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문에 따르면 국내 특·광역시의 생활권 도시숲(공원?녹지) 면적은 세계보건기구(WHO)가 권고하는 최저기준(9㎡)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세계 주요도시인 파리(13㎡/인)와 뉴욕(23㎡/인), 런던(27㎡) 등과 비교해도 크게 뒤떨어진다. 자연의 소중함은 상식적으로 당연한 것이지만 그만큼 우리나라는 국가 발전과 그를 위한 개발에만 집중해 앞만 보고 달려왔다. 그러나 최근 도시계획과 건축의 키워드가 ‘환경친화적, 자연, 도심 속 녹지’ 등이 될 정도로 자연이 보존된 공생적 환경이 되기 시작하였다. 자연 및 녹지를 비롯한 주변 환경이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은 상상을 뛰어넘는 것이어서 이제는 그런 기본적 조건들이 충족되지 않으면 안 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이에 따라 도심 속 녹지대의 확보와 조성을 위해 학교 주변을 도시숲으로 만든다든지, 아파트 단지 내의 인공 숲 조성 등 비교적 넓은 차원에서 도시 정원이 시도되고 있지만 아직 일부분에 지나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면, ‘숲’의 조성과 같이 대규모가 아닌, 좀 더 작은 차원에서 우리 생활에 신선한 공기를 불어넣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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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도시정원 사례들
2010년 6월 19일부터 9월 19일까지 지속되었던 ‘the union street urban orchard’는 런던 건축 페스티벌의 일환으로 ‘Union Street’의 장소를 도시 과수원 및 지역 정원으로 변화시키는 프로젝트이다. ‘Wayward Plants’의 ‘Heather Ring’에 의해 디자인 되고 ‘Bankside Open Spaces Trust’와 자원 봉사자들의 도움으로, 정원은 버려진 장소를 지역 주민들과 페스티벌 참가자들 간의 교류를 위한 장소로 변환시킬 수 있었다. 이 과수원 디자인의 핵심은 식물 교환이었다. 사람들은 지역 단체에 의해 계속해서 진화하는 정원을 만들기 위해 그들의 집에서 수백 가지의 식물들을 가져왔다. 과수원이 열려있었던 몇 달 동안 일련의 워크숍과 활동들이 이곳에서 행해졌다. 프로젝트가 끝난 9월 달에 정원은 해체되었으며 모든 식물들은 2010년 런던 건축 축제의 유산으로서 그 지역과 다른 지역 사회 정원에 기부되었다.
‘Wayward Plants’는 2010년에 이어 2011년에 ‘urban orchard’를 잇는 ‘urban physic garden’프로젝트를 선보였다. 병원과 약국 모양의 이 정원은 도시 환경 속 웰빙, 건강 그리고 약초들을 기념하였다. 이 프로젝트 역시 버려진 공간을 지역 사회 정원으로 만들고자 하는 목적에서 시작되었다. 이곳에서 매우 희귀하고 멸종 위기의 종들을 보존할 수 있다는 것에도 의의가 있지만, 이 정원에서는 여러 워크숍, 대담, 영화 상영회 등의 이벤트를 벌이는 등 사람을 식물만큼 중시하는 면모를 보였다. 또한 다양한 범위의 배경을 가진 건강 전문가, 정원사, 디자이너, 예술가들을 위한 플랫폼으로서 제공되었고, 생생한 토론의 장이 되었다. ?프로젝트는 현재까지 계속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영국 의회의 협조로 아시아 투어를 하고 있다.
‘Guerilla gardening’은 2004년 10월, 런던에서 Richard Reynolds에 의해 시작되었다. ‘게릴라 가드닝’이라는 단어 뜻 그대로 이것은 불법적으로 불시에 남의 땅에 식물을 기르는 것인데, 이는 무언가를 재배하기에는 부족하고 버려진 공공 장소들을 이용하는 것에 관심이 있는 어느 누구에게나 강력한 무기로 자리잡고 있다. 게릴라 가드닝에 참여하는 데는 몇 가지 단계가 필요하다. 일단, 주변의 버려진 땅을 발견한다. 세상에는 생각보다 많은 버려진 공공 장소들이 존재한다. 그 다음에는 다이어리에 꽃을 심을 날을 작성하고 도울 사람을 찾는다. 심을 식물을 선정하고 지역의 공급자를 찾는다. 그리고 정한 날짜의 밤에 원하는 장소에 식물을 심은 뒤 지속적으로 물을 주면 된다. 비록 버려진 공공 장소이긴 하나 ‘남의 땅’에 무언가를 시도한다는 것이 합법적인 일은 아니기 때문에 걱정할 수도 있으나, Richard Reynolds에 의하면 이제까지 게릴라 가드닝으로 인해 문제가 발생한적은 딱 한 번 밖에 없다. 경찰들이 게릴라 가드닝의 현장을 목격해 수상하게 여겨도 몇 가지 질문을 한 뒤에는 그것이 무언가를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돌아가는 것이다. 개인 사유지를 침범하지 않는 한 게릴라 가드닝에는 문제가 거의 없으며 이는 손쉽게 자신의 정원을 가질 수 있는 뿐만 아니라 다른 이들에게도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공동의 goal, 공동의 ‘G.O.A.L’을 통해 실현하자!
위의 세 가지 사례의 키워드를 종합해보자,
- 도심 內
- 버려진 땅
- 지역 사회
이 키워드들을 고려하면 어반 가드닝은 우리나라에도 새로운 모델이 등장하기에 충분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공동의 goal; 목표(생활에 신선함을 불어넣을 수 있는 녹지 만들기)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G.O.A.L’이 필요한 것이다. 여기서 G.O.A.L이라 함은 ‘Gardening on Abandoned Land’의 약자로서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하여 버려진 땅을 이용하는 어반 가드닝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G.O.A.L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행해지고 장려될 수 있을까? 한 가지 방안으로서‘G.O.A.L 플랫폼’을 제안한다.
G.O.A.L 플랫폼은 시민들(people)/정부(government)/연예인들(celebs), 이 세 그룹이 주축이 되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고 G.O.A.L과 관련된 각종 컨텐츠를 공유하는 플랫폼이다.
1) Government
공동의 정원을 만드는 것은 자발적 참여에 의해 이루어지지만 정부의 경우에는 가드닝을 장려하는 이벤트나 캠페인을 펼칠 수 있다. 흔히 볼 수 있는 무언가를 강요하는 듯한 딱딱하고 정형화 된 형태의 이벤트나 캠페인이 아닌, 플랫폼을 이용하여 좀 더 캐주얼하고 편안한 방식으로 시민들에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일례로 프랑스의 ‘design week’와 같이 ‘gardening week’를 주최하여 관련 산업과 시민들의 참여를 더 활성화하는 것을 들 수 있다. 또한 정부는 시민들이 공동 정원에 좀 더 흥미를 가질 수 있는 효과적인 방식인 인센티브를 제공할 수 있다. 그 예로 ‘에코 마일리지/에코머니’가 있다.
서울시의 에코 마일리지는 자발적 에너지 절약을 통해 온실 가스를 줄이기 위한 시민참여 프로그램이다. 에코 마일리지 제도에 가입하고 전기/수도/가스 사용량을 측정하여 수집된 에너지 사용량을 6개월 주기로 체크하고 절약한 만큼 인센티브로 마일리지를 쌓아준다. 시민들은 현금 전환, 포인트 전환, 연계 상품, 통신 요금결제 중 마음에 드는 것을 선택하여 포인트를 사용할 수 있다. 이는 BC카드와 연계된 ‘에코머니’제도와도 제휴되어 있는데, ‘에코머니’는 녹색제품 구매, 생활 에너지 절약 등 다양한 친환경 활동들을 에코머니 포인트라는 경제적 혜택으로 돌려준다.
이와 같은 에코 마일리지/에코머니를 이용하여 G.O.A.L에 참여하는 시민들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이다. 가드닝과 관련된 믿을 만한 가게들을 소개하고 연계하여 그곳에서 가드닝 관련 제품을 구매할 시 에코 마일리지를 쌓을 수 있도록 할 수 있다. 또한 정부가 주관하는 이벤트나 캠페인에 참여할 시 부상으로 에코 마일리지를 제공한다면 시민들의 호응도가 올라갈 수 있다.
2) Celebs
출처: 엑스포츠 뉴스
연예인들의 경우도 시민들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좋은 촉매제가 될 수 있다. 결혼식이나 공연 기념 등 축하가 필요한 여러 이벤트에서 축하의 의미로 다른 것을 주기보다는 쌀을 받고 그것을 기부하는 형식이 늘어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플랫폼을 통해 팬들이 공동의 정원을 조성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된다면 각각의 팬덤끼리는 경쟁심이 생길 수 있어 선의의 경쟁이 발생할 수도 있고 보다 많은 정원이 생겨날 것이다.
3) 시민들
마지막으로 시민들은 G.O.A.L 플랫폼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정부와 연예인이 동기 부여를 하는 역할에 치중해있다면 이들은 활발하게 활동하면서 공동 정원을 꾸리는 주체가 되기 때문이다. 이들의 자발적 참여를 위해 플랫폼이 생긴 만큼 이들의 참여도가 이 플랫폼의 성공의 여부를 가리는 것이 된다. 지역 사회를 기반으로 하는 공동 정원은 지역별로 각각의 특색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각각의 G.O.A.L을 플랫폼에 자유롭게 올리고 공유하여 서로 참고를 할 수도 있고, 좋은 사례의 경우에는 그 방법을 올려서 다른 사람들도 이용할 수 있게 한다면 더 나은 정원을 만들 수 있다. 또한 정원의 바탕이 될 매우 중요한 ‘버려진 땅’의 경우에도 버려진 땅을 플랫폼에 명시하여 많은 사람들이 버려진 땅의 위치를 확인하고 자신이 원하는 곳을 고를 수 있게 된다면 더 편리하게 정원을 꾸릴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소셜 미디어와의 결합을 통하여 마음과 시간이 맞는 사람들의 이벤트성 모임까지 가능하게 한다면 많은 사람들이 흥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도심에 녹색 바람을 일으키다!
어반 가드닝의 새로운 모델인 G.O.A.L은 녹지가 부족한 도심에 거창하거나 부담스럽지 않게 신선한 공기를 불어넣을 수 있는 아이디어이다. 시간을 따로 정해놓거나 엄청난 계획을 세우지 않아도 버려진 땅에 약간의 정성을 더하면 쉽게 정원을 조성하고 사회에 기여한다는 느낌까지도 가질 수 있게 된다. 또한 플랫폼을 통하여 여러 혜택을 받고 재미까지 느낄 수 있게 된다면? 도심에 녹색 바람을 일으키는 G.O.A.L을 달성하여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