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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를 읽다]"투발루만으로는 극복 불가능"--투발루 국무총리 대행 겸 재무장관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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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늘에서 본 투발루전경


[기후변화를 읽다]"투발루만으로는 극복 불가능"

정종오 입력 2017.08.07. 11:03

투발루 국무총리 대행 겸 재무장관 인터뷰
▲항공기에서 본 투발루.


[푸나푸티(투발루)=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올해 우리나라에 폭염이 기승을 부렸다. 폭우가 한꺼번에 쏟아졌다. 점점 아열대 기후로 변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됐다. 지구 전체가 기후변화로 몸살을 앓고 있다. 그 중 남태평양 도서 국가들은 생존의 문제와 직결돼 있다. 해수면이 상승하면서 나라 전체가 수몰 위기에 빠진 국가도 있다. 기후변화는 이제 한 나라의 문제가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극복해야 할 '국제 공조 사업'으로 떠올랐다. 아시아경제는 2015년 [북극을 읽다], 2016년 [남극을 읽다]에 이어 올해 기후변화의 상징으로 꼽히는 남태평양 도서 국가를 8월1일부터 10일까지 방문한다. [기후변화를 읽다]를 연재한다. 피지, 투발루, 통가를 현장 취재하면서 기후변화의 현재를 고민하고 해결책을 알아본다.[편집자 주]

지난 4일 오전. 푸나푸티 국제공항 바로 뒤편에 있는 투발루 정부청사에서 마티아 토아파(Maatia Toafa) 국무총리 대행을 만났다. 그는 재무장관이다. 현재 투발루 총리가 병환으로 뉴질랜드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토아파 장관이 잠시 총리 대행을 맡고 있다.

토아파 장관은 "기후변화에 따른 투발루 해수면 상승 문제는 우리 혼자만이 노력으로는 해결 불가능하다"며 "국제사회가 함께 풀어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투발루(Tuvalu)'란 의미는 '8개가 함께 서 있다'는 뜻이다.

사람이 살지 않는 섬까지 합치면 9개이다. 산호초 섬으로 이뤄져 있다. 면적은 26㎢이고 인구는 1만898명 정도. 수도 푸나푸티에 6200명 정도가 살고 있다. 건기와 우기 등 두 계절이 있다. 건기는 5월에서부터 10월까지. 11월부터 4월까지는 우기이다.

토아파 장관은 "투발루는 해발 고도가 낮은 산호초 섬이기 때문에 해수면이 상승하면 잠기는 것은 당연하다"며 "매우 심각한 상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운을 뗐다. 투발루의 경우 데이터를 보면 매년 5㎜씩 해수면이 상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후변화는 여기에 머물지 않는다. 그는 "강력한 사이클론이 많아지는 것은 물론 바람이 강해지고 더운 날씨와 가뭄이 이어지면서 식수문제가 심각하다"고 진단했다.

▲마티아 토아파 투발루 국무총리 대행 겸 재무장관은 "투발루의 해수면 상승 극복을 위해서는 국제 공조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토아파 장관은 "이 같은 여러 문제가 겹치면서 식량 안보에 비상등이 켜졌다"고 밝혔다. 이런 현상을 그는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에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해수면 상승이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 때문으로 판단한다"며 "이는 글로벌 이슈이고 당연히 국제적 공조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투발로 혼자서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국제 공동체를 통해 해수면 상승과 기후변화에 대응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토아파 장관은 "해수면이 계속 상승해 국토가 바닷물에 잠기면 우리는 이곳을 떠날 수밖에 없다"며 "호주와 뉴질랜드가 우리를 받아줄 능력이 되는 나라들인데 뉴질랜드는 구체적 프로그램까지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식수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국제적 지원이 이어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투발루에 '담수화 장치' 하나를 건설했다. 토아파 장관은 "한국은 2011년 극심한 가뭄이 계속됐을 때 6만병의 물을 공급했다"며 "최근에는 푸나푸티에 담수화 장치를 건설했다"고 말했다.

한국과 지속적으로 좋은 관계를 유지해 기후변화에 따른 문제에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푸나푸티 해변에 '오션 에이드 코리아(OCEAN AID KOREA)'라는 글자가 있는 담수화 장치를 볼 수 있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파리기후협정 탈퇴에 대해서 그는 "매우 실망스럽다"고 한마디로 잘라 말했다. 토아파 장관은 "파리기후협정은 지구 온도를 1.5도 이상 상승하지 않도록 이산화탄소 배출 저감 등에 대한 국제 사회의 합의"라며 "이를 한 순간에 물거품으로 만든 트럼프는 더 이상 기후변화에 대한 리더십을 이야기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투발루는 이산화탄소 배출 부분에서 전체 책임의 0.001%에 불과하다. 토아파 장관은 "이산화탄소를 줄이기 위해서는 대체 에너지를 개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투발루는 현재 15% 정도의 에너지를 태양열로 바꿨다"고 밝혔다.

그는 "남태평양으로 흘러 들어오는 쓰레기도 골칫거리 중 하나"라며 "정기적으로 대청소를 하고 있는데 밀려드는 쓰레기를 해결하기 위한 국제적 노력도 있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투발루 정부는 기후변화가 우리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로 보고 있다"며 "관련 국제회의 등에서 기후변화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여러 나라들의 지원을 이끌어내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수도 푸나푸티에 있는 투발루 정부청사.

푸나푸티(투발루)=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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