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자치자료 2013/05/20 14:25
유럽의 도서관을 가다
인천 느루, 서울 작공, 고양 깔깔깔 참여/2012년 겨울
정진국씨가 쓴 <유럽의 책마을을 가다>가 이번 유럽을 가게 된 직접적인 이유이다. 마을의 쇠락을 극복하고 지역을 활성화 하려는 노력에서 프랑스 남부의 도시들은 책마을을 많이 만들게 된다. 책으로써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려는 아이디어는 그만큼 유럽도시들의 인문학적사고가 바탕에 흐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파리에서도 비행기로 가야만 하는 거리상의 문제로 프랑스남부의 책마을 몇 군데를 포기해야 했다. 그 대신 파리를 중심으로 도서관을 보기로 했고, 몇 군데를 재선정하였다. 미테랑도서관과 퐁피두센터 그리고 즐거운도서관을 중심으로 보기로 했다. 스페인의 일정은 주로 쉼여행으로 하고 유럽행 비행기에 올랐다. 나머지는 현장에서 조절하는 방법을 쓰기로 했다. 드디어 유럽에 도착했고 일정을 시작했다. 파리에서는 미테랑도서관과 마레지구에 있는 퐁피두센터를 돌아보았다. 가기로 했던 즐거운도서관은 일정이 맞지 않는 관계로 포기를 해야만 했다. 그리고 미술관을 둘러보았다. 규모가 너무 커서 며칠을 두고 봐야할 루불박물관, 모네의 연꽃이 있는 오랑주리 미술관을 보았다. 그리고 노틀담대성당과 몽마르뜨언덕 그리고 개선문이 있는 샹젤리제 거리를 걸었다. 파리에서의 7일은 너무 바빠서 일정을 소화하는데 여념이 없었다. 일주일의 파리일정을 마치고 우리는 스페인으로 향했다. 스페인에 도착하자, 왠지 모르게 한국에 온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따뜻한 햇볕이 풍부했기 때문에 마음의 긴장도 풀어진 듯 했다. 가우디가 디자인한 등이 있는 레알광장을 들어서면서, 언젠가 읽었던 <광장, Squares of Europe, Squares for Europe>이 떠올랐다. 김석철교수도 도시에서 광장이 가지는 의미에 대해서 참 많은 이야기를 했던 것으로 기억난다. 어찌했든, 레알광장에서 느꼈던 그 자유로움을 한국의 어느 곳에서 느낄 수 있을 것인가 생각하니 속이 답답했다. 옛 동인천역 광장에서 자전거를 타곤 했던 나는 광장이 사라져가는 것을 눈앞에서 보았기 때문이다. 레알광장 한 켠에 작은 공연장에서 본 플라맹고는 스페인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스페인의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까딸루냐박물관, 천재건축가 가우디가 지은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과 구엘저택과 공원 등을 보았다. 인간의 선이 직선이라면 곡선은 신의 선이라고 그는 말했다. 파리에서 노틀담을 보고 감탄을 했건만, 가우디의 건축은 달리 표현할 길이 없었다. 그리고 바르셀로나에서 다섯 시간이나 기차를 타고 간 빌바오는 도시가 어떻게 역사성을 토대로 재생되어야 하는지 제대로 보여준 사례였다. 협동조합 마을인 몬드라곤을 들어가기 위해 스페인 북부까지 멀리 왔건만, 준비되지 못한 일정으로 바스크지역까지는 가지 못한 아쉬움이 있었다. 그러나 스페인에서 본 까딸루냐도서관과 공연장, 광장, 빌바오도시 등은 꼭 다시 오고픈 생각이 들었다. 준비를 아주 많이 해서 와야 할 곳이다.
유럽을 가기 전에는, 공공도서관, 커뮤니티도서관과 민중의 집, 그리고 협동조합을 보고 오리라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쉬기도 하고 말이다. 그러나 아쉬움이 크다. 그만큼 공부하지 못하고 간 아쉬움일 것이다. 유럽에서 있었던 보름간 내내 떠나지 않던 열망은 ‘책을 읽어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여럿이서 함께 읽는다면 더욱 좋고 말이다. 10년 동안 쉼 없이 달려온 삶을 성찰하는 시간이기에 유럽기행은 훌륭한 시간이었다. 여러 곳을 다녔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인상깊었던 스페인 까딸루냐 도서관과 빌바오도시에 대한 짤막한 소개를 하겠다.
[산타끄레우 도서관과 까딸루냐도서관]
산타끄레우와 까딸루냐도서관은 원래 병원이었다. 1401년에 세워져 500년 이상이나 순례자들과 바르셀로나 빈민들을 위해 운영이 됐다. 가우디가 이 병원에서 사망했다고 한다. 1800년 이후 산업화의 물결로 바르셀로나로 일자리를 찾아 노동자들이 모여들었다고 한다. 병원에 사람이 넘치자 당시에는 외곽이었던 사르리다 파밀리아 성당 근처로 병원을 옮겼고 이 병원을 리모델링하여 지금의 도서관에 이르게 되었다. 두 도서관은 1400년대의 고딕양식의 건축물을 함께 사용하고 있지만, 기능은 조금씩 다르다. 산타끄레우 도서관은 시에서 운영하며 도시의 역사와 문학에 관련한 자료와 이민자들을 위한 다양한 언어로 된 책을 보유하고 있다. 까딸루냐 도서관은 까딸루냐 지방의 오래된 문헌과 자료등이 소장되어 있다. 바르셀로나는 까딸루냐어를 사용하는데 이에 따른 자료와 지도 등이 300만점 이상 보관되어 있다고 한다. 지하가 네 개 층으로 되어 있는데 모두 자료관이라고 한다. 도서관 밖으로는 공연장이 하나 있으며 병원에서 도서관이 되기까지의 역사적 사실을 기록한 자료가 걸려있다.
[이탈리아 볼로냐 서점협동조합 암바시아토리]
[암바시아토리 로비]
[미테랑도서관 책방]
[미테랑도서관 전경]
[역사문화 도시재생도시 빌바오]
아래 사진은 스페인 북부 바스크지방의 항구도시인 빌바오의 구시가지를 오가는 트램이다. 빌바오는 19세기에 왕성하던 철광산업이 2차 대전 이후에 쇠퇴하면서 도시전체가 쇠락하게 된 곳이다. 1990년이 되어서야 의회와 시민들이 협동하여 아름다운 도시만들기를 시작하였고 오늘에 이르게 된 것이다. 네르비온강을 중심으로 도시전체는 재정비되었고 그 과정에서 구겐하임 미술관을 유치하여 지금은 한 해 관광객이 100만명 이상 오간다고 한다. 구겐하임이 이 도시의 매력을 더하는 하나의 요소는 되겠지만, 빌바오의 도시재생은 구겐하임 하나로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빌바오가 가지는 역사성, 그리고 그 위에 현재의 것을 부담되지 않게 스며드는 관계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 전체적인 이미지가 도시로 사람을 끌어들이게 하는 매력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이 도시에서 시민들이 일상을 향유하고 있다. 공원이나 네르비온 강 옆의 광장에서는 아이들이 뛰어놀고 시민들의 예술 활동이 끊임없이 펼쳐진다. 역사를 잇고 현대를 얹는 일, 그것이 빌바오 시민들의 일상을 풍요롭게 하고 있다. 도시재생의 의미는 그 곳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이 떠나지 않고, 그 도시를 아끼고, 사랑하고, 고쳐가며 오랫동안 사는 데서 찾아야 한다. 그러기에 그 곳에서 삶을 꾸리는 주민, 시민들의 이야기에 꼭 귀를 기울일 일이다.
[빌바오 구시가지를 오가는 트램]
이혜경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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