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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스마트시티가 수장 바뀌어도 지속 가능한 이유

도시와 혁신/스마트시티의 조건들

by 소나무맨 2018. 3. 25.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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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스마트시티가 수장 바뀌어도 지속 가능한 이유

주목할 만한 스마트시티-3

강진규 기자
2018.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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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 런던 모습
      영국 런던 모습


      주목할 만한 스마트시티 '런던'

      [테크M = 강진규 기자] 런던은 영국의 수도이자 유럽의 정치, 문화, 경제 중심 도시 중 하나다. 런던은 약 2000년 전 로마인들이 론디니움이라는 요새를 지은 것에서 시작해 꾸준히 성장해 왔다. 현재는 약 900만 명의 시민들이 거주하는 글로벌 도시가 됐다.

      런던은 성장과 함께 많은 도전 과제에도 직면하고 있다. 영국 정부가 작성한 ‘스마트 런던 플랜’에 따르면 런던의 인구는 2030년까지 1000만명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구 증가에 따라 64만1000개의 일자리와 80만채의 주택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 인구 증가로 인해 약 20억 파운드(3조 원)의 비용이 소요되고 런던 시민들은 매년 평균 70시간 이상의 교통 체증을 경험해야 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시민들의 건강문제, 사회 보장, 교육 등 다양한 이슈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영국과 런던 시정부는 이같은 문제 해결을 위해 스마트시티 구축이 필수적이라고 보고 있다. 런던의 사례는 전통적인 대도시의 문제를 스마트시티 구현으로 풀어가려고 한다는 점에서 오래된 대도시가 많은 한국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특히 영국 정부는 기존의 방식으로 스마트시티를 추진하는 것에 한계가 있다고 파악하고 새로운 체계를 만들기로 했다. 영국 정부, 런던시, 기업, 학계 등이 조화롭게 참여하는 방식에 주력하고 있다. 또 해외기업 대상 투자유치와 스마트시티 사업별 특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스마트 런던 플랜을 만든 런던시 정부는 2013년 ‘스마트 런던 이사회’를 구성했다. 이사회 의장으로는 데이비드 간(David Gann) 임페리얼 컬리지 런던 대학 부총장을 선임했다. 데이비드 간 부총장은 혁신 분야 전문가로 유명한 영국 학자다. 데이비드 간 부총장 이외에도 학계는 물론 인텔, 지멘스 등 기업 관계자들이 스마트 런던 이사회에 참여했다. 런던시는 관료가 아니라 진짜 디지털 혁신 전문가들에게 런던의 스마트시티 추진을 돕도록 한 것이다.

      영국 정부는 퓨쳐 시티 캐터펄트(Future Cities Catapult)라는 기업도 만들었다. 이 기업은 도시 혁신과 기업 성장을 지원해 더 나은 도시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퓨쳐 시티 캐터펄트에는 도시전문가, 데이터 과학자, 디자이너, 개발자, 프로젝트 매니저 등이 일하고 있다.

      런던에서 스마트 시티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는 빙산프로젝트 개념도
      런던에서 스마트 시티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는 빙산프로젝트 개념도


      캐터펄트의 프로젝트 빙산(Project Iceberg)은 도시 지하에 무엇이 있는지 파악해 일종의 지하지도를 만드는 작업이다. 오래된 도시에는 하수도, 지하철, 통신선로 등 복잡한 인프라들이 있다. 이런 인프라는 각종 공사나 작업을 할 때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이를 명확히 파악해 효율성을 높이고 사고를 막겠다는 프로젝트다.

      캐터펄트의 런더너스 랩(Londoners’ Lab)은 런던의 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한 프로젝트다. 음식물 쓰레기의 재활용과 순환구조를 만들기 위한 통합 솔루션 개발이 목적이다. ICRI 캡스톤(Capstone)은 2012년부터 2017년까지 캐터펄트와 인텔이 수행한 퀸 엘리자베스 올림픽 공원 개선 프로젝트다. 이중 재미있는 것은 박쥐 생태계 모니터링이다. 얼마나 많은 박쥐들이 건강하게 생활하는지 여부가 환경 상태를 알려준다는 점에 착안해 박쥐의 초음파를 수집하는 사물인터넷(IoT) 기기를 생산해 공원 주변에 장착하고 데이터를 분석했다.

      ICRI 프로젝트에 활용된 박쥐 확인 기기 모습 [출처: 주한 영국 대사관]
      ICRI 프로젝트에 활용된 박쥐 확인 기기 모습 [출처: 주한 영국 대사관]


      영국 정부는 스마트시티 추진에 기업들의 참여가 필수적이라고 보고 투자 유치와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영국 정부는 2016년 스마트시티 피치북(투자제안서)를 만들었다. 이 책은 영국 정부의 스마트시티 정책과 기업 유치 전략들을 소개하고 있다.

      런던 스마트시티 사례 중 흥미로운 것은 시장이 바뀌어도 그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변치 않는다는 점이다. 보수당의 보리스 존슨 런던 시장은 적극적으로 스마트시티 전략을 추진했다. 그런데 2016년 5월 노동당 소속의 사디크 칸 런던 시장이 취임했다. 시장과 집권당이 바뀌었지만 런던 스마트시티 전략은 변함없이 추진되고 있다.

      사디크 칸 런던 시장
      사디크 칸 런던 시장


      런던시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사디크 칸 런던 시장은 스마트시티 전략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내 야망은 새로운 기술들을 활용해 런던을 세계 최고의 스마트시티로 전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디크 칸 시장은 더 나은 미래(Better Futures)라는 청정 기술 인큐베이터도 발표했다. 더 나은 미래는 100개의 런던 소재 중소기업들이 저탄소, 청정 기술 제품을 제공하는 개념이다. 런던시는 더 나은 미래가 런던 환경 문제에 도움을 주는 것은 물론 저탄소 산업의 허브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사디크 칸 시장은 지난해 8월 게임 업체 출신인 테오 블랙웰을 런던시 최고디지털책임자(CDO)로 임명하고 스마트시티 전략을 전담하도록 했다. 또 런던에 혁신 허브 플렉살(Plexal)을 설치했다. 플렉살은 800개 혁신 스타트업이 거주하는 공간으로 런던의 신산업 발전을 주도하는 역할을 한다. 사디크 칸 시장은 영국 기업 뿐 아니라 유럽의 모든 기업에게 플렉살 입주 기회를 내세우며 기업 유치를 하고 있다.

      런던 스마트시티 전략은 정부가 참여하고 지원을 하지만 정부가 완전히 주도하는 형태가 아니다. 기업들을 유치하고 기업들이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협력하는 방식으로 스마트시티를 만들고 있다. 시장이 바뀌었다고 도시 정책의 기조가 바뀌는 한국과 달리 스마트시티 정책에 있어 연속성을 강조하는 것도 런던 스마트시티의 특징이다. 

      [테크M = 강진규 기자(viper@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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