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용교육’ 현장을 가다]겉은 정규학교 속은 대안학교
도쿄슈레의 오쿠치 게이코 이사장은 요즘 또 다른 교육실험에 한창이다. 지난 4월 개교한 ‘도쿄슈레 가쓰시카중학교’를 운영하고 있는 것이다. 가쓰시카중학교는 정규학교다. 학교를 거부하는 ‘부등교생’을 가르치는 대안학교 이사장이 정규학교를 운영하는 것은 일견 어색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오쿠치 게이코 이사장은 “우리 학교의 외형은 일반학교이지만 알맹이는 대안학교”라며 “대안학교의 공교육 인정이 최종 목표”라고 강조한다.
이 구상의 출발점은 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오쿠치 이사장은 정규학교에 다니면 통학요금 할인이 되지만 대안학교에 다니면 할인 혜택이 적용되지 않는 등의 차별을 없애는 운동에 주력하고 있었다. 오쿠치 이사장은 문부성에 대안학교를 정규학교화하는 학교 설립을 제안했다. 문부성은 처음에 난색을 표했다. 그러나 마침내 교과과정 편성의 지침인 학습지도요령을 유연하게 적용하는 것과 건물을 짓지 않고 빌려 학교를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핵심적인 요구들을 관철해냈다.
오쿠치 이사장은 도쿄 내 23개구를 샅샅이 뒤져 폐교돼 사용하지 않는 학교를 찾기 시작했다. 가쓰시카구의 옛 쇼난초등학교를 찾아냈고, 학교 일부를 빌려 쓰기로 구청과 합의했다. 다음은 운영자금 모집. 120명 규모의 학교를 신설하는 것이어서 필요한 자금규모는 컸다. 여러 곳을 찾아다니며 도움을 요청했다. 마침내 예치금이자 1년간 운영비인 6000만엔을 마련했다. 학교 시설 임대료·보수비 등도 기부받기로 했다. 결국 도쿄도의 공식 승인을 받았고 지난 4월 개교했다. 학년마다 40명씩 모집했다. 30일 이상 등교하지 않은 학생들이 모집 대상이다.
오쿠치 이사장은 “대안학교가 공교육으로 인정받는 궁극적 목표를 향해 첫 걸음을 뗀 것”이라고 평가했다.
〈도쿄|선근형기자 ssun@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