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왕실 '스타' 부부 만났다..영국 윌리엄 왕세손 부부, 부탄 국왕 방문

2017. 7. 22. 13:56세계와 여행이야기/부탄 이야기




세계 왕실 '스타' 부부 만났다..영국 윌리엄 왕세손 부부, 부탄 국왕 방문

박효재 기자 입력 2016.04.14. 18:00 수정 2016.04.14. 21:25

     

[경향신문] 세계 왕실의 ‘스타’인 영국의 윌리엄 왕세손(33) 부부와 부탄의 지그메 케사르 남기엘 왕추크(36) 국왕 부부가 만났다. 전날 인도 방문을 마친 왕세손 부부는 14일(현지시간)부터 이틀 일정으로 부탄을 찾았다.

14일(현지시간) 부탄 파로 공항에 도착한 영국 케이트 미들턴 왕세손비와 윌리엄 왕세손 부부(왼쪽부터)가 부탄 지그메 케사르 남기엘 왕추크 국왕의 이복남매인 치미 양좀 왕축 부부의 환대를 받고 있다. Gettyimages/이매진스

이날 오전 수도 팀부 근처 산으로 둘러싸인 해발고도 5500m에 위치한 파로 공항에 왕세손 부부를 태운 비행기가 착륙했다. 비행기에서 내린 왕세손 부부는 마중을 나온 치미 양좀 왕추크 부탄 공주의 환대를 받은 후 국왕 부부와 만났다. 텔레그래프는 “왕세손 부부가 국왕 부부를 향해 높은 지위를 예우하는 의미로 절을 했다”고 전했다. 영국 왕세손비 케이트 미들턴은 국왕 부부를 만나기 전 미리 준비해 온 부탄 전통 치마로 바꿔 입었다. 두 부부는 이날 오후 양궁 시합을 관람한 뒤 만찬을 함께 했다. 왕세손 부부는 이튿날인 15일에는 해발 3000m 높이 절벽에 자리 잡은 탁상사원 ‘호랑이의 둥지’까지 트레킹을 한다.

2011년 같은 해 결혼한 두 부부는 여러 모로 닮아 있다. 윌리엄 왕세손과 왕추크 국왕은 둘다 여느 왕가처럼 정략결혼을 택하지 않았다. 또 두 부부 모두 소셜미디어를 즐겨 써 대중과 소통하는 데 거리낌이 없다. 영국 데일리 메일은 ‘히말라야의 미들턴’으로 불리는 부탄 왕비 제선 페마(25)가 미들턴(34)처럼 미모와 겸손한 태도로 국민의 사랑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두 사람은 모두 평민 출신이다. 페마는 소박하게 전통 예식을 치르고 외국으로 신혼여행을 가는 대신 나흘간 민생시찰을 하고 작은 시골집에서 생활하는 등 소탈한 면모로 국민의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아버지가 항공사에서 일을 했다는 점도 비슷하다. 페마의 아버지는 부탄 국영 항공사인 두르크에어 조종사였고, 미들턴의 아버지는 지상에서 기장에게 항공기 운항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관리자였다.

두 사람은 관심사와 취미도 닮았다. 미들턴은 기숙학교에 다니며 크로스컨트리와 수영, 필드 하키 선수로 활약했다. 인도의 기숙학교에서 중학생 시절을 보낸 페마는 농구팀 주장을 맡았다. 미들턴이 대학에서 예술사를 전공했고, 페마는 회화 등 순수예술에 관심이 많다.

부탄 지그메 케사르 남기엘 왕추크 국왕과 제선 페마 왕비 부부가 지난 2월 낳은 아들을 안고 있다. 제선 페마 페이스북

부탄 국왕 부부는 관례에 얽매이지 않고 서구문화에 개방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왕추크 국왕은 옥스포드대에서 정치학을 전공했다. 인도 공용어인 힌디어와 영어에 능통한 페마는 영국 리젠트대에 입학했지만 21살이던 2011년 5월 국왕과 약혼을 발표하면서 학업을 중단했다. 부탄의 보수적인 결혼 관례를 깬 두 사람의 파격은 화제가 됐다. 결혼 전 잠시 동거를 했고 결혼식 때는 국왕이 신부에게 입을 맞춰 관중들이 환호했다. 부탄에서는 부부가 공개적인 장소에서 애정표현을 하는 일이 드물다. 부탄 왕가는 일부다처제를 허용하지만 국왕은 “나에게는 페마 한 명뿐”이라고 애정을 과시하기도 했다. 부부는 지난 2월 첫 아들을 낳았다.

부탄은 영국과 아직 정식 국교를 맺지 않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두 왕실부부의 만남이 성사된 데는 옥스포드대 교수를 지낸 부탄 국왕의 전 가정교사이자 영국의 부탄 명예 영사인 마이클 러틀랜드의 막후 역할이 컸다”고 보도했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