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 남편이 부담스러워요

2015. 7. 2. 12:10이런저런 이야기/다양한 세상이야기

 

 

                  늙은 남편이 부담스러워요

 

 

 

 

♣ 늙은 남편이 부담스러워요 ♣


동물사회에서 늙은 수컷은 비장하거나 비참하다.
평생 적으로부터 무리를 보호하던 숫사자는 사냥할 힘을 잃으면 젊은 수컷에게 자리를 내주고 쫓겨나 '마지막 여행'에서 혼자 죽는다.

늙은 숫고양이도 죽을 때면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침팬지에게 A 방법으로 먹이를 주다 갑자기 B 방법으로 바꾸면 늙은 수컷만 새로운 습관을 받아들이지 못한 채 젊은 것들과 암컷에게 애물단지처럼 뒤처진다.

어느 나라건 '늙은 남편'을 조롱하는 농담은 넘쳐난다.
일본에서는 "비 오는 가을날 구두에 붙은 낙엽" 신세로 비유된다.
아무리 떼내려 해도 달라붙는다는 뜻이다.
실제 인구조사 결과도 씁쓸하다.


몇 년 전 일본 에히메현에서 노인 3100명을 조사했더니
여성은 남편 있는 쪽이, 남편 없는 쪽보다 사망 위험이 두 배 높았고, 남성은 그 반대로 부인 있는 쪽이 더 오래살았다.
"늙은 남편이 아내에게 의존하는 경향이 높기 때문"이라고 했다.

엊그제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여성의 71.8%가 "늙은 남편을 부담스러워한다"는 여론조사를 발표했다.
평균수명이 길어지면 그만큼 돌봐야 하는 기간도 늘어날 것이라는 여성 쪽 걱정이었다.
늘 듣던 말 같은데 남성에겐 점점 더 내몰리는 느낌이다.

그러나 납북된 남편을 36년이나 기다려온 할머니도 있다.
지난주에야 남편 소식을 듣고 "결혼했답디까? 그럼 됐습니다.
남자는 여자가 있어야 살지"라고 했다고 한다.

내 주변의 실화 하나를 소개합니다.
내 知人인 A씨는 71세 이고 부인 B 씨는 67세입니다.
어느날 B 씨가 모임에 갔다가 외출에서 돌아오자 바로 자기 방으로 들어 가더랍니다.
A씨는 인사말도 없이 들어가는 부인이 이상하여 B씨의 방으로 가서 밖에서 무슨 일이 있었느냐며 다정한 목소리로 물어 보아도 아무런 말이 없이 엎어져 누어만 있기에, 밖에서 무슨 일이 있었구나 하고 기다리다가 한 참 지난후에 B 가 하는말이 "다들 싱글인데 나만 싱글이 아니어서 싱글이 부러워서 그런다"고 울더랍니다.

즉 다른 여자들은 혼자몸 이어서 다 들 밥걱정도 않하고 자유롭게 여행도 다니고 ...
자기만 남편이 있어서 부자유스럽고 불편해서 그런답니다.
이 말을 들은 A 씨는 조용히 방을 나와 자기방에서 혼자 명상에 잠겼답니다.

퇴직 전까지 아이들 먹이고, 가르치고 장가 보내고 하느라 한 평생을 뼈가 빠지도록 일 해오면서 취미생활은 커녕 친구 술빚도 못 갚으면서 살아.

이젠 자식들이 다 결혼하여 손자, 손녀들을 데리고 오면 그렇게 반갑고 즐거울 수 가 없었는데.
내 인생은 이제부터다 라고 생각하며 늘 즐겁게 생활해 왔고, 이제와서 내 신세가 왜 이렇게 되었나 생각하니 잠이 오지 않더랍니다.

술을 마셔도 누구에게 배신 당한것 같은 감정이 북바쳐 올라 자살 하고 싶은 심정 이더랍니다.
다음날 B 씨를 앉혀놓고 감정을 달래며 물으니, 형식적으로 "잘못했어요" 하고는 태도가
전과 같지않고 달라저 있더랍니다.

나와 술자리에서 이 얘기를 털어 놓으며 어찌하면 좋으냐고 물어도 나 자신 말을 잘 한다고
생각 하면서도 도저히 이말에 정답을 찾을 수 가 없었습니다.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가부장 문화는 이제 여인들에 의해 사라졌습니다.
그 고분 고분 하고 순박하며 시어머니, 시누이들을 무서워 하며
남편을 하늘처럼 받들던 시절을 어디가서 다시 찾아 올 수가 있을까요<옮긴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