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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낯선 풍경의 마을① 터키 카파도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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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살아남기 위해 인간은 주변 환경을 이용하거나 극복해 왔다. 주거지는 생존을 위한 인간 활동의 유산이다. 가혹한 기후와 지형, 육식동물의 공격, 전쟁이나 박해는 지역마다 독특한 모습의 주거 형태를 탄생시켰다. 생존을 위한 인간의 지혜와 노력이 투영된 주거지가 있는 특별한 마을들을 찾아가 본다.

◆바위기둥과 동굴 지하의 은밀한 주거지

터키의 카파도키아는 바위가 버섯 모양처럼 생긴 독특한 지형으로 유명한 곳이다. 이런 지형은 약 300만 년 전 에르지에스(Erciyes) 화산이 폭발해 인근 수백 ㎞까지 토해낸 용암이 오랜 세월 비바람에 닳아져 지금과 같은 희한한 모양새를 갖추게 됐다.

사람들이 기암괴석에 개미집 같은 동굴을 뚫어 산 까닭은 무엇일까. 아나톨리아 고원의 한가운데 자리한 카파도키아는 실크로드가 지나는 길목으로 대상의 핵심 교통로였다. 이곳을 차지하려는 쟁탈전은 고대의 아시리아, 히타이트부터 페르시아, 로마 제국을 거쳐 중세의 비잔틴 제국과 오스만투르크에 이르기까지 이어졌다.

끊임없는 전쟁의 참화에서 벗어나기 위해 주민들은 바위와 지하에 동굴을 뚫고 거처를 마련했다. 초기 기독교 시대에는 신자들이 로마의 박해를 피해 모여들면서 기독교 신앙의 거점이 되기도 했다.

괴레메(Goreme) 지역에는 '요정의 굴뚝'이라 불리는 기이한 암석 지형이 펼쳐져 있다. 약 10㎞에 이르는 괴레메 계곡을 따라가면 석굴 교회들이 나타난다. 좁은 계곡 양측의 절벽에 많은 암굴이 뚫어져 있으며 좁은 통로로 서로 이어져 있다.

괴레메에는 삭사간 동굴호텔, 에이딘리 동굴호텔, 카파도키아 동굴 스위트, 엘켑에비 동굴호텔 등 바위기둥의 동굴 집을 숙소로 꾸며놓은 호텔이 유명하다. 가장 오래된 삭사간 동굴호텔에서는 괴레메의 전경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객실은 모두 14개로 '요정의 굴뚝' 객실과 동굴 룸, 아치 룸 등으로 구성돼 있다. 객실은 오스만 터키 양식으로 꾸며져 있고, 탁 트인 전망의 테라스나 정원에서 식사를 즐길 수 있다. 이밖에 히타이트ㆍ로마ㆍ비잔틴 시대의 주거 생활을 체험할 수 있는 카파도키아 동굴호텔, 절벽을 깎아 만들어 테라스에서의 전망이 좋은 엘켑에비 동굴 호텔, 비잔틴 시대 수도원을 개조해 만든 성스러운 분위기의 가미라수 동굴호텔 등이 있다.

한편 이곳에는 지하 도시가 곳곳에 위치하고 있다. 특히 '깊은 우물'이란 뜻을 지닌 데린쿠유(Derinkuyu)는 이곳 지하 도시 가운데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이다. 좁고 거미줄처럼 얽혀 있는 데린쿠유에서는 현재까지 동굴 방, 예배당, 수도원 등이 있는 지하 8개 층이 발굴됐다. 지하 도시에는 일정한 간격으로 수직으로 뚫은 환기 시스템도 있다. 이곳은 길게 이어진 통로를 통해 다른 지하 도시와도 연결된다. 지하 도시 중앙에는 예수와 마리아, 천사의 그림이 보관된 16~17세기의 예배당이 자리한다.

▲여행 정보 = 카파도키아는 터키의 중심부에 있다. 여행사의 패키지 상품을 이용하는 것이 가장 편리하다. 개별적으로 여행한다면 이스탄불에서 카파도키아를 연결하는 국내선 항공편을 이용해 갈 수 있다. 인천-이스탄불 구간 직항은 터키항공이 매일, 대한항공이 주 4회 운항한다.

글/임동근 기자(dklim@yna.co.kr)ㆍ사진/김주형 기자(kjhpre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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