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6. 17. 11:09ㆍ숲에 관하여/숲, 평화, 생명, 종교
양태석 글/최창훈 그림/권태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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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꽃이 보이면 다가가서 향기를 맡는다. 맛있는 열매가 있으면 그것을 맛본다. 길가의 나무를 바라보면 여름에는 그늘이 고맙지만 겨울에는 헐벗은 모습에 추위를 더 느끼고 빠른 걸음으로 지나치게 된다. 나무란 무엇일까? 늘 산소를 내뿜어 쾌적한 환경을 만들어 주고, 맛있는 열매를 나눠 주고, 목재로 사용할 수 있고, 공예품으로도 이용된다. 또한 뿌리까지 다 내주어 약품을 만들기도 하고 산사태나 홍수를 막아주어 자연을 넒게 품어준다. 나무는 많은 것을 주기 때문에 꼭 알아야 하는 것이 독자의 의무가 아닐까 싶다.
지구상에는 약 10만 종의 나무가 있다. 이것은 전체 식물 중의 25%를 차지하는 많은 숫자이다. 아직도 이것의 반 이상이 조사되지 못한 나무도 있다. <나무야 나무야 이야기를 들려다오>에서는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나무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대나무, 사과나무, 느티나무, 뽕나무, 동백나무, 미루나무, 감나무, 개나리, 잣나무, 목련나무등등 30가지의 나무를 소개한다.
오랜 세월 인간과 더불어 살아온 나무는 그 세월만큼 많은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 중국의 효자 맹종의 효심을 나타낸 맹종죽, 천안 삼거리의 유명한 능수버들은 오랜 세월 아비와 연인을 기다렸던 능소 아가씨의 일화가 담겨있다. 대학자 이율곡을 살리게 한 밤나무골을 기리는 마음에 율곡(栗밤나무 율, 谷골곡)이란 호를 갖게 되었다. 필리핀의 불쌍한 소녀는 소나무로 태어나서 사람들에게 신선하고 향긋한 마음을 전한다.
동,서양을 통해 나무에 대한 숨은 이야기를 재미있게 들려준다. 하지만 이것으로 끝내는 <나무야 나무야 이야기를 들려다오>가 아니다. 나무에 대한 상세한 설명과 자세한 그림은 나무를 일일이 찾아보질 않더라도 충분히 자연관찰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한 책이다. 고학년의 아이들에게는 백과사전의 의미가, 저학년의 아이들에게는 나무가 품고 있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풍부하게 제공하고 있다.
400년 된 노송 청도 운문사의 소나무도 있고, 한방에서 주로 약으로 쓰이는 '산다화'라고 불리는 동백나무 꽃과 여자들의 머리기름으로 널리 쓰였던 '동백기름'도 알려준다. 목질이 매우 단단해 목탁, 불상, 가구를 만들 때 애용하는 대추나무도 있고, 벼락맞은 대추나무로 만든 도장인 '벽조목 도장'은 행운을 가져다 주기도 한단다.
한 면 가득한 푸르른 나무 사진으로 추운 날에도 싱그러움을 느낄 수 있다. 도시의 생활에서 큰 나무의 꽃이나 열매를 보기란 그닥 쉽지 않지만 <나무야 나무야 이야기를 들려다오>에 그려진 나무의 꽃과 열매는 아주 좋은 자료가 되어준다.
지구를 위해, 인류를 위해 나무를 보호합시다~라는 맹목적인 외침을 하기 전에 우리 주변에 있는 나무에 대해 조금 더 관심을 갖고, 중요성을 인식하는 계기를 갖어보는 것은 어떨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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