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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부부의 손수 고친 따뜻한 고향 양옥집

이런저런 이야기/작은 집이 아름답다

by 소나무맨 2014. 5. 29.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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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부부의 손수 고친 따뜻한 고향 양옥집

자연의소리 (sonho***)님 작성글 전체보기 추천 3|조회 2028 |2014.05.29 07:53|신고

도시의 삶을 포기하고 고향인 춘천으로 돌아온 신덕철•최윤희 부부. 40년 넘은 오래된 시골 주택에 부부의 손길이 닿자 정감있고 따뜻한 집이 탄생했다.

늘 그립던 고향, 춘천으로 돌아오다


소담한 담장 너머로 매일같이 아이들 웃음소리가 새어나오는 아담한 집. 좁은 골목길을 오르자 집이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더니 이내 낯선 외지인에게도 어서 오라며 반가운 손짓을 한다. 춘천에서 유년기를 보낸 신덕철•최윤희 부부는 경기도 부천에서의 생활을 접고 얼마 전 고향으로 되돌아왔다. 그야말로 귀촌인 셈이다.

결혼 후 직장을 따라 자연스레 도심으로 주거지를 옮겼던 두 사람은 여느 젊은 부부들처럼 매일 반복되는 일상과 마주했다. 아파트의 삶은 편리했고, 모든 것이 과잉으로 느껴질 만큼 풍족했지만 두 사람은 늘 춘천에 대한 그리움을 지울 수 없었다. 하늘에는 별이 총총 떠 있고 날이 풀리면 공지천 숲길에 한 가득 꽃이 피어나는 아름다운 고향을 말이다. 좁은 골목길을 밤낮으로 뛰어다니고, 흙투성이로 집에 돌아와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던 유년기의 추억을 아이들에게도 선물하고 싶다는 바람도 컸다. 다시 고향으로 돌아와도 현재의 삶을 모두 포기할 필요는 없었다. ITX로 한 시간이면 수도권에서 춘천 집을 오갈 수 있어 남편 신덕철씨가 조금 부지런해지면 될 일이었다. 그렇게 부부는 과감히 도시 생활을 내려놓고 지난 1월 춘천에 새 보금자리를 잡았다. 획일적인 아파트 생활이 답답했기에 춘천에서 살 집은 무조건 주택이었다. 운이 좋았는지 시장 조사를 위해 떠난 두 번째 춘천행에서 덜컥 작은 구옥 하나를 계약했고 지금의 집을 만났다.

손재주 많은 부부가 직접 고친 집


지어진 지 40년이 넘은 오래된 시골 주택은 큰 벽 몇 개를 빼고는 완전히 뜯어고쳐야 했다. 우연찮게 건축업에 종사하던 친척 어르신이 설계와 시공을 맡아주면서 공사는 별문제 없이 진행됐다. 대면형 주방 만들기, 원래의 구조 유지하기 등 몇 가지 부부의 요구사항도 반영됐다. 그리고 공사 1달 만인 지난 겨울, 지금의 집이 완성됐다. 이 집은 독특한 ‘ㄱ’자 구조를 가지고 있다. 현관과 거실을 지나 통로를 꺾어 들어가면 안방, 아이들 침실, 욕실이 줄지어 서 있는 것이다. 덕분에 아이들은 긴 복도를 시도 때도 없이 뛰어다니며 아파트 생활에서 느낄 수 없었던 자유로움을 만끽하고 있다. 새벽녘이 되면 잠에서 깬 동호가 ‘동동동동’ 발소리를 내며 복도를 지나 안방으로 오는데, 이 소리조차 부부에게는 재미있는 일상이자 행복한 추억이다. 집 안의 모든 것은 어느 하나 부부의 손길이 닿지 않은 것이 없다. 공학도 출신의 남편 신덕철 씨는 동네 목공소에서 재단해 온 나무로 뚝딱뚝딱 가구를 만들고, 손재주 좋은 아내 최윤희 씨는 패브릭 원단으로 커튼이나 쿠션 등의 소품을 만들어낸다. 부부가 취향도 비슷하고, 대화도 잘 통해 생각 날 때마다 미루지 않고 공간을 차곡차곡 채워가고 있다.

매일 한 뼘씩 자라는 아이들


이사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춘천 집은 아직도 손봐야 할 곳 투성이다. 하지만 부부는 서두르는 법 없이 두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을 오롯이 만끽한다. 아빠 신덕철 씨는 직장 때문에 일주일 중 3~4일만 집에 머문다. 고단할 법도 한데 아이들이 뛰어노는 모습에 내내 흐뭇한 미소를 짓는다. 매주 떨어져 지내는 시간이 있어서인지 아빠와 아이들 사이는 각별하고 애틋하다. 새 보금자리에서 가족들은 틈날 때마다 소소한 추억거리를 만든다. 최근에는 강아지 ‘보리’가 춘천 집의 새 식구가 되면서, 네 가족이 함께 보리의 집을 만들었다. 마당 한켠에 작은 화단도 내고 예쁜 홍매화 나무 한 그루도 심었다. 집에는 총 세 개의 방이 있는데 하나는 부부의 공간이고, 나머지 두 개의 방은 아이들의 침실과 놀이방으로 각각 사용한다. 남매가 아직 어려 같은 공간을 사용하도록 했는데, 함께 책도 읽고 장난감도 가지고 놀며 아웅다웅 재미있게 지낸다. 동네에 신덕철•최윤희 부부처럼 젊은 부부나 아이들이 별로 없는 것이 아쉽지만 지호, 동호가 언제든 대문을 박차고 뛰어나가 놀 수 있고 단독주택만의 소소한 재미를 느낄 수 있어 춘천 집은 늘 기분좋은 웃음소리로 가득하다.

개요

  • 대지 위치 : 강원 춘천시 효자동
  • 대지면적 : 165㎡(50평)
  • 건물면적 : 82.64㎡(25평)
  • 구조 본채 : 1동, 마당, 창고
  • 개조 비용 : 5천만원(지붕 포함 외부 드라이비트 도색 4백50만원, 도배 120만원, 강화마루 180만원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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