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6. 17. 10:52ㆍ숲에 관하여/숲, 평화, 생명, 종교
◈ 약이 되는 나무 100가지 이야기.
목 차. 다른 약 기운을 발산시키는 계피 먹으면 속이 든든한 소나무 껍질 음낭 밑이 가려운 것을 없애는 홰나무 가지 정기를 보하고 젊어지게 하는 구기자나무 피부와 얼굴을 곱게 하는 측백나무 씨 소나무의 정기가 뭉친 복령, 복신, 호박 잠이 안 올 때 좋은 산조인, 느릅나무 껍질 황달, 치질에 좋은 황벽 음위증에 쓰는 닥나무 열매 회충을 죽이는 옻 오래 살게 하는 명약, 오갈피 수염과 머리털을 잘 나게 하는 만형실, 신이 수기를 없애는 데 좋은 뽕나무 소갈과 중풍에 좋은 대나무 음경을 단단하고 크게 해주는 산수유 요통의 특효약, 두충 식체를 내리는 탱자, 지각, 작설차, 후박 설사를 세게 시키는 약, 파두 뼈와 힘줄을 잇는 버드나무, 백양나무 금, 은을 깨뜨리는 주엽나무 열매 약으로 쓰는 각종 수입 향 맛이 매운 촉초, 진초, 후추 여러 종류의 수입 나무 약 기타 여러 가지 나무 약 |
『동의보감』 '목부(木部)'문에서는 약으로 쓰는 나무를 다룬다. 나무라 해도 과실을 식용으로 먹는 것은 '과부(果部)'문에서 취급하고, 여기서는 그렇지 않은 것을 싣는다. 모두 156가지 약이 있다. 이 곳의 약재는 '초부(草部)'문의 약재와 함께 본초학의 중심을 이룬다. 다른 문(門)과 같이, 열매, 줄기, 잎, 뿌리, 나무진 등 나무의 각 부위가 약으로 쓰인다.
다른 약 기운을 발산시키는 계피
계수나무는 남쪽 지방에서 나며 음력 3~4월에 수유(茱萸)와 똑같은 꽃이 피고, 음력 9월에 열매가 익는다. 계수나무의 껍질인 계피는 약으로 쓴다. 껍질이라고 해도 여러 가지 부위가 약이 된다. 껍질 안에 매운맛을 지닌 부분인 계심(桂心), 굵은 껍질인 육계(肉桂), 어린 계수나무 가지[桂枝], 계수나무 순인 유계(柳桂) 등을 약으로 쓴다.
계피는 요즈음 수정과의 매운맛을 내는 약재이다. 『동의보감』에서는 계피의 약성을 열이 매우 많고, 맛은 달고 매우며 약간의 독이 있다고 말한다. 또 계피는 모든 약을 고루 잘 퍼지게 하는 약성이 있기 때문에 여러 처방에 쓰인다. 계피는 속을 따뜻하게 하고 혈맥을 잘 통하게 하고, 간과 폐의 기를 고르게 하며 곽란으로 쥐가 이는 것을 낫게 한다.
계심은 비늘처럼 된 겉껍질을 긁어버린 다음 그 밑층에 있는 매운 부위이다. 어혈(瘀血)을 삭히고 힘줄과 뼈를 이어주며, 살을 살아나게 하고 태반을 나오게 한다. 또 정(精)을 돕고 눈을 밝게 하며, 허리와 무릎을 덥게 하며 풍비(風痹)를 없앤다.
육계는 신(腎)을 잘 보하므로 오장과 하초(下焦)에 생긴 병을 치료하고, 계지는 가는 줄기로 사기(邪氣)를 강하게 발산시킨다. 한나라 때 장중경은 '계지로 겉의 땀을 내고, 육계로 신을 보한다.'고 하였는데, 이는 위에 뜨는 것이 윗부분에 작용하고, 아래에 가라앉는 것이 아랫부분에 작용한다는 이치에 따른 것이다.
먹으면 속이 든든한 소나무 껍질
소나무는 송진, 솔방울, 솔잎, 소나무 마디, 솔꽃, 소나무 뿌리 속껍질, 솔기름, 소나무 껍질에 돋은 이끼 등 여러 부위를 약으로 쓴다. 송진을 약으로 쓸 때에는 음력 6월에 저절로 흘러내리는 것이 가장 좋다. 구멍을 내서 받은 것이나 졸여서 낸 진은 이보다 못하다. 송진은 오장을 편안하게 하고 열을 없애며, 풍비(風痹), 죽은 살, 여러 가지 악창, 머리가 헌데, 머리털이 빠지는 증상, 옴과 가려운 증상을 낫게 한다.
귀먹은 것과 삭은 이가 아픈 것을 낫게 하며, 여러 부스럼에 바르면 새살이 살아나오고 통증이 멎으며 벌레도 죽는다. 송진은 법제하여 약으로 쓴다. 뽕나무 잿물이나 술에 끓여 주물러서 찬물에 10여 번 담가내서 희고 미끈미끈하게 해서 쓴다. 솔방울은 풍비(風痹)로 허약하고 여윈 증상과 숨쉴 기운이 없는 증상에 좋고, 솔잎은 풍습(風濕)으로 생긴 헌데를 낫게 하고 머리털을 나게 하며 오장을 고르게 하고 배고프지 않게 하고 오래 살게 한다.
소나무 마디는 백절풍(百節風), 다리가 저린 증상, 뼈마디가 아픈 증상을 낫게 한다. 또 술을 만들어 먹으면 다리가 연약한 것이 낫는다. 솔꽃은 몸을 가볍게 하고 병을 낫게 하며, 소나무 뿌리 속껍질은 배고프지 않게 하고 기를 보하고 5로증(五勞證)을 낫게 한다. 따라서 곡식을 먹지 않고도 살 수 있게 하므로 구황 식물로 쓰인다. 솔기름은 소나무 가지를 태워서 얻은 기름으로 소나 말의 옴과 부스럼을 낫게 하며, 소나무 껍질에 돋은 이끼는 향을 만들어 쓴다.
음낭 밑이 가려운 것을 없애는 홰나무 가지
홰나무는 허성(虛星)의 정기로서, 잎이 낮에는 맞붙고 밤에는 펴지기 때문에 달리 수궁(水宮)이라고도 한다. 홰나무 열매[槐實]는 온갖 치질, 불에 덴 데 주로 쓰며, 높은 열을 내리고 난산에 좋다. 또 남녀의 음부에 난 헌데와 음부가 축축하고 가려운 증상을 낫게 한다. 홰나무 열매는 음력 10월 초순에 열매와 껍질을 따서 쓴다.
홰나무 가지 삶은 물로 음낭 밑이 축축하고 가려운 곳을 씻으면 낫고, 홰나무 속껍질은 치질, 악창, 감닉(疳) 등을 낫게 한다. 홰나무 진은 급경풍(急驚風)으로 이를 악물거나 팔다리를 쓰지 못하는 증상, 파상풍, 입과 눈이 비뚤어진 증상, 힘줄과 혈맥이 오그라드는 증상, 허리나 등이 뻣뻣해지는 것을 낫게 한다. 홰나무 꽃은 치질, 가슴앓이, 피똥을 누는 증상, 이질을 낫게 한다.
정기를 보하고 젊어지게 하는 구기자나무
구기자(枸杞子)나무는 일명 지선(地仙) 또는 선인장(仙人杖)이라고 한다. 곳곳에서 나며 봄과 여름에는 잎을 따고 가을에는 줄기와 열매를 딴다. 신선이라는 이름이 들어가 있는 데서 알 수 있듯이 구기자 열매는 오래 먹으면 몸을 가볍게 하고 기운이 나게 한다. 『동의보감』에서는 구기자의 약효를 다음과 같이 말한다.
내상(內傷)으로 몹시 피로하고 숨쉬기도 힘든 것을 보하고, 힘줄과 뼈를 든든하게 하고, 양기(陽氣)를 세게 하며 5로(五勞)와 7상(七傷)을 낫게 한다. 정기(精氣)를 보하며 얼굴빛을 젊어지게 하고 흰머리를 검게 하며, 눈을 밝게 하고 정신을 안정시키며 오래 살게 한다.
한편, 구기자나무의 어린잎으로 국이나 나물을 만들어 먹으면 맛이 매우 좋다. 구기자나무의 뿌리를 지골피(地骨皮)라 하는데, 골증열(骨蒸熱)과 피부의 열을 내리게 한다.
피부와 얼굴을 곱게 하는 측백나무 씨
측백나무 씨는 음력 9월에 열매가 익은 다음에 쪄서 말려 껍질을 버리고 쓴다. 피부를 윤택하게 하고 얼굴을 곱게 하며 귀와 눈을 밝게 하고 신(腎)을 충실하게 하는 약이다. 측백나무 잎은 피를 토하는 것, 코피, 혈리(血痢)를 낫게 하며 음(陰)을 보하는 중요한 약이다. 사계절에 각각 방위에 맞는 잎을 따서 그늘에 말리며, 약에 넣을 때에는 쪄서 쓴다. 측백나무 속껍질은 화상 입은 상처를 낫게 하며 머리털을 자라게 한다.
소나무의 정기가 뭉친 복령, 복신, 호박
복령, 복신, 호박은 모두 소나무 뿌리와 관련이 있다. 복령(茯笭)은 찍은 지 얼마 안 되는 소나무 뿌리의 기운에서 생겨난다. 소나무 뿌리의 기운이 없어지지 않아 진물로 넘쳐나와 응고된 것이 복령이다. 복신(茯神)은 진으로 넘쳐나지 못하고 나무 뿌리에 맺혀 있는 상태의 것이다. 『동의보감』에서는 『본초경』을 인용하여 복령과 복신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복령은 산 속 곳곳에 있다. 송진이 땅에 들어가 천 년 지나서 복령이 된다. 소나무 뿌리를 싸고 있으면서 가볍고 퍼석퍼석한 것은 복신이다. 음력 2월과 8월에 캐서 그늘에서 말린다. 크기가 3~4되이며 껍질이 검고 가는 주름이 있으며 속은 굳고 희며 생김새가 새, 짐승, 거북, 자라 같은 것이 좋다.
한편, 복령이 음(陰)에서 나서 음에서 자란 것을 말한다면, 호박(琥珀)은 양(陽)에서 나서 음에서 자란 것을 말한다. 신선술을 다룬 책자인 『선경(仙經)』에서 '음식 대신 먹어도 좋다.'고 말한 것처럼, 복령은 몸의 영기(營氣)를 고르게 하고 위(胃)를 좋게 하는 약이다. 복령은 정신을 맑게 하고 혼백을 안정시키며 9규(九竅)를 잘 통하게 하며 살찌게 하고 대소장을 좋게 하며 가슴을 시원하게 한다. 구체적으로는 폐위(肺痿)로 담이 막힌 증상, 오줌을 잘 누지 못하는 증상, 건망증에 좋다. 복신 또한 정신을 안정시키며 마음을 진정시킨다. 머리가 어지러운 증상, 놀란 증상, 경기에 좋다. 호박은 정신을 안정시키며, 오줌을 잘 나가게 한다.
잠이 안 올 때 좋은 산조인, 느릅나무 껍질
산조인(酸棗仁)은 맷대추의 씨이다. 산조인은 산에서 자라며 대추나무같이 생겼으나 그보다 작고, 열매도 대추보다 훨씬 작다. 음력 8월에 열매를 따서 씨를 빼서 쓴다. 산조인은 무엇보다도 편안하게 잠을 청하는 데 좋은 약이다. 혈(血)을 비장과 심장에 잘 돌게 하여 오장을 편안하게 함으로써 잠이 잘 오게 한다. 이밖에도 배꼽 부위가 아픈 증상, 피가 섞인 설사, 식은땀이 나는 증상에도 좋다.
또한 간의 기운을 보하며, 힘줄과 뼈를 든든히 하고 몸을 살 찌게 한다. 느릅나무 껍질[楡白皮]은 음력 2월에 뿌리를 캐서 속껍질만 벗겨 햇볕에 말려 쓴다. 오줌을 잘 나가게 하며, 장과 위의 열을 없애고, 부은 것을 가라 앉히고, 불면증을 낫게 한다. 한편, 느릅나무 열매는 장에 담가 먹기도 한다. 매우 향기롭고 맛있다.
황달, 치질에 좋은 황벽
민간에서는 황벽(黃蘗)을 황경나무 껍질[黃栢]이라고 한다. 노란빛이 선명하고 껍질이 두터운 것이 좋다. 음력 5~6월에 껍질을 벗겨 겉껍질을 긁어버리고 햇볕에 말려 쓴다. 황벽은 오장과 장위(腸胃)에 몰린 열을 없애고, 황달과 치질의 한 종류인 장치(腸痔)에 좋다. 한편, 이 나무의 뿌리는 명치끝에 생긴 모든 병에 좋고, 오래 먹으면 몸이 가벼워지고 오래 살 수 있다.
음위증에 쓰는 닥나무 열매
닥나무란 종이를 만드는 바로 그 닥나무이다. 껍질에 반점이 있고 잎에 비늘이 있는 것을 저(楮)라 하고, 껍질이 희고 잎에 비늘이 없는 것을 곡(穀)이라 한다.
닥나무 열매는 음위증(陰痿證)을 낫게 하고 힘줄과 뼈를 든든하게 하며, 양기를 돕고 허로(虛勞)를 보하며 허리와 무릎을 데워준다. 또 얼굴빛을 좋게 하며 피부를 충실하게 하고 눈을 밝게 한다.
한편, 닥나무 잎은 가려운 증상, 악창에 좋고, 껍질은 수종과 창만을 낫게 하며 오줌을 잘 나가게 한다. 닥나무로 만든 종이도 약으로 쓴다. 태워 가루 내어 술에 타먹으면 혈훈(血暈), 혈붕(血崩), 쇠붙이에 다쳐서 흐르는 피를 멎게 한다.
회충을 죽이는 옻
옻은 생옻과 마른옻 모두를 약으로 쓴다. 생옻은 회충을 죽이며, 오래 먹으면 몸이 가벼워지고 늙지 않게 된다. 하지만 약성이 세기 때문에 독을 풀고 나서 먹어야 한다. 들깨 기름과 게장을 독 푸는 용도로 쓴다.
마른옻은 어혈을 삭히며 월경이 중단된 것을 낫게 하며, 소장을 잘 통하게 하고 회충을 없애며 3충(三蟲)을 죽인다. 전시노채(傳尸勞瘵, 전염성 결핵)에도 쓴다. 옻을 타는 사람은 그대로 약을 쓰지 않고 달걀 흰자위에 개어서 약에 넣어 먹는 방법을 쓴다.
오래 살게 하는 명약, 오갈피
오갈피[五갈皮]는 산과 들에 다 난다. 오갈피나무는 줄기에 가시가 돋고 다섯 갈래의 잎이 가지 끝에 난다. 꽃은 복숭아꽃 비슷하며 향기롭다. 오갈피는 오래 살게 하며 늙지 않게 하는 좋은 약이다. 『동의보감』에서는 오갈피의 효과를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오갈피는 5로(五勞) 7상(七傷)을 보하며 기운을 돕고 정수를 보충한다. 힘줄과 뼈를 든든히 하고 의지를 굳세게 하며 남자의 음위증(陰痿證)과 여자의 음부 가려움증[陰痒]을 낫게 한다. 허리와 등골뼈가 아픈 것, 다리가 아프고 저린 것, 뼈마디가 조여드는 것, 다리에 힘이 없어 늘어진 것 등을 낫게 한다. 아이가 3살이 되어도 걷지 못할 때 먹이면 걸어다닐 수 있다.
오갈피는 음력 5월과 7월에 줄기를 베고 10월에는 뿌리를 캐어 그늘에서 말린다. 오갈피나무는 하늘의 오거성(五車星)의 정기를 받아 자란다. 그렇기 때문에 잎이 다섯 갈래로 나는 것이 좋다.
수염과 머리털을 잘 나게 하는 만형실, 신이
만형실(蔓荊實)은 순비기나무의 열매이다. 이 나무는 덩굴이 뻗으면서 자라며 줄기의 높이가 4~5자 정도이다. 마디에서 가지가 마주나고 잎은 살구잎 비슷하고, 가을에 벽오동씨만한 열매가 달리는데, 가볍고 속이 비었다. 만형실은 풍으로 머리가 아프며 골이 울리는 증상, 눈물이 흐르는 증상을 낫게 하고, 눈을 밝게 하며 이를 든든히 하고, 9규를 잘 통하게 하며 수염과 머리 털을 잘 자라게 한다. 이밖에도 촌백충과 회충을 없애는 데에도 쓴다.
신이(辛夷) 열매는 털이 부스스한 작은 복숭아와 비슷하며 흰빛에 자줏빛을 띤다. 꽃피기 전에 따며 활짝 핀 것은 약효가 떨어진다. 신이 열매는 풍으로 머릿속이 아픈 증상, 코가 메거나 콧물이 흐르는 증상에 쓴다. 이밖에도 얼굴이 부은 것을 내리게 하며 치통을 멎게 하고 눈을 밝게 하며 수염과 머리털을 나게 한다. 주근깨를 없애는 데에도 좋다.
수기를 없애는 데 좋은 뽕나무
뽕나무는 뿌리껍질, 이파리, 가지, 열매 등 여러 부위를 약으로 쓴다. 또한 뽕나무에 기생하는 겨우살이, 이끼, 좀벌레 등도 약이다. 이외에 뽕나무 잿물과 산뽕나무도 약으로 쓴다.
• 뽕나무 껍질은 폐기(肺氣)로 숨이 차고 가슴이 그득한 증상, 수기(水氣)로 생긴 부종에 좋다. 또한 폐 속의 수기를 없애며 오줌을 잘 나가게 하고, 기침하면서 피를 뱉는 증상을 낫게 한다. 뱃속의 벌레를 죽이며 쇠붙이에 다친 것을 아물게 한다.
• 뽕잎은 각기(脚氣)와 수종을 낫게 하며 대소장을 잘 통하게 하고 기를 내리며 풍(風) 때문에 생긴 통증을 멈추게 한다.
• 뽕나무 가지는 풍증(風證), 수기, 각기, 폐기, 해수, 상기(上氣) 등에 좋다. 특히 팔이 아픈 데, 입 안 마르는 데에는 뽕나무 가지로 만든 차가 가장 좋다.
• 뽕나무 열매인 오디는 뽕나무의 정기가 들어 있는 것으로 소갈증을 낫게 하고 오장을 편안하게 한다. 많이 먹으면 배가 고프지 않다.
• 뽕나무겨우살이[桑上寄生]는 늙은 뽕나무에서 자란다. 잎은 귤잎 비슷하면서도 두텁고 부드러우며 줄기는 홰나무 가지 같으면서 살찌고 연하다. 오직 뽕나무에서 기생하는 것만 약으로 쓰고 진짜를 얻기가 매우 힘들다. 뽕나무겨우살이는 힘줄, 뼈, 혈맥, 피부를 충실하게 하고 수염과 눈썹을 자라게 하고 요통, 옹절(癰癤), 쇠붙이에 다친 데를 낫게 한다. 또한 임신 중 하혈, 안태(安胎), 붕루(崩漏) 등 부인병에도 좋다.
• 뽕나무 껍질 위에 있는 흰 이끼는 칼로 긁어 볶아 말려서 약으로 쓴다. 코피가 몹시 나는 증상, 피를 토하는 증상, 붕루, 대하(帶下)를 낫게 한다.
• 뽕나무 잿물에 붉은팥을 삶아 죽을 쑤어 먹으면 수종과 창만이 내린다.
• 뽕나무 좀벌레는 늙은 뽕나무 속에 있다. 갑자기 생긴 가슴앓이나 쇠붙이에 상해 새살이 잘 돋지 않을 때에 좋다.
• 산뽕나무는 풍허(風虛)로 귀먹은 증상, 학질을 낫게 한다.
소갈과 중풍에 좋은 대나무
대나무는 대체로 담(痰)을 삭히고 열을 내리는 약으로 쓴다. 왕댓잎, 담죽잎, 오죽잎, 참대 기름[竹瀝], 참대 열매, 참대 뿌리, 참대 속껍질, 죽황(竹黃) 등을 약으로 쓴다. 왕대는 둥글고 질이 굳으며 큰 것은 선박의 상앗대를 만들고 작은 것은 피리를 만든다. 담죽은 왕대 비슷하지만 가늘고 무성한 대나무이며, 오죽은 흰빛과 자줏빛을 내는 두 가지가 있다. 약으로 쓸 때에는 왕대와 담죽이 상품이고 오죽은 그 다음으로 친다.
• 왕댓잎[竹葉]은 기침하면서 기운이 치미는 것을 멈추게 하고 번열(煩熱)을 없애며 소갈(消渴)을 멎게 하고 광물성 약독을 풀어준다.
• 담죽잎[淡竹葉]은 담을 삭히고 열을 내리며 중풍으로 목이 쉰 것, 열이 심하게 나고 머리가 아픈 것을 낫게 한다. 이밖에 경계증(驚悸證), 어린이의 경기 등에도 좋다.
• 오죽잎[苦竹葉]은 잠 못 자는 증상, 소갈증, 번열, 중풍으로 말 못하는 경우에 좋다.
• 참대 기름은 대나무에 고인 물을 말한다. 갑자기 생긴 중풍과 가슴속의 심한 열을 낫게 한다. 속이 답답하거나 담열(痰熱) 때문에 정신을 잃은 경우, 소갈증, 경기 등에도 좋다.
• 참대 열매[竹實]는 빽빽한 대숲에서 난다. 정신을 좋게 하고 가슴을 시원하게 하며 몸을 가볍게 하고 기운을 돕는다.
• 참대 뿌리는 번열과 갈증을 없애며 허한 것을 보하고 기를 내리며 독을 풀어준다.
• 참대 속껍질[竹茹]은 참대의 푸른 껍질을 긁어낸 것이다. 구역질, 딸꾹질, 코피, 붕루 등에 좋다.
• 죽황(竹黃)은 참대 마디 속에 있는 누렇고 흰빛을 띠는 것이다. 광물성 약재로 생긴 독을 푼다.
음경을 단단하고 크게 해주는 산수유
『동의보감』에서는 수유(茱萸)나무 종류로 산수유(山茱萸), 오수유(吳茱萸), 식수유(食茱萸) 등 세 가지를 든다. 세 종류의 수유는 모두 몸 안의 냉기를 가시게 하는 약효를 지닌다. 이 중 오수유에 대해 『동의보감』은 그것이 '조선에서는 오직 경주에서만 산출되는 약재이고 대부분 중국에서 수입해서 쓴다.'고 말한다.
산수유
산수유는 산에서 흔히 발견할 수 있는 약재이다. 잎은 느릅나무 비슷하고 꽃이 희다. 열매가 처음 익어 마르지 않았을 때에는 색이 붉고 크기가 구기자만하고 씨가 있으며 먹을 수 있다. 대체로 산수유 열매의 살은 원기를 세게 하고 정액을 굳게 한다. 산수유의 구체적인 약효에 대해 『동의보감』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산수유는 음(陰)을 왕성하게 하며 신장의 정과 기를 보하고 성 기능을 높이며 음경을 딴딴하고 크게 한다. 또한 정수(精髓)를 보해주고 허리와 무릎을 데워 주어 신장을 돕는다. 오줌이 잦은 것을 낫게 하며 늙은이가 때없이 오줌 누는 것을 낫게 하고 두풍(頭風)과 코가 메는 것, 귀먹은 것을 낫게 한다.
산수유는 술에 담갔다가 씨를 버리고 약한 불에 말려서 쓴다. 열매와는 달리, 씨는 정액을 쉽게 새나가게 하므로 약으로 쓰지 않는다.
오수유
오수유는 잎이 가죽나무 비슷한데 넓고 두터우며 자줏빛이다. 9월 초에 열매를 따서 그늘에 말려 약으로 쓴다. 오수유는 속을 데우고 기를 내리게 하며 통증을 멎게 한다. 명치끝에 냉(冷)이 쌓여 비트는 듯이 아픈 증상과 여러 종류의 냉이 뭉쳐 삭지 않는 증상, 중악(中惡)으로 명치끝이 아픈 증상을 낫게 한다. 곽란으로 토하고 설사하며 쥐가 난 경우나 신기(腎氣), 각기 등에도 좋다.
한편, 오수유 뿌리 속껍질은 도가에서 말하는 삼시충(三尸蟲)을 죽이는 처방에 들어가고, 나뭇잎은 곽란이나 음낭이 켕기면서 아픈 증상에 쓴다.
식수유
식수유는 오수유와 비슷한데, 열매 알이 굵고 검누른 빛을 띤다는 점에서 초록색으로 되는 오수유와 구별된다. 냉비(冷痺)로 허리와 다리에 힘이 없고 약한 것을 낫게 하며 성 기능을 세게 하고 치통을 멎게 한다. 이에 생긴 벌레나 장(腸) 안의 3충도 죽인다.
요통의 특효약, 두충
두충(杜仲)은 후박 비슷하게 생겼으며, 껍질을 약으로 쓴다.1) 끊을 때 흰 실이 서로 연결되어 나오는 것이 좋다.
신로(腎勞)로 허리와 등뼈가 조여들고 아프며, 다리가 시큰거리면서 아픈 것을 낫게 하고 힘줄과 뼈를 든든하게 하며, 음낭 밑이 축축하고 가려운 증상과 오줌이 방울방울 떨어지는 증상을 낫게 한다. 정기를 돕고 신장이 냉 한 경우와 갑자기 생긴 요통에 좋다.
식체를 내리는 탱자, 지각, 작설차, 후박
옛말에 귤나무가 회수(淮水)를 건너가면 탱자나무[枳]가 된다고 하였고, 양자강 남쪽에서는 귤나무가 되고 강 북쪽에서는 탱자나무가 된다고 하였다. 그러나 지금 양자강 남쪽에는 귤나무와 탱자나무가 다 있고 강 북쪽에는 탱자나 무만 있다. 귤나무가 없는 것으로 보아 둘은 서로 다른 종류이며, 변해서 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말은 『동의보감』이 『본초경』에서 인용한 것이다. 이로부터 이미 『본초경』이 나오기 오래 전부터 귤과 탱자에 관한 속담이 있었음과 또 귤나무가 탱자나무로 변한다는 것이 틀린 이야기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탱자는 열매[枳實], 줄기의 껍질, 뿌리의 껍질 등을 약으로 쓴다. 탱자 열매는 담(痰)을 삭히는 데 쓰며 매우 약성이 강하다. 피부의 심한 가려움증, 담벽(痰癖), 창만을 낫게 하고 오랜 식체를 삭힌다. 줄기의 껍질은 수창(水脹), 갑자기 생긴 풍증, 뼈마디가 매우 오그라드는 증상을 낫게 한다. 뿌리의 껍질은 다섯 종류의 치질과 대변에 피가 섞여 나오는 데 쓴다.
탱자와 비슷한 것으로는 지각(枳殼)이 있다. 지각은 조선에서는 왜귤이라 부르는 것으로 오로지 제주도에서만 난다. 탱자의 약 기운은 주로 내려가는 데 비해 지각은 위로 올라가서 피부와 흉격(胸膈)의 병을 낫게 한다. 지각은 폐기(肺氣)로 기침하는 증상, 가슴속에 몰린 담(痰), 대소장 불통, 창만, 관격(關格)으로 속이 막힌 증상 등을 낫게 한다. 이밖에도 풍 때문에 가렵고 마비된 것, 치질 등에도 좋다. 오랜 식체를 내리는 데에는 작설차[苦茶]가 좋다. 『동의보감』에서는 차의 종류를 다음과 같이 기술한다.
차나무는 작고 산치자나무 비슷한데 겨울에 잎이 난다. 일찍 딴 것을 작설차(雀舌茶)라 하고 늦게 딴 것을 명차(茗茶)라 한다. 차 이름에는 5가지가 있는데 차(茶), 가(檟), 설(蔎), 명(茗), 천(荈)이다. 옛사람들은 차의 싹을 작설(雀舌), 맥과(麥顆)라고 하였는데, 이것은 아주 어린 싹을 말한 것이다. 납다(臘茶)라는 것이 바로 이것이다. 어린잎을 따서 짓찧어 떡을 만든다. 어느 것이나 불을 거쳐야 좋다. 엽차는 달리 노차[荈茶]라 하는데 잎이 센 것을 말한다.
한편, 『동의보감』에서는 품질이 우수한 차로 의홍차, 육안차, 동백산차, 신화산차, 용정차, 민랍차, 촉고차, 보경차, 여산운무차 등을 든다. 기름진 음식을 먹을 때 차가 좋다. 『동의보감』은 이를 입증하는 다음 사례를 소개한다.
구운 거위고기 먹기를 좋아한 어떤 사람에 대해 의사는, 그가 반드시 내옹(內癰)이 생길 것이라 하였다. 하지만 끝내 그 병이 생기지 않았다. 찾아가서 알아본즉, 그 사람이 매일 밤 꼭 식힌 차 한 사발씩 먹곤 하였는데 이것이 해독을 했던 것이다.
또한 차는 기를 내리고 오랜 식체를 삭히며 머리와 눈을 맑게 하고 오줌을 잘 나가게 한다. 또한 소갈증(消渴證)을 낫게 하고 잠을 덜 자게 한다. 그 밖에 굽거나 볶아서 먹어 생긴 독을 푼다.
후박(厚朴)도 식체에 좋은 약이며 수입약이다. 살이 두텁고 자줏빛을 띠며 윤기가 나는 놈이 좋다. 생강으로 법제해서 쓰며, 만일 법제하지 않는다면 목구멍과 혀를 자극한다. 후박은 여러 해 된 냉기, 배가 그득 차고 끓으면서 소리가 나는 증상, 식체가 되어 소화되지 않는 증상에 좋다. 또한 설사와 이질, 구역질을 낫게 한다.
설사를 세게 시키는 약, 파두
파두(巴豆)는 중국 사천성에서 난다. 콩처럼 생겼고 독이 있으며 설사를 매우 세게 시킨다. 파두의 양쪽 끝이 뾰족한 것은 쓰지 못한다. 사람을 죽일 수 있기 때문이다. 파두는 급하게 설사시키는 데 훌륭한 약이지만 경솔히 써서는 안 된다. 만일 급히 대소변을 통하게 할 양이면 심(心)과 막(膜)을 버리고 기름을 뺀 다음 생것으로 쓴다.
파두는 오장육부를 확 씻어내어 깨끗이 하고 막힌 것을 통하게 하며 대소변을 잘 나가게 하고, 징가(癥瘕), 적취(積聚), 담벽(痰癖), 유음(留飮) 등 몸 안에 뭉친 것을 모두 흩뜨린다. 또 강한 독성이 있기 때문에 귀주(鬼疰), 고독(蠱毒), 악창 등을 낫게 하고 몸 안의 벌레를 죽인다.
뼈와 힘줄을 잇는 버드나무, 백양나무
흔히 버드나무를 말할 때 '유(柳)'와 '양(楊)'을 쓰지만 이 둘은 서로 다르다. 버드나무[柳]는 잎이 좁고 길며 연한 풀빛을 띠며 부드럽지만, 백양나무[楊]는 잎이 둥글고 넓으며 붉고 가지가 짧고 단단하다.
버드나무
• 버들개지[柳花]는 꽃이 처음 필 때의 누런 꽃술이다. 그 꽃이 마르면 버들 솜이 나오며 그것으로 포단을 만들기도 한다. 버들 솜이 바람에 날리며 못에 떨어지면 개구리밥[浮萍]이 된다. 버들개지는 풍수종(風水腫), 황달, 얼굴의 열증과 검은 딱지가 들어앉은 증상, 악창을 낫게 한다. 쇠붙이에 다쳐서 나오는 피를 멎게 한다.
• 버드나무 가지는 치통, 풍열(風熱)로 붓고 가려울 때 쓴다. 목욕할 때 쓰기도 하고 고약을 만들어 붙이기도 한다. 잇병에 매우 요긴한 약이다.
• 버드나무 속의 좀똥은 풍증, 가려움증, 두드러기를 낫게 하며 버들잎은 고약을 만들어 힘줄과 뼈를 이어지게 하고 새살을 돋게 하는 데 쓴다. 이 역시 잇병에 좋다.
• 강가에서 자라는 작은 버들을 적정(赤檉)이라 한다. 줄기가 붉고 잎이 가늘다. 이는 옴과 버짐, 모든 악창을 고치는 데 쓴다.
백양나무
나무가 약간 희기 때문에 백양이라 한다. 잎의 앞쪽은 푸르고 뒤쪽은 희면서 둥글다. 잎자루가 연약하여 약한 바람에도 몹시 흔들린다. 옛 사람들은 집 주변과 무덤 가까운 곳에 이 백양나무를 흔히 심었다. 백양나무는 독풍(毒風)과 각기 때문에 부은 증상, 풍비(風痹)를 낫게 한다. 다쳐서 어혈(瘀血)이 지고 아픈 증상, 부러져서 피가 뚝뚝 떨어지면서 아픈 증상에도 좋다. 달여서 고약을 만들어 쓰면 힘줄이나 뼈가 끊어진 것을 잇는다.
금, 은을 깨뜨리는 주엽나무 열매
금, 은은 아무리 쇠로 두들겨도 깨지지 않는다. 하지만 주엽나무 열매[皁莢]를 놓고 두들기면 깨진다. 주엽나무의 키는 높고 가지 사이에 큰 가시가 돋아 있다. 열매는 뼈마디를 잘 쓰게 하고, 두풍(頭風)을 낫게 하며 9규를 잘 통하게 하고 담연(痰涎)을 삭게 한다. 기침을 멈추며 창만을 낫게 하고 징가를 헤치고 유산시킨다. 열매 달인 물로 목욕하면 때가 매우 잘 빠진다.
주엽나무 씨는 오장에 풍열(風熱)이 뭉쳐 있는 것을 내보내며 폐병약으로도 쓴다. 주엽나무 가시는 터지지 않은 옹종을 터지게 한다. 모든 악창과 문둥병에 좋다. 주엽나무와 비슷한 귀조협(鬼皁莢)을 달인 물로 목욕하면 풍창(風瘡), 옴, 버짐이 낫는다. 이 물로 머리를 감으면 머리털이 잘 자란다.
약으로 쓰는 각종 수입 향
향긋한 냄새를 풍기는 각종 향나무는 좋은 약재로 쓴다. 『동의보감』에서는 정향, 계설향, 침향, 유향, 백교향, 곽향, 백단향, 자단향, 강진향, 소합향, 용뇌향, 장뇌, 몰약, 안식향 등을 싣는다. 그런데 이중 계설향, 백교향, 자단향 등을 제외하고는 모두 중국 수입품이다. 남방, 인도 또는 페르시아 지역이 이 향들의 산지이다.
음낭이 아픈 것을 낫게 하는 정향
정향(丁香)은 못처럼 생겼다. 수놈과 암놈이 있으며 수놈은 알이 잘고 암놈은 알이 굵다. 정향 가운데 산수유만한 것이 있는데 이를 민간에서는 모정향(母丁香)이라 부른다. 향과 맛이 더욱 좋다. 정향은 비위(脾胃)를 따뜻하게 하며 분돈기(奔豚氣)와 냉기로 배가 아프고 음낭이 아픈 것을 낫게 한다. 또 성 기능을 높이고 허리와 무릎을 덥게 하며 반위증(反胃證)을 낫게 한다. 술독과 풍독(風毒)을 없애며 여러 종기를 낫게 한다.
입의 냄새를 제거하는 계설향
정향 가운데 대추씨만큼 큰 것을 계설향(鷄舌香)이라 부른다. 『본초경』에서는 계설향이 '곤륜산, 광동·광서 지방에서 나며 100가지 꽃을 따서 계설향을 만들기 때문에 입에 물면 꽃향기를 풍긴다.'고 말한다. 계설향은 입에서 나는 냄새를 없앤다. 한나라 시중(侍中)이었던 옹소가 늙어 입에 냄새가 났을 때 임금이 늘 계설향을 주면서 입안에 물도록 했다는 고사가 전한다.
토사 곽란을 멈추게 하는 침향
중국의 영남·광동·광서 지방 사람들은 침향나무를 도끼로 찍어 흠집을 만들어 두면 오랜 세월을 지나는 동안 빗물에 젖으면서 향이 뭉친다고 한다. 굳고 검으며 속이 꽉 차서 빈데가 없고 물에 가라앉은 것을 침향이라 한다. 침향은 기의 소통을 돕는다. 위로는 머리 끝까지 가고 아래로는 발 밑까지 가므로 다른 약의 기운을 인도하는 약으로 쓰인다. 침향은 몸의 사기를 없애며 성 기능을 높이고 냉풍(冷風)으로 마비된 증상, 곽란으로 토하고 설사하며 쥐가 나는 증상을 낫게 한다.
헌데를 아물게 하는 유향
유향(乳香)은 남해와 파사국(波斯國)에서 나는 소나무의 진이다. 풍수(風水)와 독종을 치료하며 사기를 없애고 명치끝이 아픈 증상, 주기(疰氣) 등을 낫게 한다. 귀먹는 증상, 중풍 때문에 이를 악무는 증상, 여성의 혈기증(血氣證)에도 좋고, 여러 종류의 헌데를 삭히며, 설사와 이질을 멎게 한다.
피부 가려움증을 없애는 백교향
백교향(白膠香)은 단풍나무 진으로 중요한 외용약이다. 두드러기, 풍 때문에 가려운 증상, 치통 등을 낫게 한다.
구토를 멎게 하는 곽향
곽향(藿香)은 풍한(風寒)을 헤치는 데 가장 좋은 약이다. 풍수(風水)와 독종을 낫게 하고, 사기를 없애며, 곽란을 멎게 하고, 구토를 낫게 한다.
복통을 낫게 하는 백단향
나무 생김새가 박달나무 비슷하다. 노란색, 흰색, 자주색 등 3종류가 있다. 백단향(白檀香)은 기를 고르게 하여 맑아지게 하고, 향기로워서 방향성을 띤 약물을 먼 곳까지 이끌어 간다. 열로 부은 것을 삭히고, 신기(腎氣) 때문에 생긴 복통을 낫게 한다. 명치끝이 아픈 증상, 곽란, 중악(中惡), 헛것에 들린 증상을 낫게 하며 몸 안의 충(蟲)을 죽인다.
악독을 없애는 자단향
조선에서는 강원도에서 많이 난다. 자단향(紫檀香)은 악독(惡毒), 풍독(風毒), 곽란, 명치끝이 아픈 증상, 중악, 헛것에 들린 증상을 낫게 한다.
역병을 흩뜨리는 강진향
강진향(降眞香)을 태우면 학이 내려와 날아다닌다고도 하며, 덕을 많이 입는다고도 한다. 강진향은 사기를 흩뜨린다. 돌림열병이 돌 때, 집안에 괴상한 기운이 돌 때 피운다.
사기를 제거하는 소합향
소합향(蘇合香)은 중인도에서 난다. 천연물이 아니며, 여러 가지 향기 나는 즙을 졸여서 만든다. 약으로 쓰는 것은 기름 같으며 향기가 매우 세다. 소합향은 사기를 물리치고 헛것에 들린 것을 없앤다. 온학(溫瘧), 고독(蠱毒)을 낫게 하며 3충(三蟲)을 죽이고 가위눌리지 않게 한다.
눈을 밝게 하는 용뇌향
용뇌향(龍腦香)은 파율국(婆律國)에 있는 삼나무에서 흘러내린 향기로운 액체이다. 송진과 비슷한데 매화 꽃잎같이 생긴 것이 가장 좋다. 용뇌향은 눈에 생긴 내장(內障)과 외장(外障)을 낫게 하며 눈을 밝게 하고 마음을 진정시킨다. 또한 눈에 핏발이 서면서 예막이 생긴 데에도 좋다. 이밖에 명치끝에 생긴 사기, 풍습(風濕), 적취(積聚)를 없애며 3충을 죽이고 5가지 치질을 낫게 한다. 용뇌의 맑은 향기는 다른 여러 약보다 앞서나 늘 먹어서는 안 되는 약이다. 한 가지만 쓰면 효력이 약하고 다른 약을 배합하여 쓰면 효과가 커진다. 차에 넣어 마셔도 좋다.
문둥병에 쓰는 장뇌
장뇌(樟腦)는 녹나위(樟木)에서 나오는 진으로 만든 것이다. 달리 소뇌(昭腦)라고도 한다. 옴과 버짐, 문둥병으로 열이 날 때 붙여 쓴다.
헛것에 들렸을 때 쓰는 안식향
안식향나무 껍질에 홈을 파놓으면 엿 같은 진이 나와 엉긴 것을 말한다. 태우면 좋은 냄새를 내면서 모든 사기를 없앤다. 조선에서는 제주도와 충청도에서 난다. 제주도산은 기름 같은 액체이며, 충청도에서 나는 것은 덩어리 진 마른 안식향이다. 안식향(安息香)은 명치끝에 있는 악기(惡氣)와 귀주(鬼疰), 월경이 중단된 증상, 산후 어지럼증 등에 쓴다.
종창의 특효약, 몰약
몰약(沒藥)은 페르시아 소나무의 진이며, 안식향과 비슷하다. 종창 치료에 신기한 약이다. 뭉친 피를 헤치고 통증을 멈추게 한다. 타박상, 뼈와 힘줄이 상하거나 부러져서 어혈(瘀血)이 지고 아픈 증상, 쇠붙이에 다친 증상, 매맞아 생긴 상처, 여러 종류의 악창(惡瘡)과 치루(痔瘻)를 낫게 한다.
맛이 매운 촉초, 진초, 후추
초(椒)는 맛이 매운 약재 또는 식품에 붙는 말이다. 『동의보감』에서는 촉초(蜀椒), 진초(秦椒), 후추[胡椒] 등 세 종류의 초(椒)를 싣고 있다. 고추[苦椒]는 포함 되어 있지 않다.
한랭한 기운을 없애는 촉초
이는 조피나무 열매이다. 조피나무는 수유(茱萸)나무 비슷한데 작고 가시가 있으며 잎이 굳고 미끄럽다. 8월에 열매를 따서 그늘에서 말린다. 이 열매를 달리 천초(川椒), 파초(芭椒), 한초(漢椒)라 부른다. 촉초는 속을 따뜻하게 하며 피부의 죽은 살, 한습비(寒濕痺)로 아픈 것을 낫게 한다. 육부에 있는 한랭한 기운을 없애며 음낭에서 땀나는 증상을 낫게 한다. 허리와 무릎을 덥게 하며 오줌 횟수를 줄이고 기를 내려가게 한다. 조피나무 씨는 오줌을 잘 나가게 하는 약효가 있으며, 조피나무 잎[椒葉]은 배 위로 기가 치솟아 오르는 증상, 신(腎)과 음낭이 켕기면서 아픈 증상에 좋다.
머리털을 빠지지 않게 하는 진초
진(秦) 나라 땅에서 나기 때문에 진초라고 한다. 잎, 줄기, 열매는 모두 조피나무와 비슷하나 맛이 그보다 못하고 열매가 잘다. 문둥병으로 감각이 전혀 없게 된 증상을 낫게 하고, 이를 튼튼하게 하고 머리털을 빠지지 않게 한다. 눈을 밝게 하고 냉 때문에 생긴 복통과 이질을 낫게 한다.
생선, 버섯 독을 풀어주는 후추
후추는 남방에서 난다. 달리 부초(浮椒)라고도 한다. 가루 내어 약으로 쓰며, 양념으로 쓰기도 한다. 후추는 기를 내리고 속을 따뜻하게 하며, 담을 삭히고 장부의 풍(風)과 냉(冷)을 없애며 곽란과 명치끝에 냉이 있어 아픈 증상, 냉리(冷痢)에 좋고 생선, 고기, 버섯의 독을 풀어준다.
한편, 중국 남해에서 나는 어린 후추를 필징가(蓽澄茄)라고 한다. 벽오동씨나 만형자 비슷하나 그보다 약간 크다. 굵직한 자루가 있고 꼭지가 둥글다. 필징가는 기를 내리고 소화를 잘 시키며, 곽란, 복통을 낫게 한다. 머리털을 물들이며, 몸에 향기를 풍겨주기도 한다.
여러 종류의 수입 나무 약
위에서 살핀 각종 향료와 지각, 후박 등 이외에 『동의보감』 '목부'문에는 아래와 같은 십여 종의 수입 약[唐藥]이 더 실려 있다.
눈에 핏발이 설 때 쓰는 유핵
유핵(蕤核)은 껍질을 버리고 씨를 골라 끓여 짠 후 약으로 쓴다. 눈을 밝게 하며 눈에 핏발이 서고 아픈 증상, 눈물이 나며 눈이 붓고 눈자위가 물크러지는 증상을 낫게 한다.
몽설을 멈추게 하는 금앵자
금앵자(金櫻子)는 노란색이며 작은 석류 비슷하게 생겼고 열매에 가시가 있다. 울타리 밑이나 산과 들에 떨기로 난다. 비설(脾泄)로 생긴 설사, 오줌을 많이 흘리는 증상을 낫게 한다. 정액이 잘 나오지 않도록 하며 유정(遺精)과 몽설(夢泄)을 멎게 한다.
남국의 열매 빈랑
빈랑(檳榔)은 중국 영남 지방에서 나는 열대 과실이다. 열매 끝이 뾰족하고 길며 자줏빛 무늬를 띠는 것을 빈(檳)이라 하고 둥글고 짤막한 것을 낭(嫏)이라 하여 구별하기도 한다. 남쪽 지방은 기후가 더워서 빈랑을 먹지 않으면 사기 때문에 생기는 역병을 막아낼 수 없다고 한다.
빈랑은 모든 풍(風)을 없애며 모든 기를 잘 내려가게 한다. 뼈마디와 9규를 순조롭게 하며 먹을 것을 잘 삭히고 물을 잘 몰아낸다. 담벽(痰癖), 징결(癥結)을 낫게 하며 오장육부를 막은 기를 잘 퍼지게 하고 돌게 한다.
빈랑과 비슷하지만 줄기, 잎, 뿌리, 몸체가 약간 다른 것으로 대복(大腹)이 있다. 빈랑이 뾰족한 데 비해 대복은 배가 크고 평평하다. 대복은 모든 기를 내리고, 곽란을 멎게 한다. 담(痰)이 막혀 있는 것, 시큼한 물이 올라오는 증상을 낫게 하고 비장을 든든하게 하며 입맛을 돋우고 부종과 창만을 내리게 한다.
금은을 땜할 때 쓰는 호동루
서역에서 사는 호동(胡桐)나무 진을 호동루(胡桐淚)라고 한다. 맛이 짜고 쓰지만 입에 들어가면 쓴맛은 곧 없어진다. 호동루는 입과 잇병에 꼭 필요한 약이다. 또 나력(瘰癧)과 멍울[結核]을 치료할 때에도 필수적이다. 모든 물체를 무르게 하는 작용을 하므로 금과 은을 땜질할 때에도 쓴다.
습을 없애는 저령
저령(猪苓)은 신나무[楓樹]에서 얻으며, 달리 주령(朱苓)이라고도 한다. 검고 덩어리진 껍질이 돼지 똥[猪屎] 같아서 저령이라 이름한다. 저령은 습(濕)을 없앤다. 부종, 창만, 배가 그득한 증상을 낫게 하며 오줌을 잘 나가게 하고 임병(淋病)과 오래 된 학질에 좋다.
기병과 냉병에 좋은 오약
생김새가 구슬을 꿴 것 같은 것이 좋다. 오약(烏藥)은 모든 기병(氣病)과 냉병(冷病)을 낫게 하고 중악(中惡)으로 명치끝이 아픈 증상, 헛것에 놀란 증상, 신장의 냉기가 등줄기를 따라 치미는 증상, 곽란과 반위(反胃), 구토 설사, 이질, 옹종, 옴, 문둥병 등에 좋다. 이밖에도 오줌이 술술 나가는 증상을 보일 때 쓴다.
가슴을 시원하게 해주는 천축황
천축황(天竺黃)은 남해 바닷가 또는 인도에서 난다. 참대[竹] 속에 먼지와 모래가 모여 누런 흙처럼 뭉쳐 참대에 붙어 조각이 된 것이다. 가슴을 시원하게 하며 열을 없애므로 아이 병에 좋다. 여러 가지 풍열(風熱), 경풍(驚風), 객오(客忤), 간질(癖疾) 등을 낫게 한다.
마마, 홍역에 쓰는 밀몽화
밀몽화(密蒙花)는 매우 잘아 수십 개의 꽃잎으로 한송이를 이룬다. 음력 2~3월에 꽃을 따서 햇볕에 말린다. 밀몽화는 청맹(靑盲), 예막(瞖膜), 눈에 핏발이 서는 증상, 눈물이 많이 나는 증상, 어린이의 마마와 홍역, 감질 때 독이 눈에 침범한 경우 등에 좋다.
붕루·대하·안태의 명약, 가자
가자(詞子)는 산치자 비슷한 열매로 달리 가리륵(訶梨勒)이라고 한다. 가자는 맛이 쓰고 떫기 때문에 대소장을 수렴하면서 기를 내보내는 구실을 한다. 담을 삭히고 기를 내리며 폐기(肺氣)로 숨이 찬 증상, 곽란, 분돈(奔豚) 등을 낫게 한다. 붕루, 대하를 멎게 하며, 안태(安胎)시킨다.
답답해서 미칠 때 좋은 연실
연실(練實)은 멀구슬나무 열매이다. 달리 고련실(苦練實)라고도 부른다. 연실은 온병(溫病), 상한병 때문에 열이 몹시 나고 답답하여 미칠 듯한 증상을 낫게 한다. 또 오줌을 잘 나가게 하고 배 안의 세 가지 충(蟲)을 죽이고 옴과 헌데를 낫게 한다. 한편, 멀구슬나무의 뿌리인 연근(練根)은 모든 충을 죽이고 대장을 잘 통하게 한다. 조선에서는 오로지 제주도에서만 난다.
음부의 헌데를 낫게 하는 몰식자
몰식자(沒食子)는 달리 무식자(無食子)라고 하며, 탄알같이 둥글고 약간 검은 빛을 띤다. 적백이질, 설사, 음부의 헌데, 음낭에 땀나는 증상, 어린이의 감리(疳痢)를 낫게 하며 수염과 머리털을 검게 한다.
촌충을 죽이는 뇌환
뇌환(雷丸)은 참대 뿌리에 생긴 혹으로 흰 것이 좋다. 세 가지 충과 촌백충을 죽이고 고독(蠱毒)을 없앤다.
오래 먹으면 머리가 좋아지는 익지자
익지자는 대추만한 크기의 것이 좋다. 오랫동안 복용하면 머리가 좋아진다고 해서 '익지(益智)'라 이름한다. 유정(遺精)을 낫게 하고 오줌 횟수를 줄인다. 침을 흘리지 않게 하며 기운을 돕고 정신을 안정시키며 모든 기를 고르게 한다.
멍울을 삭히는 목별자
열매가 자라같이 생겼다고 해서 '목별자(木鼈子)'라 이름한다. 멍울이 지고 부은 것과 악창을 삭히며, 치질 때문에 항문이 부은 증상, 여성 젖꼭지에 생긴 멍울을 낫게 한다.
어린이 경기에 좋은 조등
잎이 가늘고 줄기가 길며 마디 사이에 낚시처럼 생긴 가시가 있기 때문에 이를 조구등(釣鉤藤)이라고도 부른다. 아이에게 생기는 각종 경기, 객오(客忤) 등을 낫게 한다.
종려나무 껍질
종려나무 껍질은 마치 말의 갈기와 같이 생겼으며, 검은 자줏빛을 띤다. 이는 코피가 그치지 않는 증상, 피를 토하는 증상을 멈추게 하고 장풍(腸風), 적백이질, 여성의 붕루(崩漏), 대하를 낫게 한다.
배가 그득한 것을 가라앉히는 원화
원화(完花)는 음력 1~2월에 피는 꽃으로 붉고 푸른색을 띤다. 독이 있기 때문에 눈에 가까이 해서는 안 된다. 원화는 배가 그득한 증상, 수종(水腫), 한담(寒痰) 때문에 침 뱉기 좋아하는 것, 기침, 학질, 악창 등을 낫게 한다. 벌레나 물고기의 독을 풀기도 한다.
성 기능을 세게 하는 석남엽
이 약은 중국 종남산 바위 위에서 자란다. 잎이 비파 잎 비슷하나 털이 없다. 석남엽(石南葉)은 힘줄과 뼈의 병, 피부 가려움증을 낫게 하며 성 기능을 세게 하고 다리가 약한 것을 낫게 한다.
옴과 버짐을 낫게 하는 대풍자
대풍자(大風子)는 문둥병, 옴, 헌데, 버짐을 낫게 하며 충을 죽인다. 많이 먹으면 가래가 마르고 혈이 상한다.
지혈에 좋은 혈갈
혈갈(血竭)은 기린갈나무의 진이 엉긴 것으로 달리 기린갈(麒麟竭)이라고도 부른다. 여러 가지 악창, 옴, 버짐, 쇠붙이에 다친 상처를 낫게 한다. 피나는 것을 멈추게 하며 새살이 돋아나게 한다. 그러나 약성이 급하기 때문에 많이 써서는 안 된다. 많이 쓰면 도리어 고름이 생긴다.
기타 여러 가지 나무 약
지금까지 언급하지 않은 '목부(木部)'문에 속하는 약으로는 치자, 물푸레나무, 자위, 송연묵, 백극, 소나무 겨우살이, 위모, 엄나무 껍질, 자귀나무 껍질, 붉나무 열매집, 가죽나무, 이스라치, 도토리, 떡갈나무, 조리참나무, 소방목, 오동나무, 무환자피, 서리자나무, 정공등, 화목피, 무궁화, 가래나무 껍질, 백랍 등이 있다.
가슴이 답답하고 잠을 이루지 못할 때 좋은 치자
치자나무 잎은 추리나무 잎과 비슷하나 두껍고 굳으며 음력 2~3월에 꽃이 핀다. 꽃은 매우 향기로우며 열매를 약으로 쓴다. 치자나무는 가슴과 대소장에 있는 심한 열과 위(胃)에 있는 열을 가시게 하고 속이 답답한 증상을 낫게 한다. 열독을 없애고 다섯 종류의 임병(淋病)을 낫게 하고 오줌을 잘 나가게 하고 황달을 낫게 하고 소갈을 멎게 한다. 가슴이 답답하여 조바심이 나서 잠 못 자는 것을 낫게 한다.
눈병에 쓰는 물푸레나무 껍질
물푸레나무는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으며, 박달나무 비슷하게 생겼다. 껍질에 흰 점이 있기 때문에 민간에서는 백심목(白樳木)이라 부른다. 물푸레나무 껍질인 진피(秦皮)는 눈병에 좋다. 간의 오랜 열기로 두 눈에 핏발이 서고 아픈 증상, 바람을 맞으면 눈물이 흐르는 증상, 눈에 생긴 푸른 예막, 흰 예막을 치료하는 데 좋다. 또한 눈을 씻으면 정기를 보하고 눈을 밝게 한다. 이밖에도 열리(熱痢), 여성의 대하, 어린이의 열을 겸한 간질을 낫게 한다.
음을 크게 보하는 자위
자위(紫葳)는 달리 능소화(凌霄花)라 부른다. 처음에는 덩굴을 뻗으면서 큰 나무에 감겨 의지해서 자라며 오랜 시간이 지나면 나무 꼭대기까지 올라가서 꽃이 핀다. 이 꽃을 따서 말려 약으로 쓴다. 자위는 혈병(血病)으로 생긴 통증을 낫게 하는 데 좋은 약이다. 음을 보하는 효능이 매우 빠르다. 자위는 몸푼 뒤 깨끗지 못한 증상, 붕루, 징가, 월경이 중단된 것을 낫게 한다. 또한 혈을 보하고 안태(安胎)시킨다.
하혈에 좋은 송연묵
먹은 소나무 그을음으로 만든다. 이 그을음을 송연묵(松烟墨)이라 하는데 약으로 쓴다. 오래 된 것이 좋다. 이것은 몸푼 뒤의 어지럼증, 붕루, 갑작스런 하혈, 쇠붙이에 다친 상처를 낫게 하며 피를 멈추고 새살이 나오게 한다.
음위증을 낫게 하는 백극
극(棘)은 작은 대추나무를 뜻한다. 꽃, 줄기, 열매가 다 대추처럼 생겼다. 갈고리 모양의 것과 곧은 모양의 것 등 두 가지가 있으며, 곧은 것은 보약으로 쓰고 갈고리 모양은 옹종약으로 쓴다. 대체로 백극(白棘)은 남자가 허손으로 음위증이 되어 정액이 절로 나오는 것을 낫게 한다. 신기(腎氣)를 보하여 정수를 불려준다. 또한 명치끝이 아픈 증상과 옹종을 낫게 한다. 곪은 것을 터지게 하며 통증을 멈추고 가시가 들어서 뭉친 것을 터뜨린다.
학질에 좋은 소나무겨우살이
소나무겨우살이[松羅]는 소나무에 붙어서 자라며, 달리 여라(女蘿)라 부른다. 이 약은 추웠다 열이 났다 하는 온학(溫瘧)을 낫게 한다. 가슴에 맺힌 열과 담연(痰涎)을 토하게 하고 오줌을 잘 나가게 한다. 머리의 헌데를 낫게 하고 목에 생긴 혹을 삭히며 성내는 것을 진정시켜 잠을 잘 자게 한다.
월경을 잘 하게 위모
위모(衛矛)는 줄기에 세 개의 깃이 달려 화살촉 비슷하게 생겼기 때문에 달리 귀전(鬼箭)이라고도 한다. 민간에서는 이를 태워서 좋지 못한 기운을 없앤다. 위모는 고독, 시주, 중악으로 배가 아픈 것을 낫게 한다. 사기나 헛것에 들린 증상, 가위눌리는 증상을 낫게 하며 뱃속의 충을 죽인다. 월경을 잘 하게 하며 아랫배에 뭉친 것을 풀어주고 붕루, 대하, 산후 어혈로 아픈 증상을 멎게 하고 풍독종(風毒腫)을 삭히고 유산시킨다.
옴과 버짐에 좋은 엄나무 껍질
엄나무[海桐]는 오로지 제주도에서만 나며 껍질을 약으로 쓴다. 허리와 다리를 쓰지 못하거나 마비되고 아픈 증상을 낫게 한다. 적백이질, 중악과 곽란, 감닉(疳), 옴, 버짐, 치통, 눈에 핏발이 선 경우에도 좋다.
근심을 없애고 마음을 편하게 하는 자귀나무 껍질
자귀나무는 오동나무 비슷하며 가지가 매우 부드럽고 약하다. 잎은 주엽나무나 홰나무 비슷한데 아주 잘고 빽빽이 맞붙어 있으며, 저녁이면 그 잎이 맞붙는다고 해서 합혼(合昏) 또는 야합(夜合)이라고도 부른다. 자귀나무 껍질[合歡皮]은 오장을 편안하게 하고 정신과 의지를 안정시키며 근심을 없애고 마음을 즐겁게 한다.
입 안 헌데를 낫게 붉나무 열매집
붉나무 열매집[五倍子]은 붉나무 잎에서 생기는 벌레혹이다. 큰 것 안에는 벌레가 많다. 오배자는 갖가지 벌레가 들어 있는 창고라는 뜻에서 달리 백충창(白蟲倉)이라고도 부른다. 속에 벌레를 긁어버리고 끓는 물에 씻어서 날것으로 쓴다. 붉나무 열매집은 치선(齒宣), 감닉창을 낫게 하고 치질로 하혈이 멎지 않는 증상, 어린이의 얼굴과 코에 생긴 감창(疳瘡), 어른 입 안이 헌 것 등을 낫게 한다.
고독으로 하혈하는 증상을 멎게 하는 가죽나무 뿌리의 껍질
가죽나무[樗]는 춘(椿)나무와 거의 같다. 가죽나무는 냄새가 나면서 성글고 춘나무는 속이 실하면서 잎이 향기롭다. 가죽나무는 오래 된 적리, 백리와 설사, 치질, 장풍(腸風)으로 피를 계속 쏟는 것을 낫게 한다. 입과 코의 감충(疳蟲), 옴, 익창의 벌레를 죽이며 귀주(鬼疰), 전시(傳尸), 고독(蠱毒)으로 하혈하는 증상을 멎게 한다. 그리고 오줌 횟수를 줄인다. 춘나무 껍질은 감닉창을 낫게 하고 설사를 멎게 하며 정기가 빠져나가지 못하게 한다. 춘나무 잎은 헌데, 옴, 풍저(風疽)를 씻는다.
장을 잘 통하게 하는 이스라치
이스라치[郁]는 가지, 줄기, 꽃잎이 모두 오얏나무[李]와 비슷하나, 다만 열매가 잘다. 앵두만하고 붉으며 맛이 달고 시며 약간 떫다. 이스라치씨는 온 몸의 부종을 가라앉히며 오줌을 잘 나가게 한다. 장(腸) 안에 뭉쳐 있는 기와 관격(關格)으로 통하지 못하는 기를 잘 통하게 한다. 또한 방광의 기를 잘 통하게 하고 오장이 켕기고 아픈 것을 낫게 한다. 허리와 다리의 찬 고름을 빠지게 하고 오래 된 체기를 삭히며 기를 내리게 한다. 이스라치 뿌리는 치통과 잇몸 붓는 증상을 낫게 하고 이를 튼튼하게 한다. 촌백충도 죽인다. 달인 물로 양치하면 좋다.
굶주림을 면하게 하는 도토리
도토리는 참나무[櫟木]열매이다. 조리참나무와 떡갈나무 열매에도 다 꼭지가 있다. 상수리가 좋다. 아무 때나 껍질과 열매를 함께 채취하여 약으로 쓴다.
도토리는 설사와 이질을 낫게 한다. 장(腸)을 수렴하여 설사를 멈추게 하는 것이다. 또 장과 위를 튼튼하게 하며 몸에 살을 오르게 한다. 흉년 때에는 굶주림을 면하기 위해 곡식 대신에 먹는다. 도토리 껍질은 장풍(腸風), 붕루, 대하를 낫게 하고 냉과 열로 나는 설사와 이질을 멎게 한다. 천에 검은 물을 들일 수 있으며, 수염과 머리털에도 검게 물들인다.
떡갈나무[櫟樹] 껍질은 물 같은 설사를 멎게 하고 나력(瘰癧)을 삭히며 악창과 헌데가 바람이나 이슬에 맞은 후 부어오르며 아픈 증상을 낫게 한다. 조리참나무[槲] 껍질은 고독, 누창, 악창을 낫게 하고 잎은 혈리, 치질, 갈증을 낫게 한다.
뭉친 피를 잘 헤치는 소방목
소방목(蘇方木)은 달리 소목(蘇木)이라고 한다. 여성이 혈기병(血氣病)으로 명치 끝이 아픈 증상, 몸푼 뒤에 생긴 혈창(血瘡) 때문에 답답해서 참기 힘든 증상과 월경이 중단된 증상을 낫게 한다. 목이 쉰 경우에도 좋고 옹종을 삭히며, 다쳐서 생긴 어혈을 풀어준다. 고름을 빨아내며 아픈 것을 멈추게 하고 어혈을 잘 헤친다.
헌데를 낫게 하는 오동나무
오동나무는 잎, 껍질, 기름을 약으로 쓴다. 잎은 음식창(陰蝕瘡)을 낫게 한다. 껍질은 5가지 치질을 낫게 하고 3가지 충을 죽이며, 5림(五淋)을 치료한다. 껍질 달인 물로 머리를 감으면 풍증이 없어지고 머리털이 다시 나온다. 오동나무 기름은 악창과 옴, 쥐에게 물려 헌데를 낫게 한다. 씨로 기름을 짠다.
주근깨를 없애는 무환자피
무환자나무 씨 속에 있는 알맹이를 태워서 냄새를 피우면 악기를 물리친다. 그 씨는 옻칠한 구슬 같아서 절에서 꿰어 염주를 만든다. 옛날에 어떤 무당이 이 나무로 방망이를 만들어 귀신을 때려 죽였다고 해서 무환(無患)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조선에서는 제주도에서만 난다. 무환자피(無患子皮)는 때를 씻어내며 얼굴의 주근깨와 후비를 낫게 한다.
마마와 홍역 때 좋은 서리자 열매와 화목피
서리자[牛李]는 가을에 열매를 맺는다. 오미자와 비슷하다. 가지와 잎은 오얏나무[李]와 비슷하나 윤택하지 않다. 어린이의 마마와 홍역에 쓰면 아주 잘 내돋게 한다. 추웠다 열이 나는 나력을 낫게 하고 어혈을 풀리게 하며 산가(疝瘕)와 냉기를 없애며 수종, 창만을 내리게 한다. 화목피[棒木皮]는 활을 장식할 때 쓴다. 화목은 황달, 유옹(乳癰), 폐풍창(肺風瘡)과 어린이 마마, 홍역을 낫게 한다.
노인 쇠약에 좋은 정공등
정공등(丁公藤)은 달리 남둥(南藤)이라 한다. 줄기는 마편초 같으며 마디가 있고 자갈색을 띤다. 해숙겸(海叔謙)의 어머니가 병들어 귀신에게 빌었더니 이인(異人)이 나타나 약을 주기에 먹고 나았다는 약이 바로 이 정공등이다. 이는 풍증과 어혈을 낫게 하고 늙은이가 쇠약한 것을 보하고 성 기능을 높이며 허리 힘, 다리 맥을 세게 하고 비증(痺證)을 낫게 한다. 흰머리를 검게도 하고 풍사를 물리치기도 한다.
풍증을 낫게 하는 무궁화꽃
무궁화[木槿] 껍질은 곳곳에서 나며 달여 먹으면 잠을 잘 잔다. 장풍(腸風)으로 피를 쏟는 증상, 이질을 앓은 뒤에 나는 갈증을 해소한다. 무궁화꽃은 차 대신 달여 먹기도 한다. 풍증을 낫게 한다. 적백이질과 장풍으로 피를 쏟는 것을 낫게 한다.
새살을 나게 하는 가래나무 껍질과 백랍
산에 많이 나는 가래나무의 껍질[楸木皮]은 3충과 피부충을 죽인다. 졸여 고약을 만들어 악창, 저창, 누창, 옹종, 음부에 생긴 감닉창을 낫게 하는데 피고름을 없애고 새살이 나게 한다.
백랍(白蠟)은 달리 충랍(蟲蠟)이라고 하는데, 청수(靑樹)에 있는 작은 벌레가 나무진을 먹고 된 것이다. 아물게 하고 단단하게 엉기게 하는 힘이 있어 외과에 좋은 약이다. 고약을 만들어 새살이 돋게 하는 데 쓴다. 또 힘줄과 뼈를 잇고 허한 것을 보하며 설사와 기침을 낫게 한다. 폐를 눅여주고 장과 위를 든든하게 하고 노채충을 죽인다.
풀과 나무의 차이는 무엇일까? 『동의보감』에서는 어떤 기준에 따라 초(草)와 목(木)을 나누었을까? 일반적으로 풀은 한해살이식물로 줄기와 가지의 구별이 없는 것을 말하고, 나무는 여러해살이식물로 껍질이 단단한 목질로 되어 있는 것을 말한다. 『동의보감』의 분류는 대개 이러한 기준에 부합하지만 여기에 부합하지 않는 것들도 있다.
- naver
[출처] 약이 되는 나무 100가지 이야기.|작성자 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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