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경제, 자본주의 敵? 자본주의的!
한겨레21 유사 택시업·숙박업 논란 계속되는 우버택시·에어비앤비…
현재는 효율적 자원 분배에만 집중하지만 또 다른 가치사슬 끊는 산업의 마중물이란
기대도
직장인 김아무개씨는 여행객에게 오피스텔을 숙소로 빌려줘 돈을 번다. 서울에 오는 여행객들은 온라인 누리집 ‘에어비앤비’(Airbnb)를 통해 김씨의 오피스텔을 소개받는다. 이들은 인터넷을 통해 김씨의 오피스텔 내부 사진을 들여다본 뒤, 마음에 들면 예약하고 신용카드로 온라인 결제를 한다.
비어 있는 방 말고 따로 4채 운영
지난해 초 김씨는 이 사업을 시작했다. 우연히 에어비앤비를 알게 돼 부업 삼아 투자를 했다. 외국인이 많이 찾는 고궁, 서울 명동과 가까운 종로 쪽에 작은 오피스텔을 임대했다. 침대·식탁·냉장고 등을 갖추고 실내 사진을 찍은 뒤 에어비앤비 누리집에 집을 소개했다. 어떻게 해야 성공할 수 있을까 궁리하다가 “일본·중국·미국에 있는 친구들에게 누리집에 들어와 평가를 좀 달아달라고 부탁했다”고 한다. 다른 이의 평가를 보고 결정하는 누리꾼의 심리를 노렸다. 처음에 한 달을 계약한 장기 손님이 온 것도 운이 좋았다. 김씨는 “예약이 꽉 차 있으니 인기가 좋은 집으로 인식된 것 같다”고 했다. 평가가 좋아 신뢰도도 높고 예약률도 높으니 에어비앤비는 김씨의 오피스텔을 세계 여행객에게 높은 순위로 추천했다.
돈을 벌기 시작한 김씨는 지난해 7월 오피스텔을 한 채 더 임대했다. 현재는 오피스텔 4채를 임대해 에어비앤비·비앤비히어로 등 숙박공유 누리집을 통해 숙소로 빌려준다. “사실 내가 하는 것을 공유경제라고 볼 수는 없다. 비어 있는 방을 나눈 게 아니니까. 직장 다니면서 따로 4채를 꾸리는 게 힘들어도 번 돈으로 여행을 할 수 있어 만족한다.” 정식 숙박사업자가 아닌 김씨는 숙박공유서비스로 번 돈엔 세금을 내지 않는다.
김씨는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이른바 ‘공유경제’ 흐름을 잘 포착한 사람이다. 공유경제는 한 개인만 쓰기엔 활용도가 적은 자원을 발굴해 모두가 공유할 수 있게 만들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말한다.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는 게 에어비앤비와 우버다.
에어비앤비는 2008년 8월 설립됐다. 3명의 공동창업자인 브라이언 체스키, 조 게비아, 네이선 블레차르치크가 자신의 거실에 에어매트리스 3장을 깔고 인터넷을 통해 투숙객을 받은 게 시작이었다. 주말 동안 얻은 수익만으로도 월세를 낼 만큼 돈을 벌자 이들은 사업을 확장했다. 이제는 미국 내 4400여 곳 등 전세계 80만 곳의 숙소를 온라인으로 등록·검색·예약할 수 있는 서비스로 성장했다. 에어비앤비는 “공유경제의 선두주자로서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김씨의 사례는 공유경제의 이미지를 혼란스럽게 만들기도 한다. 여러 채의 집을 임대해 경제활동에 나선 것은 ‘공유경제’ 정신과 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최근 불거진 우버 논쟁도 공유경제에 대한 논란에 불을 붙였다.
노는 자동차 아닌 리무진 업체와 계약
우버 논쟁은 지난해 8월 국내에 들어온 우버블랙 서비스가 입소문을 타면서 시작됐다. 우버블랙은 승객이 스마트폰 앱을 통해 차량을 요청하면 고급 자동차를 보내줘 목적지까지 갈 수 있게 연결해주는 서비스다. 일반택시에 견줘 비싸지만 편안하다. 우버는 ‘공유경제’를 내세우면서, 주차장에서 놀고 있는 자동차가 아닌 리무진 서비스 업체와 계약을 했다.
택시업계는 당연히 유사 택시사업이라며 반발했다. 서울시도 7월21일 우버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고발과 누리집 차단까지 검토하고 나섰다. 택시의 경우 성범죄자 같은 전과자나 무자격자 등을 걸러내기 위해 택시 운수종사자 자격을 관리·감독하는 반면, 우버는 운전자를 검증할 방법이 없어 시민이 위험에 노출될 우려가 크다는 이유에서다.
안전뿐만 아니라 혁신과도 거리가 멀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성낙환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과거에도 에어비앤비나 우버와 비슷한 모델이 있었다. 최근 이들이 각광받는 것은 경제적으로 어려워지다보니 집이나 자동차를 통해 추가 수입을 벌어야겠다는 이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또 젊은 세대가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상품을 알아보는 것에 익숙해지다보니 거부감이 없이 받아들여졌다. 환경 변화와 함께 복합적으로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다.
조산구 코자자 대표가 지난 8월27일 서울 종로구 관철동 ‘마이크임팩트 스퀘어’에서 열린 오픈넷 포럼 ‘우버로 보는 공유경제와 규제의 미래’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조 대표는 “공유경제가 현재의 과잉생산·과잉소비에서 벗어나 자원을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지속 가능한 성장으로 이끌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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