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임인택 광주노년유니온 위원장
"선거뒤 공약 바꾸는 정치권 감시""이제껏 노인들은 복지의 대상자로만 여겨졌잖아요? 앞으론 노인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나서서 해결할 겁니다."
24일 출범한 '노년유니온 광주지역본부 준비위원회' 임인택(73·사진) 위원장은 "복지 대상자에 그치지 않고 자주적 노인이 되자는 것"이라고 노년유니온의 목표를 한마디로 요약했다. 그는 지난 4월 고용노동부에서 전국단위노조 설립을 인가받은 노년유니온(서울)의 광주지역본부 결성에 팔 걷고 나섰다. 이날 광주시 광산구 '더불어락 노인복지관'(옛 운남권노인복지관)에서 노인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준비위원회 출범식이 열렸다. 노년유니온은 세대별 노동조합으로서 △노후소득 보장 △노인 일자리 확충 △의료보장 같은 노인복지 기반 확대에 힘쓸 계획이다.
임 위원장은 "근로기준법 63조 3항에 보면, 경비 단속 업무 종사자는
최저임금법에 예외로 규정돼 있다"며 "경비업무나 단속업무를 하는 주변 어르신들이 휴일수당이나 연장근로수당을 못 받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했다. "정부나 지방정부, 노인들이 일하는 현장과 업체의 대표들을 대상으로 임금 협상 등 교섭을 하고 구체적 복지정책을 수립할 겁니다. 청년실업과 등록금 문제로 고통받는 청년세대와 연대해 세대 통합에도 나서야지요."
서울에 있는 방송사에서 근무하다 5년 전인 2008년 고향 광주로 돌아온 임 위원장은 2012년 4월 '더불어락 카페'를 개관하는 과정에서도 추진위원장을 맡아 큰 구실을 했다. "1년에 걸쳐 어르신들과 협의하면서 100원부터 1만원까지 모금하고, 목수와 설비 출신 어르신들이 재능기부를 하는 방식으로 카페와 도서관을 만들었어요. 하나하나 벽돌 쌓는 기분으로 우리가 추진했지요." 283명이 기금을 내고 100여명이 재능기부를 하는 방식으로 어르신들이 자주적으로 카페와 도서관을 만든 사례는 최근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실렸다.
임 위원장은 더불어락 노인복지관 자치회 회장도 맡고 있다. 임 위원장은 "강위원 관장과 강사, 회원 대표 등 39명이 참여해 복지관 프로그램 등을 논의하고 행사 계획도 짠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노인복지도 자치라는 틀 안에서 이뤄지는 것이 좋다는 걸 느꼈다. 선거철만 되면 대접해주는 듯하다가 당선 후에는 노인 관련 공약을 수정하거나 뒷전으로 미루는 정치권의 행태도 감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사진 노년유니온 광주지역본부 준비위원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