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에서 지역 사회적경제 생태계를 고민하다!
4월 10~11일, 13개 지역특화사업단·서울센터 통합 워크숍 현장
서울의 25개 자치구 중 13개에는 사회적경제를 지원하는 자치구별 조직이 있습니다. 서울시의 ‘사회적경제 지역생태계 조성 사업’을 수행하는 이 중간지원조직들을 ‘지역특화사업단’이라고 부르는데요.
지난 4월 10~11일 이 13개 사업단과 서울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가 함께 워크숍을 떠났습니다. 2013년 9월에 이어 두 번째 진행된 1박2일 워크숍인데요. 이번에 향한 곳은 ‘사회적경제 지역화’의 메카라 할 수 있는 원주였습니다.
'사회적경제 지역화의 메카' 원주로!
원주에는 갈 곳도 많고 먹을 것도 많지만, 그 중에서 특별한 식당 하나를 소개해 드리고 싶습니다.
워크숍 일행이 원주에 도착하자마자 간 곳인데요. ‘토요’라는 이름의 식당입니다. 원주 토지문화관 인근 농가들이 운영하는 친환경 식당입니다.
음식이 맛깔나는 것은 물론이고, 직접 전과 달걀을 부쳐 먹을 수 있다는 점이 특이했습니다. 이 곳에서 참가자들은 사이좋게 전과 프라이를 부치면서 든든히 식사를 할 수 있었습니다.
시작하는 혁신가들은 '전파자' 역할까지 해야
워크숍 장소인 토지문화관에 도착한 뒤 본격적으로 프로그램이 시작됐습니다. 시작은 원주협동사회경제네트워크 김선기 사무국장님으로부터 원주의 사호적경제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사회적경제의 지역화를 고민하는 지역특화사업단에게 꼭 맞게, 지역 네트워크의 형성과 지속가능성을 위한 고민에 대해 많은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비록 환경은 다르지만 사업단에서도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시작하는 혁신가들은 ‘전파자’로서의 몫까지 짊어져야 하나 봅니다. 작년에 원주에 방문한 사람들이 수백 명에 이른다고 하는데요. 격무에 시달리실 텐데도 항상 따뜻하게 맞아주시는 원주협동사회경제네트워크에게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원주의 경험을 머리에 쏙쏙 집어넣은 후 사업단들은 ‘운영 및 사업수행’과 관련하여 의제설정과 분임토론을 진행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현장에서 나온 의제가 진짜 의제!
보통은 워크숍을 준비하는 기획팀이 의제를 몇 가지로 설정해서 제시하는데요. 이번에는 그렇게 하지 않고 참가자들이 현장에서 의제를 설정한 뒤 조별 토론을 하도록 했습니다. 현장의 이야기가 중요하다는 사업 전제를 적용한 것이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각 자치구별 상황이 서로 다른데도 공통된 주제들이 꽤 나왔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각자가 논의하고픈 주제를 설정해서..
이렇게 토론을 진행해서
이렇게 결과를 함께 나누었습니다.
공유 플랫폼, 사업 평가 시스템 등 필요성 제기
현재 진행 중인 사업과 관련된 것으로는 인재육성과 경영컨설팅, 공공구매 상호거래 등 시장조성에 대한 의제가 나왔고, 그밖에는 사업단의 운영 방식, 지속가능성, 민·관거버넌스에 대한 고민들이 나왔습니다.
그 중 하나를 소개하자면, 서울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와 지역특화사업단간의 정보공유와 유기적 사업구성이 비중 있게 논의됐습니다.
이를테면 인재양성과 관련하여 공동의 플랫폼을 구성하여 지역별 부문별 다양한 교육정보를 취합하고, 서로의 강사 풀을 공유하는 것은 물론, 교육과정 개발이나 사업 추진에서도 보다 밀접한 논의를 진행하자는 논의가 진행되었습니다. 사회적경제에 꼭 필요한 인재 양성을 위해 공동의 노력을 기울여 성과를 더욱 높여야겠습니다.
사업단 운영과 관련해서는 각 사업단의 사업이 획일화되지 않고, 지역에 꼭 필요한 사업이 추진될 수 있도록 평가 시스템을 구성해달라는 제안이 있었습니다. 센터에서는 지역특화사업 자문위원회에서 논의결과를 전달, 개선하기로 했습니다.
운영과 관련하여 첨언하자면, 한정된 인력으로 정말 많은 사업을 추진하다보니 사업단내에서도 소통과 의사결정에 대한 고충들이 있더군요. 사회적경제인답게 슬기롭게 해결해나가리라 믿습니다.
3년간의 지원 기간 종료 후엔?
이어진 대표자 간담회에서는 최장 3년간 지원되는 지역특화사업에 대한 고민, 지원 종료 후 지역생태계 조성 방안에 대한 논의가 오갔습니다.
그 중에서 성북구와 은평구의 사례처럼 지역 내에 ‘사회적경제 클러스터’를 만들어서 지속적인 사회적경제 생태계를 구성하는 것이 유력한 대안으로 얘기됐습니다.
이렇게 밤 11시까지 열띤 논의를 진행한 뒤 하루가 마무리됐습니다.
'소중한 사람들을 위한 보편적인 공간'
다음날, 현장방문이 시작됐습니다.
원주에는 어떤 특별한 협동조합이 있을까, 기대를 품고 방문한 곳은 ‘두루바른 사회적협동조합’이었습니다.
좋은 일자리 창출을 위해 청년들이 만든, 언어심리임상센터 협동조합이었는데요. '소중한 사람들을 위한 보편적인 공간'이라는 기치 하에 재활 치료 분야에 꼭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장애인들을 위한 공간도 마련해 놓고 있었습니다.
공간 설계부터 현장의 경험과 장애인 이동성을 고려했다고 설명하는 조합원들에게서 사업에 대한 의지와 자부심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멋진 청년들이 함께한다니, 원주협동사회경제네트워크의 저력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원주에서의 마지막 일정은 ‘원주푸드협동조합’에서 운영하는 식당이었습니다. 지역주민에게 40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좋은 음식을 제공하는 곳이었습니다. 4000원이라는 금액은 정부지원사업의 ‘급식카드’를 사용하는 학생들을 배려해 책정한 것이라고 합니다.
이제 지역으로 돌아가 다시 뛸 시간!
이렇게 1박 2일의 일정이 끝났습니다. 알찬 시간이긴 했지만 다시 서울로 향하는 길에는 아무래도 생각이 많아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지역화의 실현, 지속가능한 생태계 조성, 지역과 광역의 협업 등, 다양한 키워드가 머릿속에 맴돌았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각자 지역으로 돌아가서 함께하는 이들의 손을 잡고 열심히 뛰어야 할 시간이겠죠? 서울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도 함께 해답을 만들어 가겠습니다. 파이팅!
-글·사진 이성찬(서울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
서울 사회적경제 포털: www.sehub.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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