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마을만들기 공동체 추진 10년 鎭安에서 다시 그 전환점을 찾는다 -- 시사전북 7월호
2017. 8. 1. 14:50ㆍ소나무맨의 경력 및 활동/기고 글
한국 마을만들기 공동체 추진 10년 | |||||||||||||||
鎭安에서 다시 그 전환점을 찾는다 | |||||||||||||||
| |||||||||||||||
[진안이 마을 다시 일구는 시작이 된 이유] 전라북도 진안군은 면적이 서울시의 1.3배나 되는 반면 상주인구는 2만 446명에 불과하고, 고령화율은 36.2%(2010년 인구센서스)나 된다. 하지만 20세기 후반 개발 시대를 빗겨가 깨끗한 자연환경과 소박한 전통문화가 잘 남아 있다.
이런 조건에서 2001년부터 전국 최초로 주민이 주도하는 상향식의 마을 만들기 사업이 시작되고 주민들의 학습 활동과 행정의 체계적인 지원을 통해 마을마다 활기가 조금씩 되돌아오고 있다. 또 2006년부터 귀농·귀촌 정책을 적극적으로 결합하여 연간 100가구 정도가 이주해 오고 있다. 그 결과로 최근에는 인구 감소율이 줄고 합계 출산율은 전국에서 2년 연속(2009~2010년) 1위를 기록하였다.
무엇보다 행정 주도 하향식 농촌 개발 방식에 대한 반성이 선결되었다. 그러면서 농촌과 마을을 살리기 위해 강력한 학습 활동을 장려하고, 교육 방법론 개선과 마을 간사, 마을 조사단, 마을 축제, 귀농 귀촌 등 전국 최초의 다양한 시도가 있었다. 또 마을 만들기 지구 협의회를 중심으로 마을 활동을 지원할 수 있는 민간단체가 10개 이상 설립되었다. 2010년 5월에는 마을 만들기 기본 조례도 제정되었다. 행정과 민간 영역의 이런 성과들이 평가받아 2009년 10월에는 대산 농촌 문화 재단의 농촌 발전 부문 대상을, 2011년 12월에는 제1회 대한민국 마을 대상 지자체 분야 대통령상을 수상하였다. 이처럼 자치 단체 규모에서 민관 협력의 선진적인 시스템과 사업들이 주목을 받아 2008년의 전라북도를 시작으로 충청도, 경기도, 서울특별시 등으로 확산되었다. 또 매년 견학이나 연수를 목적으로 전국에서 150팀이 방문할 정도로 마을 만들기의 선진 지역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bottom up 방식 주민주도 시민자치 실험대] 으뜸 마을 가꾸기 사업은 내발적 발전론을 이론적 근거로 ‘주민 주도 상향식’ 방법론을 내세우며 2001년에 도입된 우리나라 농촌 최초의 마을 사업이다. 유정규 박사가 행정에 채용되어 활동의 기반을 놓으며 시작되었다. 11개 읍면별로 성공 가능성이 높은 대표 마을을 읍면 자체에서 선정하였고, 주민들의 교육과 훈련이 중심이 된 사업이다. 2003년에 조례 제정을 통해 사업의 지속성을 보장할 수 있는 지원 근거를 마련하였다. 2004년 12월에는 외부 전문가로 구자인 박사를 채용하고 독자 예산을 확보함으로써 사업의 새로운 전환기를 마련하였다. 예산은 마을당 5,000만~9,000만 원이 차등 지원되었으며 2009년부터는 매년 4,000만 원으로 고정되었다. 주민들이 기획한 사업 내용은 소득 향상을 위한 경제 사업이 기본이 되고 있다. 으뜸 마을 가꾸기 사업과 동일한 방법론에 기반 하여 2008년부터 그린 빌리지 사업이 도입되었다. 이 사업의 목적은 주민 주도의 소규모 마을 경관 개선 사업을 장려하는 것이었다. 첫 해에는 55개 마을에 150만 원씩 지원되어 마을 화단 조성과 벽화 그리기, 돌탑 쌓기 등의 경관 사업이 주로 이루어졌다. 이후 금액은 조금씩 상향 조정되었고 2013년 현재 250만 원이 지원된다. 그리고 경진 대회 방식을 통해 우수 마을에는 시상금을 지원하고 다음 해에는 참 살기좋은 마을 가꾸기 대상 지구로 선정하여 활동의 지속성을 확보할 수 하였다. 소규모 예산 지원임에도 불구하고 마을마다 경쟁의식이 강하게 작용하였다. 마을마다 주민들의 노력 봉사는 기본이고 현물이나 현금 기부도 많아졌으며 사업 아이디어도 주민들 속에서 도출되었다. 위의 두 사업을 통해 전라북도 진안군에는 마을 만들기의 붐이 일게 되었다. 총 303개 행정리 중에서 3분의 2 이상이 마을 사업을 경험하였고 공동체 활동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전진하고 있다. 행정과 주민 사이의 신뢰 관계도 깊어지고 주민 사이에 학습과 토론, 합의의 풍토가 조성되고 있다. 소규모 지원 사업이지만 참가 마을 수도 많아 상호 경쟁과 학습의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귀농귀촌 인재활용 마을 간사제도 시행] 마을 간사 제도는 마을 만들기의 내부 활동가를 보완하고 귀농·귀촌인의 지역 정착을 지원하자는 두 가지 목적에서 도입되었다. 제도 자체는 2004년 11월부터 검토하여 1년의 준비 과정을 거친 후에 2006년 2월에 12명을 선발하여 시작되었다. 대개 학력 수준이 높고 농촌 정착 의지가 높은 젊은 남자가 중심이 되었다. 2008년 2월부터는 15명으로 확대하였고 관련 사업[마을 사무장, 권역 사무장, 산촌 매니저]과도 연계하여 매년 20명 내외가 활동 중에 있다. 기본 역할은 마을의 기록 관리와 공공시설 유지, 마을 신문 발행, 농·특산물 유통 지원, 각종 회의 참가 등이다. 2006년 말부터는 마을 간사 제도의 성과를 확장하여 도시민 인재의 농촌 정착을 더욱 활성화하기 위한 차원에서 귀농·귀촌 1번지 프로젝트를 구상하게 되었다. 2007년에는 때마침 농림부의 ‘도시민 유치 프로그램 지원 공모사업’에 선정되어 3년간 10억 원의 예산을 지원받게 되었다. 이를 계기로 매년 약 20가지 프로그램 사업을 진행하였으며, 여기에는 전국 최초의 시도도 다수 포함되어 있다. 예를 들어, 상설 전담 기구 설립과 운영, 체재형 체험용 빈집 정비, 집들이 비용 지원, 농촌 창업 및 지역 사회 기여 프로그램 사업 등이다. 행정은 민간의 전담 조직 설립을 지원할 목적으로 2008년 1월에 귀농 귀촌 활성화 센터를 설치하였고, 2년간의 경험을 쌓은 후에 2009년 12월에 뿌리 협회로 독립하였다. 용비어천가 제2장의 ‘뿌리 깊은 나무’에서 따온 말로 “뿌리를 내리려는 귀농·귀촌인이 뿌리를 지켜온 토박이 주민들을 존중하며 뿌리가 튼튼한 삶을 살겠다”는 취지를 담고 있었다. 초대 회장은 서상진[진안군 주천면], 2대 회장은 최태영[진안군 정천면]이 맡았다. 2013년 2월 정기 총회에서는 단체 명칭을 귀농·귀촌인 협의회로 변경하고 3대 회장으로 박후임[진안군 동향면]이 취임하였다. [거버넌스 형식의 지역 만들기 체계] 행정 내에 마을 만들기 사업의 전문성과 지속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전담팀이 필수적이다. 이런 차원에서 조직 개편을 통해 2007년 2월에 마을 만들기 전담팀이 신설되었다. 계약직 공무원(농학박사) 팀장이 행정과 민간의 가교 역할을 하였으며 2008년 7월에는 인원도 보강되어 총 4명이 근무하게 되었다. 업무는 마을 만들기와 귀농·귀촌 지원, 도농 교류 등 3대 분야의 약 60가지로 광범위하게 걸쳐 있다. 또 행정 내 다양한 마을 만들기 사업을 조정하기 위하여 2007년 3월에 행정 협조회의 시스템도 도입되었다. 그리고 주로 행정리 단위로 전개되는 주민 활동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읍면의 주민자치 위원회 활동과도 적극적으로 결합하였다. 예를 들어, 2008년 9월부터 마을 만들기 행정 협조회의에 주민 자치 담당자도 참여하였고, 마을 축제에도 매년 참여하고 있으며, 2012년 12월에 개소한 마을 만들기 지원 센터에도 입주해 있다. 또 매년 이루어지는 일본 아야정 연수를 계기로 서로 협력의 방안을 찾고 있다. 또 마을 단위 활동을 연계하여 면 소재지 중심 기능을 강화하고 면 단위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한 시도도 이루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지역이 진안군 백운면이다. 백운면에서는 사단 법인 생명의 숲이 주관하는 마을 조사단 사업[2006년 6월 활동 착수]이 출발점이 되어 면 소재지에서 간판 개선과 공공 미술 작업, 작은 도서관 설립, 마을 축제 개최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되었다. 또 농촌 공간 전체가 지붕 없는, 살아 있는 박물관[에코 뮤지엄]이란 관점에서 농촌 자원을 최대한 연계하고자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져 왔다. 군 단위의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사업도 다수 도입되었다. 먼저 마을과 마을의 네트워크 조직으로 11개 으뜸 마을 사업 지구 위원장으로 구성된 협의회가 2005년 9월에 결성되고 몇 차례의 조직 개편을 거쳐 현재의 마을 만들기 지구 협의회[30개 마을 참가]로 발전했다. 또 매년 여름에 20개 내외 마을과 다수의 민간단체가 참가하는 마을 축제도 마을과 마을, 단체를 연계하는 협력 네트워크 구축의 일환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2008년 5월부터 매주 금요일 군청 앞 광장에서 열렸던 ‘지산 지소 직거래 금요 장터’ 또한 마을 농산물 판로를 공동 협력으로 모색하기 위한 일환이었다. 더불어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기 위해 전문성을 가진 다양한 민간 조직도 설립되었다. ‘농촌형 인큐베이팅’이란 관점에서 행정 사업을 활용하여 민간의 인재를 발굴하고 민간단체 설립을 지원하는 방식이 도입되었다. 2008년 1월에 행정 내 활동 단위로 설립된 도농 교류 센터와 귀농·귀촌 활성화 센터가 중심이 되고 평생 학습 활동가 연계가 되어 다양한 민간단체로 분화되어 나갔다. 민간단체로는 농촌 관광 협회(2008), 마이숲사랑(2008), 마을축제 조직위원회(2008), 한일교류협회(2010), 진안고원길(2010), 공정여행사업단 풍덩(2010) 등이 있다. [마을 만들기의 ‘새로운 10년’을 준비한다] 2001년부터 시작된 마을 만들기 활동은 2010년에 열돌을 맞이하였다. 2009년 초부터 마을 만들기 지구 협의회를 중심으로 학습 모임이나 정기 회의, 총회 등을 통해 지금까지의 마을 만들기 활동을 종합적으로 점검하고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새로운 방향을 검토하였다. 그래서 앞으로 ‘새로운 10년’은 지금까지 ‘더디 가더라도 제대로 가는 길’을 표방하며 축적한 성과를 바탕으로 주민들이 더욱 분발할 수 있도록 ‘구체적이고 가시적인 성과 만들기’로 잡았다. 아래 두 가지 사업은 2대 핵심 사업에 해당한다. 첫째, 경제 영역의 핵심 주체로서 마을의 소농, 고령농을 위한 로컬 푸드 사업단을 조직하는 것이다. 이미 2008년부터 3년간 마을 농·특산물 상품 개발을 촉진하고 판매 훈련과 홍보를 겸하여 매주 금요일 군청 앞 광장에서 금요 장터를 개최하였다. 로컬 푸드 농민 장터를 선구적으로 시작한 것으로 총 91회의 행사가 이루어졌다. 2011년 1월 지구 협의회 산하에 로컬 푸드 사업단이 조직되었고 같은 해 7월에는 농업 회사법인 진안 마을 주식회사가 독립하였다. 이후 산나물 세트 상품 개발과 판매를 시작으로 2012년 8월부터 학교 급식 식재료를 공급하고 있다. 또 2012년 12월에는 전라북도의 농식품 6차 산업화 공모 사업에 선정되어 로컬 푸드 식당과 상설 직매장, 가공 체험장 등을 추진 중에 있다. 둘째, 공간 영역의 핵심 시설로서 지역 밀착형 중간 지원 조직이라 할 수 있는 마을 만들기 지원 센터를 설립하는 것이다. 로컬 푸드 사업단과 마찬가지로 지구 협의회 정기 총회에서 지원 센터 설립 추진단을 결성한 이후로 총 23회의 정기적인 학습과 토론을 거쳐 입지와 사업 방향, 기능, 운영 방식 등을 확정하였다. 2013년 8월에 수탁 법인으로 ‘사단 법인 마을엔 사람’을 설립하였고, 같은 해 12월에 옛 농업 기술 센터를 리모델링하여 개소하였다. 현재 지원 센터 부지에는 진안 마을 주식회사를 포함하여 14개의 민간 조직이 입주해 있고 자활 센터, 평생 학습, 협동조합, 사회적 기업 등도 함께하고 있다. 지원 센터는 단체 사무실만이 아니라 주민 교육과 연수 기능, 창업 보육 기능까지 갖추고 있으며 진안군 마을 만들기의 활동 성과가 공간적으로 축적되고 확산되는 곳이다. 농촌 최초로 민간이 주도하여 설립하는 중간 지원 조직이고 주민 교육과 컨설팅, 연구 용역이 지역 자립적으로 이루어지게 될 것이다. [진안의 마을공동체 살리기 의의와 평가] 전라북도 진안군은 마을 만들기의 원칙을 지키면서 다양한 시도를 해 왔다. 주민 주도 상향식의 마을 사업, 귀농·귀촌인 중심의 마을 간사 제도, 주민 자치 센터의 평생 학습 지도자 제도, 마을 문화 조사단 운영, 지역 통째로 박물관 구상, 마을 만들기 지원 센터 설립 등 모두 전국에서 처음 시작되었다. 이런 성과들이 모여 마을 만들기 전국 대회와 마을 축제도 계속 열릴 수 있었다. 또 ‘새로운 10년’의 2대 핵심 사업으로 선정되고 설립된 로컬 푸드 사업단과 마을 만들기 지원 센터는 진안군의 ‘마을 만들기의 산업화’이자 ‘지속 가능한 마을 네트워크 구축’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두 곳 모두 행정으로부터 인건비와 운영비를 지원받지 않고 독립 채산제로 운영되고 있으며 농촌 지역 개발의 새로운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향후 ‘새로운 10년’의 끝에는 지역 인재를 양성하는 학교 설립을 꿈꾸고 있다. 이처럼 21세기 마을 공동체를 만들어 가려는 진안의 꿈은 많은 사람들의 노력으로 하나하나 결실을 맺어갈 것이다. | |||||||||||||||
시사전북닷컴 기자 |
'소나무맨의 경력 및 활동 > 기고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김택천의 지방분권을 위한 행동 전략 (0) | 2017.11.07 |
---|---|
김택천이사장의 전북의 강이야기 - 언론문화원 열린시민강좌 제8강에서 (0) | 2017.08.04 |
"서울시립대가 서남대 인수해 정상화해야"[전북단체] (0) | 2017.07.17 |
전라북도강살리기추진단 소식 웹진1호 "수소문" 발행 (0) | 2017.07.16 |
지속가능한 사회를 향한 환경교육의 내실화 필요-- 환경교육분야 국정과제 제안문 (0) | 2017.06.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