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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으로 진짜 ‘살 집’을 찾아고 시작한 전원생활

이런저런 이야기/작은 집이 아름답다

by 소나무맨 2017. 4. 7.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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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으로 진짜 ‘살 집’을 찾아고 시작한 전원생활

건강마을촌장 (hico***)님 작성글 전체보기 추천 0 | 조회 722 | 2017.04.07 06:53 | 신고


지속 가능한 직업과 삶에 대해 항상 고민하던 박주영, 김자혜 부부는 하던 일을 그만두고 진짜 ‘살 집’을 찾아 전국 일주를 떠났다. 그러던 중 지리산이 품은 하동군 악양면에서 만난 낡은 농가 고택에 반해 이사를 결심했다. 넓은 마당을 두른 노란색 국화꽃도 부부의 결정에 한몫했다. “60대가 되어 귀촌하는 것보다 실패해도 툴툴 털고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지금이 적기라 생각했어요.” 두 부부는 1946년(병술년)에 지어져 올해로 70세가 된 이곳을 고쳐줄 건축가를 찾아 진주, 창원, 광주까지 방문했지만 누구도 선뜻 나서지 않았다. 오래된 집을 고치는 것은 아무래도 건축가에겐 부담으로 다가왔기 때문. 그러던 차 디자인랩 오사의 젊은 건축가 강성진 소장을 만나게 됐고, 두 부부의 농가 주택 고치기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대대적인 공사를 진행하기 전 한옥의 골조를 전문적으로 진단해주는 도편수의 방문은 필수였다. “나뭇가지로 기둥을 툭툭 치더니 남겨야 할 기둥과 교체해야 할 기둥을 가려내셨어요. 생전 처음 보는 풍경이라 기억에 남습니다.” 한옥은 곧은 나무 기둥을 사용하지 않고 일부러 비틀어진 것을 쓰고 기둥과 기둥을 잇는 이음새에 틈을 준다. 온도에 따라 팽창과 수축을 반복하는 나무의 특성에 유연하게 대처해야 하기 때문이다. 부부의 살림 공간은 기본적인 골조만 남기고 대부분을 증축했지만, 전창(살창)을 설치해 자연을 들이고, 보와 서까래는 그대로 둬 예전 한옥의 모습을 느낄 수 있게 완성했다.

1 과감하게 귀촌을 결정한 박주영, 김자혜 부부. 이들은 지난해 1월 하동에 내려와 집을 짓는 동안 일손을 거들며 앞으로 살게 될 집을 차근차근 완성했다. 2 창 밖의 자연을 벗삼아 독서를 즐길 수 있는 코지 공간. 3 비교적 좁은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동선을 최대한 짧게 유지하는 방식으로 집 전체를 설계했다. 물을 많이 사용하는 기능적인 특성을 고려해 콘크리트 블록으로 화장실과 세면대 주변을 마감했다. 세면대를 출입문 바로 앞에 만들어 외출 후 바로 손을 씻기에도 편리하다. 4 간결하게 꾸민 부부의 침실.

이곳은 부부가 생활하는 안채와 사랑채를 고쳐 만든 게스트하우스인 소보루로 구성된다. 소보루는 전통 가옥의 원형을 그대로 복원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두 개의 출입문 중 하나는 나무문으로, 다른 하나는 창문으로 만들어 소보루를 방문한 손님이 지리산의 풍경을 방 안에서도 느낄 수 있게 했다. 외양간이었던 공간은 박주영 씨의 가죽 공예를 위한 작업실로 만들었다. 소보루의 명당은 살짝 단이 높은 누마루. 예약 손님이 없을 땐 부부가 이곳에서 마주 앉아 차도 마시고 글도 쓰며 넉넉한 시간을 보낸다. 게스트하우스의 내부 공간은 부부의 공간과 마찬가지로 미송 합판으로 마감해 간결하게 연출하고 꼭 필요한 가구와 집기만으로 구성해 정제된 공간의 미를 느낄 수 있다. 위치적인 특성상 1박 2일 머물기 보다 장기적으로 투숙하는 손님이 많은 소보루는 누마루에 앉아 조용히 사색하고 자연을 즐기기에 더없이 좋은 곳이다.

1 집을 고치며 부부와 손님의 공간이 부딪히지 않게 입구를 달리했다. 2 외양간을 고쳐서 만든 박주영 씨의 작업실. 이곳에서 박주영 씨는 가죽 공예를 독학하며 자신만의 브랜드를 론칭할 계획을 갖고 있다. 3 단아하게 꾸민 게스트하우스의 내부 모습. 침대에 누우면 맞은편에 설치한 창 밖으로 지리산이 보인다. 4 부부는 손님의 따뜻한 잠자리를 위해 아궁이에 불을 지펴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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