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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케가미 히로미치 일본 자치체문제연구소 사무국장 |
9월 25일 완주 마을만들기전국대회의 문을 연 ‘기조강연’이 빛났다. 이케가미 히로미치 일본 자치체문제연구소 사무국장은 ‘생활정치로서 마을만들기’라는 주제로 일본 마을만들기의 성과와 문제점에 대한 명료한 설명으로 청중에게서 큰 호응을 얻었다. 마을만들기의 중요성과 앞으로 한국의 마을만들기가 어떤 방향으로 가야하는지에 대해 깊이 있게 생각해 볼 수 있었던 감동적인 강연이었다는 평가다.
그는 우선 일본의 시대별 지방자치제도의 변화를 설명하면서 그에 따른 몇 가지 현상을 소개했는데, 일본의 기초자지단체(구시정촌) 수가 지속적으로 줄어들었다는 점에 주목했다. 근대화 과정에서는 구시정촌의 규모가 확대되지만, 절대주의적인 천황제(1888-1945)에서는 대지주와 대자본의 이익을 우선하고 군국주의와 침략주의 체제를 확립하기 위해 시정촌 합병이 추진돼 1888년 7만1314개였던 구시정촌의 수가 1945년에는 1만543개로 14.8%만 남게 된다. 이후 국민주권체제에서는 농림수산업을 경시하고 대도시 우선 정책을 펴며 국가적인 정책으로 시정촌 합병이 거듭 추진되는데, 이에 2014년 현재 구시정촌의 수는 1741개로 1888년과 비교하면 2.4%, 1945년과 비교하면 16.5%에 지나지 않는다. 그런데 구시정촌 중 ‘시’ 의 숫자는 1889년 39개에서 2014년 790개로 증가한 반면, 정촌의 수는 1만5820개에서 928개로 줄어들어 농촌의 지자체수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도시와 농촌의 인구 및 면적 변화’에도 주목했다. 도시의 면적과 인구는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농촌의 면적과 인구는 지속적으로 줄어드는데, 2010년 현재 농촌과 도시를 합쳐 100%라고 할 때, 전체 면적 중 57.2%의 면적이 도시이고, 그곳에 전체 인구의 90.7%가 살고 있다. 이로 인해 식량자급률도 현저히 떨어지게 됐으며, 각종 농촌의 문제점들이 나타났다. 그는 이밖에도 기초자지단체 수가 줄어들면서 청소년 사망 원인 1위가 ‘자살’로 나타나는 등 끔찍한 사회적 병폐들이 확대됐다고 진단했다. 이렇게 마을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한국이 일본의 현실에서 교훈을 얻길 바란다고 전했다.
그는 일본 농촌 마을만들기 운동을 리드하는 ‘작지만 빛나는 자치단체’ 운동을 소개했다. ‘작지만 빛나는 자치단체’는 시정촌 합병을 거부한 정촌의 자치단체모임으로 단체장이 선두에 서서 추진하고 있으며, 지속적인 연구와 정책 제안 역할도 하고 있다. 특히 모범사례로 주목받고 있는 나가노현의 아치무라를 상세히 소개했다. 아치무라는 아름답고 풍부한 자연 속에 있는 마을로 사회교육 연구회, 건강복지 학습회, 건강회의 등 주민 교육 프로그램이 다양하고 활성화 돼 있으며, 유기농업, 공동식당 경영 등 주민이 공동으로 추진하는 프로그램을 많이 만들어 왔다. 이케가미 히로미치 사무국장은 주민이 “우리 마을의 운명은 그 누구도 아닌 우리 손으로 지킨다”는 점을 인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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