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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속의 새만금과 지속가능한 개발 방향

전북 소식/새만금에 대하여

by 소나무맨 2013. 5. 16.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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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속의 새만금과 지속가능한 개발 방향새만금 사업 그 후

2008/07/27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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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속의 새만금과 지속가능한 개발 방향


홍욱희(세민환경연구소 소장)



1. 지속가능개발과 새만금 사업

“지속가능개발(sustainable development)”의 개념은 일찍이 1980년대 초엽부터 논의되기 시작했지만 이 단어가 공식적으로 등장하게 된 것은 UNEP 산하의 ‘환경과 개발에 관한 세계위원회(WCED : World Commission on Environment and Development)’가 1987년 4월에 발표한 ‘우리의 공동미래(Our Common Future)’라는 보고서에서였다. 이 보고서는 당시 위원장을 맡았던 GroHarlem Brundtland 여사의 이름을 따서 보통 ‘브런트란트 보고서’라고 불리는데 지속가능한 개발의 의미를 “미래 우리 후손들이 필요로 하는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능력과 여건을 저해하지 않으면서 현세대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개발”로 정의하였다. 다시 말해서,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을 위해서 경제개발은 불가피하지만 그런 개발이 생태계의 수용능력, 즉 환경용량을 초과하지 않아서 다음 세대가 필요로 하는 자원과 공간을 훼손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는 의미라고 하겠다. 이런 정의(定議) 자체만을 두고 생각할 때 필경 그 누구도 지속가능개발의 필요성과 당위성에 대해서 반박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지속가능개발의 개념은 처음 등장할 때부터 찬사와 질시를 함께 받았다. 환경주의자들은 그것을 개발주의자들에게 일정한 정도까지 면죄부를 부여하는 빌미로 인식하였으며, 또 개발주의자들은 개발주의자들대로 자신들의 개발 사업을 저해하는 그 ‘실체가 모호한’ 경찰봉으로 간주하기가 십상이었기 때문이다. 이런 오해와 편견은 이 단어가 등장한지 이미 20년 정도가 흐른 지금까지도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새만금 사업에 대해서 지속가능개발의 잣대를 들이대고자 할 때에도 역시 이러한 오해와 편견으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을 것처럼 생각된다. 특히 새만금 사업에 있어서는 아직은 구체적인 개발청사진이 마련되지 못한 상태에 있기 때문에 섣불리 지속가능개발의 개념을 적용해서 이 사업에 대해 논의하고자 한다면 혼란에 혼란을 더하는 일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본고에서는 이런 점에 각별히 주의해서 가장 기초적인 수준에서 지속가능한 새만금 간척 개발의 방향을 더듬어보기로 하자.

2. 새만금 간척지 개발 논의의 세 층위

2006년 4월 마침내 새만금 방조제 체절이 이루어졌다. 현재 진행 중에 있는 방조제 보강공사가 2008년 완료되면 이후부터 본격적인 새만금 간척지 내부 개발 공사가 진행될 예정이며 그러면 향후 수십 년에 걸쳐서 이 사업의 실체가 서서히 드러나게 될 것이다.

새만금 간척지 총면적 40,100 ha의 용도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현재 국토연구원을 중심으로 해서 5개 관련연구기관들이 새만금 토지이용계획을 수립 중에 있어서 올 연말에는 그 계획안이 발표될 예정으로 있지만 그것으로 새만금 간척지 개발의 모든 밑그림이 완성될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왜냐 하면 새만금 간척지의 엄청난 규모를 고려할 때 전체 개발 사업이 완료되기까지는 앞으로 짧게는 20여 년, 길게는 반세기라는 오랜 기간이 소요될 것인바 그동안 사회․경제적 변동에 따라서 개발 청사진은 수시로 변경되고 개선될 것이 당연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올 연말에 발표되는 새만금 토지이용계획은 개발의 원칙만을 제시하고 세세한 내부개발은 가급적 개발의 두 주역인 한국농촌공사와 전라북도에 일임하는 것이 보다 현명한 자세라고 생각된다. 이 점은 필자가 특히 국토연구원측에 간곡히 요청하는 사항이라고 해도 좋겠다.

새만금 간척지의 토지이용계획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이지만 그것의 대체적인 윤곽을 짐작하기는 그리 어렵지 않다고 생각된다. 필경 처음 새만금 사업 착수시에 제안되었던 원래의 토지이용계획안에 전라북도가 요구하는 산업단지용 부지가 일부 첨가된 형태가 될 것이 유력하다고 보여지기 때문이다. 다른 한 가능성으로, 2003년에 발표된 ‘시화 장기종합계획(안)’이나 2004년에 확정된 전남 J프로젝트안에 유사한 비교적 구체적인 토지이용계획안이 만들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4만 여 ha에 달하는 새만금 간척지 규모를 생각할 때 그런 구체적인 토지이용계획안은 앞으로의 새만금 사업 추진에 오히려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그러면 새만금 간척지의 토지이용계획을 수립하거나 또는 구체적인 개발 사업을 추진하는 데에 있어서 지속가능개발의 개념은 과연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을까?

이런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는 데에 있어서 우리는 먼저 새만금 사업을 바라보는 시각에 대해서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왜냐 하면 이 사업을 어떤 관점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서 지속가능개발의 개념을 적용하는 방법론에도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필자는 여기에서 다음과 같이 새만금 사업을 바라보는 세 가지 관점을 소개하고자 하는데 이는 필자의 고유한 생각이라는 점을 미리 밝혀두고자 한다. 이런 세 관점은 각각 새만금 사업 논의의 층위(layer)를 다음과 같이 규정할 수 있다.

제1 층위: 새만금 사업을 바라보는 관점이 마주하는 첫째 층위는 이 ‘사업을 개발이냐 보전이냐’(development or conservation)하는 가장 단순한 차원에 대한 논의이다. 이런 논의는 그동안 격렬하게 벌어진 새만금 사업 찬반 논쟁의 중심 화두이기도 하였는데 이 사업의 중단을 요구하는 시민환경단체들은 아직도 이 층위의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방조제가 체절된 지난 4월부터는 환경단체들의 사업 중단 요구가 일단 잦아진 것처럼 보이지만 일부 환경단체들은 새만금호의 해수유통을 여전히 주장하고 있고 또 간척지의 일부 갯벌을 보전해야 한다고 집요하게 요구하고 있다. 이런 주장들은 시민환경단체들이 새만금 사업의 중단을 위해서 벌이는 사실상의 방해 전략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들은 이런 주장의 빌미로 지속가능개발의 개념을 차용하고 있다.

제2 층위 : 방조제 체절 이후 내부 간척지 개발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최근 부쩍 늘고 있다. 이런 간척지 개발 논의 과정에서 경작지 개발 위주의 농림부측 제안과 산업단지 개발에 보다 비중을 두는 전북도측 주장이 서로 경쟁하고 있는데 물론 최선은 대안은 양쪽의 제안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절충시켜서 최적안으로 다듬어내는 일이 될 것이다. 그런데 농림부측이나 전북도측이나를 막론하고 양쪽 의중의 중심에는 가급적 개발을 부추겨서 경제적 이익을 최대한 확보하고자 하는 논리가 자리잡고 있다는 것을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이런 층위의 논의에서는 지속가능개발의 개념이 상대적으로 소홀히 취급될 수 있는데 이는 상당히 불행한 일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된다. 농림부나 전북도 관계자들은 모두 자신들의 간척지 개발 계획 수립에 있어서 지속가능개발의 개념을 더욱 확대발전시켜야만 할 것이다. 요컨대 ‘보전을 고려한 개발’(development with conservation)이 사고의 중심이 될 수 있는 것이 이 논의의 층위라고 할 수 있겠다.

제3 층위 : 새만금 간척지 개발을 구상하는 데에 있어서 농림부나 전북도의 어느 한편에 치우치지 않고 보다 상위 차원에서 새만금 간척지 개발 계획을 발전시키고자 하는 시도도 있을 수 있을 것이다. 앞의 제1 층위와 제2 층위에서 ‘개발이냐 보전이냐’, 또는 ‘보전을 고려한 개발’의 차원에서 지속가능개발의 개념이 적용될 수 있었던 데에 반해서 이 층위에서는 ‘개발과 보전의 조화’(harmony of development and conservation)가 키워드라고 할 수 있겠다. 요컨대 개발과 보전에서 어느 한쪽을 선택하라고 강요한다든지, 또는 개발의 한 부분이자 수단으로 보전을 생각한다든지 하는 차원에서 벗어나서 개발과 보전을 두루 통합하고 종합하는 차원에서 지속가능개발의 개념을 적용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제부터 이런 3개 층위에서 지속가능개발의 개념이 어떻게 적용되었으며 또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 논의하기로 하자.


3. ‘개발’과 ‘보전’ 중에 양자택일은 없다

새만금 사업의 즉각 중단을 요구했던 시민환경단체측에서는 자신들의 반대주장 이유로 처음부터 갯벌보전을 내세웠다. 갯벌이 육상생태계에 비교해서 생산성이 대단히 높고 또 온갖 해양생물들의 산란장과 양육장 구실을 하며 철새들의 중간 서식지로서 대단히 중요하기 때문에 농경지 확보와 산업단지 조성 목적의 개발 사업이 갯벌을 파괴해서는 결코 안된다는 것이었다. 때로는 이런 갯벌보전의 논리가 확대재생산되면서 같은 면적을 갖는 갯벌의 경제적 가치가 논의 가치에 비해서 월등히 높다든지 새만금 갯벌의 자연정화 기능이 전주시 하수처리장의 70배에 이른다는 마구잡이식 주장도 제기되곤 하였다.

하지만 갯벌보전론자들은 그들이 갯벌보전의 선진국으로 그토록 찬양해마지않는 독일과 네덜란드, 그리고 일본이 자국의 갯벌을 이미 90 퍼센트 이상 개발했으며 그 결과 오늘날 경제대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는 점에 대해서는 애써 눈을 감았다. 또 우리나라에는 설령 새만금 사업을 완료한다고 해도 아직 절반 이상의 갯벌이 온존하게 보전되고 있다는 명백한 사실도 외면하였다.

이미 지난 일이기는 하지만 만약 당시에 환경단체들이 지속가능개발 개념에 보다 충실했더라면 새만금 사업 중단에 그처럼 매진하기는 필경 어려웠을 것이다. 왜냐하면 지속가능개발은 개발과 보전 사이에서 균형을 찾고자 하는 개념인바, 새만금 사업을 양보하는 대신 남아있는 전국의 갯벌을 확실히 보전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실제로 정부는 새만금 사업에 대한 찬반논쟁이 한창 진행되던 2000년에 더 이상의 간척개발은 없을 것이라는 발표를 한 바 있는데, 이는 지속가능개발의 정신을 충실히 반영한 결단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경단체들은 마치 갯벌보전만이 유일한 지속가능개발적 대안인 것처럼 국민을 호도했는데 이는 크게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런가 하면, 당시에 어떤 환경단체 관련 인사는 국토의 균형적인 발전과 전라북도의 지속가능한 발전이라는 관점에서 새만금 사업이 재검토되어야 한다는 적반하장격 주장을 일삼기조차 하였다. 그는 새만금 사업을 지속할 경우 ① 새만금호 수질 확보를 위해서 만경강과 동진강 유역의 개발이 엄격히 제한되어야 하고, ② 새만금 수역 어민들의 어장이 박탈될 수밖에 없으며, ③ 개발되는 간척지의 토지가가 농민들이 구입하기에는 지나치게 높을 것이며, ④ 서해의 수산자원이 고갈되고, ⑤ 간척지 개발로 인해 창출되는 고용효과가 크게 의문시된다는 등의 이유를 들었는데 현재의 시점에서 생각할 때 이런 이유들이 점점 더 설득력을 잃고 있는 것은 물론 도대체 그런 논리가 왜 전북도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연관될 수 있는 지를 이해하기조차 쉽지 않다.

결국, 새만금 사업에 대한 찬반 논쟁에 있어서는 사업을 정상적으로 추진하는 것만이 지속가능개발의 의미를 구현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었다. 왜냐 하면 사업을 추진하는 데에 있어서는 얼마든지 지속가능개발의 개념을 적용할 수 있지만 사업의 중단은 설령 그것을 통해서 “보전”을 달성할 수는 있을지라도 그렇게 해서는 지속가능개발의 이상을 구현하는 것조차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지난 새만금 논쟁에 있어서 시민환경단체들은 이런 점을 철저하게 도외시하였으므로 그들의 투쟁은 처음부터 패전이 예정된 것이었다고 하겠다.


4. ‘개발’과 ‘지속가능개발’의 차이

4.1. 농림부의 간척지 개발계획안

새만금 간척지 개발의 방향을 제시하는 토지이용계획안은 조만간 발표될 예정이며 그 후 공개토론회를 거쳐 일부 보완된 후에 금년 말에는 공식확정될 예정으로 있다. 따라서 본고에서 새만금 토지이용계획의 세부적인 내용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되기 때문에 여기에서는 일반론적인 관점에서 현재 거론되고 있는 다양한 개발론들이 지속가능개발의 차원에서 어떤 문제점을 지니고 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먼저, 농림부 차원에서는 새만금 간척지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개발안에 대해서 아직까지 분명한 대안을 수립하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1980년대 후반 이 사업을 처음 계획했던 당시에 농림부는 전체 간척지 면적 40,100 ha를 식량단지 17,950 ha, 기타 농어업 관련단지 4,500 ha, 농촌도시 800 ha, 유보지 5,050 ha, 새만금호 11,800 ha 등으로 배분하였는데 설령 전북도의 요청대로 산업용지를 모두 제공한다고 해도 전체적으로는 원래의 구도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토지이용계획을 수립하고자 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런 구도에 따른다면 전체 새만금 간척지 중에서 약 60~70 %의 면적이 농지나 기타 농업 목적의 용도로 사용될 것이다.

이런 농림부안에서 지속가능개발의 개념은 전적으로 배제되어 있다고 보아도 좋겠는데 사실상 새만금 사업이 계획되던 1980년대 당시에는 그런 개념 자체가 우리나라에 제대로 소개되지 못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1999년부터 새만금 사업에 대한 찬반 논쟁이 본격화되자 농림부와 농촌공사를 비롯한 사업찬성론자 진영에서는 더 이상 개발 일변도의 새만금 간척지 개발 계획을 유지하기 어렵게 되었다. 사업반대론자들을 설득하기 위해서라도 보다 세련된 개발계획을 내어놓을 수밖에 없게 되었는데 농촌공사 농어촌연구원이 주축이 되어 작성된 새만금 사업 친환경개발 계획안(그림 1)은 지속가능개발 개념이 도입된 최초의 새만금 사업 개발계획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엄밀한 의미에서 볼 때 그림 1의 친환경 개발안은 새만금 간척지의 전체 토지이용 구상에는 전혀 손댐이 없이 다만 새만금호 수질 보전의 목적에서 다양한 수질개선 대책을 덧붙인 것에 불과하다. 따라서 그림 1의 개발안이 지속가능개발의 정신을 수용하고 있다고 하기에는 상당히 부족하지만 그래도 이제까지 우리나라 어떤 간척지 개발에 있어서도 실질적인 친환경적 개발 대안을 수립한 적이 없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상당한 진전이라고 인정해야 할 것이다.

그림 1의 친환경 개발안에서 눈여겨 볼만한 점은 농경지를 환경농업단지로 명명하고 있다는 것과 인공습지, 철새도래지, 저류지 등 비단 새만금호 수질개선의 목적뿐만 아니라 자연보전의 기능까지도 겸할 수 있는 시설물의 설치를 처음으로 제안하고 있다는 것이 되겠


그림 1. 농림부와 농촌공사가 제안한 새만금 간척지 친환경 개발안(2002년)



다. 이런 시설물들은 새만금 간척지 활용에 있어서 생산 목적의 개발과 병행해서 자연보전의 목적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기 때문에 지속가능개발의 정신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고 평가할 수 있겠다.

농림부안으로 제안된 다른 한 개발 계획은 농촌공사가 제시한 새만금 방조제 개발안이 다(그림 2). 이 안은 비록 전체 간척지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33 Km에 이르는 방조제와 그 연변에 대해서만 적용되는 개발안이기는 하지만 관광 목적과 자연보전 목적을 겸하는 시설물을 본격적으로 설치하고자 한다는 점에서 지속가능개발의 측면에서 본다면 그림

그림 2. 농촌공사의 새만금 방조제 개발 계획안(2004.11.)



1의 친환경 개발안보다 상당히 진전된 안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여기에서 지속가능개발에 더욱 다가섰다는 의미는 그림 2의 습지공원, 재생가능에너지 파크, 바이오파크 등의 시설물들을 건설하고 운영하는 데에 있어서 자연을 훼손함이 거의 없는 것은 물론 오히려 새로운 자연을 창출해서 보전할 수 있다는 점을 높게 평가한다는 뜻이다. 다만 이런 방조제 주변의 친환경적 개발에 있어서는 만약 그런 시설물들의 규모나 품질이 국제적인 수준에 미달한다면 관광증진과 자연보전이라는 일조이석의 효과를 거두기에 앞서서 간척지 개발이 완료되기도 전에 무용지물의 초라한 시설물로 전락할 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는 점을 여기에서 지적해야만 하겠다. 그런 우려의 하나로 그림 2에서 볼 수 있듯이 장장 30여 Km에 걸쳐서 유사한 시설물을 일렬로 배치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가 하는 점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몇 Km씩 간격을 두고 그런 시설물들을 일률적으로 설치하는 것보다는 습지공원-바이오 파크-생태공원을 한데 묶어서 자연보전공원 단지(Eco-Park Complex)로 묶는 것이 경제적인 관점에서나 자연보전 관점에서 훨씬 더 유리할 수 있고 따라서 지속가능개발의 정신에 보다 충실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4.2. 전북도의 간척지 개발계획안

농림부의 새만금 간척지 개발계획에 비교해서 전북도의 개발계획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서 그 내용이 수시로 바뀐다는 점에서 크게 차이가 있다. 또 열악한 전북도 경제에 활력을 부여하는 새로운 견인차로 삼고자 하는 도민들의 의지가 크게 반영된 결과로 대규모적인 산업개발 단지를 조성한다는 계획이 간척지 개발계획의 중심이 되고 있다. 여기에서는 이제까지 제안된 전북도 개발계획안 중에서 고군산군도 관광단지 개발안과 새만금 산업단지 조성안에 국한해서 전북도의 개발계획을 살펴보기로 하자.

고군산 군도 관광단지 개발안은 이제까지 여러 차례 수정되었지만 그 기본 골격은 그림 3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선유도와 무녀도를 중심으로 해서 국제해양관광단지를 조성하는 방안과 이와 함께 국내 최고 높이의 새만금타워를 건설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이렇게 해서 군산-고군산 군도-변산반도의 관광벨트를 조성한다는 것이 전북도의 계획인데 적어도 새만금 내부 간척지 외곽 지역을 개발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는 농림부의 새만금 방조제 개발안에 유사하다고 할 수 있으며 또 이런 점에서는 어느 정도 지속가능개발의 성격이 가미되었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방조제 개발안이 대부분 습지와 공원 등의 자연보전시설과 재생에너지 생산시설 등 자연친화시설로 조성되는 것에 반해서 전북도의 고군산 군도 개발안은 리조트, 콘도, 관광어항, 새만금 타워 등 거의 전적으로 관광객 유치만을 고려하는 시설의 설치에 중점을 둔다는 점에서 지속가능개발의 의미는 한결 퇴색된다고 할 수 있다.

전북도의 새만금 내부 간척지 토지이용계획안은 그림 4와 같은데, 고군산 군도를 관광단지화하고 신시도에 새만금항을 개항하는 것에 병행해서 간척지의 절반 이상을 물류단지, 산업단지, 관광단지 등으로 할당하고 있다. 이런 전북도의 야심은 국토연구원의 새만금 토지이용계획 수립에 있어서도 일정 부분 반영될 것으로 보이는데, 설령 그렇더라도 산업단지 면적은 그림 4에서 보여지는 것에서 훨씬 축소될 것이 분명해 보인다. 우리 경제가 이미 굴뚝


그림 3. 전북도가 제시하는 고군산군도 관광단지 조성안

그림 4. 전북도의 새만금토지이용계획안(2004년)

산업의 단계에서 벗어나서 서비스산업 위주로 재편되고 있다는 점을 상기할 때 새만금 신항이나 물류단지 개발의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을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처럼 산업단지 위주의 새만금 간척지 개발 방식은 지속가능개발의 입장에서 볼 때에는 대단히 미흡한 계획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새만금 간척지 4만여 ha는 우리나라 평균 군(郡) 하나의 면적에 해당한다. 또 새만금 간척지가 사실상 1만여 ha의 새만금호와 2만8천여 ha의 평지 토지로만 이루어지는 데에 반해서 우리 국토는 산림이 70%를 차지한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실제 새만금 간척지의 규모는 적어도 두세 개의 군(郡)을 합친 것에 버금간다고 할 수 있다. 그러면 김제시와 부안군을 합친 면적 정도에 해당하는 토지를 두고서 그것의 거의 절반에 해당하는 지역을 산업단지화 하고 또 나머지 지역은 농업용지로 활용한다고 할 때 그것이 과연 합당한 계획일까?

필자의 생각으로는, 적어도 그 정도의 토지에 대해 개발 계획을 짠다고 한다면 항만, 물류단지, 생산단지, 관광단지 등 농업용지 이외의 토지용도가 전체 면적의 20~25 % 수준을 넘지 않아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또 그에 버금가는 면적을 환경보전을 위한 개발제한지구로 남겨두는 것이 정상적인 지역계획이자 토지이용계획이라고 생각된다. 새만금 간척지에 조성되는 산업단지들에서 환경오염의 가능성을 전적으로 배제할 수 없을 것인바 이에 대비해서 같은 규모의 면적을 환경보전용지로 확보하는 일이 현실적으로 지속가능개발의 이념을 가장 확실하게 구현하는 대안이라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자 신념이다.


5. 개발과 보전의 조화에서 해답을 찾자

새만금 간척지와 같이 엄청난 규모의 처녀지를 인간거주 지역으로 개발했던 사례는 세계적으로도 지난 20세기 중반에 반세기에 걸쳐서 진행된 네덜란드 쥬다지 간척 사업의 경우가 거의 유일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쥬다지 사업에 있어서도 그 당시는 지속가능개발에 대한 인식이 미처 확립되기 이전이었다. 따라서 새만금 사업은 지속가능개발의 개념을 도입해서 시행하는 역사상 최초의 초거대 개발사업(mega development project)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우리는 과연 어떻게 그처럼 거대한 새만금 사업에 지속가능개발 개념을 융합시킬 수 있을까?

먼저, 이런 질문에 대해서 해답을 구하는 일은 본질적으로 지극히 주관적일 수밖에 없다는 점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다시 말해서, 과학적인 원칙이나 원리에 입각해서 어떤 객관적인 해답을 구하기보다는 마치 예술품을 제작하는 경우처럼 예술가의 영감과 열정에 의존해서 얻어지는 해답이 보다 유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렇게 얻어진 해답은 추후에 제3자에 의해서 엄중한 과학적인 분석 작업을 통해서 그 합리성과 타당성을 인정받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마치 예술가의 손을 떠난 예술품이 관객들의 냉정한 비판을 통해서 명작으로 인정받게 되듯이 말이다. 이제 이런 지극히 주관적인 관점에서 필자가 생각하는 지속가능한 새만금 개발계획에 대해 정리해 보자.


5.1. 대규모 자연보전지구의 조성

새만금 간척지의 규모에 대해서는 제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데 이는 그런 엄청난 규모에서 진정한 지속가능개발의 방안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새만금 사업은 비단 세계 최장 길이의 방조제를 건설하고 1만여 ha의 새만금호를 조성하는 토목공사의 측면에서뿐만 아니라 여기에서 창출되는 토지의 규모가 호수를 제외하고서도 무려 2만8천 ha에 달한다는 점에 있어서도 세계적 규모를 자랑한다. 분당과 일산 신도시의 면적이 각각 1,963.9 ha와 1,573.5 ha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새만금 간척지 규모가 얼마나 큰 지를 새삼 확인할 수 있겠다.

그런데 분당과 일산이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신도시로 성공할 수 있었던 데에는 처음 개발계획을 수립할 때 각각 전체 개발예정지의 19.3 %(379.8 ha)와 23.1 %(363.0 ha)를 과감하게 녹지지역으로 할당하였다는 사실이 크게 기여했다는 점을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다. 대단위 지구 토지 개발에 있어서 지속가능개발이란 결국 이처럼 녹지의 면적을 최대한 확보할 수 있는지의 여부에서 가장 먼저 판가름난다고 할 때 분당과 일산에 비교해서 10여 배나 되는 토지 면적을 갖는 새만금 간척지의 경우에는 그런 녹지지역의 확보가 특히 중요한 판단요소가 될 것이다.

바로 이런 점에 착안해서 필자는 지난 몇 년 동안 새만금 간척지에 5천 ha 내외의 자연보전지구를 우선적으로 조성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이 정도의 면적은 전체 새만금 간척지의 12.5 %(새만금호를 제외한 토지분 면적의 17.7 %)에 해당하여 분당이나 일산의 녹지 비율에 비교하면 다소 적은 것처럼 보이지만 새만금호의 상당 부분을 자연보전지구로 공유할 수 있기 때문에 결코 적은 규모가 아니라고 생각된다.

만경강과 동진강이 합류하는 새만금호 상류부에 양쪽 하천을 끼고 5천 ha 규모의 자연보전지구를 설정한다면 천연의 습지이자 각종 철새와 야생동식물들의 서식처로서 더 할 나위 없는 장소로 각광받게 될 것이다. 실제로 네덜란드의 경우 쥬다지 간척지구(Zuider Zee)에는 1974년에 개장한 약 6천 ha 규모의 자연보전지구 오스트바르드플라센(Oostvaarderplassen)이 운영되고 있는데, 현재는 북유럽 최대 규모의 희귀 야생동물 번식지로 각광받고 있고 또한 철새들의 서식처로 1989년 람사(Ramsar) 사이트로 지정받은바 있다. 오스트바르드플라센은 연중 수많은 탐조객들과 관광객들이 찾고 있다. 새만금 간척지에도 네덜란드의 예와 같은 자연보전지구를 설정하고 운영한다면 시민환경단체들을 비롯한 일단의 생태주의자들로부터 환경파괴 사업으로 매도당하고 있는 새만금 사업이 오히려 동아시아 최대 규모의 생태보전 사업으로 반전되어 호의적인 여론의 형성에도 적지 않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동아시아 전체를 통틀어서 야생에서 뛰노는 사슴과 노루와 각종 철새들을 동시에 관찰할 수 있는 유일한 장소가 된다는 점에서 관광자원으로서의 가치는 제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더욱이 새만금 자연보전지구는 새만금호 수질개선의 목적에서 설치하고자 하는 자연습지의 기능까지 겸할 수 있기 때문에 그야말로 일석삼조의 친환경 사업이 될 수 있다.


5.2. 새만금호의 적극적 활용

새만금 간척지의 지속가능개발에 있어서 두 번째로 고려해야 할 중요한 할 포인트는 수표면 면적이 1만 ha에 이르는 장대한 규모의 새만금호라고 할 수 있다. 새만금호는 새만금 간척지의 중앙을 관통하는데 방조제에 면하는 하류부에 이르러서는 만경호와 동진호 모두가 그 최대폭과 최대넓이가 각각 10 Km에 이를 정도가 된다. 이런 새만금호는 앞의 농림부 개발계획이나 전북도 개발안에 있어서는 거의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하고 있는데 이는 크게 잘못된 생각이라는 것이 필자의 주장이다.

그동안 우리나라에서는 간척지 호수를 단순히 농업용수내지 생활용수의 공급원으로만 간주해왔기 때문에 다른 용도로의 활용은 아예 고려조차 되지 못했다. 과거에는 대부분의 간척지 호수들에서 수질 문제가 심각했기 때문에 가장 기본적인 용도만을 고려하는 것도 벅찼기 때문이었다고 할 수 있는데 이제는 그런 수질오염의 망령에서 벗어날 때가 충분히 되었다고 생각된다. 우리나라의 전반적인 수질오염 양상이 1990년대 중반을 기점으로 점차 개선되는 추세에 있는바 새만금호 조성이 완료되는 2013년 경에는 지금보다 훨씬 더 나은 수질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제는 새만금호의 적극적인 활용에 대해서 좀 더 진취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는 여지가 충분히 생겼다고 해도 좋겠다.

호수는 그 자체가 하나의 완성된 자연생태계이자 풍부한 수산자원과 관광자원의 보고(寶庫)라고 할 수 있다. 더욱이 새만금호와 같은 거대 호수들은 선진국들의 경우 최근 들어서 점점 더 그 용도가 다양화되고 있는데 호수의 일부분에 자연습지를 조성해서 철새들의 낙원으로 제공하는가 하면 아예 그런 수역을 앞에서 제시했던 자연보전지구에 포함시켜서 포유류, 조류, 양서류, 어류 등 각종 동물들의 서식지로 활용하고 있기도 하다. 그런가 하면 호수에 대형 관광선과 유람선을 띄어서 관광객들이 직접 그런 자연보전지구를 둘러보게 하여 많은 관광객들을 유치하고 있고, 이에 연계해서 호수 연변에 다양한 바이오파크, 테마파크, 수생공원(Water Park), 농업공원(Agricultural Park) 등을 조성해서 관광효과를 극대화하고 있기도 하다. 일본의 가스미가우라호(霞ケ浦湖)가 그런 대표적인 호수라고 할 수 있는데 최근에는 일본 최고의 잉어낚시터로서 각광받고 있기도 하다. 여러 선진국들의 거대호수 개발 사례들을 참고로 할 때 새만금호 개발의 여지는 그야말로 무궁무진하다고 할 수 있다.

지속가능개발의 진정한 의미는 개발이 예정된 지역에 있어서 지역주민들의 경제적 욕구를 충분히 달성할 수 있으면서 또한 환경을 최대한 보전할 수 있는 최선의 대안을 찾는 데에 있다. 그렇다면 산업단지와 관광단지로 육지 공간을 개발하는 것보다 새만금호와 그 연변(沿邊)을 환경친화적으로 잘 개발해서 최대한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 것이 지속가능개발의 이념을 가장 합리적으로 구현하는 일이 될 것이다.

그러면 새만금호를 새만금 지속가능개발의 중심축으로 삼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점은 새만금호의 다양한 용도에 합당하도록 호수 수질보전에 만전의 대책을 세우는 일이 될 것이다. 하지만 이런 노력만으로는 크게 부족하다고 할 수 있는데 새만금호가 관광객들과 지역주민들에게 모두 사랑받는 진정한 관광용 호수가 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호수개발 방안이 마련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먼저, 현재의 직선형 호수 설계를 자연의 갯벌 지형을 그대로 반영하는 곡선형 호수로 재설계해서 호수 자체를 보다 환경친화적인 호수로 조성해야만 할 것이다. 이와 함께 관광자원으로서의 호수 이용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서 호수 연변에 자연보전지구와 각종 테마파크, 바이오파크, 전원주택단지 등을 조성하며 인구 3~5만 명이 거주하는 신도시의 개발도 함께 서둘러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 동서간으로 길게 이어지는 새만금호를 중심축으로 해서 새만금 간척지 전체의 토지이용계획을 새롭게 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앞의 그림 1~4에 제시된 기존 토지이용계획안들에서는 새만금호의 중요성이 전혀 고려되지 못했다. 이제부터라도 관광자원, 수산자원, 자연보전자원으로서 새만금호의 활용을 극대화하고 이에 연계해서 관ㄷ광단지와 산업단지를 배치하고자 하는 그런 진지한 모색이 있어야만 할 것이다.

5.3. 농업용지와 산업용지의 합리적인 배분이 중요하다

지속가능개발의 개념에 입각해서 판단할 때, 새만금 간척지 개발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고려사항의 하나는 농림부가 원하는 농업용지의 면적과 전북도가 요구하는 산업용지 면적의 비율을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일이 될 것이다. 그런데 이미 앞에서 살펴본 바 있듯이 농림부와 전북도는 각각 가급적 넓은 면적의 농경지와 산업단지 확보를 바라고 있으며, 이런 점에 있어서 양쪽 진영 사이에는 다소 긴장감이 흐르고 있는 것 역시 사실이라고 하겠다. 이런 미묘한 긴장관계를 과학성과 합리성에 입각해서 순조롭게 해소하는 방안을 찾는 것이 새만금 지속가능 개발의 첫 삽을 뜨는 길이 될 것이라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지속가능개발의 차원에서 본다면 친환경적인 토지이용의 순서는 자연보전용지>농업용지>관광용지>산업용지의 차례가 될 것이다. 그러면 전북도가 요구하는 관광용지와 산업용지에 우선적으로 5천 ha의 토지를 할당하고, 그에 상응해서 역시 5천 ha 규모의 자연보전지구를 조성하며, 나머지 1만8천 ha의 토지는 농경지로 개발하는 방안이 어떠할까? 다시 말해서, 관광용지와 산업용지가 오직 우리 인간들을 위해 사용되는 토지인 만큼 그 정도 규모의 토지를 자연의 동식물들에게 제공함으로 해서 지속가능개발의 이념을 구현하자는 것이 필자의 제안이다. 산업용지 개발에 비교할 때 농업용지 개발에는 훨씬 오랜 시일이 소요되며 또 앞으로는 친환경 농업이 보다 활발해질 전망이기 때문에 주변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은 그리 크지 않을 전망이다.

물론 이런 토지배분만으로 새만금 간척지에서 지속가능개발의 이념을 모두 구현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는 곤란하며 산업용지와 농업용지로의 개발에 있어서 가급적 친환경적인 개발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경주해야만 할 것이다. 그런 예로서 산업용지 개발을 추진함에 있어서는 도시와 산업단지 배치에 있어서 충분한 녹지와 공원 공간을 확보한다든지, 철도, 경전철, 버스, 수상버스 등의 대중교통수단을 최우선적으로 확보한다든지, 또는 태양열과 풍력 등의 재생가능에너지를 최대한 이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한다든지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마찬가지로 농업용지 개발에 있어서도 벼농사 위주의 대단위 농업생산 방식을 가급적 지양하고 대신 소품종 소량생산과 유기농업 위주의 친환경 농업을 권장하며 반농반어(半農半漁)와 도시은퇴자들의 반농거주를 적극적으로 모색하는 등의 다각적인 노력이 펼쳐져야 할 것이다.

6. 결론 : 세계 속의 새만금을 지향하자

새만금 간척지는 그 엄청난 규모로 보아서나 지정학적인 위치로 보아서나 21세기 한반도의 미래를 짊어질 수 있는 야망의 대지일뿐만 아니라 동북아에서 가장 발전이 기대되는 촉망받는 거점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제까지 우리의 사고(思考)는 그런 기대의 땅을 과연 어떻게 개발해서 우리 후손들에게 물려줄 수 있을까 하는 진취적이고 긍정적인 입장에서보다 어떻게 하면 새만금호 수질오염을 방지하고 산업단지 유치를 서두룰 수 있을까 하는 보수적이고 비관적인 입장에서 바라보는 경우가 많았다. 이제 그런 수동적인 차원에서 탈피하여 4만 ha의 대지(大地)를 새롭게 바라보아야만 하겠다.

세계에 자랑할만한 새만금 간척지 개발을 위해서는 지속가능개발의 개념을 보다 적극적으로 해석해서 “인간과 자연이 함께 공존하고 또 그런 공존 속에서 충분한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그런 개발의 대안 확보가 절실하다고 생각된다. 본고에서는 그런 대안으로 그동안 필자가 생각했던 몇 가지 구상들, 즉 5천 ha 규모의 자연보전지구 조성, 새만금호의 적극적 활용, 농업용지와 산업용지의 합리적 배분 등에 대해서 논의하였다. 아무쪼록 이런 필자의 제안이 사장(死藏)되는 일이 없기를 기대하는 마음 간절하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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