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흙을 삶터에 적용하는 우리나라 흙집
집은 사람이 처해진 환경에서 삶을 영위하는 의식주의 하나로서 많은 변천을거듭해 왔다. 고대에는 집의 재료를 흙, 돌, 나무, 동물의 가죽 등 자연물에 의존하여 왔다. 그러나 문명과 문화의 변화 발전은 주택 문화를 변환시켜서, 지금우리가 사는 현대는 건축이 보다 쉽고 대량화에 알맞은 시멘트 소재와 철근 등에 의존하는 주택 문화가 대중을 이루게 되었다. 인간도 자연 속에 포함되어 있으므로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주택이 가장 좋은 집이라고 우리의 조상들은 생각하였다. 그러나 지금의 주거 생활은 자연을 거역하고 차단하며 심지어 자연을 파괴하는 쪽으로 나가고 있는 현실이다. 자연물을 소재로 한 집은 손질을 조금씩만 하면 유지기간이 길고 사용하지 않으면 자연으로 되돌아간다. 그러나, 시멘트 재료나 석재로 된 집은 사용 후에 거의 자연소멸이되지 않으므로 완전한 산업 폐기물이 되고 환경을 훼손한다. 20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집의 대부분을차지한 초가와 기와집은 자연 소재의 집으로, 주로 흙으로 지은 집이었다.
조상대대로 살아온 우리의 흙집은 어떤 것일까?
흙집은 뼈대는 나무로 하고 벽과 바닥, 지붕 안쪽 등은흙을 사용하였으며, 지붕의 바깥은 짚, 기와, 너와, 돌(점판암)등으로 마감하였다.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의 기후풍토로 보아 건축자재는 흙이 가장 이상적이기 때문이다. 지하 3~5m는 이상적 상온층으로지상의 온도 변화와는 상관없이 쾌적한 상온을 유지하고 있다. 흙집은 이러한 지하의 상온층을 지상에다그대로 옮겨 놓은 것이다. 흙은 열의 차단효과가 높아 온도를 일정하게 해주어 쾌적한 상온을 유지할 뿐만아니라 습기를 머금었다 품었다 하므로 적당한 습도를 스스로 유지한다. 또한, 미립자 틈틈이 바람을 서서히 통과시켜 통풍 역할도 충분히 하므로 실내 공기를 외부와 자동적으로 순환시켜 주는재료이기도 하다. 이에 비해 석재나 시멘트는 흡열성이 강해 열기와 냉기를 쉽게 받아 두었다가 뿜어댈뿐만 아니라 라돈 등 인체에 유해한 물질을 지속적으로 내놓는 재료이다. 여름에는 낮에 받아 둔 열기가밤에 뿜어져 낮의 높은 온도가 그대로 유지되고 겨울에는 밤의 냉기가 낮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우리 건축은 어떤 특성을 지니고 있나?
▶ 자연합일(自然合一)사상을 바탕으로 한 자연과의 조화이다. 집에 들어열개창을 두어 자연의 경치를 빌려보았다. 창이나 문은 창호지로 마감하여 내부 공간에 빛이 은은하게 들도록 하고 바람소리, 처마끝 낙숫소리, 까치소리, 느티나무의매미소리 등 자연음이 투과되도록 하여 방안에서 바깥의 자연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정원은 꾸미면서도꾸미지 않은 듯하게 하여 자연의 소박함을 그대로 이어지게 했다.
▶ 채와 간으로 이루어진 공간구조의 합리성이다. 우리의 전통집은 사랑채, 안채, 별당채, 중문채, 행랑채등의 채로 분화되고 채는 사랑방, 안방, 대청 등의 간(방)으로 분화되어 있다. 채는남녀 구별에 의한 성적 분화와 사용자의 신분에 의한 공간 분화의 특성을 지니고 있고, 간은 사용 용도와성적 분화를 위한 것으로, 모두 사생활 보호 측면이 강하게 나타나 있다. 즉 사랑채나 사랑방을 둠으로써 집안과 접대 공간이 엄격히 구분되어 있어 방문자에 대한 예의와 내부 공간 보호가동시에 이루어졌다.
▶ 공간의 연속성을 살린 외폐내개(外閉內開)구조이다.
지금의 집 구조는 닫혀진 구조로서 한 구멍으로 들어와서 나가도록 되어있다. 그러나 전통집은 열린 구조로서 하나의 방향선과 축으로 구성되고 공간이 연속되어 있다. 그래서 어느 공간에서나 바로 밖으로 나올 수 있으며, 공간 간에도이동이 용이하도록 되어 있다. 주거 공간을 전체적으로 보면 외부로는 폐쇄성을 가지나, 내부는 문과 창으로 나누어진 공간이 상호 침투되므로 개방적이다(그러나도덕률로서 사생활이 보호되었다). 이러한 공간적 특성으로 이동할 때마다 부딪혀야 하는 서구식 닫힌 구조에서는개인주의가 발달하였고, 반대로 독립된 활동이 보장되는 우리의 열린 구조는 가족의식 또는 공동체 의식을형성하였다.
▶ 마루와 온돌 구조이다 마루는 천연통풍 냉방구조로서 여름에 쾌적한 작업공간과 휴식 공간을 제공하고겨울에는 곡물과 식품 저장 공간으로 활용되었다. 온돌은 난방을 하면서도 자연 상태의 삶을 영위하도록한 구조로서, 질병을 방지하고 치료해 주는 생명의 난방체계이다.
▶ 미적 감각이 완숙된 조형미와 인간성을 가지고 있다 기둥의 배흘림과 안쏠림, 귀솟음, 지붕의 처마곡선미 등은 건축의 조형적 완숙을 보여 주는 것이고, 집의모든 부재는 사람에게 친근감을 주는 척도를 적용하였다. 더불어 공간구조의 연속성은 건축의 심연성과 신비감을높여 주기도 한다.
앞으로 우리 살림집의 설계 방향은 우리 건축의 특성을 최대한 반영하되주방, 욕실 등은 서구식 장점을 채택하고 연속성과 독립성이 보장된 주거 공간을 형성하여야 한다. 환경과 생명을 생각하여 생명의 흙을 삶터에 적용하는 흙집이 그 바탕으로, 우리의 생활습관에 적합한 난방 방법을 채택하여 쾌적한 실내를 유지하도록 하고(실내기온의 최적범위 : 20~24℃, 바닥 표면온도의 쾌적범위 : 30~36℃) 사랑방과 더불어 사는 공간을 배치하여 공동체 의식을창출해야 할 것이다.
이 글을 쓴 리신호 교수는 충북대학교 지역건설공학과 재직 중이다. 충북 청원군 귀래리 고두미마을에 우리집 살림연구소를 설립해 뜻있는 사람들과 모여 직접 흙집을 지어 흙집 공동체를만들고 전통 한옥집 연구와 보급운동에 앞장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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