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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 자립 가능한 공동체를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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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 자립 가능한 공동체를 꿈꾸며

 

캄보디아 크리스챤 타임지에 원고 부탁을 받고 두 번에 걸쳐 연재를 했습니다.

글을 같이 공유하기 위해서 올립니다.

연재 1

지속 자립 가능한 공동체를 꿈꾸며

우연 이라고는 할 수 없겠지만 정말 어느 날 갑자기 캄보디아를 오게 되었습니다. 산청 지리산 자락에 위치한 민들레 공동체에서 가을걷이를 한참 하고 있는 오후 무렵 전화 한 통을 받았습니다. 예수원의 대천덕 신부님과 함께 처음으로 희년 정신을 통한 성경적 경제정의와 토지정의를 소개하시고, 사랑의 집짓기 운동(Habitate for Humanity)을 한국에서 처음 일으키신 평소 존경하는 한 장로님의 목소리였습니다. 내일 캄보디아를 들어가는데 같이 가자고 하셨습니다. 갑작스러운 한 통화의 전화를 계기로 저희 가정은 2000년 11월 아내와 세 자녀와 함께 캄보디아로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가난한 농민들과 함께 하며 농민 운동과 농촌 목회를 해야겠다는 마음으로 대학에서 ‘수의학’을 전공했습니다. 학생 운동과 기독교의 사회참여에 대한 실제적인 고민이 많았던 80년대 후반의 대학시절, 맑스가 예수보다 더 사회와 민족의 대안처럼 보였던 시절에 헨리조지와 대천덕 신부님이 쓰신 “토지와 자유”라는 책은 저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성경의 희년(레위기 25장) 사상이 기독교의 핵심일 뿐만 아니라 모든 사회, 경제, 정치 문제의 대안임을 깨닫게 되었고 지금까지 제 마음의 중심에 자리 잡고 있는 근간이 되었습니다.

지방자치 시대가 열리는 것을 보고 순수한 열정으로 기독교 시민운동 섹터로 정치참여를 하기 위해 대학원에서 ‘지방자치학’을 전공했습니다. 동물병원을 운영하면서 사랑의 집짓기 운동과 낙태반대운동을 진행했습니다. 기독교의 정치참여를 구체화하기 위해 정당도 만들었습니다. 정말 특별한 경험들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모든 복잡한 구도의 중심에는 하나님 나라와 공동체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저희 가정을 위한 또 다른 계획이 있으셨습니다. 캄보디아로의 부르심이었습니다.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캄보디아로 저희를 부르셨습니다. 그러나 캄보디아로 부르신 것은 저희를 통하여 거창하고 위대한 일들을 하도록 부르신 것이 아님을 알고 있었습니다. 하나님의 마음은 저희와 함께 교제하시기를 원하셨고, 우리가 캄보디아 땅에서도 순종하며 살기를 원하셨습니다. 한국이라는 광야 학교에서 캄보디아 광야 학교로 전학을 시켜 이곳에서 하나님을 더 알아가고 경험하기를 원하셨고 저희가 행복하기를 원하셨습니다. 광야는 위험하기도 하고, 아무것도 없는 황량한 곳입니다. 고독, 외로움과 두려움이 함께 있는 곳입니다. 가장 연약한 인간의 모습으로 하나님을 직면할 수 있는 곳이 광야입니다. 그러나 이곳도 여전히 하나님께서 함께 하시는 곳입니다. 오히려 더 가까이 그 분을 만날 수 있는 성숙을 위한 거룩한 땅입니다. 이것이 선교지입니다. 선교사의 야망과 꿈을 성취하고 이루는 곳이 선교지가 아니라 선교사를 더 성숙하게 만드는 곳이 선교지입니다. 선교지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면 보낼수록 더 하나님을 닮아가고, 그 분의 성품에 더 풍성히 참여하는 것이 선교사의 특권입니다. 그래서 가장 훌륭하고 위대한 선교사의 기준은 얼마나 크고 많은 사역을 하고 있고, 이루었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많이 하나님의 성품을 닮아갔느냐 일 것입니다.

저의 가장 큰 선교의 관심은 하나님 나라입니다. 보이지 않는 비가시적인 하나님 나라를 어떻게 하면 볼 수 있고, 느낄 수 있는 가시적인 하나님 나라를 이 땅 가운데 경험할 수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나라가 임하기를 위해서 기도하라고 하셨습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성도가 죽어서 가는 하늘 어느 곳에 있는 장소적 이동이 아니라 존재의 변화입니다. 죄와 탐욕으로 깨어진 하나님의 형상을 회복하는 것이 선교입니다.

천민적 자본주의와 인간의 탐욕으로 깨어지고 무너진 자연 생태의 회복 운동이 선교의 영역입니다. 성과 속을 구분하며 이원론적 접근으로 창조적 원리에 입각한 성경적 세계관을 잃어버린 학문의 영역을 창조와 타락과 구속과 회복의 구속사적 관점으로 다시 학문과 교육의 영역을 새롭게 회복하는 것 또한 선교입니다. 신앙생활과 직장, 비즈니스의 세계는 별개의 것으로 생각하며 부도덕과 비 정직한 방법이지만 적당히 돈을 벌어 십일조와 헌금을 많이 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세속적 세계관에서 벗어나 Business as Mission적 관점으로 경제를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선교입니다. 그동안 우리가 이렇게 살지를 못했는데 내가 예수님을 믿고 보니 이런 것이 죄였다는 것을 깨닫고 더 이상 이런 삶으로부터 완전히 떠난 것이 진정한 회개입니다.

WHO에서 건강을 정의하면서 신체적, 사회적, 정신적, 영적인 조화를 이루는 것을 건강이라고 합니다. 이미 WHO같은 일반 기관에서도 이제는 네 가지 영역의 중요성과 조화를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통합선교의 기본적인 방향과도 같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시작한 저희의 선교의 방향은 Eco Edu Mission Community입니다. 생태(ecology)와 경제(economics), 교육(Education), 선교(mission)가 함께 어우러지는 공동체입니다. 각 영역을 어떻게 선교에 접목해서 저희가 사역을 하고 있는지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첫째, 생태(ecology; 집에 대한 연구)와 경제(economics; 집의 관리)의 어원은 oikos(집)라는 같은 어원에서 출발합니다. 생태의 원래적 의미는 집에 대한 연구입니다. 집의 배치, 집의 모양, 집의 어울림, 방향 등 집으로서의 기능을 잘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생태입니다. 이것은 하나님의 왕국에 대한 연구와도 같습니다. 하나님이 창조한 피조 세계에 대한 관리와 조화, 보존과도 연결됩니다.

경제는 집을 잘 경영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창조세계를 잘 경영하고 관리하는 것입니다. 개인과 가정, 국가가 스스로 자립하고, 지속 가능한 개발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경제입니다. 이렇게 될 때 가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저는 생태와 경제 부분을 함께 엮어 Ecological Economics(생태적 경제)를 선교에 접목을 시켰습니다.

두 번째는 교육입니다. 2/3세계 저개발국가의 대부분의 공통적인 문제는 가난(poverty), 질병(disease)과 무지(ignorance)입니다. 이 악순환의 고리는 계속됩니다.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는 것이 교육입니다. 성경적 세계관에 입각한 교육은 바른 변화를 가져옵니다.

세 번째는 선교 공동체입니다. 모라비안 공동체와 브라더호프 공동체 등 대표적인 기독교 공동체들은 오랜 역사 동안 삶 속에서 선교 공동체로서 살았고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선교 공동체적 삶을 살고 있습니다. 이들 선교 공동체는 지금도 삶 자체가 선교적 역할을 합니다. 산상수훈의 말씀을 현실 속에서 살아가고 있고, 많은 일보다는 하나 됨과 연합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그래서 선교는 총체적이고 통합적이여 합니다.

이런 사역을 부족하지만 감당하고 있는 구체적인 사역은 다음과 같습니다.

1. ISAC(Institute for Sustainable Agriculture & Community Development): 지속농업과 지역사회개발, 적정기술, 기독교 세계관과 통합선교를 가르치는 학교입니다.

2. Takeo Appropriate Technology Center: 적정 기술센터는 솔라 쿠커, 솔라홈 시스템, 재생에너지를 개발 연구하는 곳입니다.

3. SAC(Sustainable Agriculture Center): 자연농업 방식의 양돈, 양계, 양어, 채소, 모링가를 친환경적 방법으로 키우고 생산을 하고 있습니다.

4. CHE(Community Health Evangelism): 성경적인 지역사회개발 원리를 이용하여 지역사회의 변화(transformation)를 가져오게 하는 지역사회 보건선교 방법으로 자립하는 교회를 세워나갑니다.

4. Business as Mission(킹덤 비즈니스): 교회와 사역의 자립 경제를 위해 솔라 쿠커, 솔라홈 시스템, 친환경 돼지고기, 유정란, 이삭 모링가 등 개발된 상품을 유통하고 판매합니다.

구체적인 사역의 내용은 다음 주에 연재하도록 하겠습니다.

김기대 선교사는 민들레 공동체와 Common Ground 파송으로 2000년에 캄보디아를 들어와 따게오 지역에서 사역을 하고 있다. 대학에서 수의학, 대학원에서 지방자치학과 선교학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아내 류소현 선교사와 슬하에 아들 예혁(18), 예성(17), 막내 딸 예린(14)과 함께 화목한 가정을 이루며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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