 파괴와 변화를 금지한다고 명시하고 서식지, 동.식물, 수량변화를 초래하는 사업은 반드시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이처럼 선진국의 환경복원 및 환경보전이 갯벌 등 습지지역에 집중되고 있는 것은 습지를 뭍으로 바꿨을 때의 경제적 이득보다는 습지의 생물학적.경제적.환경적 가치가 훨씬 크기 때문이다. 조현석 기자

*새만금사업 반대 '갯벌파수꾼' 주용기씨

"지금 그만두지 않으면 새만금은 후손들에게 두고두고 커다란 부담으로 남을 것입니다" 전북환경운동연합 정책실장 주용기씨(35). 자타가 공인하는 새만금 갯벌 파수꾼이다. 전북대 기계공학과 석사 출신인 그는 새만금 간척사업 반대운동을 펼치면서 어느새 대학교수 못지않은 '갯벌 전문가'가 됐다. 지금까지 군산 앞바다에서 변산 해수욕장에 이르는 새만금 전지역을 30회 이상 답사해 현지인보다 지역사정에 더 밝다는 소리를 듣는다. 어느 동네에 도요새 몇 마리가 살고 있다는 것까지 꿰뚫고 있을 정도. 지금도 시간이 나면 새만금으로 달려가 주민들의 이야기를 듣고 직접 갯벌에 들어가 생태계 변화를 조사하고 있다.

그는 새만금사업을 '정치논리에 의한 환경파괴 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개발에서 소외된 지역이라는 점을 악용, 위정자들이 이 사업에 전북지역의 미래가 달렸다는 식으로 주민들을 호도했다는 것. 또 새만금사업이 기획단계부터 철저히 지역주민들을 배제한 채 진행됐다고 지적했다. 지금껏 새만금 주민들을 상대로 공청회 한번 개최한 적이 없다는 사실을 예로 들었다. 또 어민들에 대한 보상금을 정부가 일방적으로 정한 것도 민의를 무시한 발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이라도 새만금사업이 중지되면 자연의 치유력으로 수년 내에 복원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리고는 새만금사업의 첫 단추가 잘못 꿰어졌다는 것을 알면서도 지금까지 쏟아부은 돈이 아까워 쉬쉬하는 관료들에게 충고했다.

"힘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자연의 신비를 무시하는 것입니다. 잘못한 것을 인정하려 들지도 않고요. 정직이 최고의 방법이고,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법입니다" 글 오창민.사진 권호욱 기자

대대적 간척사업으로 신음하는 새만금갯벌 : 경향신문 20000410 특집 기획

새만금 간척개발사업을 강행해야 하는가. 아니면 지금이라도 공사를 중단하고 갯벌을 예전 상태로 복원하는 것이 옳은가. '21세기 서해안시대의 전진기지 건설'이라는 거창한 구호로 시작한 새만금사업에 대한 찬반 논란이 다시 일고 있다. 사업의 전면 재검토를 위해 지난해 5월 구성된 민관합동조사단의 최종 연구 결과보고서가 조만간 발표될 예정이기 때문. 공사재개 여부 결정이 임박한 가운데 현지 주민들의 표정과 새만금 갯벌의 보존상태, 새만금 갯벌을 지키려는 '미래세대 신탁소송', 외국의 갯벌 보전사례 등을 정리했다.

새만금/글 오창민.사진 권호욱 기자

살아 있었다. 갯벌은 살아 있었다. 이미 죽어 있을 것이라던 새만금의 갯벌은 아직 시퍼렇게 살아 있었다.

만경강과 동진강이 만나 바다로 이어지는 전북 김제시 진봉면 심포마을 앞바다. 지난 4일 오전 9시가 조금 넘자 동네 아낙 100여명이 일시에 바다로 몰려들었다. 모두들 부지런히 갯벌을 걸어 뭍에서 2∼3㎞ 떨어진 '밭'으로 향했다. 일부는 남편이 운전하는 오토바이나 트랙터를 타고 더 멀리까지 나갔다. 오전 10시에서 오후 1시까지 이어지는 썰물에 맞춰 '밭'의 수확물을 캐기 위해서였다. 서로 멀찍이 떨어져 구역을 정하고 끄레(조개 채취용 칼퀴)를 밀자 어린아이 주먹 크기만한 백합이 하나 둘 모습을 드러냈다.

따스한 봄과 함께 백합 채취의 계절이 돌아오면서 새만금 갯벌이 활기를 띠고 있다. 백합은 산지 도매가격이 1㎏당 6,000원선. 임금님 진상품이었다는 과거의 명성에 걸맞게 조개류 가운데 최고를 자랑한다. 게다가 채취에 특별한 장비와 기술이 필요하지 않고 반나절만 땀흘리면 3만∼5만원을 간단히 쥘 수 있어 이곳 주민들의 주요 소득원이다.

"어쩌면 올해가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데 많이 잡아야지요" 얼마나 잡았느냐는 질문에 김모씨(51.여)는 손을 바쁘게 놀리며 말을 받았다. 그리고는 "한번만이라도 뻘에 와봤다면 그런 말은 할 수 없다"며 이번 총선에 출마한 모 국회의원 후보 이야기를 했다.

그 후보는 지역 현안인 새만금 간척사업에 대해 '물막이 공사로 이미 갯벌이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파괴됐기 때문에 이제는 개발을 조속히 마무리지어야 한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멀쩡히 살아 있는 갯벌을 현장에 와서 살펴보지도 않은 채 막연히 갯벌이 썩었다고 떠들어대고 있을 것을 생각하니 김씨는 분통이 터졌다. 갯벌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최근 크게 달라지고 있다. 갯벌은 이제 야생 생물의 낙원만이 아니다. 뭍에 비해 경제적 가치도 높을 뿐 아니라 환경정화 기능까지 갖고 있다.

한국해양연구소가 홍성.보령지구와 군산.장항지구 등의 갯벌에서 김.바지락 양식 등으로 생산가능한 수산물을 돈으로 환산한 결과 에이커당 3백65만원이라는 계산이 나왔다. 반면 국내에서 쌀 생산성이 가장 높다는 계화도 간척지의 쌀 생산액은 에이커당 2백47만원이었다. 한편 최근에는 갯벌이 연안해역을 청소하는 '정화조' 구실을 한다는 사실이 새로 밝혀졌다. 해양연구소의 계산에 따르면 갯벌의 환경정화 기능은 에이커당 1백55만원의 경제적 가치를 갖는다. 한마디로 갯벌은 각종 생물의 낙원이자 바다의 농토이며 지구의 정화조인 셈이다. 이같은 연구 결과들이 속속 발표되면서 갯벌을 보호해야 한다는 생각이 점점 확산되고 있다. 더욱이 새만금지역이 포함된 서해안 갯벌은 캐나다 동부해안, 미국 동부해안, 북해 연안, 아마존강 유역 등과 더불어 세계 5대 갯벌로 꼽힐 만큼 광활함을 자랑한다. 그러나 새만금 개발이 예정대로 완성될 경우 전북 갯벌의 90%는 사라지게 된다.

갯벌을 보존해야 한다는 국민 여론 때문에 새만금 공사는 지난해 5월 중단되고 전면 재검토작업에 들어갔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새만금 갯벌이 이미 망가질 대로 망가져 원상회복이 불가능하므로 간척지 개발을 계속할 수밖에 없다고 믿고 있다. 김제 터미널에서 만난 김성근씨(31.회사원)도 "새만금의 오염이 심각해 어획량이 급감하고 있다"며 "보존 비용이 많이 들면 차라리 농지로 개발하는 편이 낫다"고 말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 부안쪽의 농업기반공사(옛 농어촌진흥공사) 새만금 전시관 주변과 북쪽 제방이 시작되는 군산 비응도 부근의 오염된 갯벌만을 본 사람들의 '오해'였다. 이 지역들은 제방공사가 가장 많이 진척돼 그만큼 갯벌 오염도 심한 곳이다.

현장을 확인한 서울대 해양학과 박사과정 강성길씨(35)는 18㎞에 달하는 제방이 건설되면서 물길이 다소 막혔지만 바닷물의 유입과 배출은 순탄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식물성 플랑크톤과 갯지렁이, 도요새 등으로 이어지는 먹이사슬도 원래대로 유지되고 있었다. 강씨는 "제방 근처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생태계에 큰 변화는 없어 보인다"며 "다만 공사로 물살이 약해지면서 강에서 나온 토사 등이 퇴적돼 갯벌의 높이가 조금씩 올라가고 있는 현상은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어부 임광석씨(40.김제시 진봉면)도 "실뱀장어를 잡아 하루 20만원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며 "아직까지는 조업에 별 어려움이 없다"고 밝혔다. 김도현씨(39.부안군 계화면)도 "출어가 줄긴 했지만 제방 바깥 바다쪽에서도 여전히 조업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어획량 감소는 기본적으로 어민 수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부안군 계화면 돈지마을에서 식당을 경영하는 이숙자씨(46)는 "지난 1, 2년새 보상을 받은 어민들 상당수가 도시로 이사를 떠나 생선 구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돈지마을만 해도 폐가가 두세집 건너 한곳꼴로 나오고 있다. 한때 전교생이 500여명에 이르던 이 동네 의복초등학교는 주민들의 이사로 아동 수가 급감하면서 급기야 지난 2월에 문을 닫았다.

군산 앞바다의 비응도에서 야미도를 잇는 11.4㎞ 구간 제방공사를 맡고 있는 대우건설 현장소장 박성수씨는 "조수가 워낙 거세 보강공사를 중단하면 쌓아놓은 제방마저도 쉽게 유실된다"며 공사를 중단할 경우 생각보다 어렵지 않게 새만금 갯벌이 복원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비쳤다.

방조제 공사로 '쑥밭'이 됐을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새만금 갯벌은 여전히 강한 생명력을 자랑하며 자연의 보고로 존재하고 있었다. 주민들도 갯벌을 터전삼아 고단하지만 풍요로운 삶을 꾸려가고 있었다.

홍재상 인하대 해양학과 교수는 "수만년 동안 형성된 갯벌이 바닷물을 일부 막았다고 해서 하루 아침에 사라질 수 있겠느냐"며 "정부가 지금이라도 새만금 갯벌 살리기에 나서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금까지 1조원이 넘는 돈이 투입됐지만 갯벌의 미래가치를 감안하면 그리 큰 금액이 아니다"라며 "쏟아부은 돈이 아까워서 사업을 계속해야 한다는 논리는 재고돼야 한다"고 밝혔다.

[21세기로 맞추자]생명을 살리는 환경(2)환경보전과 개발 : 중앙일보 20000410 특집 기획

지난 세기에 우리를 괴롭혔던 과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가운데 새 밀레니엄 과제가 다가오고 있다. 이같은 비동시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무엇보다 새로운 밀레니엄의 기준에 맞는 미래지향적 가치를 설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중앙일보는 새천년준비위원회.조인스닷컴㈜과 공동으로 연중기획 '21세기로 맞추자' 를 마련했다.4월의 주제 '생명을 살리는 환경' 의 둘째 주 화두는 '환경과 개발은 양립할 수 있는가' 다. 독자 여러분의 좋은 의견을 인터넷(http://www.joins.com) '21세기로 맞추자',(http://code21.joins.com) 또는 팩스(02-751-5228)로 보내주기 바란다.

*환경문제, 기술로 해결할 수 있나-그렇다"

소득수준은 1만달러인데 환경요구 수준은 3만달러를 넘는다." 각종 환경민원을 경험하는 건설 관계자들의 말이다.

위천공단 건설반대 논란에 이어 최근 민주당의 동강 영월댐 백지화 발표에 이르기까지 '환경' 이 절대적인 사회가치로 등장하면서 각종 개발사업이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단편적인 조사이긴 하지만 환경관계자의 58%가 개발사업은 '환경파괴적' 이라고 인식하고 있다. 대다수의 초등학생들조차 '환경보전〓선, 개발〓악' 으로 인식하고 있을 정도다. 우리 교육 자체가 '모든 개발은 본질적으로 악성개발' 이라고 주장하는 인도의 어떤 생태운동가처럼 근본생태주의에 빠져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는 그 동안의 압축 경제성장 과정에서 각종 개발사업이 자연을 훼손하고 환경오염을 가져온 업보라고도 볼 수 있다.

그러나 아직 우리의 사회간접자본(SOC)수준은 '삶의 질' 은 물론 국민의 기본 수요도 충족시키지 못한다. 경제.사회.국토여건을 고려하지 않는 무차별적인 환경주의는 꼭 필요한 시설을 적기에 확보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더 많은 비용 투자를 유발해 미래세대에 더 큰 부담을 줄 수 있다.

1980년대 교통 SOC에 대한 투자 부진이 오늘날 교통난을 가속화해 교통혼잡 비용이 97년 기준으로 연간 18조4천억원에 이르고 있다.또 90년대말 이후 댐 개발이 거의 중단돼 2006년 이후에는 물부족이 커다란 사회문제로 대두할 것으로 우려된다.

인구.경제규모의 증가에 따라 매년 늘어나는 기본적인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개발은 필수불가결하다. 2020년에는 인구가 5천58만명으로 늘어나 수도권에는 향후 5년간 매년 20만-25만가구의 주택공급이 필요할 전망이다. 국토이용의 제약과 국내외적인 경제.사회 여건 등을 고려해 볼 때 선진국형 국토관리기반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향후 10년간 수자원.도로.주택부문의 개발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그렇지만 요즘은 아파트에도 '환경마크' 가 부여되는 시대다. '환경보전' 은 거역할 수 없는 시대 흐름임을 개발에 관계하는 사람들도 대부분 인식하고 있다. 환경에 대한 고려없는 도로 1백㎞를 건설하는 것보다 60㎞라도 환경을 고려한 도로 건설이 결국 경제적이며 공사도 신속히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을 현장에서 경험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전할 지역은 절대 보전하며 개발가능한 지역에 대해서는 개발의 양과 속도를 조절하는 '선 계획-후 개발' 의 환경친화적인 개발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정부도 지난해 '새천년 친환경건설선언' 을 통해 환경친화적 개발의 의지를 천명한 바 있고 건교부 내에 '건설환경과' 와 '주거환경과' 를 신설하는 등 조직과 정책도 정비하고 있다.또한 지방자치단체에서 소규모 사업에도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하게 됐고 도시계획법 등 각종 개발관련법도 '환경' 을 내부 목적화하는 법령정비를 통해 구체적인 실천 수단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

'개발이냐 보전이냐' 하는 극단의 대립은 양쪽 모두에 소모적인 낭비일 뿐이다. 과거의 무분별한 개발시대를 되돌아 보고 잘못된 부분을 찾아내 이를 바로잡는다면 환경가치를 고려하는 환경친화적인 개발이 불가능할 이유도 없다. 지금이야말로 환경친화적인 개발과 국가의 이익을 고려하는 환경보전이 서로 조화하는 상생(相生)의 노력이 정말 필요한 때다. 김선희 <국토연구원 연구위원>

*환경문제, 기술로 해결할 수 있나-아니다

1992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유엔환경개발회의는 환경과 개발이 공식적으로 처음 만나는 자리였다. 이 자리에서 공해를 경험한 선진국들과 빈곤에서 벗어나야 하는 개발도상국들은 '환경적으로 건전하고 지속가능한 개발' 이라는 개념에 합의했다. 즉 개발하더라도 과거의 개발방식에서 탈피해 지구생태계가 지속할 수 있는 방법을 택해 개발하자는 것이었다.그러나 이러한 합의는 거의 이행되지 않았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지구의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한 정책변화는 아직 조금도 눈에 띄지 않는다.

선진국의 개도국에 대한 지원은 리우회의 합의 전보다 오히려 줄어들었으며 개도국은 선진국의 공해 역사를 되풀하고 있다. 그 결과 개구리식 도약을 통해 공해과정 없이 빈곤에서 탈출하려는 리우의 정신은 상당부분 퇴색될 수밖에 없었다.

당연한 일이지만 리우로부터 8년이 흐르는 지금, 지구환경이 회복되고 있다는 결정적인 증거들은 나타나고 있지 않다. 오히려 기상이변과 지구온난화의 주요 원인인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 방출량이 최고 수준에 달하고 있다. 생물서식지가 파괴돼 자연상태보다 1천배나 빠른 속도로 동식물의 멸종과정이 진행되고 있어, 21세기 안에 지구 모든 생물종의 50%가 멸종될 것이라는 보고도 나와 있다.

이런 결과는 많은 정부와 기업들이 '환경적으로 건전함' 보다는 '지속가능한 개발' 또는 '개발의 지속가능성' 에 더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데 기인한다. 이런 점에서 '지속가능한 개발' 혹은 '환경친화적 개발' 이라는 개념 자체가 정치적 타협의 산물이라는 비판을 받는 것이다. 심지어 개발로 인한 환경파괴를 포장하고 합리화하기 위해 '환경친화적' 이라는 말을 남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세계 5대 갯벌에 들어갈 정도로 소중한 갯벌을 파괴하는 새만금간척사업에도, 생태계의 보고(寶庫)를 수장시키는 영월 동강댐 건설에도 여지없이 '환경친화적 개발' 이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는다.

이같은 개발사업으로부터 환경을 지키기 위한 장치로 환경영향평가제도가 도입됐으나 개발사업에 대한 면죄부 또는 파괴 허가제도로 작용해 국가가 환경파괴를 공인한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현행 환경영향평가제도하에서는 개발사업으로 인한 환경오염을 줄일 해결방안을 제시할 수 없을 때 사업 자체를 취소토록 하는 방안이 보장돼 있지 않다.

한 정부기관은 지난 50년간 우리나라의 환경 부하(負荷)가 15만배 증가했고, 생태파괴지수는 생태적 생산능력의 9배 이상을 초과하고 있다고 평가한 바 있다.

선진국보다 저개발 국가의 행복지수가 더 높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경제발전과 개발이 반드시 행복을 가져다주리라는 기대는 환상에 불과하다. 세계 최고의 장수촌이었던 불가리스의 평균 수명이 줄어들고 있는데, 그 주요 원인이 마을에 들어선 패스트푸드점과 도로의 건설일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한 때 자연 그대로의 상태는 빈곤과 미개함으로 인식됐으나 이제 그것이 저개발 속의 새로운 풍요를 의미하고있다. '환경은 미래세대로부터 잠시 빌려온 것' 이라는 의식을 바탕으로 더이상의 무분별한 개발은 중단돼야 한다. 양장일 <환경운동연합 환경조사국장>

*여론프리즘

'환경문제, 기술로 해결할 수 있나' 란 지난주 논제에 대해선 환경보전에 대한 인식이 갈수록 높아지면서 예상대로 '그렇다' 는 응답이 45%인 반면, '아니다' 가 55%로 많았다.그러나 환경문제의 기술해결 가능성을 믿는 네티즌들도 대체로 기술이 환경문제 해결의 필요충분조건이라고 생각지는 않는 것 같다.

이러한 경향은 '글쓰기' 에서도 잘 드러나 환경문제를 기술로 해결할 수 있다는 주장은 많지 않아 "기술이 환경복원 속도보다 오염속도를 줄이면 궁극적으로 환경문제가 해결될 것이 아닌가" 라고 주장한 설동영씨(sdy@netian.net)가 대표적 이었다.

반면 '기술의 악순환' 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아 이정훈씨(1123121@hanmail.net)는 "환경기술이 일부의 문제는 해결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또다른 환경문제를 야기하기 때문에 결코 기술로 접근해서는 안된다" 고 주장했다.

폐수처리가 슬러지라는 또다른 2차폐기물을 생산할 수밖에 없다는 예를 들어 "자연과학 지식의 제한 때문에 기술적 접근은 한계가 있다" 고 주장하면서 새로운 행복개념과 생태적 윤리를 주장한 이상훈씨(slee@www.cuk.ac.kr)의 글도 눈길을 끌었다.

또 기술에 의해 야기된 문제를 기술로 해결하는 것은 "또다른 물질적 대안" 일 뿐이라며 '세계에 대한 경외심' 과 같은 정신적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김현희씨 (amorkim@hanmail.net)의 주장도 새로웠다. 김창호 학술전문위원

`새만금'에 뿌리뽑힌 삶 : 한겨레신문 20000505 사회 뉴스

33km에 이르는 방조제를 서해안에 쌓고 여의도 크기의 140배나 되는 새 땅을 만든다는 새만금 간척사업. 개발과 환경보전이라는 논리가 격렬히 충돌하는 이 사업으로 전북 부안군에 사는 권영일(58)씨와 60여명은 삶의 터전을 잃고 9년째 방황을 하고 있다.

권씨는 새만금사업이 진행되면서 보상기준일에 단 9일 늦게 신고해 보상을 받지 못했다. 권씨를 비롯한 이들은 91년 새만금사업이 착공되기 전 부안지역 김 가공공장을 운영하거나 김 생산농가에 김 종자를 공급하면서 생업을 유지하고 있었다. 이들의 불행은 새만금이 착공된 91년부터 시작됐다. 92년 초부터 이들이 운영해오던 사업은 중단된 채 지금에 이르고 있다. 보상을 받지 못한 이유는 새만금사업 고시일인 91년 10월22일까지 신고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들은 "그 당시까지 자유업으로 분류됐던 김 가공업이 91년 4월 수산업법 시행규칙 개정과 함께 수산제조업 신고대상으로 지정된 것을 알지 못해 신고기일을 넘긴 것"이라고 말한다. 이들은 또 "당시 부안군이 김 가공공장 현황을 파악해 놓고서도 아무런 연락이 없다가 신고마감이 지난 뒤에야 이런 사실을 통보하는 바람에 보상받을 기회가 원천적으로 봉쇄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 모임의 회장직을 맡고 있는 조세룡(60)씨는 "이곳 주민들은 국가가 인정한 납세필증이 있으므로 마땅히 보상을 받을 권리가 있다"며 "주민들의 합리적인 주장을 외면하는 것은 편의주의적 발상"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당국의 입장은 다르다. 전북도 새만금사업소의 한 관계자는 "공유수면 매립법에 따라 매립면허 고시일을 넘겨 신고된 시설에 대해서는 보상을 청구할 수 없다"며 "이 건의 경우는 이미 1심에서 패소를 한 상태로 재판 계류중인 2심에서도 이변이 없는 한 보상을 받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에게 새만금사업은 지역발전이라는 장밋빛 청사진이 아니라 재앙의 시작이다. 이들은 정부가 밉다. 남을 해코지하지 않고 열심히 살아왔는데도 보상도 없이 갑자기 일자리가 사라진 것이 너무나 억울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청와대와 국회 등에 진정을 보내기도 했으나, 재판에 계류중인 사안은 취급하기가 곤란하다는 이유로 대부분 외면했다.

대부분의 가정은 지난 9년 동안 엉망이 됐다. 삶의 터를 잃어 일부는 농사를 짓지만 포장마차 운영, 막노동 등으로 생계를 꾸린다. 화병으로 죽은 사람도 있고, 자살.이혼 등 과거 같으면 생각하기 어려운 일들도 심심찮게 생겼다. 보상을 고대하며 재판의 결과를 기다리는 권씨의 얼굴에는 수심이 깊었다. 전주/박임근 기자

“새만금 갯벌을 보존해주세요” : 조선일보 20000505 사회 뉴스

어린이 200명 정부에 첫 환경소송;인터넷 통해 자원자 뽑아 “미래세대 권익찾기 첫시도”환경운동단체인 녹색연합과 생명회의는 4일 차윤진(5)양과 정순욱(13)군 등 200명의 어린이와 청소년을 소송인단으로 하고 농림·해양부 장관을 피고로 세워 새만금사업 매립면허 취소청구소송을 서울행정법원에 냈다.국내에서 미성년자들이 정부 개발사업에 맞서 단체 환경소송을 내기는 처음이다.

생명회의 전재경(전재경) 대표는 “새만금 갯벌은 후손에게 고이 물려줄 소중한 자연자원으로, 무분별한 개발은 리우환경선언에 위배되는 것”이라며 “망가진 환경에서 살아갈 우리 어린이들이 권익을 찾으려는 첫 시도”라고 제소 취지를 설명했다.

이들 어린이·청소년 200명으로 구성된 ‘미래세대 소송인단’ 대표 전수진(11)양은 이날 녹색연합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새만금사업 중지를 호소했다. 이들은 2월부터 녹색연합 (www.greenkorea.org)과 지역연합 모집에 지원해 뽑혔다./최원석기자

사설]미래의 눈으로 '새만금'을 보자 : 한겨레신문 20000506 종합 사설

18살 미만의 어린이.청소년 200명이 미래세대의 환경권 보장을 요구하는 집단소송을 냈다. 농림부 장관과 해양수산부 장관을 상대로 새만금 공유수면 매립면허 취소 및 새만금 간척사업과 종합개발사업 시행인가 취소 청구소송을 서울행정법원에 낸 것이다. 자연자원은 우리 마음대로 쓰고 망가뜨릴 수 있는 현 세대의 전유물이 아니라 미래세대가 두고 두고 누려야 할 공동의 자산이라는 관점에서, 미래세대의 이름으로 새만금 사업에 문제 제기를 한 것이다. 어린이 소송단의 대표 두명은 오는 22 ̄24일 영국 이스트본에서 열리는 유엔 세계어린이환경회의(ICC)에도 참석해 새만금 생태계 보존을 세계무대에 호소할 계획이라고 한다.

새만금 간척사업은 전형적인 개발시대의 산물이다. 식량증산이 급선무였던 수십년 전 갯벌이란 '쓸모 없는 땅'이었다. 바닷물이 드나드는 이 버려진 땅에 세계 최장의 제방을 쌓아 4만ha의 농토와 담수호를 만든다는 계획이 87년 노태우 후보의 대선공약으로 제시됐다. 이 급조된 공약을 뼈대로 91년 공사를 시작했다. 그러나 이제 갯벌은 못쓰는 땅이 아니다. 조개 등 여러 해산물의 보고일 뿐만 아니라, 물고기들이 산란하고 치어들이 자라는 '바다의 유치원'이다. 이런 풍요로운 먹이를 찾아 물새들이 모여들고 철새 도래지가 된다. 갯벌은 또 육지에서 흘러드는 폐기물과 오염물질을 걸러내고 순화하는 정화조 구실을 한다. 이런 다양한 기능을 생각할 때 갯벌은 농토보다 세배나 경제적 가치가 높다고 계산한 학자도 있다. 그래서 여러 나라들이 갯벌을 소중하게 보호한다. 독일은 북해에 면한 갯벌을 모두 국립공원 등으로 지정해 엄격하게 보호하고 있다.

새만금 간척사업은 현재 총길이 33km 둑 가운데 18km를 쌓은 상태다. 지금까지 1조원이 들어갔고, 2011년 이 사업이 마무리되기까지 모두 3조원을 쏟아부어야 한다고 한다. 그렇게 하고서도 담수호의 수질 등 오염문제 해결이 미지수다. 이렇듯 환경의 중요성과 갯벌 가치에 대한 재인식으로 이 사업의 부적절함이 드러났음에도, 이미 쌓은 18km의 둑 때문에 진퇴양난에 빠진 것이 현재의 상황이다. 전체계획을 백지상태에서 재검토하기 위해 지난해 여름 구성된 민관합동조사단은 애초 지난 4월말 마무리하려던 보고서 제출 시기를 최근 이달 말로 미루었다. 지난 몇십년 사이 환경에 대한 우리의 생각이 크게 달라졌지만, 앞으로 환경보전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이다. 어찌 보면 장난같은 '어린이 환경 소송'의 깊은 의미가 바로 여기 있다. 새만금 문제에 대한 결론의 기준은 현재가 아닌 미래에 두어야 한다. 더구나 과거에 얽매일 일은 아니다.

"새만금 갯벌 보존 시급" : 문화일보 20000508 사회 뉴스

환경운동연합과 일본습지행동네트워크(JAWAN:Japan Wetlands Action Network) 등 새만금 갯벌보존을 위한 한·일 공동조사단은 8일 공동조사 중간결과를 발표하고 새만금 보존을 위한 한·일공동 선언문을 발표했다. 조사결과 새만금에는 세계적인 희귀종인 저어새와 붉은어깨도요새,일본에서는 희귀한 조개류인 개맛을 비롯한 갯벌서식생물이 16종 12만6000여마리나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공동조사단은 “새만금갯벌은 지난 70년 식량증산과 수자원확보 등을 이유로 간척사업을 벌였으나 환경파괴만을 불러 죽음의 땅이 된 일본 규슈지역에 있는 아리아케만 이사하야 갯벌의 초기상태보다 훨씬 양호한 것으로 제2의 이사하야 갯벌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보존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공동조사단은 또 “농어촌진흥공사(현재 농업기반공사로 개칭)가 새만금간척사업을 홍보하면서 이사하야만의 갯벌이 계속 형성되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안정된 갯벌은 수백년이상이 지나야만 생성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환경연합 양장일(梁將一.35)국장은 “우리나라 갯벌을 관리해온 공유수면매립법은 일제시대 만들어 진것으로 우리나라 갯벌이 일본보다 경제성이 뛰어나 일제시대 법을 적용시키는 데 무리가 있다”며 “간척사업이 진행중인 새만금에 아직 많은 수의 조류와 갯벌생물이 살고 있는 것으로 밝혀진 만큼 새만금이 죽음의 땅으로 변하기 전에 더이상의 환경파괴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새만금 간척사업은 전북 앞바다에 거대한 제방을 쌓아 1억2000만평(여의도 면적의 140배)의 갯벌을 토지(8600만평)와 담수호(3600만평)로 만드는 초대형 국책사업으로 사업이 착수된 91년부터 환경파괴를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아 현재는 환경조사를 이유로 사업이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김석·방승배기자>

<논단>새만금 개펄 살려야 한다 : 문화일보 20000509 독자 칼럼

우리나라는 약 2390㎢의 개펄이 있다. 이는 국토면적의 2.4%에 해당한다. 서·남해안이 리아스식으로 해안선의 곡선이 많아 결국 매우 긴 해안선을 가지고 있는 셈이며,그곳에 살고 있는 생물의 수도 해안선의 길이에 비례하므로 많은 생물이 살고 있다. 외국의 경우는 진흙질의 미질토가 많이 함유된 개펄보다는 백사장이 발달한 해변이 대부분이다. 이는 해변이 있다고 모두 개펄이 형성되는 것은 아니고 개펄도 나름대로 형성의 조건을 갖추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동해안에는 개펄이 형성되지 않는 것과 같은 이유라고 할 수 있다.

생태계 파괴 한심한 발상 개펄에 서식하는 생물의 개체수는 해안선의 길이와 비례한다. 우리나라 해안선의 길이는 1만1542.5㎞정도라고 한다. 그러나 식량의 자급자족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간척사업의 선두에 서 있는 농업기반공사는 나름대로 타당성과 경제성을 내세워서 마치 구겨진 치마의 주름을 펴듯이 불에 달군 다리미를 들고 달려드는 세탁소 아저씨처럼 간척사업을 통해 해안선을 곧게 펴가는 작업을 그동안 끊임없이 해왔다. 그 결과 우리나라 서해의 해안선 중 90% 정도가 이미 인위적으로 간섭을 받았으며 그곳에서 살아가던 생물의 종 및 개체수가 급격히 줄어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세계 최대의 간척사업으로 명명되어 마치 우리 민족의 우수성을 알리는 것처럼 포장되었던 새만금간척사업은 우리시대 최대의 세계적인 해안생태계의 파괴이며 후손들에 대한 씻을 수 없는 과오를 남기는 결과가 될 것이다.

이 방조제의 공사는 길이만 33㎞에 이르며 간척하여 만들어지는 육지가 여의도 면적의 140배에 달하는 엄청난 공사이다. 당초 이 사업의 예산은 8200억원이었으나 현재까지 3조5000억원으로 늘어나 있으며,더욱이 전라북도의 기본계획안에 들어있는 내용으로 매립이 진행되면서 일정 규모의 담수호를 조성하는 것으로 되어있으나 인공담수호의 수질개선비용이 앞으로도 엄청난 국민의 혈세가 낭비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는 이미 간척사업을 통해 만든 인공호수가 썩어버려 당시 가장 큰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었던 시화호를 통해 명백하게 알고 있음에도 불구,별다른 대안없이 같은 실수를 계획하고 있음은 한심한 발상이 아닐 수 없다.

개발론자들이 확성기를 앞세워 선전을 하는 내용중 지역경제의 활성화를 통해 주민들에게 이익을 돌리겠노라고 목에 핏대를 세우는 것을 보았다. 그러나 그들이 이야기하는 개발의 이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우리나라 대부분의 개발지역에서 보아 왔듯이 이곳도 마찬가지일 것이 뻔하다. 이곳이 그들의 말대로 경제적 활성화가 이루어진다고 가정해 보자. 그 개발의 이익이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지역주민들에게 진실로 돌아갈 것인가.

엄청난 혈세낭비 계속될것 개펄의 생산성은 씨앗을 뿌리는 것도 아니요,김을 매는 것도 아니다. 농약도 필요없고 비가 오지 않는다고 하늘을 쳐다볼 필요도 없다. 더군다나 수확의 시기를 걱정할 필요도 없다. 그저 내버려두면 그들이 조화를 이루어 살면서 우리에게 끊임없이 양식을 제공하고 있을 뿐이다. 또한 이 지역은 조개 중의 조개라고 이르는 ‘백합’이 우리나라 전체 생산량의 80%를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 곳이기도 하다. 이 백합은 우리나라와 중국에서만 생산되며 일본에는 없는 조개이기 때문에 상당량이 일본으로 수출되는 상품이다. 이곳의 간척이 끝나면 우리도 백합을 중국에서 수입해 먹어야 할 상황에 처하게 될 것이다.

새만금개펄은 살아야 한다.지난 3월26일 전국의 환경단체와 새만금개펄을 사랑하는 부안 사람들이 모여 이 개펄을 영원히 지켜달라고 ‘장승제’를 지냈다. 이곳에 참석했던 나는 분명히 장승들 너머로 개펄에서 울부짖는 삶의 소리를 들었다. “우리를 살려 주세요!” 이는 2차대전 때 가스실에서 죽어간 유대인의 절규보다 더 현실적인 신음이었다. 백용해, 한국개펄생태연구회 회장>

<사설>새만금 개펄 보존해야 한다 : 문화일보 20000509 독자 사설

우리나라와 일본의 대표적 환경단체가 ‘새만금 간척사업’의 즉각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환경운동연합과 일본 습지네트워크는 “새만금 일대는 세계적으로 가장 잘 보존된 생태계를 이루고 있다”며,“이미 실패한 것으로 드러난 일본 이사하야만 간척사업을 모델로 진행하고 있는 새만금 간척사업은 이 지역이 죽음의 땅으로 변하기 전에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우리는 지난 91년 시작된 뒤로 끊임없이 환경파괴 논란을 빚어온 새만금 간척사업은 국내외 환경단체들의 주장대로 중단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본다.

전북 군산 앞바다에서 부안 앞바다까지 연결하는 방조제 33㎞를 쌓아,간척지를 조성하려는 새만금 간척사업은 현재 공사가 일단 중단된 상태다.국무총리실 산하의 수질개선기획단이 구성한 민·관 합동조사단의 환경조사 결과가 조만간 나올 예정이고,이에 따라 공사 재개 여부가 결정될 것이다.그러나 사업을 주관하고 있는 농업기반공사는 이미 1조원을 투입한 대규모 국책사업을 중단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식량 자급도가 갈수록 낮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1억2000만평의 개펄을 농경지로 탈바꿈시킬 수 있는 사업을 포기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그동안 물막이 제방 19.1㎞를 쌓아 전체 공정의 58%가 진척된 상황에서 공사를 중단할 경우,제방 유실 등이 초래할 또다른 환경파괴도 걱정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그러나 완공하려면 앞으로 3조원이 더 들어가야 할 새만금 간척사업은 미래 세대에게까지도 영향을 미칠 돌이킬 수 없는 환경파괴를 불러올 것이 분명한만큼 중단에 따른 대가를 치르더라도 중단하는 것이 더욱 큰 손실을 막는 올바른 선택이다.

개펄의 중요성은 세계 각국의 연구기관들이 확인한 바 있다.개펄은 해양 생태계의 보고일 뿐 아니라 육지에서 배출되는 각종 오염물질을 걸러내는 ‘정화조’ 역할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개펄이 수산자원과 환경보호에 기여하는 생산성을 경제가치로 계산하면,농경지에 비해 3∼10배에 이른다는 연구결과도 있다.그래서 독일의 경우는 북해에 면한 개펄 전체를 국립공원으로 지정해 철저하게 보호하기도 한다.세계적 희귀 조류와 해양생물이 풍부하게 서식하는 새만금 지역의 개펄은 세계 어느 지역의 개펄보다 높은 가치를 지닌 것으로 평가돼 세계 5대 개펄의 하나로 꼽힌다.이런 개펄을 영원히 사라지게 할 수는 없다.

물론 한평이라도 농경지를 늘리는 일이 아쉬웠던 개발시대에는 간척사업이 충분히 국민적 공감을 얻을 수 있었다.그러나 이제 그런 시대가 아니다.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농경지 확대보다 환경보존이 훨씬 중요시되는 ‘환경의 세기’인 것이다.이런 시대에 걸맞은 정책 선택을 기대한다.

한-일 환경단체, 새만금 간척사업 중단 촉구 : 세계일보 20000509 사회 뉴스

한국과 일본 양국의 대표적 환경단체가 8일 새만금 간척사업의 즉각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환경운동연합과 일본의 대표적 습지보전단체인 일본습지네트워크(JAWAN)는 이날 서울 안국동의 한 카페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새만금 간척사업에 대한 현장조사 결과, 이 지역이 세계적 보전가치를 지닌 희귀 갯벌 생태계임이 확인됐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환경운동연합 최열(崔冽) 사무총장은 "새만금 간척지는 바닷물의 높이와 일치하기 때문에 홍수 발생에 대해 무방비한 상태"라며 새만금 간척사업의 백지화를 거듭 촉구했다. 야마시타 히로부미(山下弘文) JAWAN 공동대표는 이날 "일본정부는 이사하야만(灣) 간척사업의 문제점이 지적될 때마다 농경지-수자원 확보와 홍수예방이 목적이라고 주장해왔다"며,"하지만 작년 홍수 때 주민 90%가 긴급대피하는 등 홍수예방용 둑이 제구실을 못한 것으로 밝혀져 정부측 설명이 허구임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김동원기자>


'간척뒤에도 갯벌 형성 농업공사 주장은 허구' : 한겨레신문 20000509 사회 뉴스

한.일환경단체 공동회견.`새만금' 중단요구

환경운동연합과 일본의 대표적 습지보전 단체인 일본습지보전연대(JAWAN)는 8일 서울 안국동 철학카페에서 새만금 간척사업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열어 "현지 조사 결과 새만금 지역이 세계적으로 보전할 가치가 있는 갯벌 생태계 가운데 하나라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간척사업의 즉각 중단을 요구했다.

지난 1일부터 6일까지 새만금 지역에 대한 공동 갯벌조사를 마친 뒤 연 이날 회견에서 두 나라 환경단체는 "새만금 간척사업과 관련해 농업기반공사를 중심으로 한 당국이 농경지 및 수자원확보, 홍수예방 등의 이유를 내세우고 있지만 일본의 이사하야만의 경우를 보더라도 이것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야마시타 히로후미 일본습지보전연대 공동대표는 특히 "일본 정부는 이사하야만 간척사업의 문제점이 지적될 때마다 농경지 및 수자원 확보와 홍수예방 목적이라고 주장했지만 지난해 홍수 때 주민 대다수가 대피하는 등 홍수예방용 둑이 아무런 구실을 하지 못해 정부의 설명이 허구임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최열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도 "농업기반공사가 만든 홍보자료를 보면 이사하야만의 경우 간척사업 이후에도 갯벌이 계속 형성되고 있다고 기술하고 있으나, 안정된 갯벌은 수백년 이상 지나야만 생성될 수 있다는 사실을 볼 때 이것은 명백한 오류"라고 비판했다. 정상영 기자

열린마당/ 새만금사업 잘못된 자료로 반대말아야 : 중앙일보 20000511 독자

지난 8일 일본 습지네트워크 대표 야마시타 히로구미씨가 국내 환경운동연합과 가진 공동 기자회견 내용을 보고 견해를 밝히고자 한다.

야마시타씨는 "일본 이사하야만 간척사업의 경우 지난해 홍수 때 주민 90%가 대피하는 등 홍수예방을 위한 둑으로서 제 구실을 못했다" 며 새만금사업의 중단을 요구했다.

그러나 지난 8일과 9일 두차례에 걸쳐 일본 이사하야만 간척사업소측에 확인해 본 결과 "지난해 7월 집중호우(3백43㎜)가 내렸을 때 수위조절로 일부 저지대 지역만 침수했고, 다른 지역은 별다른 피해를 보지 않았다" 는 답변을 받았다. 또 주민들로부터 "간척사업의 홍수조절 효과로 인해 농작물에 대한 피해를 거의 보지 않았다" 는 평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결국 야마시타씨의 발언은 잘못된 것이다. 많은 사람들에게 잘못된 사실이 알려지게 만든 야마시타씨와 국내 환경단체들의 성급한 행동에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

새만금사업은 간척지의 홍수피해를 방지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시설이다. 특히 상류지역의 기존 농경지 1만2천㏊에 대한 침수피해를 줄이는 효과도 있다는 점을 분명히 밝혀두고자 한다. 이원희 <농업기반공사 대단위사업부장>

새만금 일대 어류종수 격감 : 대한매일 20000512 사회 뉴스

새만금 간척사업이 시작된 이후 인근해역에서 서식하는 어류의 종수가 크게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군산대학교 생물학과 이충렬교수가 11일 공개한 ‘새만금 일대의 어류서식현황과 경제적 중요성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현재 이 지역에서 서식하는어류의 종수는 107종으로 지난 91∼95년 1차조사때의 158종보다 무려 51종이감소했다.

이번 연구조사는 97년 10월∼99년 4월 2년6개월동안 만경강과 동진강 하구등 새만금 방조제 안쪽 4개 지점과 바깥쪽 1개 지점 등 총 5개소에서 실시됐다. 이 가운데 농어나 가자미 등 경제성이 높은 어류가 1차조사에서는 모두 130종이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됐지만 2차조사에서는 88종만 조사됐다.

특히 갯벌에서 서식하는 저서성 어류로 지난 1차조사에서 서식이 확인된 짱뚱어와 황줄 망둥어가 2차조사에서는 전혀 나타나지 않아 갯벌환경이 크게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 새만금 갯벌에서만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진 지역 특산종 둥근물뱀도 숫자가 크게 감소하고 있으며,말뚝망둥어·아작망둑·오셀망둑 등의 저서성 어류도 지난 1차조사때보다 출현빈도가 크게 낮아진 것으로 밝혀졌다.

이교수는“새만금 방조제 공사가 진행되면서 금강,만경강,동진강 등의 대형 하천에서 유입된 각종 오염물질이 바다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새만금 일대의 수질및 연안 바닥의 오염을 가중시켜 어류의 서식환경이 크게 나빠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군산 조승진기자

[삶과 생각] '놓음'의 결단을 기다리며 : 한국일보 20000515 독자 칼럼

안녕하십니까. 대통령 노릇하기 참 힘드시지요? 저는 한때 대학 선생 노릇하다가 변산에 내려와 농사지으면서 폐교된 학교를 빌려 지역 농어민의 자제를 가르친지 여섯해째 맞는 중늙은이입니다. 마음 편히 쓰는 중이니 편히 읽어주십시오.

며칠 전에 ‘농발계’ 2호를 읽었습니다. 이 회보는 ‘새만금사업을 반대하는 부안 사람들 소식지’입니다. 그 소식지 첫 면에 이런 글이 실려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의 서남해안은 세계에서도 몇 안되는 습지 중의 하나이다. 그 중에서도 새만금갯벌은 부안 김제 군산에 걸쳐 드넓게(1,050㎢) 펼쳐저 있다.특히 새만금갯벌은 북쪽으로는 금강하구의 영향을 받고 있고, 국내 유일의 강다운 강인 동진강과 만경강이 있어 하구갯벌이 건강하게 발달되어 있다.’이 글에 따르면 새만금은 국내 최대 철새 도래지랍니다. 그만큼 풍부한 갯벌자원이라는 뜻이겠지요.소식지를 조금 더 인용해 보겠습니다. ‘얼마 전 2월 3일 농업기반공사 문동신 사장은 직접 청와대에 가서 새만금추진현황을 보고하면서 “새만금 간척사업을 지금 중단하면 방조제유실 등 더 큰 생태계 재앙이 초래되고 막대한 국고 낭비와 대통령 공약 불이행으로 인한 국민불신이 초래된다”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현재 공사 진척상황을 보자면 방조제공사의 60%로 1조250억의 국민혈세가 지출되었습니다. 그 중에 7,000억원이 보상금으로 외지의 양식업자들 중심으로 지급되었습니다. 그런데 현재의 방조제 공사진척은 전체공정의 15%가 채 못되고 있습니다. 또한 예산의 증가를 보자면 1991년 애초의 계획은 8,200억원이었음에도 2000년 현재 3조 6,843억+α로 4.5배가 늘었습니다.+α는 새만금담수호 오염방지시설에 따르는 예산으로 만경강 생태공원 조성사업 등으로 그 규모가 얼마나 될지 알 수가 없습니다. …공사의 내용을 보자면 갯벌의 환경 생태 경제적 가치와 이를 생활의 터전으로 살고 있는 농어민들의 생활 경제성이 전혀 고려되지 않고 있습니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너무 많은 일을 하려는 대통령들로 국민들이 애를 먹어왔습니다. 한 때 ‘일을 제대로 하는 데는 민주주의가 방해가 된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줄줄이 대통령이 되는 바람에 많은 사람들이 죽거나 다치고 대통령님도 그런 통치의 가장 큰 피해자가 아니셨습니까.

저는 어렸을 적부터 대통령이 할 일 없어서 빈둥거리는 나라, 국민들이 대통령 이름을 기억하고 있지 않은 나라가 진짜로 잘 사는 나라라는 말을 아버지한테서 듣고 자랐습니다. 따라서 제가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 ‘이것도 해주십사’가 아닙니다. 그렇지 않고 다른 많은 일은 제쳐놓고라고 남북관계 정상화라는 큰 일을 앞에 두신 분께 그런 부탁을 드리는 것은 너무 염치없는 요구가 될 것입니다.

때로는 놓아버리는 것도 참 좋습니다. 노자가 이야기하는 ‘무위자연(無爲自然)’이나 불교에서 말하는 ‘집착을 버리는 것(放下着)’이나 다 ‘놓음’의중요함을 가리키는 말이라고 믿습니다. 그러려면 먼저 마음을 놓는 게 앞서야겠지요. 마음이 놓여야 어떤 일에서 손을 뗄 수 있으니까요. 새만금 사업은 지역차별이 심했던 독재시대에 그 차별에 저항하는 한 상징으로 시작한 것이기도 해서 놓아버리기 쉽지 않으실 것으로 짐작합니다.

그러나 이 사업은 우리 세대가 책임질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선 것이라고 봅니다. 미래세대가 담보로 잡혀 있습니다. 지난번에도 말씀드렸듯이 다른 분들은 대통령이 되어도 이 사업을 놓을 수 없습니다. 호남 푸대접이라고 벌떼처럼 일어설 지 겁이 나서요. 놓아버릴 수 잇는 유일한 분은 김대중 대통령님입니다. 놓아버리자고 그리고 마음 놓으시라고 청을 드리는 사람도 이 지역 사람들이고요.놓아버리시고 안심하시고 통일의 디딤돌을 놓는 데에 마음 쏟으시기 바랍니다. - 변산에서 윤구병올림 /윤구병·철학자

[새천년 우리고장 핫 이슈] 새만금 종합 개발사업 : 대한매일 20000522 지역 기획

세계 5대 갯벌의 하나인 새만금지역을 개발할 것인가,자연상태로 보존할 것인가.전국 최대 규모의 간척사업인 ‘새만금 종합 개발사업’의 계속 추진여부에 대한 논란이 날로 거세지고 있다. 농업기반공사를 비롯,공사추진 기관들은 개발이익을 앞세워 사업을 계속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환경단체들은 갯벌을 무자비하게 파괴하는 간척공사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특히 지난 97년부터 시작된 새만금 갯벌 보호운동이 날이 갈수록 각계 각층으로부터 폭넓은 호응을 받으면서 힘을 얻자 결국 지난해 5월 방조제축조 공사가 중단됐으며 현재 사업 계속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민관 공동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게다가 지난 4일에는 200명의 어린이와 청소년으로 구성된 ‘새만금 갯벌지킴이’가 미래세대의 환경권을 보장하라며 서울 행정법원에 농림부와 해양수산부 장관을 상대로 집단소송을 제기,다시한번 전국적인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91년 착공된 새만금 종합 개발사업은 부안군 변산면 대항리에서 군산시 옥도면 비응도까지 길이 33㎞의 방조제를 쌓아 국토 4만100㏊를 확장하는 대역사이다.새만금 방조제는 세계에서 가장 긴 뚝으로 새로 생기는 면적은 서울여의도의 140배나 된다.지난해 말까지 보상비 4,210억원 등 모두 1조251억원이 투입돼 방조제 19.1㎞를 쌓았다.

공사 시행기관인 농업기반공사 새만금사업단은 1차 사업인 외곽공사의 전체 공정이 59%에 이르고 있다며 사업을 계속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새만금 지구는 사업 착수전 경제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됐고 남북통일시대에 대비해 식량자급기지와 산업기지로 육성해야 한다는 주장이다.특히새만금사업은 환경파괴적인 사업이 아니라 개발과 환경보존을 조화시킨 친환경사업이라고 주장하고 있다.게다가 사업을 중단할 경우 이미 막대한 사업비를 들여 건설한 방조제가 유실되고 축조된 방조제를 완전 철거한다는 것 또한 경제적·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최근 2년동안 자연상태의 갯벌과 간척지에 대해 경제적 가치를 조사한 결과 간척농지가 갯벌 보다 2.63배 경제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개발의 당위성을 강력히 주장하고 나섰다.

전북도,도의회,14개 시·군의회,지역 출신 국회의원 당선자 등도 새만금사업은 계속 추진돼야 한다며 새만금사업 조기 추진을 촉구하는 범도민 운동을 펼칠 예정이다. 반면 전북환경운동연합 등 16개 시민단체는 ‘새만금사업 즉각 중단을 위한 전북사람들’을 구성해 연대투쟁을 펴고 있다. 이들은 “새만금갯벌은 아마존 하구,북해 연안,캐나다·미국 동부 해안,미국 남부 캐롤라이나연안과 함께 세계 5대 갯벌의 하나로 자랑스런 환경유산”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주용기 전북환경운동연합 사무차장(34)은 “영국은 북해연안 갯벌 보호를위해 이미 쌓아놓은 방조제를 헐고 있고 네델란드에서도 더 이상 해안 매립사업이 추진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환경·시민단체들은 지난 1월부터 갯벌살리기 행사인 매향제,새만금 장승제,새만금사업 중단촉구 천막농성,새만금사업 즉각 중단 1만인 서명운동 등 반대투쟁을 펴오고 있다.새만금 간척사업에 대한 여론을 왜곡하는 자치단체장,시·도의원,국회의원 등 정치인들의 경우 다음 선거에서 낙선운동 대상에 포함시킨다는 성명도 발표했다.

특히 새만금사업은 방조제 축조에 이어 간척지 개발을 위해 20조원에 이르는 막대한 예산이 추가로 투입돼야 하는 만큼 당장 중단하는 것이 국가경제적으로도 득이 된다는 주장이다. 한때 낙후된 전북 발전의 기폭제가 될 것으로 도민들에게 꿈과 희망을 안겨줬던 새만금사업.그러나 환경문제가 제기되면서 사업 계속 추진여부가 불투명해진 채 이달 말까지 실시되는 민관 공동조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전주 임송학기자

◆새만금 종합개발 사업이란=국내 최대의 간척사업이다. 세계에서 가장 긴 33㎞의 방조제를 쌓아 국토 4만100㏊를 확장하는 대역사다. 서해 바다를 가로 막는 방조제는 밑면의 너비가 평균 290m에 이르고 높이는 36m나 된다.방조제 위로는 폭 17m의 4차선 도로가 만들어진다. 방조제에는 가로 30m 세로 15m크기의 배수갑문 18개가 설치돼 만경강과동진강을 막아 만드는 새만금호의 수량을 조절하게 된다.

이 사업으로 확장되는 국토는 1억2,000만평에 이르며 농지로 이용할 경우연간 8만6,429t의 쌀을 생산하게 된다.이는 90만명이 1년간 먹을수 있는 양이다. 새만금호는 연간 10억t의 수자원을 확보해 새만금지역은 물론 인근 지역에 풍부한 용수를 공급하게 된다.또 만경·동진강 유역 농경지 1만2,000㏊의침수피해를 예방하고 해안선이 단축돼 전북 군산시 옥도면에서 부안군 변산면까지 서해안지역 교통체계가 66㎞에서 35㎞로 단축되는 효과도 거두게 된다. 세계 최장의 방조제는 육상과 해상을 연결하는 국제종합관광권 형성에 도움을 주는 등 서해안지역 개발을 앞당겨 국토의 균형발전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전주 임송학기자.

*새만금 종합개발사업 추진일지.

◆81년 4월 만경·동진강 유역 농업종합개발계획 기본조사.

◆86∼87년 예비조사 및 타당성 조사.

◆88∼89년 11월 기본계획 수립.

◆89년 12월∼91년 6월 실시 설계.

◆91년 8월 시행계획 확정고시.

◆91년 10월 공유수면 매립면허 고시.

◆91년 11월 사업시행인가.

◆91년 11월 새만금지구 종합개발 사업 기공.1호 방조제 공사 착수.

◆92년 6월 2,3,4호 방조제 공사 착수.

◆94년 7월 1,3호 방조제 끝막이공사 완공.

◆95년 8월 새만금 전시관 준공·개관.

◆98년 12월 1호 방조제 4.7㎞ 준공.

내평생 잊지못할 일]네덜란드 아쎌방조제 참관 : 한국일보 20000523 독자 기획

나는 세상물정을 알 만큼 알고 돌아볼 만큼 여기저기 기웃거려 보았기에 그렇게 어리석지는 않다고 자부하고 살아왔다. 그러나 정말 부끄럽게도 내가 태어나 성장한 대한민국의 한 사람으로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나를 발견할 때마다 분노를 넘어서 서글픔을 느낀다. 말 그대로 세계인이 되기 위해, 인종적 편견과 문화적 열등감, 거짓 민족주의의 허상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해왔건만 여전히 한국인이라는 울타리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발견하면 망연자실하다.

1999년 1월 나는 우리 환경단체 관계자 등과 함께 네덜란드의 아쎌 딕스 방조제를 걷고 있었다. 새천년을 앞두고 환경 선진국들은 어떻게 환경문제를 풀어가고 있는가를 알아보기 위한 여행이었다. 네덜란드인들은 1932년에 장장 32㎞의 아쎌 딕스 방조제를 쌓았다. 거의 70여년전 일이다. 우리도 지금 32㎞의 새만금 방조제를 쌓고 있다. 세계 최장이요, 민족의 대역사라 난리다. 70여년전에 쌓았던 방조제보다 불과 몇백m 더 길다고 세계 최장이라 자랑하는 것은 무언가 덜 떨어진 구석이 없지 않다.

방조제 위를 거닐면서 우리는 새만금 간척사업을 반대하고 갯벌을 지키는데 앞장서자고 새삼 각오를 다졌던 것같다. 그런데 도중에 우리는 한사람이 돌을 들어 올리려고 허리를 구부리고 있는 모습을 멀리서 발견하였다. 헌데 가까이 다가가도 그 사람은 같은 자세로 있었다. 아, 그러나 그것은 사람이 아니고 조각상이었다. 조각상에 다다르면서 나는 망치로 머리를 맞은 듯 충격을 받고 말았다. 이 조각상은 32㎞ 방조제 대역사의 기념상이었다. 이름모를 노동자들에 대한 경의였고, 노동에 대한 경의였던 것이다. 그것은 아름답지도 않은, 아주 평범한 노동자의 모습 그대로였다. 망망대해 앞에서 그는 여전히 일하고 있는 것이다.

내가 충격을 받은 것은 이 정도의 큰 일이라면 우리들은 수백배의 기념비를 세웠을 것이고 노동자는 간 곳없고 대통령 이름이 대신 쓰여져 있었을 터였다. 이런 착상을 감히 엄두나 낼 수 있었을까.

우리는 매일매일 문화를 만들어나간다. 그것은 보이게 보이지 않게 우리의 마음을 결정하고 또 나도 그렇게 행동한다. 말로만 말하는 민주주의는 민주가 아니다. 작은 것, 보잘 것 없는 것에 대한 사랑이 민주의 기초이고 꽃이 된다./임옥상 화가

KBS1 환경스페셜 '새만금 100일간의 기록' 방영 : 세계일보 20000524 매체 뉴스

여의도 면적의 140배에 달하는 '새만금 간척사업'. 1992년 방조제 공사를 필두로 시작된 이 거대한 '국토확장사업'은 그러나 단군 이래 최대 규모의 '갯벌 파괴 행위'라는 비난에 맞부닥쳤다.

오늘 밤 KBS 1TV 환경스페셜에서는 '새만금,100일간의 기록'(오후 10시)을 통해 새만금 간척사업의 추진 경과와 이를 둘러싸고 격화되고 있는 찬반 양론,그리고 현지 주민들의 거센 반대 활동을 자세히 다룬다.

'새만금 간척사업'은 전북 부안에서 김제,군산을 잇는 1만500㎢의 갯벌을 막아 담수호를 조성하는 사업. 사업이 완료되는 2004년이면 여의도 면적의 140배,전국민 1인당 3평씩의 땅을 나눠 가질 수 있는 광대한 새 영토가 생긴다.

그러나 사업 시행 8년째인 지금,새만금 간척사업은 환경단체와 주민들의 극렬한 반대에 부딪혔다. 환경단체들의 반대 이유는 무엇보다 새만금이 '시화호'의 실패 사례를 뒤따를 가능성이 높다는 것. 더구나 새만금 간척사업은 서해안에 존재하는 갯벌의 70%를 사라지게 한다는 점에서 사업 자체에 대한 타당성 조사를 전면적으로 다시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새만금은 최근 국제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새만금에 걸쳐있는 강 하구 갯벌은 세계적인 철새도래지일 뿐만 아니라 다양한 생물상이 서식하는 천혜의 자연환경이기 때문이다.

주민들의 반대이유는 보다 더 뚜렷하다. 김제시 진봉면 거전마을 앞 갯벌이 썩으면서 조개(백합)가 집단폐사했는가 하면 문포마을 갯벌 역시 썩어가고 있다. 새만금 개발로 그동안 수십년동안 바다를 끼고 살아온 주민들이 삶의 방식마저 바꿔야 했다.

김형운 PD는 "새만금을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는 논란을 다각도로 조명하고 지난 1월부터 본격 시작된 새만금 주민들의 반대운동을 심층 취재했다"고 말했다. <김완기기자>

[망가지는 국토] 파괴의 현장 - 갯벌 : 조선일보 20000530 특집 기획

■일환경운동가들 새만금 답사기;밀어붙인 간척사업… 사라진 갯벌25%

“히로이(넓다)!” 전북 군산시 비응도(비응도) 새만금 간척현장에서 군산 내륙해안을 바라보던 야마시다 히로후미(산하홍문·64) ‘일본습지네트워크(JAWAN)’ 대표는 짧은 탄성을 질렀다.군산시 산북동에서 섬까지 직선으로 4km를 곧게 뻗어 있는 방조제 좌우로는 만조(만조)로 가득찬 바닷물이 끝없이 펼쳐져 있었다.

98년 아시아에서는 두번째로 골드만 환경상을 수상했던 야마시타씨는 “이 넓은 갯벌을 가진 것만도 천혜(천혜)인데 이를 모두 메워 땅으로 만든다니 어처구니 없다”며 고개를 가로저었다.지난 91년부터 대규모 간척사업이 진행 중인 이곳 새만금 갯벌을 환경운동연합의 초청으로 일본의 민간 환경운동가 9명이 생태조사를 위해 이달초 방문했다.야마시다씨는 “이미 한국을 두어 차례 왔지만 이번만큼 전지역을 한눈에 바라본 적은 없었다”며 “새만금은 전 지구의 생태보존을 위해서라도 꼭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만금간척은 갯벌 총면적 4만100ha(여의도의 140배), 행정구역상으로 군산시, 김제군, 부안군의 3곳을 가로질러 있고, 완공될 방조제 길이만도 33km에 이르는 국내 최대의 갯벌간척사업.

300여종에 달하는 조류와 저서생물의 보고(보고)이자 금강하구둑과 상류지역에 머무는 철새들만 4만-5만 마리에 달해, 시민단체들의 갯벌보전 주장과 정부의 개발강행이 가장 팽팽하게 맞서는 곳이기도 하다.

또 정부가 98년 ‘영산강4단계 간척사업계획’을 철회하면서 새만금사업은 사실상 마지막 대규모 간척이 될 가능성이 높다.이번 탐사에서는 금강하구와 유부도(유부도), 만경강 동진강 하류 전반에 걸친 생태조사가 함께 진행됐다.장화를 신은 채 만경강 하구 옥구염전에서 허리 밑까지 쑥쑥 빠지는 갯벌을 뒤지던 탐사단일행은 갯지렁이, 바지락, 동죽, 칠게, 비단고둥 등을 발견하고는 눈이 휘둥그레졌다.특히 바지락은 세계적으로도 보존상태가 1등급 가까운 갯벌에서만 볼 수 있는 저서생물.

연안에서 조류들을 관찰하던 ‘아마쿠사 자연연구회’ 요시자키 가즈미(길기화미·50) 대표는 “노랑부리저어새, 노랑부리백로, 도요새 등 각종 희귀철새들도 일본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많다”며 흥분했다.그는 “일본에서는 이미 10여년 전부터 갯벌 간척사업에 대한 시민들의 대대적인 반대운동이 전개돼 왔고 규슈(구주) 구마모토(능본)현의 아마쿠사(천초)에서도 300ha의 간척사업이 올 3월 주민들의 반대로 무산됐다”고 밝혔다.

일본에서는 갯벌의 89%가 이미 간척에 들어갔거나 공사가 예정돼 있고, 2차세계대전 이후 갯벌의 50%가 사라졌다.한국은 87년 이후 99년까지 12년간 갯벌의 25%가 상실됐다.(해양수산부 이용수·이용수 양식개발과장).

농림부의 한 관계자는 갯벌 인근에 거주하는 농민의 농지 간척 요구가 많고, 대규모 신규 간척이 사실상 중단된 지난 96년 이후에도 지방자치단체들로부터 간척요청이 잇따르고 있다고 전했다.

간척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농업기반공사의 임채신(임채신) 새만금사업단장은 “서해 연안은 크고 작은 하천 퇴적물이 많아 간척사업 이후에도 새로운 갯벌이 지속적으로 형성된다”며 며 간척사업의 효용을 주장했다.그러나 서울대 해양학과 고철환(고철환) 교수는 “방조제 밖으로 갯벌이 새롭게 형성될 것이라고는 하지만 그 규모는 아주 작을 것”이라며 “짧은 시간 내에 대체 생태계가 만들어진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반박했다.

새만금 간척에 대한 논란이 끊이질 않자 국무총리실 수질개선기획단은 지난해 5월 민·관공동조사단을 구성, 1년여의 조사 끝에 조만간 조사결과에 대한 평가의견을 정부에 건의할 예정이다.하지만 새만금은 물론 수질오염으로 문제가 됐던 시화·화옹지구의 예에서 보듯, 개발 전에 충분히 진행됐어야 할 논의들이 대부분 후유증과 문제점들이 지적되고 나서야 늑장으로 진행된다는 데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때문에 지난해 5월 코스타리카에서 개최된 제7회 람사(RAMSAR)협약 총회에서는 한국이 이 협약에 가입해놓고도 여전히 갯벌의 가치를 무시하고 있다는 낯 뜨거운 질책을 받기도 했다.뿐만 아니라 간척사업에 따르는 막대한 양의 토사와 골재가 제2의 환경재앙을 불러온다는 우려도 확산되고 있다.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지난 85년 이후 추진된 20개 간척사업으로 인해 사라진 산은 무려 150개로 총 8869만1736㎥의 토석이 채취됐다.

야마시타씨는 “최근 10년 일본에서는 갯벌의 숨겨진 가치들이 속속 발표되면서 그동안의 무분별했던 개발을 후회하고 있다”며 “한국은 일본의 전례를 답습하지 말아달라”고 충고했다.[김인상기자

■‘비운의 해창석산’ ; 방조제 쌓으려 야산 통째 헐어 간척사업에는 막대한 양의 토석이 필요하다.현재 공정률 59%를 보이고 있는 새만금 간척의 경우 33km 방조제 건설을 위해 필요한 전체 토석량은 무려 3100만㎥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농업기반공사 새만금사업단). 웬만한 크기의 야산 하나가 400만㎥인 것으로 감안할 때 산 8개 분량의 토석이 필요한 셈이다.

해창석산은 그 동안 공사로 사라진 수많은 야산 중에서도 가장 비극적인 케이스의 하나로 꼽힌다. 전북 부안군 하서면 백연리 해창부락. 이곳 해안마을을 경계로 한 변산반도 일대는 지난 88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될 만큼 경관이 수려하고 수목의 식생이 좋은 곳이다.해안을 따라 나있는 30번 국도에서 바라본 해창석산은 언뜻 매우 멀쩡해 보였다.환경운동 관계자들의 걱정과는 달리 손상된 곳을 찾아볼 수 없었다.그러나 도로 안쪽으로 들어가서 본 산의 모습은 전혀 딴판이었다. 차마 눈을 뜨고 볼 수 없을 만큼 처참했다.도로에 근접한 일부를 제외하고는 산의 86%가 송두리째 날아가고 없었다.형해(형해)만 남은 산의 한쪽 귀퉁이가 짙은 흑회색을 띠며 파헤쳐져 있었다.한때 소나무 군락이 무성했던 야산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해창석산이 뭉개지기 시작한 것은 91년.이 일대가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지 3년이 지난 뒤부터다.경관과 생태계 보호라는 국립공원 지정 취지가 깡그리 무시된 것이다.

인근에 사는 주민 최모(43·어업)씨는 “발파공사가 한창일 때는 시끄러워 잠도 제대로 못잘 지경이었다”며 “산밑에 15가구 정도의 마을도 있었는데 함께 사라졌다”고 말했다.지금까지 해창석산에서 채취한 골재는 383만8000㎥. 전체 33km중 현재 18km가 축조된 방조제 건축에 사용된 전체 골재는 총 1800만㎥에 달한다.간척사업이 갯벌 잠식에 이은 ‘제2의 환경파괴’를 부르는 것은 이처럼 매립지 조성과 방조제 공사에 엄청난 양의 토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해창석산뿐 아니라 방조제가 가로지를 신시도와 비응도 역시 잦은 골재채취로 섬 자체가 사라질 전망이다.특히 비응도는 각종 중장비와 현장사무소가 군집하면서 산 하나가 이미 절반 가량 소멸됐다.군산-김제-부안으로 이어지는 해안 일대도 대규모 토석채취 작업으로 심각한 해안경관 훼손이 우려되고 있다.[특별취재팀]

■연구단체들 갯벌 논쟁 : “생태계 보전에 필수”“국토효율 위해 개발 불가피”

갯벌은 쓸모없는 땅인가?

보존론자들은 갯벌도 국토의 일부이고 엄연히 어업이라는 산업의 터전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개발론자들은 국토의 효율적 이용 및 경작지 확대로 인한 식량안보론을 내세우고 있다.갯벌간척의 중요기준 중 하나라고 할 농지개발과 갯벌보전의 경제적 가치에 대한 우열논쟁은 끊이질 않는다.

지난 96년 당시 한국해양연구소에서는 갯벌 1ha의 경제적 가치가 2024만5000원, 농경지 1ha는 609만9000원이라는 연구결과가 있었다.이 연구에는 갯벌의 생산능력은 물론 서식지 기능, 정화 기능, 심미적 기능들을 모두 포함시켰다.반면 98년 한국산업경제연구원에서는 갯벌의 서식지 기능을 제외하고 대신 농지의 수질정화, 대기정화 기능 등을 고려한 결과 농지 1ha는 1737만1000원, 갯벌은 936만1000원이라는 보고서를 냈다.또 지난해 12월 세종연구원에서는 갯벌의 서식지 기능을 고려하더라도 농지간척으로 인한 수자원 공급분량을 감안하면 농지 1ha는 3512만2000원, 갯벌은 1331만원의 가치를 가진다고 발표했다.

위의 예에서 볼 수 있듯이 간척과 보전의 경제적 효용성은 학자들 사이에서 조차 그 규모와 의견이 분분하다.농업기반공사 측은 “식량자급률이 30%에 불과한 실정에서 산업용지, 주거용지 개발로 연간 2만-3만ha의 농지가 전용되고 있어 간척개발사업은 필연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하지만 공단건설 등으로 야기되는 무분별한 농지잠식을 갯벌간척으로 만회하려 한다는 환경보존론자들의 지적도 날카롭다.

독자투고 / '새만금'중단론 비현실적…환경론자 대안 제시를 : 국민일보 20000607 독자

최근 새만금 민·관공동조사단의 활동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자 일부 환경단체는 사실과 다른 내용을 주장하면서 국민들을 호도하고 있다.공사를 중단하자고 목소리를 높이면서도 중단 후의 대안은 내놓지 않고 있다.또 지금까지 투입된 국민의 세금낭비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방조제에 시공된 흙과 돌은 허무는데 수조원이 소요되고,허물더라도 이를 쌓을 마땅한 땅이 없는데도 이 문제는 아예 거론조차 않고 있다.사업을 중단하고 생태공원을 만들어 환경운동의 관광·교육장으로 만든다는 것이 고작인 것이다.

세계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지만 사막화 등으로 농지는 줄어들어 다가오는 미래세대는 식량전쟁을 치를 것이다.우리 후손들의 먹거리 전쟁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식량생산의 전진기지를 미리 구축해 놓아야 한다.새만금지역을 농지로 만들면 전북도민 200만명이 매년 270일 동안 먹을 수 있는 식량을 생산하게 된다.과연 개펄에서 이같은 가시적인 효과를 볼 수 있을지 의문시된다.

새만금사업이 중단되었을 때 파생되는 환경문제를 생각해 보자.지금 파도와 폭풍이 휘몰아치는 바다 한가운데에서 흙과 돌을 쌓는 방조제공사가 60%정도 진척됐다.만약 방조제공사가 중단된다면 방조제에서 떠내려온 흙과 돌은 인근 바다를 쓸모없게 만들어 버릴 것이다./구요한(농업기반공사 기반조성사업처장)

메일@지방/ 전주-'새만금 사업' 중단만이 해결책인가 : 경향신문 20000608 독자 칼럼

새만금 간척사업 현장을 본 사람은 누구든지 한번쯤 놀란다. 망망한 바다를 막고 벌이는 대토목사업은 규모도 웅장하려니와 국토확장 사업으로서 다이내믹하기 때문이다. 국토의 70%가 산지인 좁은 한반도에서 살아온 우리 국민으로선 방대한 국토를 조성하는 간척사업에 대견스러워 할 만하다.

그런 반면 환경론자와 시민단체는 꾸준히 비판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최근에는 어린이들도 직접 나서 공사중지를 요청하고 있다. 환경론자들의 주장에는 당위성이 강하게 내포돼 있다. 시화호에서 입증된 것처럼 담수호의 수질악화와 해수 오염으로 어장의 황폐를 가져올 것이라는 현실론을 들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갯벌이 사라지는 것은 허파가 없어지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갯벌은 수질 정화외에도 고기의 산란지, 철새의 도래지로서 바다의 자궁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새만금 갯벌을 상실하는 것은 서해 전체의 어업자원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주장은 그런 점에서 타당성을 갖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환경론자들은 갯벌과 습지를 보존하기 위해 간척사업을 전면적으로 중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새만금 간척사업을 완전히 중지해야 하는 지는 곰곰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새만금사업이 계획되고 시작할 때만 하더라도 시대차이적 관점이 지금과는 달랐다. 당시만 해도 식량부족에 허덕이던 쓰라린 경험에 비추어 농지를 조성하여 식량증산을 하겠다는 의지가 담겨져 있었다. 또한 국토확장과 대토목사업의 전개라는 면에서도 큰 매력이 있었다. 그후에 첨단공업단지와 영농단지 및 신도시와 국제비행장을 배치하려는 화려한 청사진도 있었다. 간척을 해야 한다는 당위성이 클 수밖에 없었던 시절이었다. 그때는 누가 뭐래도 담수호 수질오염의 위험성을 예견하기 어려운 시대였고 갯벌의 세계적 중요성을 충분히 알지 못하던 시대였다. 덴마크 정부가 간척을 중지하겠다고 선언한 것도 1983년이었다. 이후 덴마크 정부는 기존의 갯벌에 대해 재생에 힘쓰고 있다. 따라서 새만금 간척이 재평가되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 모른다.

그러나 간척현장에 한번 가보자. 공정은 이미 절반을 넘어섰고 거대한 둑이 거의 완성되어 가고 있다. 이런 마당에 공사를 중지한다면 둑의 유실로 엄청난 토사가 바다에 방류되어 새로운 공해가 발생하고 독수가 생성될 것이 뻔한 일이다. 일은 이미 저질러진 상태다. 그렇다면 무조건 중단을 주장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현실을 인정하고 어떻게 하면 현명하게 마무리하고 새로운 창조를 할 것인가 고민하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서해안 개발은 국가적 요청 외에도 전북으로서는 사활이 걸려있는 문제다. 20세기에 전개된 공사를 새 전북이 21세기에 맞게끔 해결하는 첫 과제로 삼아야 할 일이다. 장명수 / 우석대 총장

국회의원 60%,"새만금 간척사업 중단해야" : 세계일보 20000608 사회 통계

16대 국회의원의 60% 이상이 새만금 간척사업을 중단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7일 녹색연합에 따르면 지난달 24일부터 2주일간 국회의원 97명을 대상으로 새만금 간척사업의 타당성 여부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61.9%인 60명이 새만금 간척사업에 대해 '중단돼야 한다'고 응답했다. 반면 새만금 간척사업이 계획대로 추진돼야 한다고 답한 응답자는 4.1%인 4명에 불과했다.

또 '새만금 민-관 합동조사단의 조사결과 발표 이후 판단'해야 한다는 응답이 13.4%(13명)였고, 이어 '환경친화적인 사업으로 추진'(6.2%)-'종합적인 재검토 필요 및 입장유보'(각각 2.1%)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배연국기자>


국회의원 62% "새만금 간척사업 중단해야" : 한국일보 20000608 사회 통계

국회의원 60% 이상이 새만금 간척사업을 중단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녹색연합이 지난달 24일부터 5일까지 16대 국회의원 9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61.9%인 60명이 새만금 간척사업은 중단돼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반면 간척사업이 계획대로 추진되어야 한다고 답변한 국회의원은 4.1%인 4명에 불과했다.

이밖에 민관합동조사단 발표 이후 판단 13.4%(13명) 환경친화적인 사업으로 추진 6.2%(6명) 종합적인 재검토 및 입장유보 각 2.1%(2명) 민관합동조사단 결과 수용 1.0%(1명) 순인 것으로 나타났다.정당별로는 민주당의 응답자 44명 가운데 40.9%인 18명이, 한나라당은 51명 가운데 42명인 82.4%가 새만금 간척사업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가 동강댐 건설 계획의 전면 백지화를 발표하기 이전에 실시된 이번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86.6%(84명)가 동강댐 건설에 반대한다고 응답했다. 동강댐 건설에 찬성한다고 밝힌 응답자는 2.1%(2명)에 그쳤다.

녹색연합 김타균(金他均)정책부장은 “대규모 국책사업에 대해 국회의원들이 환경문제를 이유로 반대의사를 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정정화기자

지금 이곳에선/"새만금간척 하라" "마라" 客들만 요란 : 한국일보 20000614 독자 기획

환경이냐 개발이냐. 여의도 120배 크기의 면적으로 간척이 이루어져 우리나라의 지도를 바꾸어 놓을 새만금 간척종합개발사업. 이 사업을 놓고 정부와 환경단체가 팽팽히 맞서고 있다. 지역경제는 물론 나라 경제를 위해 마땅이 개발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무엇보다 중요한 환경을 위해서는 지금이라도 공사를 중단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바른 선택의 정답을 내놓기 어려운 기로에 서있는 새만금 사업에 정작 가장 밀접한 관계를 갖고있는 전북 부안군민들의 분위기는 냉랭하기만 하다. 링안의 선수인 부안군민들은 그저 구경만 하고 있는 데 링밖의 사람들이 혈전을 벌이고 있는 형국이다. 부안군민들이 이렇게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은 우선 잘못 나섰다가는 개발에 찬성하는 군민들로부터든 보존을 주장하는 군민들로부터든‘역적’으로 몰리지 않을까 하는 걱정때문이다.

군민들은 새만금 사업을 지켜보면서 15년전 변산반도의 국립공원 승격운동 당시를 떠올린다. 변산반도를 이 운동을 한창 벌일 때만 해도 군민들은 정부의 지원에 힘입어 부안군이 훌륭한 관광단지로 변모해 자신들에게도 경제적 이익이 돌아올 줄만 알았다. 그러나 오히려 국립공원 지정이라는 것이 내땅도 내 마음대로 못하는, 내 발목에 족쇄를 채워버린 꼴이 되어버렸다. 부안군의 40%가 국립공원 구역이라는 개발제한에 묶여 번듯한 숙박시설 하나 없고 지금도 집들이 1950∼60년대의 영화 세트장처럼 변함이 없다. 따라서 15년전 당시 지역개발을 위해 국립공원 승격운동에 앞장섰던 많은 사람들이 지금에 와서는 오히려 ‘낙후 부안’을 만들었다는 원망을 듣고 있다. 새만금사업이 어떻게 끝나든 10여년후에 이같은 원성이 없으란 법이 없다. 새만금에 대해 가장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쪽은 역시 군민들일 것이다. 다만 표현을 못하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당국이나 환경단체나 지역주민의 의견을 들으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는다.

한 주민은 “우리는 생각을 말할 기회를 갖지 못한 채 사후통보만 접하고 있다”며“개별적 의견제시는 전혀 반영이 되지 않는 상황이 반복돼 패배감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국립공원 승격운동을 이끌었던 한 주민은 “그때의 실패를 거울삼아 지역민의 의견을 하나로 모은 후 이를 적극적으로 제기할 지역단체를 결성할 필요가 있다”며 “그래야만 결과가 어떤 식으로 나오든 지역 공동체에 돌아오는 상처가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석기 전북 부안서림신문 편집국장

[갯벌을 살리자]갯벌이 죽어간다 : 한국일보 20000630 특집 기획

■"환경평가 무관" 소규모 간척 끝없어

지역주민들의 갈대보호운동과 골재채취 반대운동으로 우리에게 새삼 그 가치가 확인된 순천만 갯벌. 시가 주민들의 요구를 일부 수용, 골재채취 사업 승인을 철회하면서 갯벌보존운동의 성지처럼 돼 있는 곳이다.

해질 무렵 순천만에는 삶의 냄새가 배어난다. 갯벌로 ‘맛’을 채취하기 위해 나갔던 흙투성이의 아낙들이 물이 들어오자 1.5㎙길이의 밀배를 밀면서 돌아온다. 그러나 굴삭기와 불도저의 굉음, 분주하게 오가는 공사용 트럭, 갯벌을 메꾼 대형골재는 이 아름다운 삶의 터전을 유린하고 있다. 실버타운 건설 현장이다.

갯벌 수천평을 메우는 이 공사로 주변 1㎞는 죽음의 공간으로 변했다. 흰 먼지가 덮이면서 조개가 폐사했고 물새들도 자취를 감췄다. 해변에 있는 야산도 절반이 잘려나갔다. 세계적인 희귀조 흑두루미(천연기념물 228호) 80-110여마리가 찾아와 월동하는 장소 바로 옆에는 현장사무소가 들어섰다.

전남동부지역사회연구소의 한 활동가는 순천만 보전을 위해 수년간 들여온 노력이 물거품이 되는 현장에서 “갯벌을 이처럼 파괴하는 공사를 허가해준 시를 이해할 수 없다”면서 울분을 터트렸다.

우리나라 갯벌은 매일같이 사라져 간다. 정부가 1998년 대규모 간척을 모두 중단키로 했지만 당국의 환경영향평가나 환경성 검토가 필요없는 소규모의 간척은 계속 진행되고 있다. “이 상태로 가면 결국 갯벌을 모두 없어질 것이다.”갯벌보존운동가인 성공회 강화도 화도면 장화리교회 강광하(姜光夏)신부의 생각이다.

최근에는 대하양식장에 의한 갯벌파괴가 심각하다. 강화군 화도면 흥왕리 속칭 물꽝. 아늑한 산자락을 배경으로 수초들이 무성하게 자라고 물이 잔잔한 전형적인 해안습지다. 지난해에는 전세계에 550마리밖에 남지 않은 저어새(천연기념물 205호)가 40여마리나 날아와 먹이를 구하던 곳이다. 올해초 여기에 대하양식장이 들어서고 진입로가 개설되면서 수백평의 습지가 잠식됐다. 대하양식장에서는 염소소독을 한 물이 그대로 방류되고 있다.

동남아시아에서 번창하고 있는 대하양식장은 갯벌을 지나치게 훼손해 1999년 람사협약(물새서식지로서 특히 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에 관한 협약) 코스타리카 회의에서 금지 권고안이 채택됐다. 그러나 ‘투기’라고 불릴 정도로 시세만 좋으면 많은 돈을 벌 수 있는데다 해양수산부가 어촌소득진흥 방안으로 적극 권장하고 있어 갯마을 사람들이 속속 뛰어드는 것은 물론 어업권을 임대, 양식을 벌이는 ‘꾼’들까지 가세하고 있다.특히 최근들어서는 염전지역에 대하양식장이 앞다퉈 들어서고 있다. 전남 영광군 염산면과 백수읍 일대는 우리나라 최대의 염전지역. 염전은 갯벌이나 염습지를 없애고 조성됐지만 비교적 자연을 덜 파괴하는 생산방식이다. 더구나 80년대 값싼 중국산 소금이 대거 수입되면서 영광군 일대 염전은 30%정도가 폐허화해 자연 염습지와 비슷한 상태로 탈바꿈했다. 그런데 대하양식 붐을 타고 이 지역에는 요즘 자고 나면 염전이나 폐염전이 양식장으로 바뀌고 있다.

도로에 의한 갯벌 파괴도 심각하다. 특히 강화도는 해안도로를 주로 갯벌쪽으로 내 육상생태계와 연결되는 갯벌을 찾기 힘들다. 제2강화대교(인천 강화군 길상면-김포시 대곶면)와 연결되는 초지진 일대에도 현재 해안도로가 건설중인데 물골이 잘 발달된 뻘을 완전히 파헤쳐 놓았다.

서해대교가 바라다 보이는 아산만 갯벌은 폐그물로 신음한다. 서해대교 공사에 따라 갯벌 어업권에 대한 보상을 받은 어민들은 설치해두었던 그물을 걷어내지 않고 방치하고 있다. /특별취재팀 본보·환경운동연합 공동 특별취재팀

사회부 이은호기자, 정정화기자 사진부 이종철기자, 원유헌기자

환경운동연합 갯벌팀 장지영팀장, 김경원간사 원유헌기자

■갯벌이 파괴되면 바다도 무사하지 못하다.

남해의 최대 어장 가운데 하나인 광양만. 그러나 이곳은 지금은 남해에서 가장 오염이 심한 바다로 변했다.1970년대 여천공단, 80,90년대에는 광양제철소를 짓기 위해 계속 매립이 이뤄졌다. 현재도 전남도가 율촌공단을, 컨테이너부두관리공단이 컨테이너항을 세우기 위해 간척을 진행중이다.

이동원(李東元·36)광양환경운동연합 사무차장은 “제철소를 비롯한 오염물질 배출시설은 엄청나게 늘었는데 이를 정화해줄 수 있는 갯벌은 완전히 사라졌다. 더구나 간척지가 광양만을 돌아나가는 해수흐름을 차단, 바닷물이 정체하면서 수질은 악화일로에 있다”고 말한다. 실제로 바다의 관리수질기준은 총질소와 총인이 3급수(총질소 200㎍/ℓ 총인 30㎍/ℓ) 범위 안에 있어야

하지만 광양만 바닷물은 최고 6배나 기준을 초과하고 있다. 특히 산업 특성상 중금속 오염이 심해 검출돼서는 안되는 수은이 4차례 나왔고 구리 아연 크롬 등도 기준치를 1-8배 넘고 있다.

심각한 연안오염으로 95년 저서동물의 서식밀도가 80년대의 절반으로 감소했고 암컷의 몸에서 수컷의 성기가 자라는 생식이상 현상이 고동류에서 관찰됐다. 또 오염물질로 해역 수온이 상승하면서 도다리 수조기 넙치 등이 사라졌다. 때문에 인근 하동 등에서 어획고가 10년새 30% 가량 감소했다.

■해상광업허가로 파괴위기 맞은 장봉도 앞바다

우리나라 4대 새우젓 산지인 인천 옹진군 장봉도 앞바다 갯벌. 질 좋은 모래갯벌과 풍부한 영양염으로 새우뿐만이 아니라 꽃게 조피볼락 우럭 농어 밴댕이 준치 등 어류가 무진장으로 널려 있는 황금어장이다.그러나 인천시는 지난해 이곳 갯벌 9만㎡에 대해 H사가 낸 광업권 신청을 받아들였다.

지역환경단체들은 “국립수산진흥원 서해수산연구소의 조사에서 이곳 토사가 광물자원 함유량이 적은 것으로 나타난 점으로 미뤄 결국 갯벌 흙의 채취가 주요한 목적인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한다. 광물이 목적이든, 토사가 목적이든 일단 이곳에서 채취작업이 시작되면 갯벌은 파괴될 수밖에 없다. 인천도시생태환경연구소에 따르면 사업예정 수역 북서쪽 2.7㎞에 인공어초가 있고 강화군 화도면 해역도 양식사업이 번창하고 있어 수산업에도 타격이 클 전망이다.

장봉도 주변해역 8만여평에는 이같은 광업권이 무려 30개나 설정돼 있고 여러 채광업체들이 이 수역에 관심을 갖고 있다. 업체들은 조만간 채광허가를 신청할 것으로 보이며 이렇게 되면 갯벌은 흔적도 없이 사라질 것이 뻔하다.

■각종 간척사업 갯벌파괴 '주범'

우리나라에서 갯벌을 가장 많이 훼손한 사업은 간척이다. 간척으로 인해 1966년 229만3,000㏊에 달하던 우리나라 갯벌이 198만5,000㏊로 감소했고 앞으로도 15만6,000㏊의 갯벌이 메워지게 된다.

우리나라 최초의 간척은 고려 고종 22년인 1235년 몽골의 침임에 대비 강화도에 제방을 쌓은 것이다. 그후 일제가 1921년 공유수면매립법을 공포한 이후 군량미 확보를 위해 잇따라 간척사업을 진행시켰다.

해방 이후 50년대말까지는 소강상태를 보이다 60년대 들어 박정희(朴正熙)전 대통령이 네덜란드 간척 사업을 모델로 본격적인 사업을 추진한다. 당시 간척사업은 동진방조제 등 주로 농지개발을 통해 식량을 공급하는 역할을 했다. 70,80년대에도 남양 아산 삽교천 영산강 등 농토 확보를 위한 간척이 잇따라 진행됐다. 이 시기에 현대에 의해 서산 간척이 이뤄져 나중에 특혜시비가 일기도 했다.90년대에는 시화 새만금 등 농·공업을 병행하고 도시기능도 담당하는 다목적 간척이 진행됐다. 또 제철소 공단 등을 위한 간척사업도 속속 이뤄졌다. 특별취재팀

독자칼럼/새만금 '논.습지 생태계'로 조화를 : 한겨레신문 20000704 독자 칼럼

4만100ha 새 간척지를 개발하려는 새만금지구 사업은 1996년 시화호 수질오염 문제로 국민적 관심으로 떠올랐다. 이후 환경단체들의 문제제기가 시작되자 정부는 새만금 민관공동조사단을 구성해 지난해 5월부터 1년여 경제성, 환경영향, 수질보전대책을 평가해 그 결과가 곧 발표된다.

이런 점들을 감안할 때 지금은 새만금사업 반대운동을 펼치고 있는 환경단체나 개발을 주장하고 있는 쪽 모두 차분하게 총체적인 평가를 해봐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갯벌의 생태.환경적 가치에 주목하는 환경단체의 주장에도 적지 않은 일리가 있지만 환경문제는 무엇보다 갯벌의 주인으로 이 땅에 발붙이고 살고 있는 우리들의 주체적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상대적으로 습지가 풍부한 외국의 가치 기준으로 평가하거나 자연과 생활수준이 전혀 다른 제3국의 잣대로 재단해서도 안 된다는 지적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반면 개발을 주장하는 쪽도 식량안보나 농지확대 차원에서 논 1평이라도 더 확보하려던 종전의 개발위주 간척사업은 시대적 요구에 맞춰 환경친화적 개발방법으로 전환해야 한다. 나아가 환경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간척지 개발에 따른 생태계의 급격한 변화를 피할 수 있도록 간척지와 갯벌과 생태적 기능이 비슷한 논으로 이용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할 것이다.

간척지 개발과 해양환경 보전이란 상반된 두 가치관의 갈등을 최소화시키고 이 두 가치가 조화할 수 있도록 국민적 합의가 필요할 때다. 새만금사업은 외곽시설 총 사업비의 59%에 이르는 1조251억원이 투입된 시점에서 처음 상태로 복원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나, 이에 따라 갯벌을 대체할 수 있는 '논.습지 생태계'로 개발해 '환경적으로 건전하면서도 지속가능한 개발'이 이뤄지도록 산.학.관.연이 지혜를 모아야 할 때라고 본다. 구자웅/전북대 농과대학장

[기고] 새만금사업의 得과 失 : 대한매일 20000705 독자 칼럼

계화 간척지구 준공탑이 있는 새봉산(鳥峰山) 옆으로 천혜의 갯벌이 있었다. 밀가루죽 같은 땅은 발이 빠져 걷기가 어려울 만큼 보드라운 진흙이었다. 당시는 팩을 하면 좋다는 그런 생각을 할 때가 아니고, 게 구멍에 팔을 꽂아 농게(갈기)를 잡는 일에 신명이 나곤 했다.그리고 계화도 앞바다에 가 그렁이만 끌면 백합이 튀어나와 천혜의 술 안주감이 되었다.그것을 잡아다가 시장에 팔아 생계에 도움을 받는 사람도 없지않았다. 그런 일등 갯벌이 계화 간척공사로 사라지고 이제야 갯벌의 효능을 알고 얼마나 무지한 삶을 살아왔는가 싶다.

그런데 여의도의 140배인가 된다는 새만금간척사업이 착공된지 오래인데,갯벌의 가치와 생태파괴를 들며 그 공사를 중단하라고 환경단체들이 나서고,갯벌에 대한 숙제를 맡은 고사리손들까지 미래를 남겨놓으라고 한다.거기에 평가조사를 한다더니 야당의원들은 반대자가 많다고 한다.

그러나 둑 막이 공사가 60%나 진척되었다는 이 마당에 조금 냉정하게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현 시점에서 중단하면 또 다른 환경오염원으로 떠돌것은 물론이오,민초들의 삶을 더 지탱해주는데 어느 쪽이 도움이 되겠는가하는 점이다.

그렇게 좋다는 생합만 잡아먹어도 될 것 같지만 식량이 어렵게 되는 환경에서는 그 생합의 가치도 떨어진다는 사실이다. 1951년 한해의 연속인 그 부근에서는 아사자가 생겼는데 필자의 마을에서는 한 해에 다섯 명이나 굶어죽게 되었다.그 때 쌀 한 톨의 가치가 얼마나 큰것인가를 알았지만 물길이 제대로 닿지 않아 매년 흉년을 당했다.계화도 간척공사로 청호저수지에 넉넉한 물을 담아 놓으면서부터 흉년은 사라졌다. 좁은 땅덩어리를 가진 우리는 통일 뒤까지 생각하는 전 국토 이용이란 측면에서 생각해 보지 않으면 안 된다.

“고군산열도가 육지되면 범(范)씨 천년 도읍지가 된다”.어른들은 이상한풍수지리설을 들먹이며 그 고장을 미화하였다.고군산열도가 바로 지금의 새만금 간척사업지구다. 그 고장에서 바라보면 해가 지는 곳은 고군산열도(古群山列島)다.해가 편안히 쉬러 가는 황혼녘의 고군산은 더없이 아름답게 채색된다.

따지고보면 우리 선인들은 이미 고군산을 육지가 될 가능의 땅으로 믿고 있었다는 사실이다.그러기에 오래 전부터 바다를 조금씩 메워 육지로 만들어왔고,계화 간척사업으로 이어져 왔다. 먼 훗날 고군산이 육지가 될 때 배고픈 시절을 면하게 되리라는 것을 믿었거나 염원하였기에 그런 속설이 민중의 가슴속에서 배태되었지 않았을까 싶다.범씨에 대해서도 굳이 해석을 내린다면 특정 성씨가 아니라 풀과 물이 이루는 세계의 주인인 민중으로 생각할 수 있지 않겠는가.

강과 바다의 물,그리고 농경지로도 활용되는 도시와 농촌이 어우르는 세계를 상정할 수 있겠다.그리고 새만금의 긴 둑과 연계한 관광사업도 결코 과소평가할 것은 아니다. 동양에서 제일 긴 둑이라는 그 긴 둑을 달리며,바다와 초원을 돌아보며 이렇게 개척한 불굴의 의지를 생각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렇다고 하루아침에 이 공사가 이루어지기를 바라지도 않는다.우리는 무슨 일을 빨리 끝냈다고 자랑하지만,외국에서는 집 한 채를 짓는데도 몇 십년이 걸렸다고 자랑하는 것 같다. 계화의 공사로 질 좋은 갯벌을 잃었지만 계화앞 호수에 새로운 새떼들이 찾아오는 것을 보았다.부창갯벌이라도 잘 간직해야 할 것이다.

환경론자들의 주장이 헛된 것만은 아니다. 그들의 지적과 반대가 있었기에 시화호의 사례를 연구하게 만들고 환경친화적 개발이라는 방향전환을 하게 되었을 것이다. 이제 공사의 중단으로 현지인들한테 패배감과 황폐감을 심어주어서는 안된다.낙후된 그 고장에 희망을심어주는 사업으로 진척되기를 충심으로 빈다. [최기인 소설가]

<여적>숨쉬는 갯벌 : 경향신문 20000706 독자 칼럼

"갯벌은 살아 있다"고들 말한다. 얼핏 보면 죽은 듯이 보일지 몰라도 실제로는 수많은 생명체가 그 생태계 안에서 끊임없이 순환하고 있기 때문이다. 갯벌을 뒤지면 여기저기서 꼼지락대는 갯지렁이, 소라, 따개비, 우렁이 등을 살필 수 있다. 때로는 제때에 물살을 따라나가지 못한 조개, 새우, 낙지까지도 잡힌다. 이처럼 수많은 해양생물이 제 각기 얽히고 설켜 먹이사슬을 이루며 살아가는 곳이 바로 갯벌이다. 더욱이 오염 정화능력도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렇다면 갯벌의 경제적 가치는 과연 얼마나 될까. 지난해말 발표된 세종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갯벌의 ㏊당 가치는 연간 1천3백31만원으로 나타났으며, 산업경제연구원(98년)과 해양연구소(96년) 조사에서는 각각 9백36만원, 2천24만원으로 조사됐다. 조사에 적용된 기준이 서로 다르므로 일률적으로 비교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쓸모없다는 인식만큼은 차츰 바뀌어가는 것같다. 더군다나 외국에서는 환경.생태적인 가치를 고려해 국립공원으로 지정하는 경우도 없지 않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갯벌을 메워 농토를 넓히는 간척작업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식량의 자급자족을 위해 농토를 넓혀야 할 필요가 절박했으며, 갯벌을 메우는 것이 가장 수월한 것으로 여겼던 때문이다. 그 결과 남양만, 아산만, 영산강 하구, 서산만 및 시화지구 등 곳곳에서 대규모 간척사업이 이뤄졌으며 새만금 방조제 작업은 아직 진행중이다. 이로 인해 96년만 해도 2백29만㏊에 이르던 국내의 전체 갯벌 면적은 1백98만㏊로 줄어들었다.

국내 갯벌 중에서도 가장 중요하게 꼽히는 곳은 강화도 지역이다. 북한과 경계를 이루어 사람들의 접근이 제한되어 있음으로써 비교적 보존이 잘 되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아마존 유역, 캐나다 동부해안, 미국 동부해안, 북해연안 등과 함께 세계 5대 갯벌로 꼽히고 있을 정도다. 세계적으로 660여 마리 밖에 남아 있지 않은 저어새도 바로 여기에 서식하고 있다.

이 강화도 갯벌이 문화재청에 의해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해당 면적이 강화도 남쪽 해변과 석모도, 불음도 주변을 합쳐 모두 1억3천6백만평에 이르고 있다니 단일 기념물로는 당연히 최대 규모다. '자연의 보고'인 갯벌을 아끼고 가꾸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개발이냐 보존이냐/'새만금간척' 지속여부 논란 : 세계일보 20000707 특집 기획

단군 이래 최대의 국토확장이란 찬사속에 시작된 새만금간척사업이 착공 10년째를 맞아 공사 지속여부를 놓고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새만금사업에 대해 개발과 보존이라는 상반된 가치를 둘러싸고 전면 재검토 작업에 들어간 민관합동조사단은 다음주중 최종 보고서를 작성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업 주체인 농업기반공사는 부족한 식량생산 등을 위해 공사를 계속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환경단체들은 해양생태계의 파괴를 막으려면 더 늦기 전에 공사를 멈춰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여 한치도 양보없는 공방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 지역주민들 간에도 찬반 의견이 팽팽히 맞서 있다.

◇공사 현장=호남평야의 젓줄인 만경강과 동진강의 하구에는 국토확장의 대역사가 한창이다. 6일 오전 세계 최대의 방조제공사가 진행중인 전북 부안군 대항리에 들어서자 지평선을 향해 뻗은 방조제가 눈앞에 펼쳐쳤다. 28.7㎞의 제방공사중 19.1㎞가 완공돼 66%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으며, 2004년 완공될 예정이다. 폭 300m의 제방 안쪽에는 길이 4.7㎞에 이르는 4차선 포장도로가 만들어졌다. 1공구의 방조제 끝에는 20여명의 기술자들이 15m 높이의 배수갑문을 설치하느라 비지땀을 흘리고 있었다. 갑문 한쪽에는 물고기들이 드나드는 어도(魚道)가 따로 설치됐다.

방조제의 중심부에 위치한 신시도에는 제방 축조에 쓰일 석재 채취작업의 굉음이 망망대해로 울려 퍼지고 있었다. 10만여평의 석산은 발파작업으로 거의 평지로 변해 버렸다. 수십대의 트럭과 바지선이 부지런히 바위들을 제방으로 실어오면 제방에선 20여대의 포크레인이 바위들을 크기대로 골라 가지런히 쌓았다. 바다 위에 떠있는 거대한 준설선은 채취한 모래를 길이 4㎞나 되는 파이프라인을 통해 제방 위로 쉴새없이 쏟아부었다. 새만금사업단 백연수(白演樹) 제2공구 사업소장은 "민관공동조사단의 조사활동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방조제 확장공사를 중단했다. 그러나 어렵사리 축조한 제방이 파도에 유실되지 않도록 보강작업을 게을리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현지 표정=새만금 공사장 초입에는 지역주민들의 높은 관심을 반영하듯 개발을 지지하는 쪽과 반대하는 쪽의 플래카드가 20여개나 어지럽게 내걸렸다.

'새만금 방조제로 육지인이 되고 싶다'(야미도 주민일동), '주민 생존권을 위협하는 간척사업을 즉각 중단하라'(새만금환경 현장활동대)는 등 지역주민들의 의견이 크게 엇갈렸다.

공사장 출입구에는 환경단체 회원과 대학생 10여명이 지난달 30일부터 천막을 치고 간척사업을 반대하는 농성을 계속했고 농활에 참여한 대학생 200여명은 인근 13개 마을을 돌며 주민들을 상대로 간척사업 반대에 나서도록 설득했다.

'새만금사업을 반대하는 부안사람들' 신형록(35) 회장은 "어민들의 생계 터전인 갯벌이 농지보다 훨씬 효용가치가 높은데도 정부가 무분별하게 바다를 가로막아 예산낭비와 환경파괴를 일삼고 있다"고 비난했다.

반면 전북도의회가 지난 5월 환경단체 등에 새만금사업 반대활동 중단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하는 등 전북지역 43개 시민-사회단체들은 간척사업의 조속한 추진을 바라는 분위기다. 선유도 신시도 등 주변 섬주민들도 개발에 지지하는 입장이다. 새만금간척사업 피해어민대책위원회 김영두(65) 위원장은 "이미 1조원 이상 투입된 공사를 이제와서 재론한다는 것은 국론분열만 초래할 뿐"이라며 "피해어민들이 충분한 보상을 받도록 대책을 마련해 줄 것"을 정부측에 촉구했다.

◇새만금의 운명=지난해 4월부터 새만금간척사업에 대한 전면 재검토 작업을 벌여온 민관합동조사단은 지난달 29일 회의를 끝으로 조사활동을 종료, 현재 보고서를 작성중이다. 조사단은 당초 간척사업을 계속할지 여부에 대한 명확한 결론을 내릴 것으로 기대됐으나 경제성과 수질보전 등을 놓고 위원들간에 의견차이가 워낙 심해 단일안을 도출하지 못했다. 조사단은 위원들의 의견을 정리한 최종 보고서를 다음주중 국무총리실에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새만금사업은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하는 물관리정책조정위원회로 넘겨져 농림부 환경부 등 관련부처 의견수렴 등을 거쳐 이르면 이달말 결론이 나겠지만 동강댐처럼 완전 백지화는 곤란하지 않겠느냐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배연국기자>

■새만금간척사업이란 : 새만금간척사업은 전북 부안과 군산간 33㎞를 방조제로 연결해 4만100㏊(1억2030만평)의 국토를 확장하는 개발사업이다. 방조제 길이로는 세계 최대 규모이고 간척면적이 여의도의 140배에 달한다. 이곳에는 8490만평의 농지와 3540만평의 담수호가 조성된다. 1991년 11월 노태우(盧泰愚) 정부에 의해 착공된 이 사업은 농지 외에 국제공항과 국제무역항까지 건설해 서해안의 무역전진기지로 삼겠다는 원대한 포부를 담고 있다. 그러나 96년 시화호 오염이 사회문제로 떠오르면서 환경단체들의 거센 반대에 직면, 사업시행에 차질을 빚고 있다.

새만금사업이 서해의 바다 생태계를 위협할 것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자 정부는 지난해 4월 민관공동조사단을 구성해 현재 사업시행 여부에 대한 재검토 작업을 벌이고 있다.

농업기반공사 새만금사업단이 시행하는 방조제는 전체 방조제 가운데 96년 토지개발공사가 완공한 4.3㎞를 제외한 28.7㎞ 구간으로 이중 66%인 19.1㎞가 완료된 상태다. 나머지 9.6㎞에도 토사 유실을 막기 위한 바닥 보호공사가 끝났다. 새만금사업단은 2003년까지 방조제 공사를 끝내고 2011년 농지와 담수호 조성공사를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사업이 늦춰지면서 당초 1조3000억원이던 총사업비는 3조원으로 늘었고 이중 보상비 4200억원을 포함, 1조251억원이 지출됐다. <배연국기자>

■찬성의견 : 새만금 간척사업은 식량안보 차원에서 반드시 시행돼야 한다. 우리나라의 식량 자급률은 고작 30%밖에 되지 않는다. 게다가 매년 주택건설과 공단개발 등으로 1만3000㏊의 농지가 잠식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환경단체에서는 간척사업이 이뤄지면 갯벌이 사라지고 환경이 파괴된다는 이유로 반대하고 있지만 간척을 한다고 해서 갯벌이 완전히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바다를 막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상류에서 떠내려온 토사가 쌓여 새로운 갯벌이 생겨난다. 금강 하구와 아산만의 갯벌도 방조제 축조 후에 새로 생겨난 것이고 이미 철새 도래지로 탈바꿈했다. 그런 만큼 간척사업은 환경파괴가 아니라 환경변화일 뿐이다.

특히 간척으로 생긴 논은 홍수조절과 환경정화 등 환경보전의 역할을 한다. 공사과정에서 환경파괴 논란이 일지 않도록 친환경적인 공법을 도입하고 있고 담수호 주변에 인공습지를 별도로 조성할 계획이다. 상류지역에 공장이 없으므로 수질보전에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이미 1조원의 공사비가 투입된 사업을 지금에 와서 중단한다고 생각해 보라. 70% 가까이 축조한 방조제를 허물고 원상회복한다는 것은 불가능할 뿐 아니라 어민들에게 지급된 보상비를 어떻게 회수할 것인가. 간척사업에 찬성하는 주민들의 집단반발도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될 것이다.<임채신 농업기반공사 새만금사업단장>

■반대의견 : 그동안 우리는 갯벌이 쓸모없는 땅이라는 생각에서 마구잡이로 바다를 메워 육지를 만들었다. 그러나 갯벌은 인류와 해양생물의 생존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갯벌은 우리나라 해양생물의 60%가 서식하고 도요새 등 수많은 철새들이 월동하는 생태계의 보고(寶庫)다.

특히 새만금이 위치한 서해안은 세계 3대 갯벌의 하나로 꼽히고 있는 곳이다. 개발만이 절대 능사가 아니다. 독일 등 선진국에서 뒤늦게 갯벌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보존 방안을 마련하고 있는데 우리는 거꾸로 갯벌을 없애려고만 하고 있다. 더욱이 새만금에 거대한 담수호가 생겨나면 시화호 오염에서 보듯 물이 썩고 엄청난 환경재앙을 초래하게 된다. 인근 지역에 축산농가 등 수많은 오염원이 분포하고 있기 때문에 수질악화에 따른 '제2시화호' 사태는 피할 수 없다. 또한 전북도의 요구대로 간척지에 공업단지까지 들어설 경우 호수의 오염은 더욱 심해진다. 간척사업비도 덩달아 크게 증가, 결국 국민들이 큰 부담을 떠안게 된다.

무분별한 간척사업으로 육상의 생태계까지 심하게 파괴되고 있다는 사실도 간과할 수 없다. 방조제를 쌓기 위해 인근 육지의 토석을 마구잡이로 채취해 환경훼손이 이미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 죽음을 부르는 새만금 간척사업은 당장 중단돼야 한다.<서주원 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갯벌을 살리자/갯벌 10㎢는 10만도시 하수처리능력 : 한국일보 20000707 체육 기획

4.갯벌의 가치

갯벌은 거대한 자연하수처리장이자 생물다양성의 보고다.갯벌은 하천을 따라 흘러들어온 오염물질이 바다로 휩쓸려 들어가기전에 최종적으로 걸러주는 역할을 한다. 오염된 하천물이 갯벌에 유입될 때 갯벌에 살고 있는 수많은 미생물이 유기물을 분해함으로써 수질을 개선하는 것이다.

미국 조지아대 오덤(Odum)교수팀의 연구에 따르면 갯벌 1㏊(0.01㎢)는 하루에 BOD(생물학적 산소요구량) 21.7㎏을 정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이를 토대로 면적이 208㎢에 달하는 새만금 갯벌의 하수처리능력을 계산해보면 10만톤 규모의 하수종말처리장 40개를 건설한 것과 맞먹는다. 전주하수종말처리장(10만톤)의 건설비용이 172억원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새만금 갯벌은 하수정화능력만 따져도 7,247억원의 가치가 있다.

여기에다 갈대, 부들과 같은 염생식물이 밀집한 지역에서는 하천물에 포함된 부유물의 95%까지 정화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일본의 갯벌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는 갯벌 10㎢이 갖는 수질정화능력이 10만명이 거주하는 도시(면적 25.3㎢)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을 정화하는 하수처리장시설과 같은 것으로 조사됐다.

더욱 큰 갯벌의 가치는 해양생태계의 먹이사슬이 시작되는 출발점이자 수산물의 총집결지라는 점이다. 어류나 게, 새우류 등은 하구나 연안의 염습지 또는 갯벌에서 알을 낳거나 어린 시절을 지낸다. 우리 식탁에 오르는 해산물의 3분의 2이상은 어떤 형태로든 갯벌에서 생의 일부를 보낸다.

갯벌 주변에서 잡히는 고기는 계절별로 매우 다양하다. 서남해안에서는 숭어 전어 밴댕이 농어 황복 풀망둑 등이 대표적인 어종이다. 해양수산부 자료에 따르면 연간 5만 ̄9만톤의 조개류와 연간 1,000톤의 낙지, 500톤의 갯지렁이가 잡힌다. 이 때문에 갯벌은 자연에서 가장 생산력이 높은 생태계로 먼바다에 비해 10 ̄20배, 농지나 산보다 3 ̄10배의 생산력을 갖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갯벌의 중요성을 말해준다. 서식하는 생물이 어류 230종, 게류 193종, 새우류 74종, 조개류 58종, 갯지렁이류 100종에 달할 정도로 생물의 보고(寶庫)이다. 이처럼 갯벌에서 다양한 생물이 살고 있는 것은 육상생태계와 해양생태계가 만나는 지점이기 때문이다.

특히 서해안일대 갯벌은 철새들의 안식처로 유명하다. 시베리아에서 호주로 날아가는 철새들의 중요한 기착지이자 영양을 보급받는 휴식처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노랑부리백로, 저어새, 검은머리갈매기, 쇠청다리도요사촌, 흑두루미 등 세계적으로 멸종위기에 처한 희귀종이 이곳으로 몰려들고 있다.

갯벌은 또 홍수와 태풍 등 자연재해를 조절해주는 육상과 해상의 완충지대 역할을 하고 있다. 홍수가 나 육지에서 한꺼번에 많은 물이 쏟아져 내려오면 갯벌이 스폰지 역할을 맡아 물을 일시적으로 저장하는 역할을 한다.

반대로 태풍이나 해일이 발생해 바닷물이 육지 쪽으로 넘쳐 들 때도 이를 완화하거나 다스려 준다. 생태계의 비무장지대인 셈이다. 이밖에도 최근에는 해양생태계 교육장으로, 레저공간으로도 각광을 받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갯벌은 생물다양성이 뛰어나고, 풍부한 생산력으로 인해 유럽 북해 연안, 캐나다 동부해안, 미국 남동부해안, 아마존강 유역 등과 함께 세계 5대 갯벌지역으로 꼽힐 정도다.이 때문에 지난해 5월 코스타리카에서 열린 제7차 람사회의(습지 보전을 위한 국제협약)에서는 우리나라 갯벌 보전이 세계적인 관심사로 떠올랐다.

경제적 가치 둘러싸고 "보전" "농지전용" 맞서

갯벌의 가치는 무엇일까? 환경단체 등은 갯벌 보존의 중요성을 부각시키는 반면 개발론자들은 간척 후 농지로 사용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유리하다고 주장해 논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연구원 이흥동 박사팀이 1996년 발표한 ‘갯벌보전과 이용의 경제평가’에 따르면 갯벌의 연간 생산량이 농지보다 3.3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또 갯벌 1㏊의 경제적 가치는 2,024만5,000원인 반면 농경지는 609만9,000원에 불과했다. 갯벌의 가치는 수산물생산(903만원) 어류서식지(70만원) 환경정화(384만원) 심미적가치(40만원) 등으로 계산됐다.

환경부 조사에서도 갯벌을 간척했을 경우 에이커당 미곡생산가치는 247만원인 반면 갯벌을 보전해 수산물을 생산할 경우 365만원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새만금간척사업의 타당성을 조사한 민관 공동조사단도 새만금의 갯벌가치는 연간 3,2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여기에다 레저와 환경가치 등을 포함할 경우 5,273억 ̄7,125억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한국산업경제연구원(1998년)의 조사에서는 농지 1㏊의 가치는 갯벌(936만1,000원)보다 1.85배 높은 1,737만1,000원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에서는 논의 수질정화기능 및 홍수통제가치, 대기정화기능 등이 포함됐다. 또 세종연구원이 지난해 12월 갯벌의 서식지 기능과 농지간척으로 인한 수자원 공급 등을 감안해 분석한 결과 농지 1㏊는 3,512만2,000원이고 갯벌은 1,331만원으로 농지가 2.65배 생산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농업기반공사측은 “농지는 식량생산 뿐아니라 수자원공급, 재해방지, 대지조절 등 다양한 효과를 지니고 있는데 이러한 측면을 도외시한채 갯벌의 가치만 과대평가되는 경향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강화도와 아산방조제 바깥, 새만금 개화갯벌 등은 방조제 축조후 새로 형성된 갯벌로 간척사업으로 갯벌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환경단체들은 “수백년 또는 수천년에 걸쳐 형성되는 갯벌과 간척사업으로 만들어진 갯벌은 성격이 전혀 다르다”고 일축하고 있다.

갯벌 흙이용 머드화장품 인기

‘머드(Mud)화장품을 아시나요’ 머드화장품은 탁월한 미용효과로 여성들 사이에 인기가 높은 특수화장품. 그러나 머드화장품의 주요원료도 알고보면 갯벌에서 비롯된다. 갯벌은 그 존재를 ‘무시’당하고 있지만 이미 우리생활 곳곳에 깊숙이 영향을 미치고 있는 셈이다.

최근 들어서는 갯벌을 끼고 있는 지방자치단체들이 갯벌을 활용한 머드화장품 개발과 판매에 지자체의 수익원으로도 각광받고 있다.대표적인 지자체가 충남 보령시와 전남 신안군. 보령시는 1997년 7월부터 자체개발한 머드화장품을 시판하기 시작, 매년 12억여원의 매출액을 올리고 있다. 연간 순수익만 7억 ̄8억원에 달한다.

보령시 대천해수욕장에서 98년부터 열리고 있는 머드축제(매년 7월14 ̄17일 개최)에는 30여만명이 찾아올 정도다. 최근에는 해외에도 알려져 외국관광객 3,000 ̄4,000명이 축제에 참가하고 있다. 전남 신안군도 지난해부터 머드팩, 비누, 삼퓨, 바디클렌저 등 4종의 머드화장품을 판매하고 있다. 신안군은 올들어 5월까지 4억8,500만원의 매출액을 올렸으며 지난달에는 ㈜라미화장품과 기술제휴로 신상품을 개발, 연간 10억원 이상 매출액을 목표로 하고 있다. 머드화장품은 갯벌에서 채취한 진흙을 걸름채로 걸러 오물을 제거한 뒤, 건조과정을 거쳐 밀가루 입자의 24분의 1정도로 정밀분쇄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진다.보령시 관광교통과 송정휘(宋貞輝·31)씨는 “머드화장품 개발에 필요한 진흙은 갯벌 표층에 있는 극히 적은 양이기 때문에 갯벌을 훼손할 우려는 없다”고 말했다. /정정화기자

[설왕설래]강화갯벌과 새만금 : 세계일보 20000708 종합 칼럼

강화도 갯벌 1억3000만평이 천연기념물 419호로 지정된 데 이어 충남 태안의 갯벌 24㎢도 곧 국립공원으로 편입된다는 소식이다. 갯벌의 가치가 정부당국에 의해 처음으로 공식확인됐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특히 강화갯벌의 경우 단일문화재 지정구역으로는 최대규모다.

강화갯벌은 시베리아와 알래스카에서 번식하는 철새가 일본 호주 뉴질랜드로 이동하다 쉬어가는 경로다. 이 곳에는 천연기념물 205호 저어새를 비롯,흑두루미 노랑부리백로 등 희귀철새가 서식한다. 우리 서해안갯벌은 미국과 캐나다의 동부해안,유럽의 북해연안,아마존강 유역과 함께 세계 5대 갯벌로 꼽힌다. 서해안은 230종의 어류와 74종의 새우류,58종의 조개류,100종의 갯지렁이,193종의 게류가 서식하는 생물다양성의 보고다.

갯벌 10㎢는 인구 10만명 도시에서 배출하는 생활폐수를 정화할 능력이 있다고 한다. 그동안 아산만과 천수만 시화지구 영종도신공항지역 새만금 등지의 대규모 간척사업으로서 해안갯벌은 만신창이가 되고 말았다.

새만금사업을 완공시킬 경우 오염총량관리제를 도입하더라도 만경강수역은 환경기준인 4급수를 유지하기도 어렵다고 한다. 이렇게 되면 농업용수로도 쓸 수 없게 된다. 그런데도 개발론자들은 갯벌의 장기적 효용가치보다는 간척지의 전시적 성과를 확대하기 위해 물러서지 않는다. 그러나 주민들은 갯벌에서 벌어들이는 수입이 더 높다는 주장이다.

태안해안의 국립공원 편입은 모든 해안의 갯벌(5400㎢)을 국립공원으로 지정 관리하는 독일에 비하면 매우 작은 규모다. 그러나 갯벌이 관광자원으로서도 큰 가치가 있음을 새롭게 인식시키는 계기가 될 게 분명하다. '갯벌 살리기'에 국민적 관심을 모아야 할 때다. <김건이 수석논설위원>

[집중추적]새만금 주민 르포/"생계가 막막해요" : 동아일보 20000711 사회 기획

“너무 늦었어. 젊은 사람들을 생각하면 이 바다를 막는 것이 큰 죄지만 늙은이들이야 보상이라도 좀더 받을 수 없나 하는 생각뿐이지.” 전북 김제시 거전리 포구 주민 한영순씨(55)는 “이제 새만금에서 어업은 끝났다”고 말한다. 탐스럽기로 유명했던 이곳의 동죽, 백합 등 어패류가 올 들어서는 예년의 20%도 안나온다.

환경파괴를 조사하러 드나드는 외지인들을 보는 이 곳 주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이들에게 간척사업은 환경 문제가 아니라 생계의 문제인 것이다.환경파괴 논란을 빚고 있는 새만금사업의 계속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민관합동조사단의 조사가 끝나고, ‘사업 계속이냐, 갯벌 보호냐’를 두고 지역 주민들간에도 분열을 거듭하고 있는 새만금 지역을 찾았다.

방조제 바깥쪽으로 15㎞ 정도 떨어진 부안군 격포리. 갯벌의 흙을 한 움큼 쥐어들면 짭짤한 바다 냄새 대신 시큼한 냄새가 난다. 간척사업 이후 물길이 막혀 갯벌과 바다가 썩어가고 있는 것.

이곳에서 근해어업을 하는 윤송길씨(36)는 일을 나가는 날보다 안나가는 날이 더 많다. 기름값, 어구값을 제하면 남는 돈이 없을 때가 많기 때문이다. 고기가 지난해의 3분의 1도 안잡혀 대다수의 어민들은 빚에 허덕인다. 보통은 2000만∼3000만원, 10t 이상의 큰배를 모는 경우엔 빚이 억대에 이른다. 윤씨는 “하루벌이가 불확실해 어구상점에선 외상거래도 안한다”며 “그나마 방조제 안쪽에 있는 주민들은 보상이라도 받았지만 바깥쪽 주민들은 굶어죽게 생겼다”고 탄식했다.

갯벌은 거대한 자연정화조이자 각종 어류의 산란장소인 살아 숨쉬는 땅. 그러나 60% 넘게 건설된 방조제는 갯벌의 숨통을 막고 어류의 산란을 방해했다. 꽃게 숭어 등 어류들은 이제 변산반도를 찾지 않는다. 게다가 간척지 주민 보상이 마무리되고 어민신분증이 반납된 98년 이후엔 외지인들에게도 어장이 개방돼 치어 남획으로 어류들의 씨가 말라가고 있다.

부안군 두포리의 마을 공동 바지락양식장은 5년 전까지만 해도 가구당 월 300만원의 순수익을 안겨주었다. 하지만 지금은 20만원도 힘들어 아예 운영을 포기한 상태. 윤송길씨는 “뻘이 순환하지 못하고 계속 쌓이기 때문에 언뜻 보면 물이 맑아 보이지만 사실은 썩어 가는 것”이라며 “오염에 예민한 소라류는 찾아보기도 힘들다”고 덧붙였다.

상인들도 걱정이 크다. 김제시 심포항 입구에서 횟집을 하는 이금이씨(36)는 올 들어 두 집이나 문을 닫았다고 말했다. 갯벌이 망가진다는 보도가 잇따르자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겼고 수산물 공급도 예전 같지 않아 활어나 꽃게 등은 대천까지 가서 사와야 하는 형편이다.

많은 주민들은 ‘혹시 논 한마지기라도’ 하는 기대를 버리지 못한다. 어차피 어업은 틀렸고, 고향을 떠나기도 쉽지 않은 형편이라 간척지라도 나눠주길 바라는 것. 그러나 법적 보상은 이미 완결된 상태라 장담하기 힘들다.

“경제 개발이라고요? 바다를 망치는 대신 논을 만든다고 경제개발이 됩니까? 잘못된 일을 바로잡는데 이미 늦었다는 논리는 말이 안됩니다.” ‘새만금사업을 반대하는 부안사람들’의 신형록위원장은 유일한 해결책은 사업중단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새만금사업 반대' 신형록위원장▼

“자포자기에 빠진 주민들을 한사람씩이라도 만나 설득하겠습니다.”

‘새만금사업을 반대하는 부안사람들’의 신형록(申衡錄·35)위원장은 첫 사업으로 1월 개펄에 향나무를 묻는 ‘매향제(埋香祭)’를 가졌다. 1000년이 지나도록 이 땅을 온전히 후손들에게 물려주겠다는 표현이다. 환경문제에 문외한인 평범한 사업가에서 활동가로 변신하게 된 계기도 자신이 뛰어놀던 개펄을 아들과 손자에게도 보여주고 싶다는 순수한 마음에서였다.

그는 경제개발과 관광지개발이라는 새만금사업 찬성론자의 주장이 어이없다고 말한다. 공장도 아니고 논을 만드는 데 경제개발이 웬 말이며 회색 콘크리트 방조제가 개펄보다 더 좋은 관광지가 되겠냐는 것이다.

“새만금사업이 끝나면 전북 지역 개펄의 90%가 사라진다”고 말하는 그는 일부 정치인, 기업가들의 탁상행정이 이렇게 손쉽게 나라를 망칠 수 있다는 것이 정말 허탈하다고 한숨을 쉬었다.

“누구나 이 사업이 큰 과오라는 것을 압니다. 단지 지금까지 쏟아부은 돈이 아까운 거지요. 하지만 앞으로 우리의 생활터전이 파괴되는 것에 비하면 투자액 손실은 아무것도 아닙니다.”<부안〓김준석기자>

"새만금간척 경제순가치 4,099억원" : 대한매일 20000713 경제 뉴스

새만금 간척사업으로 창출되는 경제적 순가치가 4,000억원이 넘는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간척사업으로 인한 부가가치가 갯벌을 그대로 보전할 때보다많다는 얘기다.

한국감정원 서상복 부감정역은 부동산리서치 여름호에서 ‘갯벌의 가치와간척사업의 경제적 효율성에 대한 분석’을 통해 갯벌 훼손에 따른 기회비용을 감안하더라도 새만금 간척지의 가치가 더 크다고 주장했다.

서씨는 보고서에서 새만금 간척사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경제적 가치를 4조5,782억원으로 추산했다.식량작물 생산,농업·공업용지 등 토지자원 공급,홍수 방지,항만건설비 절감 등에 따른 간접적인 편익을 99년 가치로 환산한것이다. 여기에 사업비 1조2,634억원을 제외하면 3조3,148억원이 된다.

반면 갯벌 훼손에 대한 기회비용은 2조9,049억원으로 추정했다.간척사업을하지 않았을 경우 갯벌이 갖는 경제적 가치인 수산물 채취,염전,오염정화 기능 등을 합친 것이다.

결국 간척에 따른 경제적 가치 3조3,148억원에서 갯벌유지 기회비용 2조9,049억원을 뺀 4,099억원이 간척지의 순가치라는 것이다.

서씨는 용지공급 외에도 간척을 통해 침수 및 홍수 방지,고군산군도항 건설에 따른 비용절감,배후지 배수개선,교통개선 등의 간접적인 효과가 있다고설명했다. 서씨는 “대규모 간척사업의 실패로 환경파괴와 예산낭비만을 야기했다는지적이 있지만 간척사업이 더 경제적이라는 결론을 얻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간척사업의 부작용 및 분석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환경파괴로 인한 자연재해 등을 고려한다면 갯벌에 대한 효용가치 산정은 더 심도있게 고려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손성진기자

[북소리]새만금 소모적 논쟁 끝내야 : 세계일보 20000714 사회 기획

사상 최대의 국토확장사업인 새만금간척사업에 대한 찬반 논란은 '소모적 논쟁'의 단면을 여실히 보여준다.지난해 4월 민-관 공동조사단이 발족하면서 본격화한 이 논쟁은 1년이 흐른 지금까지 뚜렷한 결론도 없이 점차 가열되고 있다.

조사단은 조만간 그동안의 조사활동을 보고서로 만들어 총리실에 제출할 예정이지만 간척사업을 계속할지에 대한 결론을 제시하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단의 한 위원은 "방조제 공사가 10년이나 진행된 지금 공사를 계속 해야되느냐를 놓고 말싸움을 벌이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 정부가 애당초 조사단을 구성해 조사작업을 시작한 것이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또다른 한 위원은 "정부가 간척사업을 중단할 의도가 없으면서도 조사위원을 들러리로 내세워 사업의 타당성을 검증받으려 한다"고 불평했다.

조사단은 그동안 활동경비 등으로 7억3000만원의 예산을 썼다고 한다. 이렇다 할 성과 없이 혈세만 낭비한 셈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들의 조사활동이 계속되는 동안 간척사업이 지지부진해지면서 천문학적인 경제손실이 생겼다는 점이다. 간척사업을 놓고 벌어지는 지역주민간의 갈등과 대립도 매우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

새만금피해어민총연합회 김영두 회장은 "지난 1년동안 새만금에는 간척사업을 '해야 된다' '말아야 된다'는 입씨름만 있었지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새만금 건척사업을 둘러싼 논란이 마냥 계속 돼서는 안된다. 이 사업 관련자들은 자신들의 이해관계에만 집착하지 말고 하루빨리 합리적 해결책을 강구해야 한다. 현재로서는 별다른 대안도 없이 새만금개발사업을 막기보다 환경친화적으로 추진하는 게 상책인 것 같다. <배연국기자>

새만금 간척논란 '가치 논쟁' : 한국일보 20000714 사회 해설

새만금 간척사업의 타당성 조사를 해온 민관공동조사단이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활동을 중단한 뒤 새만금 갯벌의 가치를 둘러싼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이번 논란은 농림부 산하 농업기반공사측이 일부 검증되지 않은 자료를 인용, 간척사업을 강행키 위한 대대적 홍보에 나서면서 점화됐다. 공사측은 13일 “간척사업으로 창출되는 경제적 가치가 갯벌 보존의 가치보다 높다는 연구결과가 잇따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공사측이 인용한 연구결과는 ‘부동산 리서치’ 여름호에 실린 한 국감정원 특수평가부 서상복(徐相福·31) 부감정역(대리급)의 ‘갯벌의 가치와 간척사업의 경제적 효율성에 대한 분석’. 이에 따르면 새만금 갯벌이 갖는 경제적 가치는 수산생물 생산 및 서식지(5,755억원) 염전(167억원) 오염정화기능(2조3,126억원) 등 99년 현재 총 2조9,049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간척사업을 통해 얻어지는 가치는 1차 산업소득(식량, 화훼류 등) 토지자원공급 침수 및 홍수방지 항만건설비 절감 교통개선 배후지 배수개선 등 사업완료(2041년)까지 총 9조7,550억원에 이르고, 이를 99년가치로 환산하더라도 4조5,782억원의 편익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사업비 1조2,634억원을 제외하더라도 간척의 경제적 순가치는 4,099억원에 달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이 분석은 간척사업의 경제적 가치는 6개항목으로, 갯벌의 가치는 3개항목으로만 계산하는 등 처음부터 형평성을 잃은 것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간척이 진행될 경우 새만금이 수질악화로 제2의 시화호로 전락할 것으로 우려되는데도 수질개선비용을 한 푼도 반영하지 않고 있다. 게다가 총사업비가 당초 2조2,307억원에서 5조 ̄10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추산되는데도 1조2,000억원만 계산해 의도적으로 축소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환경운동연합 양장일(楊將一)조사국장은 “농지 확보를 목표로 한 간척사업의 가치를 농지가 아닌 공업용지와 도시용지로 평가해 사업시행자측의 의도를 반영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서씨는 “간척사업이 당초 계획대로 실현되는 것을 전제로 한 분석”이라며 “수질개선비용과 생태적 가치 등을 감안할 경우 갯벌보존이 더 가치가 있을 수도 있다”고 해명했다. 정정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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