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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만들기도 좋지만 우선 상식적인 나라가 돼야” 주민 하소연 대회,,, ‘안녕하세요’에 참가한 세월호 유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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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만들기도 좋지만 우선 상식적인 나라가 돼야”

주민 하소연 대회 ‘안녕하세요’에 참가한 세월호 유가족
[318호] 2014년 10월 13일 (월) 11:26:43 박광윤 기자 pky@latimes.kr

“민원을 동장이 넣었어” “설마요?” “XXX야, 너 같은 동장은 나도 해!” “나빴다. 나빴어~”
동장이 민원까지 내면서 사업을 막았다며 실명을 거론하고 시원하게 뒷담화를 늘어놓는 정릉의 OO시장 박 선생님은 하소연 대회에서 한껏 목소리를 높이고 나더니 “참 속이 후련합니다”라며 마이크를 사회자에게 건넨다. 

마을사업을 하면서 억울했던 일을 하소연하는 주민토크 쇼 ‘안녕하세요’에는 사연을 가진 각양각색의 주민들이 참가해 이야기 보따리를 풀었다.
그 중에는 지난 4월 온 국민이 눈물을 흘렸던 세월호 사건의 유가족이 있었다. “세월호에서 자식을 잃으면서 느낀 것은 나라가 상식적으로 변하지 않으면 오늘까지의 노력이 한순간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깨달음이었다고.

“이 자리에서 울어서 여러분들을 힘들게 하고 싶지는 않구요. 마을만들기 사업에 대해 한번쯤 냉철하게 생각해봐야 되지 않을까 싶은 마음에서 나왔습니다.
여러분들은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너무나 훌륭하게 일들을 해오고 있지만, 다들 이곳에 나와서는 단체장한테 막혔다고 하시죠. 그런데 저희(유가족)는 가장 큰 분한테 막혀서 오도가도 못하고 있네요. 

마을만들기 사업은 어떻게 보면 ‘그냥 얼굴에 예쁘게 화장을 하고, 머리를 예쁘게 꾸미고, 네일아트도 받고, 멋진 옷을 입고, 멋진 신발을 신고, 구석구석을 골고루 다 꾸미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가 피나는 노력들을 하고 열심히 수고를 해도 우리 속에 심각한 병이 있다면 ‘이게 무슨 소용이 있나’ 그런 생각이 들어요.
예전에 안산은 뭔가 배우고 싶은 이미지였는데, 지금은 안산이라는 말을 하는 것 자체가 두려워요. 특히 유가족이라면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입니다. 진주에서부터 지금까지 완전히 현실과 다른 이야기들로 도배하는 언론들을 보면서 나쁜 유혹도 많이 받았구요.

저희가 정말 깊이 있는 마을만들기 사업을 하려면 위 아래가 서로 잘못을 지적했을 때, 인정하고 소통이 가능한 구조가 돼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각 지역에서 열심히 해도 안에 암덩어리가 있으면 우리의 수고가 한순간에 날아갈 수 있다는 걸 기억하면서 앞으로의 마을만들기 사업을 위해 한마디 제언을 드리고 싶습니다.
각 지역을 이쁘고 아름답고 살기 좋게 만드는 것도 필요하지만, 동시에 이 나라에 건강한 구조를 만드는 일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야 이 마을만들기 사업도 지역적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마을만들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주민 하소연 대회 ‘안녕하세요’에 참가한 세월호 유가족

   

▲ “XXX야, 너 같은 동장은 나도 해!” 하소연 대회에 참가한 한 주민은 한껏 목소리를 높이더니 “참 속이 후련합니다”라는 소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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