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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나무 이야기

숲에 관하여/숲, 평화, 생명, 종교

by 소나무맨 2013. 6. 17.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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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언젠가 돌아갈 그 날을 위해
이 땅에 나무 한 그루를 심었었네.

그러나 이제
그 나무는 자라지 앟네.

쌀쌀한 해 질 녘 겨울 들판을
오롯이 맴돌고 가는 한 자락 바람을 물고
검은 옷을 입은 새 한 마리 앉아 쉴 뿐이네.

푸르던 잎이 지고
철갑같던 껍질도 벗겨져
이제 한 뼘의 그늘도,
답답한 세상에 불어 줄 한 줌 산소도 만들 수 없네

한 팔을 뻗으면
저 구름 위 천공에 닿을 듯
높이높이 솟았던 기개는
거센 바람에 정처없이 떠돌다
멀리 시야를 벗어난 노란 풍선 하나의 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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