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발전소/함께 성장하는 진짜 교육을 꿈꾸다

2014. 2. 19. 07:54경제/대안사회경제, 협동조합

혁신발전소/함께 성장하는 진짜 교육을 꿈꾸다 혁신발전소

2013/10/08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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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성장하는

진짜 교육을 꿈꾸다

서울SE허브 입주기업 ‘JUMP

 

 

 

 

 

 

 

 

 

#1
  안산에 사는 김 준(가명)은 중학교 2학년이 되자 학교가 점점 더 재미없어지는 걸 느꼈다. 커다란 눈에 작은 얼굴, 뚜렷한 이목구비는 동갑내기 친구들의 부러움을 살 법도 하나 다문화 가정의 청소년인 준이에게는 그렇지 않았다. 집에서 가까운 초등학교에 다닐 때에는 어느 정도 괜찮았지만 집에서 버스를 타야 하는 중학교에 들어가자 주변에는 어느새 낯선 시선을 보내는 이들도 많아졌다. 두툼해진 교과서에 가득한 글은 엄마와 함께 읽기도, 혼자서 읽기도 벅차다. 바쁜 일상을 보내는 반 친구들처럼 학원에 다니면 어떨까 하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한숨이 나온다.

 

#2
  대학교 2학년 최 진(가명)은 내년이면 대학교 3학년이 된다고 생각하니 머리가 아프기 시작했다. 진이는 대학생이 됨과 동시에 뜻한 바가 있어 신입생 때부터 봉사활동을 꾸준히 해오고 있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게 자신과 제일 잘 맞는 것 같아 1학년 때는 야학 교사로 활동하기도 했다. 주변에는 일치감치 어학연수를 떠난 친구들도 있고 인턴을 준비하거나 봉사활동을 찾아 나선 친구들도 있다. 자신도 대학생활을 나름대로 알차게 보내고 있긴 하지만 청년 실업도 심각하다고 하고, 친구들과는 서로 푸념만 하게 되다보니 앞서 이런 고민들을 했던 누군가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교육을 통해 경제적, 사회적 불평등을 해소하겠다는 목표 아래 뭉친 7명의 청년들이 있다. 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 혁신발전소 공간에 입주한 청년 사회적기업 점프(JUMP)가 바로 그 주인공. 2011년 시작해 벌써 3년차를 맞은 점프가 전파하고 있는 함께 성장하는 교육에 대한 이야기를 김유진 운영위원 겸 사무국장의 목소리로 들어봤다.

 

 

 

점프, 포텐 터지다

 

  점프는 말 그대로 교육을 통해 꿈과 목표를 향해 뛰어오르는 발전적인 참가자들의 모습을 가리키기도 하지만, ‘Join Us to Maximize our Potential’의 약자이기도 하다. 청소년들이 쓰는 말 중에 포텐 터지다라는 말이 있다. ‘숨겨져 있던 잠재력이 폭탄같이 터진다는 의미의 이 말은 점프의 이름이자 차근차근 성장하고 있는 이들의 모습에 묘사하는데 딱 맞는 말이 아닌가 싶다.

 

  “점프는 대학생 선생님을 선발하여 지역아동센터나 청소년 공부방 등을 연계하여 다문화, 저소득층 청소년들에게 학습 지도를 제공하는 단체입니다. 현재는 대학생 선생님 50명과  청소년 200여명, 사회인 멘토 100명 이상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점프가 처음 주목한 대상은 우리나라에서도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다문화 가정의 청소년들이다. 이들이 편견을 딛고 우리 사회의 건강한 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교육이 필수적이었다. 공교육이 미처 채우지 못한 부분들을 점프는 대학생 선생님을 선발하여 파견함으로써 해결하고자 했다.

 

  “무엇보다 다문화 가정의 청소년들은 역할 모델을 찾기가 어렵습니다. 저희가 참여자를 대학생으로 한정한 것도 비교적으로 나이 차이가 적은 이들이 다문화 가정의 청소년들에게 실질적인 롤 모델로 인식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외모적으로 다르다는 것에 대한 정서적 지지와 우호적 분위기를 형성해줄 필요가 있지요. 또한 새로운 만남의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하여 이들이 자신감을 가지고 자신의 꿈을 키워갈 수 있도록 합니다.”

 

  지역아동센터 등과 함께 협력하여 교육을 진행하면서 다문화 가정의 청소년 외에 저소득층 청소년들로 교육의 대상이 자연스럽게 확대되었다.

 

  점프의 활동은 그 필요성을 인정 받아 2011년에는 청년 등 사회적기업가 지원사업에 선정되어 지원을 받았다. 지난 7월부터는 현대차그룹과 서울장학재단과 함께 H-점프스쿨이라는 이름으로 사업을 확대했다.

 

  교육 사업을 하는 사회적기업이나 유사한 활동을 하는 단체, 대학 봉사 동아리도 적지 않을 텐데 점프에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함께 성장하는 선순환 모델

 

  “점프가 다른 교육 봉사 단체와 다른 점은 선생님인 대학생들에 대한 멘토링을 제공한다는 것입니다.”

 

  교육이라는 특성 상, 학생과 교사의 관계는 매우 중요하다. 서로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진정성 있는 교류가 일어날 때 교육의 효과는 극대화될 수 있을 것이다. 대학생들이 학점이나 취업을 위해 시간을 채운다는 마음만으로 참여한다면 진정성 있는 만남이 일어나기는 힘들 것이다. 그래서 점프는 이들이 보다 책임감을 가지고 참여할 수 있도록 격려하기 위해 최소한의 활동비와 멘토링을 제공한다.

 

  월 20만원의 활동비는 교통비와 식비 정도이다. 학생들을 위해 주 312시간 이상이라는 적지 않은 시간을 할애해야 하는 점프 선생님들에게는 부족하게만 보인다. 여기에 멘토링이 더해진다.

 

  “요즘 멘토라는 말이 너무 많이 쓰여서 조심스럽긴 한데요. 저희는 대학생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사회인 멘토를 연결해줍니다.”

 

  점프의 멘토로 활동하는 이들은 20대 후반부터 40대 초반까지 다양한 직업과 전공을 가진 이들로 대학생들이 멘토에 대한 정보를 보고 신청하면 1:1로 매칭하여 만남을 갖게 된다고 한다.

 

  “멘토들이 직업과 전공 외에도 키워드로 자신을 소개하거든요. 자기소개서 잘 쓰는 법 같은 것도 있지만 연애하는 법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습니다.”

 

사진 출처: 점프

 

 

 

  청소년들은 대학생 선생님에게 학습 지도와 멘토링을 받고, 대학생 선생님들은 사회인 멘토로부터 멘토링을 받는다. 청소년들은 다시 선생님으로. 대학생들은 다시 멘토로 유입되어 자연스럽게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가는 것이 점프만의 다른 점이다.

 

  실제로 1기와 2기의 대학생 두 명은 취직 후 멘토로 활동하고 있고, 다른 한 명은 점프의 직원이 되었다. 늦깎이 탈북 청소년은 대학에 가기도 했다. 지역의 공부방에 점프를 연계하는데 앞장선 봉사자도 있고, 선생님으로 활동하면서 개인 생활도 충실히 해 학회에서 논문 발표의 기회를 갖게 된 이도 있다.


 

사진 출처: 점프

 

 

교육은 공공재다

 

  점프의 시작은 먼 미국 땅에서부터였다. 한국에서 회사원, 기자, 컨설턴트 등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 하던 7명의 청년들은 자신들의 고민을 풀기 위해 공부를 하러 떠났다. 하버드 케네디 스쿨의 동문으로 만난 이들은 날로 심각해지는 사회적 양극화와 소득 격차 심화로 인한 경제적, 사회적 불평등을 교육으로 풀어보자는 아이디어를 냈다. 예전에는 교육이 이러한 불평등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는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이마저도 사교육 열풍으로 인해 교육 기회의 불평등으로 이어진지 오래이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에서 대학생이 된다는 것은 한편으로는 주변을 보살핌을 받고 큰 어려움을 겪지는 않았다고도 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런 청년들이 선생님으로 활동하면서 경제적 어려움이나 방임 문제 등을 바라보고 인간 대 인간으로 교류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가지게 됨으로써 자신의 시각을 넓히고 감사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들이 사회에서 하나 둘 자리를 잡게 되면 우리 사회도 변화할 수 있겠죠.”

 
 

 

  활동을 처음 시작할 때 오리엔테이션을 하면서 다문화 가정과 청소년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지역아동센터 실무자와 전문가들의 교육이 이루어진다. 이들이 활동을 마치고 활동보고회에서 자신들의 경험을 나누는 것을 보면 그 변화가 느껴진다는 김 사무국장의 얼굴에는 그 감동이 어른거리는 듯 했다.

 

  “저희 모두는 교육은 공공재이고 정부가 나서서 해결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그걸 위해서 정부 기관과의 협력을 계속 만들어가고 있고요. 앞으로 점프가 어떤 법적 형태를 갖추는 게 저희의 꿈을 실현하는데 적절한지에 대한 고민도 하고 있어요.”


 

사진 출처: 점프

 

 

함께 걸어 든든한 길

 

  “저희가 센터에 입주한 것도 다양한 사회적경제 주체들과 교류하고 함께 하고 싶어서예요.”

 

  점프는 3년차 사회적기업가들답게 사회적경제 주체들이 함께 성장하는 일에도 관심이 많다.

 

  상반기에는 청년 사회적기업 모티브하우스, 대추씨와의 협력으로 학습지도 외에 일주일에 한번씩 정서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학생들에게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선생님과 왜 만나는지를 자연스럽게 인식시키면서 이들이 좀더 쉽게 마음을 열고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하반기에는 더 많은 사회적기업, 단체들과 협력하여 사교육의 비중이 큰 예술, 특기적성 교육을 확대해 사진, , 음악, 디자인 교육도 제공하려한다.

 

  판을 키운다는 말이 있죠. 저희와 비슷한 생각을 가진 이들이 함께 성장하는 것이 함께 목표를 이룰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협업을 하면서 저희 프로그램도 개선하고 더 풍성하게 만들 수 있었습니다. 지치고 외롭다 싶을 때 고개를 들면 사람들이 왔다갔다 하고 있지요.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이 다시 힘을 내게 합니다.

 


 

사진 출처: 점프

 

 

 김 사무국장은 새롭게 시작한 H-점프스쿨을 성공적으로 운영하여 대기업 정부기관 사회적기업 협력 모델을 만들어가고 싶다고 밝히며, 앞으로 농어촌 지역 등 더 많은 지역으로 이 사업을 확대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한 대학생들이 꿈, 진로, 취업에 대한 고민을 기존의 방식과는 다르게 풀어가는 길을 제시함으로써 우리 사회에 다양성을 더할 수 있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밝혔다
 

 

 

사진 출처: 점프

 

 인터뷰를 마치고 점프 구성원들의 사진을 찍었다. 원래라면 점프라는 이름에 걸맞게 다함께 높이 뛰어 오르는 단체 사진을 꼭 찍는다고 했지만 오늘은 세 명이라는 인원에 맞게 점프의 사업 모델의 세 요소인 청소년 – 대학생 – 사회인 멘토를 상징하는 삼각 구도를 만들어보았다.

 

  교육의 힘을 믿는 이들의 믿음이 우리 사회를 가능성을 폭발시키는 은은하고 오래 가는 아름다운 불꽃으로 성장하길 기대해본다.

 

 

점프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http://www.jumpsp.org/
 

- 송소연(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 홍보팀)