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연합뉴스) 이주영 특파원 = 열대우림 산불로 연무 피해를 본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섬 농민들이 정부가 기후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피해를 봤다며 대통령을 상대로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인도네시아 언론은 12일 수마트라 섬 리아우주 농민들이 중부 자카르타 지방법원에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대통령, 산림장관, 환경장관, 리아우 주지사 등을 상대로 한 집단소송을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리아우주의 5개 마을 농민들을 대신해 소장을 제출한 환경단체 '기후정의 시민사회 포럼'의 미다 사라기 대표는 "대통령이 산림장관과 환경장관에게 기후변화로부터 국민, 특히 리아우 주민들을 보호하는 조치를 취하도록 하기 위해 소송을 제기했다"고 말했다.
농민들은 소장에서 유도요노 대통령이 기후변화를 초래하는 화전식 열대우림 개발과 벌목 같은 불법 행위를 막기 위해 충분한 조처를 하지 않고 있으며 이로 인해 주민들이 큰 피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다 대표는 유도요노 대통령이 202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 26% 감축을 약속했고 환경보호·관리법(2009)은 건강한 환경 제공에 관한 정부 의무를 규정하고 있지만 리아우주에서는 지속 가능하지 않은 개발행위가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리아우주에서는 지난 6월 이후 팜유농장 확대를 위한 불법 화전식 개간 등으로 산불이 급속히 번지면서 극심한 연무 피해가 발생했고, 연기가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로 퍼지면서 이들 국가와 인도네시아가 외교 갈등을 빚기도 했다.
수마트라 섬 리아우주는 세계 최대 팜유 생산·수출국인 인도네시아의 팜유산업 중심 지역이며, 팜유농장을 넓히기 위해 열대우림에 불을 놓아 개간하는 불법행위가 계속되면서 매년 산불과 연무 피해가 반복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