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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뜨는 공유경제 ABC

경제/공유경제

by 소나무맨 2016. 2. 20.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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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뜨는 공유경제 ABC

세계일보|이천종|입력2016.02.20. 13:47

공유경제(sharing economy)가 뜨고 있다.

정부는 최근 빈 방을 나눠쓰는 아이디어로 글로벌 기업으로 우뚝 선 ‘에어비앤비(AirBnB)’의 성공모델인 공유경제 서비스를 신산업의 하나로 육성한다고 발표했다. 아직은 생소한 공유경제의 ABC를 짚어봤다.

◆공유경제는 자본주의 구원투수?

2008년 로렌스 레식(Lawrence Lessig) 하버드대 교수가 저서 ‘리믹스’에서 상업경제와 구분하면서 처음 쓴 공유경제가 저성장으로 신음하는 자본주의의 대안으로 부상했다.

 

 

 

 

 

 

 

 

 

물품은 물론, 생산설비나 서비스 등을 개인이 소유할 필요 없이 필요한 만큼 빌려 쓰고, 자신이 필요 없으면 다른 사람에게 빌려 주는 공유소비의 의미를 담고 있다.

미래학자인 제러미 리프킨 교수가 최근 펴낸 ‘한계비용 제로 사회’에서 예리하게 간파한 것도 공유경제의 힘이다. 한계비용이 제로(0)에 달해 스스로 무너질 수 밖에 없는 자본주의의 구원투수가 공유경제라는 논리다.

공동체 경제와 나눔경제, 협동 협업경제, 사회적 경제도 비슷한 의미다. 소비와 소유의 시대를 넘어 공유시대로 세상을 바꾸자는 것이다.

2008년 세계 경제위기가 공유경제를 키웠다. 경기불황으로 합리적 소비문화가 확산했다. 때마침 스마트폰 보급으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성장해 공유경제의 기반인 모바일 플랫폼이 구축됐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매솔루션에 따르면 세계 공유경제 시장규모는 2010년 8억5000만달러에서 2014년 100억달러를 넘었다. 미국 공유경제 조사기관인 크라우드 컴퍼니(Crowd Companies)의 제러미아 오양(Jeremiah Owyang)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15년간 약 260억달러가 공유경제 분야로 유입됐다. 미국 컨설팅업체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는 2025년까지 세계 공유경제 시장이 3350억달러 규모로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증기기관이 인간을 봉건적 속박에서 벗어나게 해줬다면 모바일은 시장경제에서 협력적 공유사회로 가는 징검다리 역할을 해주고 있는 셈이다. 자동차 공유 서비스 기업인 집카(Zipcar)의 창업자인 로빈 체이스는 지난해 파리 기후변화회의 세미나에서 “산업 자본주의는 더이상 미래가 아니다”라며 공유경제 시대의 도래를 역설했다.

◆에어비앤비와 우버의 성공신화

공유경제의 대표주자는 2008년 8월에 설립된 에어비앤비(AirBnb)다. ‘낯선 도시에서 우리 집을 만나다’. 여행의 설렘과 집이 주는 편안함을 절묘하게 버무린 에어비앤비의 도발은 성공했다. 하룻밤 지낼 아파트나 일주일 동안 지낼 수 있는 성, 한 달 동안 지낼 수 있는 빌라 등을 찾으려는 여행자나 이들을 맞으려는 집주인들이 에어비앤비에서 만난다.

공동 창업자인 브라이언 체스키(Brian Chesky)와 조 게비아(Joe Gebbia)는 대학 시절 창업을 결심하고 샌프란시스코에 월세 아파트를 얻어 사업 구상에 나섰다. 당시 두 사람에게는 월세 아파트를 빌리는 것조차 큰 부담이었다.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두 사람은 간단한 아침식사와 아파트의 남는 공간을 여행자에게 제공해주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샌프란시스코는 매년 수백회의 전시회와 박람회가 개최돼 성수기에는 호텔 방을 구하기 어려울 정도로 숙박시설이 부족했기에 사업 전망은 밝았다. ‘저렴한 잠자리(Airbed)와 아침식사(Airbreakfast)’를 준다는 ‘에어비앤비’의 출발은 다소 싱거웠다.

에어비앤비의 성공은 호텔 숙박료보다 싸게 여행지에서 잠자리를 구하려는 이들과 자투리 공간을 활용해 부수입을 올리려는 이들의 수요가 절묘하게 맞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처럼 세계적으로 성공을 한 것은 ‘집’을 통해 서로 다른 문화권의 사람들이 만나는 색다른 경험이 입소문을 타고 퍼져서다.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통해 객실 제공자나 이용자가 서로 평가할 수 있고, 이를 제3자가 볼 수 있어 안전한 이용환경의 토대를 구축한 것도 성공의 중요한 요인이다. 특히 2012년 미국 동북부를 강타한 허리케인 샌디(Sandy)로 이재민이 발생하자 에어비앤비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나서 무료로 24시간 자기 집을 개방한 것을 계기로 에어비앤비에 대한 호감도는 수직상승했다.

에어비앤비는 현재 191개국 3만5000여개 도시에 200만개의 숙소를 확보, 누적 게스트 7000만명을 돌파했다. 세계 최대 규모의 호텔 체인을 보유한 인터컨티넨탈호텔 그룹이 100개국에 64만5000개의 객실을 확보하는 데 65년을 쏟아부은 것을 감안하면 기적에 가까운 일이다.

차량 공유기업인 우버(Uber)는 포브스가 추산한 기업가치가 무려 680억달러에 달한다. 창업 5년 만에 107년 전통의 제너럴모터스(GM)의 기업가치를 넘어선 것이다. 창업 7년차에 기업가치 500억달러 인정을 받은 페이스북보다 빠르다.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가 ‘2015년 가장 스마트한 기업 50위’에 이름을 올린 우버의 성공 비결 중 하나는 간편함이다. 간단한 회원 등록 절차만 거치면 이후 사용할 땐 특별한 조작이 필요 없다. 우버 앱을 열면 앱은 자신의 위치를 추적해 근처 우버 차량을 탐색한다. 지도상에 목적지만 표시하면 그걸로 끝이다. 결제도 미리 등록된 신용카드가 자동처리한다.

◆유럽에서도 공유경제 열풍

영국은 유럽 공유경제의 수도로 불린다. 세계적인 공유경제와 연관된 사업의 10% 가량이 영국에 본사를 두고 있다.

런던에 기반을 둔 하셀닷컴(hassle.com)은 앱을 통해 요청하면 근처에 있는 청소부를 찾아주는 서비스다. 엄청난 인기를 끌자 경쟁사인 독일 업체에 지난해 7월 3200만파운드에 인수됐다.

프랑스에서는 ‘카풀’ 중개 서비스를 제공하는 블라블라카(BlaBlaCar)가 폭발적인 인기다. 2006년에 설립된 블라블라카는 운전자가 출발지와 도착지를 올리면 일정이 맞는 이들이 비용을 내고 동승한다. 블라블라카는 10∼15%의 수수료를 받는다. 블라블라카는 지난해 9월 미국의 3개 벤처캐피탈 회사로부터 1억8000만유로(약 2303억원)를 조달하면서 몸값이 15억달러(약 1조7685억원)로 평가됐다. 19개국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이용자는 200만명에 달한다.

독일에선 음식재료를 공유하는 푸드쉐어링(foodsharing)과 집에 있는 공구를 나눠 사용하는 프란츠(Frents)가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공산주의 국가였던 러시아에서도 경제 위기 여파로 공유경제 산업이 부상하고 있다. 러시아에서 에어비앤비의 매출은 최근 1년간 두 배 이상 늘었다. 모스크바는 에어비앤비의 매출 상위 10위 도시에 이름을 올렸다.

공유의 대상도 단순한 물건이나 시간을 넘어 지식과 재능, 시간 등 무형의 자산으로 확장하고 있다. 일본에서 시작돼 미국과 영국 등 14개국에 퍼진 타임뱅킹은 개인들의 시간을 공유하는 것이다.

세종=이천종 기자 sky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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