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척의 경제는 안 된다프란치스코 교황의 <복음의 기쁨>에 대하여 - 16

2014. 6. 20. 16:46종교/영성의 세계에서

배척의 경제는 안 된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복음의 기쁨>에 대하여 -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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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6.17 11: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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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의 기쁨> 제2장 공동 노력의 위기 속에서

I. 오늘날 세상의 도전들

지금의 세상은 백 년 전보다, 이백 년 전보다, 오백 년 전보다 좋은 세상일까? 전깃불을 켜고 자동차를 타고 다녀서, 살기 좋은 세상이 된 것일까? 이천 년 전 예수님께서 오셔서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실 때보다, 지금의 세상은 하느님 나라에 더 가까운 세상이 되었을까? 겨울에 찬 우물물로 빨래하던 시대보다 지금이 편하기는 할 것이다. 그러나 발전과 진보의 반대급부로 잃어버린 가치들은 분명 있다. <복음의 기쁨>에서는 오늘날 세상의 도전들로 일곱 가지를 제시한다.

1) 배척의 경제는 안 된다
2) 돈의 새로운 우상은 안 된다
3) 봉사하지 않고 지배하는 금융 제도는 안 된다
4) 폭력을 낳는 불평등은 안 된다
5) 문화적 도전
6) 신앙 토착화의 도전
7) 도시 문화의 도전


1) 배척의 경제는 안 된다(53-54항)
교황님은 “배척의 경제는 안 된다”는 원칙을 “살인해서는 안 된다”는 계명에 연결시키신다. 배척과 불평등의 경제가 사람을 죽일 뿐이기 때문이다(53항). 설명이 필요하지 않을 듯하다. 사회적 불평등, 경쟁, 약육강식, 자유 시장 경제의 폐단. 가진 것이 있는 사람들은 소위 경제 발전을 위하여 애를 쓰고 소득 증대를 추구하지만, 세상의 많은 사람들은 그것과는 전혀 관계가 없으며 오히려 부유한 이들의 논리에서는 계산에 들어가지 않거나 착취의 대상인 소모품이 된다.

나라의 경제적 ‘이익’을 추구한다는 무역 협정에서, 가난한 이들의 ‘이익’은 어떻게 계산되는가? 경제적인 면에서 ‘힘’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충분히 선의를 가지고 공동선을 도모하리라고 믿고 살 수 있는가?

배척받은 이들에게는 “일자리도, 희망도, 현실을 벗어날 방법도”(53항) 없다. 요즘 사람들은, ‘개천에서 용 났다’는 말이 이제는 맞지 않는다고 말한다. 개천에서 용이 날 수 없기 때문이다. 자녀의 학업 성적은 부모의 경제력에 거의 비례하고, 그 자녀가 성장했을 때의 사회적 지위는 학업 성적에 거의 달려 있다. 아니, 요즘은 학업 성적만이 아니라 학생 시절에 얼마나 미래를 위하여 (부모의 재력으로) 준비할 수 있는가가 중요하다. 그러니 한번 배척된 사람은 다시 그 테두리 안으로 들어올 수가 없다.

안소근 수녀 (대전가톨릭대 교수, 성 도미니코 선교 수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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