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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리더 직격 인터뷰>남경필 "집권여당, 革新 못하면 국민에게 革命 당할 것"

리더쉽

by 소나무맨 2017. 1. 9.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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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리더 직격 인터뷰>남경필 "집권여당, 革新 못하면 국민에게 革命 당할 것"

허민 기자              

남경필 경기지사가 16일 경기도청 서울사무소에서 문화일보와 차기 리더 직격 인터뷰를 하고 “연정은 권력을 나누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남 지사는 “박근혜 대통령이 청년실업 담당 부총리나 정무장관 자리를 신설해 야당에 맡기고 국무회의에서 같이 논의한다면 대한민국의 정치와 경제는 한 단계 더 앞으로 진전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선규 기자 ufokim@

남경필 경기지사

남경필(51) 경기지사는 젊은 나이에 비해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다. 35세에 국회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해 내리 5선을 했고, 국회 상원 격인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위원장과 여당 최고위원을 거쳐 경기 도백에 이르기까지 이력서의 두께만 해도 상당하다. 한때 부(富)를 대물림해 평생 어려움 모르고 살아온 ‘오렌지족 국회의원’으로 불리기도 했고, 주장에 비해 실행력이 부족했다는 지적도 받았다. 하지만 경기지사에 취임하자마자 한국 정치사에서 보기 힘든 야당과의 ‘연정’을 시도하면서 정치권에 새바람을 불어넣었고 자연스럽게 차기 대선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남 지사와의 인터뷰는 소속 정당인 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계가 비박(비박근혜)계 중심의 비상대책위원회와 혁신위원회 출범을 무산시킨 일이 일어나기 하루 전인 16일 오후 경기도청 서울사무소에서 이뤄졌다.

그는 새누리당 내분 사태를 예견한 듯 “집권여당이 혁신하지 못하면 분노한 국민으로부터 혁명 당할 것”이라며 “정계개편이 아니라 정계폐지, 정치해체를 당할 수도 있다”고 걱정했다. 그러나 여당 내분 이후 변화한 상황과 관련한 추가 질문에 남 지사는 “지금은 위중하고 민감한 시기”라며 말을 아꼈다. 남 지사는 자신의 정치상품인 연정과 관련, “대통령이 야당에 청년실업부총리와 정무장관을 주고 국무회의서 토론하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그는 “연정은 권력을 나누는 것”이라며 “나눠보니까 참 좋더라”고 말했다.

―새누리당 5선 국회의원 출신이고 오랫동안 소장 쇄신파 리더였다. 새누리당이 지금 4·13 총선 민의를 잘 받들고 있는 건가.

“새누리당은 물론 정치권이 혁신하지 않으면 혁명 당하게 될 것이다.”

―혁명이라고 했나.

“저출산, 저성장, 청년실업이 심각하다. 특히 청년실업은 지금 폭발 직전의 상태다. 집권여당을 포함한 정치권 책임이 크다. 정신 못 차리면 사회적 혼란이 일어날 수도 있고 민심 소요가 일지 말라는 법이 없다. 정계개편이 아니라 정계폐지가 올 수도 있다. 정치든 뭐든 다 해체될 수 있다.”

―새누리당이 뭘 어떻게 해야 하나.

“혁신위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총선 패배의 원인을 규명하고 이것을 하나로 모으는 것이다. 총선 참패의 원인을 1번, 2번, 3번 이렇게 뽑아놓고 합의를 봐야 한다. 그렇게 진단을 해야 1번은 어떻게 고치고 2번은 어떻게 고치고 하는 처방이 나오고 해법이 나올 거 아닌가.”

―남 지사가 보는 총선 참패 원인은.

“내 입으로 얘기하기보다는 여당 내부에서 생각을 모아야 한다. 실은 다 알고 있는 거 아닌가.”

―총선 후 청와대 쇄신 요구는 비서실장 교체로 끝난 분위기인데, 이걸로 총선 민의에 답하는 수준이 될까.

“뭐 지방 도백이 뭐라고 하기엔….”

―도백도 보통 도백인가. 경기도는 1200만 명 인구를 거느린 대한민국의 축소판이다. 대통령 국정운영 스타일에 대한 조언 한마디는 할 수 있지 않나.

“대통령이 변해야 한다. 넓게 소통해야.”

―넓게 소통하는 방법은.

“소통이든 연정이든 기본은 권력을 나누는 것이다. 대통령은 청년실업 해소를 위한 ‘원 포인트 연정’이라도 해야 한다. 청년실업 담당 부총리를 신설해 야당에 맡긴다든지. 정치권이 요구하는 정무장관도 야당에 주고. 그래서 대통령이 국무회의에 야당 국무위원들과 같이 논의하고 거기서 나온 얘기를 갖고 야당 대표들과 만나 협력을 요청하고 이런 거 해야 한다 대통령이. 그게 진짜 소통이다.”

―대통령 스타일로 볼 때 힘들지 않겠느냐는 시각이 있다.

“그래서 간청을 드리는 거다. 권력을 나눠보니까 좋더라. 별문제 없는 게 아니라 더 좋더라.”

―선거는 바람, 구도, 인물이다. 인물이 바람을 만들고 바람이 구도를 만든다. 결국 인물이 중요한데, 총선 참패 이후 여당의 대권구도가 사라졌다. 구도를 다시 만들어낼 만한 인물이 남 지사 외에 몇 명 되지 않는다.

“우선은 여당이 혁신하는 게 급하다. ‘깨진 바가지’로는 어떤 인물도 담을 수 없다. 반기문(유엔 사무) 총장도 담겨지지 않는다. 혁신해야 인물도 나온다. 지금 이 상태에선 새누리당 어떤 후보가 나와도 안 된다.”

―물론 틀도 중요하지만 어느 시점에 가면 인물이 틀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내년 대선 전까지 도전의 기회가 있을 것이다. 기회가 온다면.

“연정과 협치, 저출산·청년실업 문제 해결 이런 거 경기도에서 진짜 탄탄하게 해보고 싶다. 그게 평가받으면 그 이후도 의미가 있다고 본다.”

―경기도정에서 평가받으면 그 후엔 대권 도전하겠다….

“임기(2018년 6월)를 마치면…. 하하하.”

―차기 대선의 시대정신은 뭔가.

“공화(共和)다. 정치적 협치인 연정, 경제적 협치인 공유적 시장경제, 시민사회와의 협치를 포함하는 의미로서의 공화다.”

―꽤 오랫동안 새누리당 소장파 쇄신모임의 리더였다. 혁신 요구가 얼마나 실현됐나.

“아쉬움이 많다. 정치는 주장이 아니라 비전과 실천이다. 비전이 없으면 빈약하고 실천이 없으면 공허하다. 그런 점에서 쇄신모임은 성과에 있어 절반 정도밖에 못 했다.”

―최근 유럽 연정을 공부하고 왔다고 들었다. 무얼 배웠나.

“구 서독의 초대 총리인 아데나워는 ‘같은 정부 안에 반대의 목소리가 없는 것처럼 위험한 건 없다’며 연정을 택했다. 이탈리아는 최근 45%까지 치솟은 청년실업을 연정으로 풀어냈다.”

―연정 철학에는 동의한다. 우생학적으로도 보면 ‘잡종강세’가 맞다. 미국의 힘은 혼혈의 힘이다. 하지만 1990년 3당 합당, 1997년 DJP연합 등 연정이 중간에 다 깨졌다. 우리 정치사회 문화가 배타적이어서 혼혈을 용납하지 않는다는 시각도 있다.

“일단 제도와 구조가 문제다. 정치구조는 완전히 싸움판을 만들어놓고 정치문화는 좀 나이스하게 하라고 주문하라는 게 맞지 않는다. 한 표라도 이기면 권력을 다 가져가는 구조 아닌가. 대선에서 1%포인트 차이로 승부가 났는데 한쪽은 모든 자리를 좍 차지하고 한쪽은 줄줄이 감옥 가고. 이런 제도와 구조가 문제다.”

―승자독식의 정치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말인가.

“연정의 구조로 바꿔야 한다.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득표수만큼 자리를 나누도록 짜야 한다. 대통령 선거에서 51% 득표하면 권력의 60%쯤 갖고, 49% 득표한 쪽에는 40%쯤 권력을 나눠주면 되지 않겠나. 결국 인사권을 나누면 된다. 대통령제와 연정의 궁합이 맞을까 하는 걸 걱정하는 이들이 있는데 선진국에서는 많이 한다.”

―그런 면에서 ‘대선 결선투표제’는 어떤가. 1차에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1, 2위가 3, 4위와 선거동맹을 하면 선거 후 통치동맹으로 발전하지 않을까.

“그렇다. 결선투표제도 연정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처음엔 (결선투표제에) 부정적이었는데 최근 이거 방법이 될 수 있겠구나 했다.”

―원래 개헌론자였는데.

“대통령제냐 내각제냐 하는 권력구조만 놓고 개헌하는 게 과연 국민동의를 받을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있다. 일단 중대선거구제로의 개편이라도 했으면 좋겠다. 총선 민심 중 하나는 대통령제하에서 양당제 하지 말라는 것이었지 않나. 다당제가 가능하도록 하는 게 옳다.”

―며칠 전 김무성 전 대표와 만났다는데 무슨 얘기를 했나.

“그냥 뭐…. 지나간 얘기와 당 걱정 나라 걱정 하면서 잘돼야 할 텐데 그런 얘기를 했다. 많이 지쳤더라. 얼마나 괴로웠겠나.”

―경기도가 그간 협치와 연정을 많이 했는데 어떤 성과가 있었나.

“특히 경제적 협치인 공유적 시장경제 성과에 주목해 달라. 과거에는 없었던 형식이다. ‘스타트 업 캠퍼스’나 ‘경기도주식회사’는 협치 개념을 도입해 저성장 문제를 해결하자는 것이다. 판교 자율주행자동차 테스트 베드도 경기도와 시장이 힘을 합친 공유적 경제의 틀 안에 있다. 그밖에 민·관협력, 시민사회와의 거버넌스도 다 협치에 속한다. 아주 다층적이다.”

―한국경제, 뭐가 문젠가.

“지금 구조론 안된다. 저출산, 저성장, 청년실업이 3대 문제다.”

―평소 “경기도가 바뀌면 대한민국이 바뀐다”고 말해 왔다. 경기도정을 통해 만들고 싶은 대한민국의 미래는.

“창업 생태계를 만들어주는 게 중요하다. 빅데이터와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로봇 등 4차 산업혁명 분야에서 할 일이 널려 있다. 모두 경기도가 공유적 시장경제를 기치로 추진 중인 것들이다.”

―우리 외교안보전략에 대한 고민이 많다고 들었다.

“우리 민족은 늘 대륙의 ‘파워 시프트’ 때 국란을 당했다. 지금 중국이 뜨면서 파워 시프트가 느껴진다. 미국 일변도 정책에서 벗어나 조금씩 우리 역량을 키우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중국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일본과의 관계는 과거사 문제를 슬기롭게 극복하면서 미래지향적으로 옮아갈 필요가 있다.”

―정부가 바뀔 때마다 국정이 단절되는 폐해를 막으려면.

“전임 정부의 경험을 공유하는 게 중요하다. 정권 재창출이든 교체든 결국 협치와 연정의 정신이다.”

인터뷰 = 허민 정치부 선임기자

정리=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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