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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도심 거리 820m “사람과 차 공존해요”- clutter free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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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도심 거리 820m “사람과 차 공존해요”

기타 입력 2012-02-03 03:00수정 2012-02-0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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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런던 도심에 ‘클러터 프리(clutter free·잡동사니 없는) 로드’가 1일 개통됐다.

신호등이나 표지판, 도로경계석 등을 없애 인도와 차도를 하나의 공간으로

만들어 보행자와 차량이 함께 다닐 수 있도록 만든 거리다.

런던의 사우스켄싱턴 지하철역에서 하이드파크까지

박물관과 미술관이 모여 있는 820m의 직선 도로로

약 520억 원을 들여 3년에 걸친 공사 끝에 완성됐다.

이전(왼쪽)과 달라진 이 거리(오른쪽)를 지날 때 운전자들은

보행자들을 위해 평소보다 더 안전운전에 신경 쓰게 된다.

 

보행자-운전자 공존 '신개념 도로' 등장

송고시간2012-02-02 17:30

 

런던 시내 한복판에 …도로 경계석·신호등·표지판 없어

<보행자-운전자 공존 '신개념 도로' 등장>
런던 시내 한복판에 …도로 경계석·신호등·표지판 없어

 

(서울=연합뉴스) 런던 시내 한복판에 도로 경계석도, 신호등도, 표지판도 없는 도로가 등장했다.

인도와 차도를 구분하는 것은 띠처럼 기다란 빗물 하수도뿐이다. 차량은 시속 20마일(약32㎞) 이하로 느릿느릿 지나가고, 운전자들은 보행자들과 눈을 맞추며 안전운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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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에서 21세기형 신개념의 도로가 1일(현지시간) 개통됐다고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이 보도했다.

 

박물관과 미술관이 몰려 있는 문화지대인 켄싱턴앤드첼시 로열보로의 엑시비션 거리. 사우스 켄싱턴역에서 하이드파크까지 820m에 이르는 이 직선 도로는 3년여에 걸쳐 2천920만파운드(한화 약 520억원)를 들여 완전히 재단장됐다.

보행자를 호령하듯 내려다보는 각종 표지판, 가드레일 등 온갖 도로 구조물을 모두 없애다시피 해 영국에서 가장 긴, '잡동사니 없는(클러터 프리·clutter-free)' 거리가 됐다.

이 거리는 보행자와 차량의 공존과 조화, 거추장스럽고, 고압적이고,

쓸데없는 설치물과 안전시설들이 없는 쾌적한 공간을 표방한다.

차도를 아스팔트, 인도는 보도블록을 까는 방식에서 벗어나 차량과 인도를 일체형의 공간으로 만들었으며 차도와 인도의 표면은 같은 체크무늬로 디자인해 수백만개의 중국산 화강암으로 포장했다.

그 결과 운전자들이 이 거리를 지나갈 때는 보행자들을 다치게 하거나 방해하지 않도록 평소보다 더 조심해야 한다. 운전에 대한 자기 책임이 한층 높아진 것이다.

이미 네덜란드에서 시험을 거친 이런 방식의 도로가 보행자와 운전자 모두에게 잘 작동하고 있으며 교통안전을 높인다고 이 도로 설계자들은 강조했다.

시각 장애인들을 위해 차도와 인도의 경계에 우툴두툴한 섬유띠를 깔았으며, 차도와 인도의 높이가 같아 휠체어, 유모차, 카트 사용자들이 편하게 오갈 수 있도록 했다.

주변의 장중하고 높은 건물들과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가로등은 높고 매끈하다.

설계에 참석했던 딕슨 존슨사의 제레미 딕슨경은 "교통시설을 철거하고 나면 운전자들이 더 조심하게 된다"며 "운전자들은 보행자들과 눈을 더 자주 맞추게 되고, 마치 보행자처럼 행동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 도로에서는 보행자와 운전자들의 행동이 바뀌는 것을 볼 수 있다"며 보행자 10여명이 어깨를 나란히 한 채 산책하듯이 걷는 것을 보면 놀라울 따름이라고 강조했다.

런던 교통당국의 대니얼 모일런 위원은 "교통시설을 많이 하면 할수록 교통안전이 높아지는 것이 아니라 운전자들은 도로가 자기 것인 양 권리를 주장한다"며 "이 도로는 마치 큰 슈퍼마켓 주차장 같아서 사람들이 여기저기서 카트를 끌고 다닐 수 있다고 운전자들은 생각하고 조심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 도로 건설을 위해 켄싱턴앤드첼시 로열보로, 런던시, 웨스트민스터시티가 재정을 분담했다.

이번 도로 개통으로 이곳을 찾는 런던 시민과 영국 및 세계 곳곳의 관광객은 더 늘어나는 반면 차량 운행량은 30% 가까이 감소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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