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도시 탈린은 ‘무상버스 1번지’에스토니아 수도 탈린이 ‘무상 대중교통 정책’으로 주목된다
. 대도시에서 처음 시행한 사례이기 때문이다.
주민 만족도도 75%로 높은 편. 하지만 다른 도시의 실패에 견주어 탈린의 미래를 비관하는 시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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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1호] 승인 2014.03.31 08:51: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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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트해 연안에 위치한 에스토니아의 수도 탈린이 ‘무상 대중교통 정책’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43만여 명이 거주하는 탈린은 2013년 1월부터 시내 4개 트램(전차) 노선과 7개 트롤리버스(전차처럼 전기 케이블과 연결되어 있는 버스) 노선, 60여 개 버스 노선이 모두 무료로 개방됐다. 에드거 사비사르 시장은 2013년 5월 유럽 시장협약(Covanant of Mayor) 사무국과의 인터뷰에서 “(무료 대중교통 정책이 시행되면서) 시민들은 더 많은 이동 옵션을 가지게 되었고, 대기 질도 좋아졌다. 도로를 오가는 자동차가 10% 감소했고, 같은 시기 대중교통 이용량은 늘었다”라고 말했다.
탈린 시는 정책 도입 당시 무상 대중교통을 추진하기 위해 1년에 약 1200만 유로(약 178억원)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기존 시 재정의 2.5%가 넘는데, 탈린 시는 이 금액을 새로 유입되는 인구의 주민세 1750만 유로(약 260억원)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2013년 탈린 시 인구는 1만여 명이 증가했다. 이들이 추가 납입한 주민세는 한 해 약 1000만 유로(약 150억원)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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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 Photo 탈린 시는 2013년 1월부터 전차(위)와 60여 개 버스 노선을 무료로 개방했다. | 탈린의 사례가 주목받는 이유는 무상 대중교통 정책을 대도시에서 처음으로 시행했기 때문이다. 프랑스에서는 오바뉴, 샤토루, 콩피에뉴 등에서 무료 대중교통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는데, 대부분 인구 10만명 이내의 소도시다.
대도시에서 무상교통을 시행하는 경우도 있지만, 혼잡 구간만 무료이거나 특정 기간만 무료로 제공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오스트레일리아 아델라이드나 퍼스의 경우 도심 내 상업지구 혼잡을 막기 위해 대중교통 무료 이용 구간을 일부 제공하고 있다. 프랑스 파리 광역교통행정기구(STIF)는 3월14일 아침부터 16일 저녁까지 STIF에서 관장하는 대중교통을 무료로 운행한다고 발표했다. 파리 중심부 오염지수가 안전치의 2배인 180㎍를 넘나들 정도로 공기 질이 악화되었기 때문이다. 대기오염을 완화하기 위한 임시방편이었다.
시행 후 1년이 지난 현재, 탈린이 맞이한 변화는 무엇일까? 탈린 시는 무상 대중교통 정책 시행 후 대중교통 이용량이 15% 늘었다고 발표했다. 같은 시기 승용차 운행량은 14% 줄었다. 탈린 시에 따르면 현재까지 탈린 주민 75%가 새 정책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벨기에 하셀트 시는 16년 만에 무상교통 철회
하지만 탈린의 미래에 대해 비관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7만5000여 명이 거주하고 있는 벨기에 북동부 하셀트 시의 정책 전환이 큰 원인이다. 1997년부터 무료 대중교통을 제공했던 하셀트 시는 2013년 5월1일부터 19세 미만 청소년을 제외한 나머지 주민들로부터는 요금을 받겠다고 선언했다. 16년 만에 정책을 선회한 것이다. 하셀트 시가 이 같은 결정을 내리게 된 가장 큰 원인은 예산 때문이었다. 1997년 정책 도입 당시 1000명 정도였던 하셀트 시 하루 평균 버스 이용객은 2006년 1만2600여 명으로 늘어났다. 10년 사이 13배로 증가한 셈이다. 예산 역시 1997년 당시 1년에 96만 유로(약 14억원)가 소요되었지만, 2007년에는 한 해 345만 유로(약 51억원)로 증가했다. 무상 대중교통의 총아로 떠오른 에스토니아의 탈린이 하셀트의 실패 사례를 극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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