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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위한 창조마을 만들기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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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위한 창조마을 만들기인가?수의계약으로 시 예산 나눠먹기

박용구 기자  |  nexus3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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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5.27  10: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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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에서 추진하고 있는 창조마을 만들기 사업은 갈 길이 멀다.

마을만들기가 주민자치 공동체 중심으로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려는 일련의 정책 혹은 사업이라고 할 때, 광주시의 창조마을 만들기 사업에는 이 주민자치 공동체가 없거나 극히 미약했다.

또, 사업이 추진되는 과정에서 마을만들기를 고민하고 실천하는 주민조직의 싹이 움트는 증거가 보여야 하는데, 이도 보이지 않았다.

게다가 광주시의 마을만들기 사업에는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 특별함이 없었다. 마을별 사업내용이 다 거기서 거기였다. 담장허물기, 화단이나 텃밭 조성, 문화문패나 우편함 달기, 소규모 공연장 조성, 시․그림 부착, 문화공연, 마을축제 등으로 그 중복성이 심했다.

5개 지역 한 달간 취재해 보니 '답답'

그동안 <시민의소리>에서는 2011년 광주시 창조마을 만들기 사업에 선정된 5개 지역에 대한 현장취재를 4월 15일부터 5월 15일까지 한 달간 실시했다. 취재지역은 동구 계림동, 서구 상무2동, 남구 방림동, 북구 임동, 광산구 어룡동 등이었다.

이들 지역에는 2011년부터 2012년까지 2년간 적게는 3억9천만원에서 많게는 8억원까지 투입되었다. 2011년 사업비의 성격은 전액 시비였고, 2012년 사업비는 동별로 차이가 있었다.

동구 계림동과 남구 방림동의 경우는 2012년부터 도시활력증진개발사업비가 매칭펀드 방식으로 투입되었고, 서구 상무2동, 북구 임동, 광산구 어룡동은 2012년에도 시비로 사업이 이뤄졌다.

서구 상무2동, 북구 임동, 광산구 어룡동은 2년간 사업비가 지원되었으나 올해는 끊긴 상태였다. 반면 동구 계림동과 남구 방림동은 2013년도에도 각각 4억원과 3억원의 도시활력증진개발사업비가 더 투입되어 사업이 이어질 예정이다.

사업비가 끊긴 서구 상무2동, 북구 임동, 광산구 어룡동의 경우 주민 조직에 의해 자발적으로 추진되는 사업은 거의 볼 수 없었다. 다만 북구 임동의 경우 대원시장에 입주해 있는 협동조합과 사회적기업 등이 영리활동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광산구 어룡동의 경우 행복한 창조마을만들기 평가에서 최우수상 상금으로 받은 5,000만원으로 주민들의 소득과 관계가 깊은 사업 및 의병 관련 사업을 구상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들은 들러리에 불과한 채 '나 몰라라'

주민 조직이라는 명분으로 창조마을 만들기 사업을 추진한 각기 다른 이름의 마을만들기 조직들은 기존의 주민자치위원회의 다른 이름에 불과했다. 동 주민자치위원회와 다른 점이 있었다면 외부의 마을만들기 전문가들이 결합했다는 것이었다.

각 지역별 창조마을 만들기 조직 명칭은 경양마을만들기추진주민협의회(계림1동), 상무2동 창조마을만들기협의회, 방젯골만들기추진협의회(방림동), 임동 숲의 마을주민협의회, 행복한 창조마을 만들기 박산마을자치위원회(광산구 어룡동) 등이다.

사업의 추진 과정에서 주민들은 들러리였다. 자기가 사는 동네에 마을만들기가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 자체를 모르는 사람들이 태반이었다. 그나마 마을 주민의 참여라고 말할 수 있었던 것은 벽화를 그리도록, 우편함이나 화단 등을 설치하도록 동의한 부분과 프로그램에 극소수가 참여한 부분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참여를 통해 주민들이 마을만들기 활동가로 성장한 경우는 드물었다. 게다가 이마저도 지속적이지 않았다. 강좌, 마을축제, 선진지 견학 등의 프로그램은 사업비가 끊기는 순간 다 중단되었다.

이러한 예는 상무2동과 임동에서 더 뚜렷이 나타났다.

대부분의 사업은 이와 같이 주민의 참여 없이 소수의 주민자치위원들과 외부 전문가라고 결합한 이들이 주도했다.

브레이크없는 사업비 집행

이러다 보니 사업비 집행에 있어서 의구심이 가는 면들이 곳곳에서 목격되었다. 가장 큰 문제로 지적할 수 있는 것은 대부분의 시설, 벽화, 조경 등의 사업이 수의계약으로 이루어졌다는 것이고, 이를 제어할만한 안전장치가 없다는 것이었다.

5개 지역 거의 모든 사업에서 이 같은 행태가 벌어졌다. 이해를 돕기 위한 한 예로 계림1동 2011년 사업 중의 하나인 ‘경양방죽 뚝방길 찾기 사업’에 투입된 7,500여만원은 전액 수의계약으로 집행됐다. 화단조성에 21,700,000원이, 벽화 2종에 35,685,000원이, 개미의자 5개 설치에 17,860,000원이 집행됐다.

어떤 경우는 입찰을 해야 하는 금액임에도 수의계약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방림동 제일놀이터 내에 설치된 타일벽화 12개에 집행된 사업비는 2,200만원이었다. 금액으로 보면 입찰을 해야 마땅하지만 방젯골만들기추진협의회는 남양인테리어와 수의계약을 했다.

동일한 공간 내에 단일시설의 공사임에도 불구하고 입찰을 피하기 위해서 분야별로 쪼개는 꼼수를 부린 경우가 태반이었다. 심지어 단일공사에서도 이 같은 꼼수를 부렸다.

행복발전소 하나에 9개 업체나 참여

그 한 예로 방림동의 경우 행복발전소 하나를 조성하는데만 11개 분야에 총 86,347,000원이 들었다. 여기에는 해오름종합건설, 세기기업, 빛고을환경, 신동아산업개발, 자강건업, 제일유리, 나눔과비전, 은하수, 로즈와레몬 등의 업체가 참여했다.

단일공사를 쪼갠 예로는 상무2동의 지역 민주인사와 2011년까지 광주인권상 수상자들의 이름과 업적이 적혀있는 스테인레스 판넬 21개를 들 수 있다. 이의 전체 사업비는 2,257만원으로 입찰을 해야 맞다. 그런데 어찌된게 1,620만원과 637만원으로 쪼개어 집행됐다. 개당 가격도 무려 100만원이 넘는다.

물품 구매의 경우 합리적인 가격에 구입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에 구매한 경우도 있었다.

그 한 예로 상무2동에서 2012년 사업변경을 해서 설치한 친환경자가발전형 운동시설 2개를 들 수 있다. 이 운동시설에는 1,500만원이 들었다.

서울에 있는 이 회사에 문의한 결과 자전거형은 390만원, 또 다른 스틱워크형은 540만원으로 밝혀졌다. 물론 이 가격은 전혀 깎지 않은 가격이고, 시공비 또한 포함된 가격이다. 약 570만원이란 돈이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

더욱이 수의계약을 할 경우 업체를 선정할 때, 둘 이상의 업체로부터 비교 견적을 받아서 더 유리한 조건을 내건 업체를 선정해야 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마저 지켜지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2,200만원이 넘는 공사도 수의계약

방림동 정산서를 검토한 결과 비교 견적이 전혀 첨부되어 있지 않았고, 2,200만원이 넘는 공사도 수의계약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전남업체와 수의계약을 함으로써 지역경제 활성화와 거리가 먼 경우도 있었다.

1,980만원이 투입된 상무2동 쌍학노인정 개보수의 시공을 맡은 삼해건설은 본사가 전남 영암이고, 지역 민주인사와 2011년까지 광주인권상 수상자들의 이름과 업적이 적혀있는 스테인레스 판넬을 제작해 시공한 세보스텐금속은 본사가 전남 장성군 동화면에 있다. 또 방림동 행복발전소의 일부 시공을 맡은 해오름종합건설도 본사가 전남에 있다.

다음 문제로 지적할 수 있는 것은 마을별 거점공간을 사유지에 조성했다는 점이다. 사용조건에서 임대료를 지불한 경우도 있고, 무상임대인 경우도 있지만 공통적인 문제는 계약기간이 만료가 됐을 때 여기에 투입된 예산이 공중 분해될 공산이 크다는 점이다.

4개 지역의 거점공간 조성에 투입된 총 사업비는 3억3천여만원이다. 이를 지역별로 살펴보면 경양마을 사료관에 1억여원이, 방림동 행복발전소에 8,700여만원이, 임동 대원시장 문화공간 조성에 5,600여만원이, 박산전통유물전시관과 행복나눔 사랑방 조성에 1억여원이 들었다.

박산전통유물전시관과 행복나눔 사랑방은 소유주가 마을자치위원회로 되어 있어서 이 같은 우려를 낳지 않겠지만 나머지 지역은 실제 이 문제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이와 함께 거점공간의 더 큰 문제는 사업비가 끊겼을 경우 이 공간을 유지할 사람과 콘텐츠가 없다는 것이다.

방림동 행복발전소의 경우 지난해까지 진행됐던 공방프로그램이 올해는 중단된 상태다. 강사비와 재료비로 책정되었던 사업비가 올해는 없기 때문이다.

외부 전문가들의 잔치상

또 다른 문제로 지적할 수 있는 것은 외부에서 마을만들기 전문가로 결합한 마을닥터들이 자신의 회사 또는 관련이 있는 회사들의 영리를 추구했다는 점이다.

그 한 예로 2011년과 2012년, 2년간 ‘임동 숲의 마을 주민협의회’가 집행한 2억7천여만원중 이곳에 사업의 시작과 동시에 들어온 외부 전문가들이 만든 회사와 청년 창업팀들이 수주한 금액은 1억5천여만원이나 된다. 비율로 따지면 55.36%가 넘는 금액이다.

임동 창조마을 만들기 사업의 시작과 함께 설립되어 이 공간에 입주해 있는 ‘아우라코리아’의 경우만 보더라도 1억3천여만원의 일감을 맡았다. 이는 협의회가 집행한 전체 예산 대비 48.15%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어룡동 박산마을에서도 마을만들기 전문가라고 자처하는 외부인들은 주민과 무관하게 진행된 이 중 8개 사업을 수주해 7,500여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 이우현 광주시 도시재생과장은 “사업시행초기에 약간의 미숙한 부분도 더러 있을 수 있다”며 “미흡한 부분은 더욱 보완해서 창조마을사업이 성공적으로 수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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