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철엔 ‘녹색커튼’을 치세요.’
때이른 더위로 정부와 기업이 에너지
절약 총력전에 돌입하면서 햇빛을 차단하는 녹색식물에 관심이 쏠린다.
실내에 들이치는 따가운 햇살을 막는 데는 잎이 무성한 녹색식물이 제격이다.
건물 외벽이나
아파트 베란다에 담쟁이덩굴, 오이, 참외 등을 심으면 태양광 차단 효과가 뛰어나다. 수분을 흡수하고 뱉어내는 증산효과로 실내환경도 쾌적해진다. 유리로 한껏 멋을 부린 ‘유리 찜통’ 도심 빌딩이라면 이만 한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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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면을 담쟁이덩굴 등 초록식물로 단장하는 ‘녹색커튼’은 무더운 여름철 에너지 절약에 효자 노릇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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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진흥청의 한 관계자는 “녹색식물로 여름철 실내
온도 저하, 에너지 절약, 과일 섭취의 일석삼조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녹색커튼은 지난해
지진해일로 전력시설에 타격을 입은
일본에서 전기를 아끼는 데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국토교통성이 앞장서자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80%가
벽면녹화 운동에 뛰어들었다. 도쿄 시내 오피스텔과 주택가에선 녹색채소인 여주(고온다습한 기후에서 자라는 덩굴성 식물)를 심느라 부산을 떨었다.
우리 정부도 에너지대책 일환으로 녹색커튼 보급에 나섰다. 주무부처인 농림수산식품부는 8일 낮 서울 청계광장에서 시민들에게 토마토,
고추, 참외 모종을 무료로 나눠주며 캠페인을 펼쳤다. 어린아이들에겐 토마토 모종이 단연 인기였다. 모종을 받아든 젊은 직장인들은 “어떻게 키우면 되느냐”는 질문을 쏟아냈다.
실제로 녹색식물은 에너지 절감에 큰 효과가 있다. 옥상
정원이나 베란다에 채소를 기르면 맨바닥보다 한여름 기준으로 최대 15도나 온도를 낮춘다는 해외 연구 결과도 있다. 벽면 전체를 담쟁이덩굴이나 이끼류로 뒤덮는 벽면
녹화를 병행하면 31%까지 냉방비를 절감할 수 있다고 한다.
주부 김모(38·경기 광명시)씨는 “작년에 처음 아파트 베란다에 토마토를 키웠는데 무성한 잎이 햇빛을 막아줘 에어컨을 틀지 않아도 될 정도로 실내 온도가 낮아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